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 이 새X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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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대치, 거울을 보고 넥타이를 고쳐 매는 전정국 새X.
"어제 몇 시에 들어오셨습니까 전 팀장님?"
"아, 왜 또 아침부터 갈구십니까 마누라님"
"남편님이 제가요 어제 말이죠?"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안다는 듯 저! 저 찡끗 봐라 와! 진짜 저.
"잘생긴 새X"
"고맙습니다 마누라"
거울을 통해 찡끗 웃더니 서류 가방을 챙겨들곤 방을 나가는 전정국, 뒤태가 아주 잘생겼다. 누구 남편인지 참.
"빨리 나오시죠 제가 매우 아끼는 사원님."
"그래서"
"응?"
차에 올라탄 나는 아직도 물을게 많다. 그니까 내가 어제 말이야 이 전정국아
"어제 몇 시에 들어오셨냐고요"
"왜 이러실까, 적당히 들어갔습니다 예?"
"맞고 얘기할래 그냥 얘기할래"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아주 귀엽구나, 근데 나 지금 화났어.
"3시 좀 넘어서"
"누구랑 마셨다고?"
"태형 씨랑... 남준 씨랑..."
"응 그리고?"
"아, 뭘 그렇게 자세히 물어봐"
신호가 걸리자마자 이제까지 짜증을 보여주는 듯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러서는 나를 쳐다본다.
"늦게 온 거 괜찮아"
"정말?"
"태형 씨랑 남준 씨 그리고"
"..."
"너 여자랑 놀았다는 건 완전 쏙 빼고 얘기한다?"
"여자랑 논 게 아니라... 장소가 장소니까."
전정국 버릇이 어디 갈까. 어쩜 결혼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부분이 1도 없는지.
'전정국'
'응?'
'너 어제 옆 반에'
'상황이 상황이었어'
'무슨 상황'
'뭘 그렇게 자세하게 물어봐'
아 내가 그때 그 기집애 머리를 확확 했어야 했는데 어후.
"여자 좋아하는 건 안 변하지 아주"
"자기 혹시 입 심심해?"
"뭐?"
"나랑 말싸움 계속 하고 싶어 하는 거 같길래"
"내가 지금 너랑 말싸움하고 싶어서 해?"
"뽀뽀 할래?"
*
2차 대치, 아니 2차 대치는 무슨 전정국 자체가 눈앞에 없는데. 후.. 분명 내가 전정국 콜을 받고 3층 디자인부에서 6층 기획부까지 5분도 안 걸린 거 같은데.
"그니까... 태형 씨"
"네!"
"팀장님 식사하러 가셨다는 말씀이죠?"
"네!"
"어째서요?"
왜죠? 왜일까요? 아니 대체 왜요? 내 질문 폭탄에 당황한 태형 씨가 눈알을 핑글핑글 돌리기를 시전했다. 표정엔 마치 태형 씨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ㅠ 를 표현하고 있었다.
"팀장님 아까 경리부 한 대리님이랑 식사를..."
"아, 한 대리님이랑요"
"네!"
아마 지금 내 표정은 썩고 있을 거다. 딱히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나랑 전정국은 고1부터 25살까지 연애를 하고 25살을 졸업하기 전에 결혼을 했다. 전정국의 화려한 집안과는 다르게 아주 수수하고 소소하게. 하객이라고 해봐야 가족, 친척. 우리는 당연히 오랜 시간 사랑을 했고 앞으로도 사랑을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 전정국!!!!!"
여자를 좋아하는 전정국은 변하지 않았고
"전정국!!!!!"
나는 하루에도 몇십 번씩 생각한다 그리고 소리친다
"이혼하자 이 새X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