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머신 이석민 X 진지충 김세봉 ##2
W. 도래호
안녕. 김세봉이야.
어, 그니까 지금은 저번에 이석민이 예고? 한 것 처럼 자리를 뽑고있어.
분단별로 나와서 제비를 뽑는 식인데, 이석민네 분단이 제일 처음으로 나와서 뽑더라고.
이석민은 친구들이랑 줄 서서 떠들고 있던데, 진짜 기차화통;
"야, 너네 얼른 뽑아!"
떠드느라 자기 차례온지도 모르고 박장대소하던 이석민이랑 친구들을 향해 반장이 참다못해 소리쳤어.
그제서야 주뼛주뼛 상자 앞에 선 이석민이 갑자기 내 쪽을 보더라고.
그러더니 한다는 짓이 갑자기 염주 붙잡고 또 기도를 하더라;;
"야이 미친놈아 빨리 뽑아라고!"
이석민 기도하는 모습을 반 전체가 구경하고 있으니까,
뒷순서였던 김민규가 이석민 뒷통수를 내리치면서 닥달하더라..
근데 무서운건 이석민이 아픈 내색도 안하고 자연스럽게 제비를 뽑았다는 점?
"야야야 나 럭키 쎄븐!!"
"응 니 칠번."
그 다음부터는 정말 빠르게 제비 뽑기가 진행되었던 거 같아.
우리 분단이 제일 마지막으로 나와서 제비를 뽑았어.
아직 이석민 옆자리는 안뽑힌거를 확인하는데,
저 멀리서 이석민이 나를 진짜 뚫어져라 쳐다보는거야;
"이석민아, 그러다가 세봉이가 뚫리지 않을까?"
"그러면 안되니까 너를 봐야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승관이가 이석민은 말려?주기는 했지만.
사실 자리 배치 별로 신경 안쓰는데,
이석민이 저래버리니까, 진짜 괜히 떨리는 거 있지.
이석민이랑 진짜 짝궁될까봐;
진짜진짜 완전 부담스러운데...
"세봉아 얼른 뽑아."
"ㅇ,어."
그렇게 내 차례가 다가왔는데, 상제에 손을 넣으려고 하니까
저기서 이석민이
"아, 나 진짜 못보겠어!!!!!!!"
응. 가관이더라고^^
못참겠던지 김민규가 이석민을 결박시키고
내가 제비 뽑는 거를 같이 관람하더라.
"어… 나 26번."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칠판으로 향했어.
이석민 옆자리는 28번이었고,
나는 옆 분단인데, 다른 의미로 이석민 옆자리였어.
"아, 님은 떠났습니다."
"아아, 정말 떠나셨네요."
이석민 옆에서 김민규랑 부승관이 쌍으로 기름을 붓더라고.
이석민은 그냥 넋을 잃은 정도?
제비뽑기가 끝나고, 정해진 자리대로 책걸상을 옮겼어.
그러고 자리에 앉았는데,
뭔가 좀 이상한거야.
"…이석민아."
"응?"
"우리 옆 분단 아니야?"
이석민 가방이랑 내 가방이 맞닿아있는 거야;
아니 왜 분단 사이에 통로가 없어.
이렇게 되면 너와 짝을 피한 내 제비가 뭐가 되니.
"아, 이석민 줄 맞추라고!"
결국은 반장의 제재로 나와 이석민 사이에 널찍한 통로가 생겼어.
자리도 바꿨겠다, 내 새로운 짝궁이랑 데면데면 인사를 하고 있는데
앞자리에 앉아있던 김민규가 뒤 돌아 나를 보더라고.
"김세봉 진짜 나 그만 쫓아오라 했지;"
"뭐라는거야. 앞이나 봐."
"다음엔 아주 짝궁까지 하겠네!"
항상 내 앞뒷 자리에 앉았던 김민규가 장난을 쳤어.
그냥 웃어넘기며 수업 준비를 하려는데,
내 짝궁이 내 어깨를 조심스럽게 톡톡 치는거야.
"응?"
"ㅈ,저기."
짝궁이 가르킨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까,
턱을 괴고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이석민이 있었어.
"이제서야 내가 생각난거야?"
"국어나 얼른 꺼내."
"나 그래도 준짝궁인데?"
"72페이지 숙제는 한거지?"
이석민은 투덜투덜대면서도 책상 밑에서 교과서를 찾아 꺼냈어.
숙제를 했냐고 물어보는 내 물음에,
여전히 표정을 뾰료통한 그대로 내 교과서를 가져가더라고.
"하, 진짜 내가 이번만 봐준다."
열심히 내 교과서를 베끼던 이석민은 다시 새침하게 교과서를 돌려줬어.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이제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됐어.
숙제 확인을 위해, 선생님께서 교실을 찬찬히 돌아다닐 때 쯤
72페이지 그 끄트머리에 적혀진 낙서가 눈에 들어왔어.
김세봉 내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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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머신 이석민 X 진지충 김세봉
다음에 만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