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머신 이석민 X 진지충 김세봉 ##1
W. 도래호
안녕. 난 김세봉이야.
"세봉아!!! 김!!!!세봉!!!!!!!!!!!!!!!!"
응. 그리고 저기 달려오는 기차같은 놈은, 이석민.
이석민이랑 나는 거창하게 설명하자면, 13년지기 친구야. 흔히들 말하는 불알친구.
그리고 이런 말 하기 진짜 창피한데, 이석민은 나를
"세봉아, 좋아해!"
13년 째 짝사랑 중이야.
나는 어떻냐고? 물론 좋아하지. 정말 정말 너무 좋아해. 친구로서.
"응. 나도 좋아해."
"나 오늘도 까였니?"
"넌 무슨 고백을 인사처럼…,"
학교가는 길, 나란히 걸으면서 평소처럼 이석민에게 핀잔을 주는 중이야.
핀잔을 주기는 한데, 힐끔 돌아본 이석민 표정이 안좋은데?
뭐야, 얘가 드디어 진지해진 건가?
"뭐야 너답지 않게 진지하게 듣는 척 하지마;"
"세봉아."
"어?"
이석민, 얘가 갑자기 걸음도 멈추더니 나를 뚫어져라 쳐다봐.
진짜 뭐지? 겁나 당황스럽게;;;
생전 처음은 아니지만, 여튼 낯선 이석민 행동에 당황해서 얼어있는데
갑자기 똭!! 내 어깨를 붙잡는 이석민이야.
"뭐야!! 뭔데!!!!!!"
"좋아한다니까?"
맨날천날 장난처럼 웃으면서 하던 말을 이렇게 정색하고 말하니까, 뭐랄까
기분이 조금 이상했달까…?
여튼 그랬는데, 난 정말 당황해서 아무 반응을 안보이고 있던 참이었어. 그런데,
"아~ 이것도 안통하네?"
"??????"
얼마 못가서 얼굴을 뭉개며 웃어버리는 이석민이었어.
의도치 않았던 내 반응이 이석민이 바랐던게 아니었나봐.
아니 근데 이게 말이야, 사람 놀라게하고 있어.
"세봉아~ 세봉아~"
"왜, 뭐."
"빨리 기도해. 얼른."
"뭐를?"
다시 학교를 향해 걷고 있는데, 이석민이 갑자기 어깨동무를 했어.
그러더니, 평소 목소리보다 1000/1은 작게 말하더라고.
"나랑 짝궁되게 해달라고?"
그러다 딱 눈이 마주쳤는데, 눈꼬리가 휘어지게 웃는거야. 이석민이.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고
이석민을 밀쳐내고 그냥 모르쇠하는데,
옆에서 이석민은 꿋꿋하게 기도하더라.
"아, 하나님 제발 세봉이랑 짝궁되게 해주세요!"
"야, 근데."
"응??"
"너 불교잖아;"
그제서야 제 왼쪽 손목에 끼고 있었던 염주를 만지작 거리면서
다시 기도하는 이석민이었어.
"아, 부처님 죄송합니다. 그래도 세봉이랑 짝궁되게 해주실 거죠?"
아, 오늘도 험난한 등교길이었다.
그러니까 부처님, 하교할 때는 이석민이 제발 고백 안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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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머신 이석민 X 진지충 김세봉
다음에 만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