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자 이 새X야
02
사실은 말이다, 나한테는 오빠가 있다. 나랑 2살 차이가 나는 오빠가... 오빠의 직업?
"잘한다 아주"
"너는 병문안 오는 사람이 빈손으로 오냐?"
"잘났지 아주, 피씨방에서 내려오시다가 그대로 구르셨다면서요?"
철없는 백수. 처음에 다쳤다고 했을 때 걱정 당연히 했다. 근데 그 뒤로 들려오는 오빠의 웃음소리 하며 후.
"그렇게 뭐가 드시고 싶으시면 요 앞 병원 슈퍼에서 음료라도 사다 주랴? 어?"
"음료는 많으니까 빵이나 사 와"
"오빠 너 다친 발이 오른발인가?"
"어 왜"
"나머지 왼발도 부러지고 싶은가 해서 ㅎㅎㅎ"
"ㅎㅎㅎㅎ 어휴 동생아 ㅎㅎ 전혀 아니지"
뭐야 진짜로 누가 다녀갔네? 엄마가 다녀간 건가? 냉장고에 가득 차 있는 음료가 순간 여기가 6인실인지 착각하게 만드네.
"인간 관계가 있긴 있나 보네"
"그거 친구가 채워놓고 간 거야. 걔가 너랑 존X 똑같은 표정 지으면서 넣어놨어"
"내 표정?"
"어 딱 그 느낌, 한심한 새X 어휴."
바른 친구 뒀네. 또 뭐 많이 다친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고, 움직이지 못하는 정도면 한대 때리고 도망가려고 했더니 잘 움직이는 것 같아서 실패.
"왜 근데 너 혼자 오냐"
"그럼 나 혼자 오지 누구랑 와"
"걔는"
"전정국은 바빠 오늘 야근해"
"너는 안 하냐"
"해야 되는데 전정국이 빼줬어"
"배려하는 척 장난 없네 또"
참고로 오빠는 전정국을 별로 안 좋아한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마음에 안 든다고 하더라.
"너는 취업 좀 하면 안 되냐?"
"동생 남편이 잘났는데 뭐 하러 돈 버냐"
처음 전정국을 집으로 데려갔을 때 오빠 표정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나랑 투닥투닥 많이 싸우는 편이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찌그러진 얼굴은 처음이었다. 처음엔 그냥 내가 먼저 결혼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전정국이 가고 멀쩡했다가 또 전정국이 오면 질색하며 방으로 들어가고 심지어 상견례 하는 날 오라고 했더니 전정국 얼굴도 보기 싫다며 아예 오지도 않았다.
"내 남편이 잘 버는 게 너랑 무슨 상관이냐. 너 내년이면 서른인 건 알고 이러냐?"
"아, 잔소리. 너 그럴 거면 어? 가서 빵 사 와"
"빵은 무슨 빵인데 빵 겁나 사랑하네 진짜."
나란 여자, 투덜 거리면서도 지갑 꺼낸다. 그냥 싼 거 하나 사다 주면 되겠지. 오빠한테 사 오겠다 말한 후 나가려는데
"올 때 31가지 아이스크림도"
"무슨 맛"
"너 금방 못 들었냐 31가지 사 오라고"
미X놈은 무시하는 게 답이지. 맛을 물어본 내가 등신이다. 오빠가 신는 슬리퍼 신고 머리끈으로 머리를 질끈 묶었더니.
"야 너..."
"왜 갑자기 동생이 예쁘냐?"
"진짜 못생겼다. 이거 말로 형용 못 할 정도로 망가졌는데?"
살기 싫다고 돌려서 말하네. 아이스크림을 얼굴에 부어버릴까. 오빠 머리를 콱 쥐어박고는 급하게 밖으로 뛰쳐나왔다.
"생각보다 춥네?"
일단 좀 멀리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부터 다녀와야겠지.
"어?"
"어."
"어??"
"어.
"민 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