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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깽값 전체글ll조회 330l 2

3

    

 

 

 

도통 잠이 오지 않았다. 방으로 들어온 이후 줄곧 이불에서 잠들어 있었다. 재환이란 사내는 내가 방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 나를 잡으려 했지만 곧 사람들로 인해 자제 되었다. 사람들은 재환을 끌고 마을로 내려가 버렸고, 나는 그들의 사라지는 발소리를 들으며 소리없이 울었다.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것이, 사람과 눈을 마주쳐서도 안 된다는 것이 이렇게 한스러울 줄은 몰랐다. 나는 그들 앞에서 죽은 사람이어야 했다. 보여도 보여서는 안 되고, 들려도 들어선 안 되는 죽은 사람. 이제야 내가 죽었다는 것에 실감이 났다. 나는 꽤 오랫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정말 죽은 사람처럼 그렇게 잠들어버렸다.

아침이 되었다. 참새가 지저귀는 소릴 듣고 눈을 떴던 것 같다. 차마 문을 열 자신이 없어 그저 방안에만 틀어박혀 웅크려 있었다. 누군가와 말을 하고 싶었지만 내겐 향단이도, 그 누구도 곁에 없었다.

    

 

 

 

많이 외롭구나.”

    

 

 

 

생각보다 많이 외로웠다.

낮에는 어머니가 잠들어계신 무덤에 갈 생각이었다. 이곳에 온 뒤로 적응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잠시 어머니 생각을 잊을 수 있었다. 홀로 있으면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어 어머니를 잊을 래야 잊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싫은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던 어머니. 나는 갑자기 북받쳐오는 설움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이불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그리곤 서럽게 울었다. 그동안 울지 못한 설움을 풀 듯 말이다.

그때였다. 누군가가 방문을 두들겼다. 창호지에 흐릿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나는 문을 열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잠시 망설이다 숨을 참고 조용히 그림자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잠시만 나와주시게나.”

    

 

 

 

 

 

어제 들었던 노인의 목소리였다. 황급히 문을 열고 노인을 맞이했다. 노인은 내 모습에 설핏 웃어 보이며 품에 숨겨 놓았던 종이 한 장을 내게 건네주었다.

    

 

 

 

 

 

팽형을 받았단 소식을 듣고 꼭 전해주고 싶었다네.”

…….”

어디에 살고 있는지를 몰라서 전해주질 못했는데……. 받게나.”

…….”

남들이 보면 안 되니 나는 빨리 가보겠네. 거기에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다 적어 놓았네.”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지 막막하던 찰나, 노인은 이제 자신이 할 일은 끝났다며 집 앞을 떠났다. 노인에게 무슨 말이라도 전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노인이 떠난 후 한참을 서있다 종이를 펼쳐보았다.

    

 

 

이 편지는 보는 즉시 장소가 적힌 부분만 찢고는 태워버리게나.

꽤 오래전 자네와 똑같이 팽형을 당한 소년 하나가 있었네.

그 소년은 자신의 여동생을 죽이고 스스로 포도청으로 가 자백을 했었지.

꽤 높은 관직 자리에 있던 아버지는 소년의 죄를 깎아 달라고 부탁했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팽형을 치르게 된 것이야.

쥐 죽은 듯이 살던 소년은 어느 날 갑자기 집에서 사라져 버렸고 소년의 아버지는 소년을 찾는 수배를 돌리고 싶어도 돌릴 수가 없는 처지가 되었지.

소년은 그렇게 행방불명되었어. 아무도 소년을 찾지 못했네.

 

행방불명된 소년이 있는 장소라네.

 아직도 그곳에 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얼핏 들은 곳이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묻지 말게나.

그저 홀로 버려진 자네가 딱해서 그런 것이니.

    

 

 

 

 

 

노인이 준 편지는 그렇게 끝이었다. 나는 노인의 말대로 장소가 적혀있는 부분만 찢고는 바로 불에 태워버렸다. 마음이 뒤숭숭했다. 나와 같은 팽형을 받은 소년이 있었다니. 그런 소리는 듣도 보도 못했었다. 찢은 부분을 꼬깃꼬깃 접어 소매 안쪽에 넣어두었다. 언젠가 꼭 찾아가 보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이다.

산 뒤로 숨어있던 해가 찬찬히 떠올랐다. 아침의 선선함은 사라지고 꽤 온도가 높아져 갔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나또한 아무런 소리를 낼 수 없었다. 그저 난 죽은 사람처럼, 세상을 떠도는 귀신처럼 세상을 바라만 보았다. 오늘은 무엇을 하며 지내야 하나, 나도 모르게 설핏 미소가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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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9.95
누굴까요? 궁금하네요!! 엔 아닐까요? (기대)
7년 전
독자1
다음화 언제 올라오나요 ㅠ 현기증나쟈나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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