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편은 글잡에 올려놨음.. 보기편하라고.. 어차피 자기만족인 썰이라 구독료? 그건 안걸어놨엉.. 2. "민규야, 저 분 또 왔다." 옆에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소녀들에게 하트를 날리던 호시는 포커페이스를 거두지 않고 민규에게 귓속말로 또 그 사람이 왔다고 속삭였다. 멤버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를 눈에 새기고 있던 팬들은 호시의 퍽 다정해보이는 귓속말에 일제히 작은 탄식의 소리를 쏟아냈다. 민규는 호시의 말에 알고 있었다는 듯이 표정 변화가 없었다. 최근 몇 달간, 열입곱의 스케줄에 모두 출몰하는 저 남자는 멤버들의 흥미를 자극시켰다. 열입곱은 잘생기고 귀여운 남친돌이 컨셉이라 곡들도 거의 상큼하고 달달한 쪽이 많았다. 어쩌다 정규 1집 활동이 대박을 터트려 그나마 전보단 대중들이 노래를 들어 주는 편이었으나 확실히 수요가 있는 주 타겟층은 여자였다. 그런 이유로 팬싸인회나 콘서트를 하게되면 극도의 여초현상이 발생하게 됐는데, 가끔 한번씩 남팬이라고 오는 사람들은 몇몇 있었지만 이렇게 몇 달 째 스케줄을 다 따라오는 열성 남팬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딱봐도 엄청 무거워보이는 대포카메라를 연신 손에 들고 사진을 찍어대니 더 튀어보이기도 했다. 민규는 기계적으로 싸인을 하며 제 얼굴만한 대포카메라를 든 마른 남자를 쳐다봤다. 피지컬과 비율만 보면 모델같은 남자였다. 가로로 긴 째진 눈에 콧대도 날렵하고 전체적인 생김새가 잘생긴 미남이었지만, 민규는 이상하게 저 사람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남자가 귀여워 봤자 얼마나 귀엽겠냐마는, 몇번이나 싸인회에 당첨 돼서 오는 것 보면 웬만한 덕후는 아닐텐데 신나해야 할 사람이 뻣뻣하게 굳어 셔터만 눌러대는 게 웃기기도 했고.. 은근히 민규만 힐끔대며 쳐다봐 놓고선 막상 말 할 기회가 오면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게 나름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 지금도 민규가 부러 남자에게 시선을 두자 눈에 띄게 동요하며 당황해 하고 있었다. 얼굴이 빨개져 입을 살짝 벌리고 셔터를 누르는 모습에 민규는 결국 소리 내어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저 사람, 누가봐도 민규 팬이다. _ "안녕하세요." "....안녕.." "또 오셨네요." "...응." "원우씨?" 헉, 으아아 심쿵.. 원우는 매번 팬싸인회때마다 자신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민규의 목소리에 심장이 남아나질 않는 듯 했다. 오늘은 꼭 얼굴을 보고 얘기해야지. 항상 다짐하는 말이지만, 왠지 민규 앞에만 서면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여주는 행위 마저 부끄럽게 느껴지는 지라 말을 거는 건 절대로 불가능 할 것 같았다. 팬싸인회에 당첨 되기 위해 레코드샵에서 앨범을 버전 별로 100개씩 사재끼고 온 주제에 너무 돈 값을 못했다. 원우는 자신의 미욱함에 자책하면서 들고 온 선물을 민규에게 건넸다. 우연히 면세점에서 발견한 민규에게 잘 어울릴 것 같은 팔찌였다. "아 감사합니닷!" 화사하게 웃는 민규의 뒤에 후광이 비치는 듯 했다. 한 순간 그 화려한 얼굴에 넋을 놓고 바라보던 원우는 제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깨닫고 화들짝 놀라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부끄러워... 원우의 귀가 터질 듯 새빨개졌다. 민규는 이 부끄러움 많고 사회성 없어 보이는 남자가 정말로 귀여우면서도 안쓰럽다고 느꼈다. 항상 들고 오는 선물을 보면 다 값 비싼 명품들이고, 입고 온 옷들 역시 패션에 관심이 많은 민규가 보기에도 센스있는데 하고오는 행색에 비해 자신감이 너무 없었다. 어떡하면 좋지. 민규는 안쓰러움에 눈썹을 축 늘어뜨렸다. 넘어 가세요! 원우는 팬메니저의 재촉에 재빨리 옆으로 이동했다. 원우는 무릎걸음으로 이동하면서도 살짝 드는 아쉬움에 마주본 팬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는 민규를 힐끔댔다. 사람들의 리비도를 자극해 놓고선 무지한 얼굴로 순수하게 웃는다. 원우는 그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민규가 스타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아우라가 생기지 않았는가. 지금도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며 많은 사람들이 대쉬 한다고 들었다. 만약 민규가 아이돌이 아니라 일반인이었으면.. 당장 저부터 달달한 홍시를 따먹으려 많은 돈을 과시하며 민규를 사려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냥 이렇게 스타와 팬인 관계가 원우에겐 좋았다. 민규는 저 하늘에서 제일 가는 1등성이 되어 빛나면 된다. 원우는 민규가 그렇게 될 수 있을때까지 서포트 해주고 싶었다. 벅차오르는 덕심에 원우는 가슴이 설레어 왔다. 밍구리 @mingur45 160916 영등포 팬싸인회 오늘도 다정 남신♥ 리즈 갱신 했고여.....ㅠㅠ http://twitter.com/mingur45/status/192398/photo/ 4,231 리트윗 3,910 마음 +) 외전 [생일 서포트 편 뒷이야기] 부제: 화나면 나름 무서운 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