문이 열리고 우지호를 안으로 들여 보내자 안에 있던 사람들의 표정이 가관이다. 우지호를 보자마자 이태일이 씩씩거리던 것을 멈추고 정색, 안재효와 이민혁이 당황해서 "뭐야, 내보내!"하고 우지호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 소란 속 박경 혼자 여전히 발작을 일으키고 있는 김유권을 붙잡고 있었다.
"표지훈, 어쩌자고 괴물을!"
"괴물 아니니까 괜찮아, 이 자식들아."
"야, 무슨."
우지호가 천천히 김유권을 가리키며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저거?'한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천천히 김유권에게 다가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천천히 손을 뻗어 벨트를 뜯어 버릴 듯 거칠게 움직이고 있는 검은 팔을 움켜쥔다.
"건들지마"
"너나 나대지마."
우지호를 향해 움직이는 이민혁을 붙잡았다. 이태일과 박경은 의외로 아무런 말 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히 김유권의 팔을 붙잡고 침대 위로 올라가는 우지호. 이민혁과 안재효는 난리가 났지만, 내가 계속 가로막고 '닥치고 가만 있어'라고 말하자 결국 둘 다 표정을 싹 굳히고 김유권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우지호가 천천히 김유권의 이마부터 코, 그리고 입술까지 쓸어 내렸다. 김유권의 눈이 별안간 번쩍 뜨이며 마치 몇십 년 전 영화에 나올법한 좀비같이 날뛰기 시작했지만 우지호는 상관없다는 듯 흔들리는 침대 위에서도 가만히 김유권의 몸에 손을 대고 움직일 뿐이었다. 우지호가 가만히 김유권의 이마를 짚고 있다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까만 눈을 빛내며 입을 열었다.
"이거 풀어."
"뭐?"
우지호의 긴 손가락이 가리키고 있는 건 팔을 묶고 있는 벨트. 이민혁이 '이건 진짜 안 돼'하는 시선을 보내왔지만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침대로 다가갔다. 벨트에 묶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는 김유권의 손목을 덥석 붙잡고 벨트를 풀어냈다. 김유권이 한쪽 몸만 벌떡 일으키며 괴성을 질렀고 우지호는 반대 쪽도 풀라는 신호를 보냈다.
달칵.
"야, 어쩌려고!"
"가만 있어 봐."
김유권이 검게 물든 팔로 몸을 일으켜 우지호의 목을 덥석 잡았다. 아까 흰자위만 보이던 눈과 달리 다시 눈동자가 보이는 눈으로 우지호를 노려보며, 입에선 침을 줄줄 흘리며. 괴기스러운 모습이었지만 우지호는 아무렇지 않게 김유권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러자 의외로 순순히 떨어지고 김유권은 숨을 거칠게 몰아쉴 뿐, 우지호를 공격하려는 의사는 보이지 않았다.
"뭐야, 저거 왜 저래."
누군가가 중얼거리고, 우지호가 천천히 김유권의 손목을 붙잡은 한 손을 빼 김유권의 가슴팍에 얹었다. 김유권의 호흡이 가파지고, 박경이 슬슬 불안한지 "저거 저대로 냅둬?"하고 내게 살짝 물어온다. 김유권이 갑작스레 머리를 뒤로 꺾으며 비명을 지르고, 우지호는 가만히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별안간 우지호는 양 팔을 벌려 김유권을 끌어 안았다. 전에 나에게 한 것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김유권의 어깨를 토닥이며 등을 쓸어주고 있었다. 그러자 우지호의 팔을 뚫어버릴 듯 꽉 움켜쥐던 김유권의 손에서 힘이 빠지는가 싶더니 몸이 축 늘어진다.
우지호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김유권의 숨소리가 가쁘다. 우지호가 등을 토닥여주자 훨씬 안정된 호흡을 보이고, 다들 미심쩍은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우지호는 김유권을 안은 자세 그대로 내게 등을 보인 채 나를 불렀다.
"됐어."
그러자 이민혁과 안재효가 부리나케 달려가 김유권의 얼굴을 확인했다. 얼룩이 사라지고 하얀 얼굴로 돌아온 김유권. 박경과 간호사가 김유권의 몸상태를 체크하는 동안 우지호는 말없이 침대에서 내려와 나를 향해 돌아섰다.
"잘 했어, 우지호. 고마..."
고마워, 하고 내뱉으려던 말이 목에 덜컥 걸렸다. 내 앞에 보이는 우지호의 흰 얼굴에 퍼진 검은 점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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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망했어요 이게 다 블락비 때문이야 나쁜 것들 컴백이라니 쇼케이스 11시 59분 우으ㅏ아아 이 시간을 내가 제일 증오할거야 앞으로도 셤 끝났다고 좋다고 급하게 쓰느라 개똥글이네여^^...미안해여 나도 좀 놀아야죠 이제 놀러 나갈게요 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