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홍지수] 단비
w. 뿌존뿌존
툭, 툭
상쾌한 비가 내린다.
겨울을 미워해 마음 깊숙히까지도 찾아와
몸을 녹아내리게 만들었던 여름이 시원한 단비에 적셔져 한층 사그라든다.
너도 그렇다.
홍지수, 너는 내 단비다.
비 냄새가 날 때면 늘 네 생각이 나.
비가 오는 날이면 늘 머리가 촉촉히 젖은 채로 교실 안으로 뛰어들어오던 너.
그리고선 내 옆에 앉을 때, 훅 끼쳐오던 너의 체취도.
눈을 예쁘게 접어 웃던 너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빗 방울이 종아리에 튀길때마다 너의 얼굴이 선명해진다.
+
여름은 차가운 겨울을 질투하듯 숨막히게 뜨거운 열기를 선사한다.
여름엔 매미의 울음소리에 귀가 멀고
땅의 아지랑이에 눈이 멀어버린다.
그때의 우리는 겨울이 무엇인지도 잊은채 여름을 살고 있었더랬다.
그리고 넌 그런 나에게 시원한 겨울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단비였다.
항상 야자 시간에 네가 나에게 부산스레 문제를 물어보아도,
석식 시간에 밥 먹을 사람이 없다며 나와 내 친구 사이에 끼어들어 친구가 불편해해도,
난 그저 너니까, 내 단비니까.
오늘은 단비가 내린다.
너도, 내게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