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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전체글ll조회 2331l 2











소중한 당신에게.















Side Story (김준면)




"뭐 하세요?"

"왜, 그 예전에 A동에서 일가족 살해당했던 사건 있었잖아."

"아, 네. 기억해요. 그 범인, 절도를 하면서 살인도 같이 했었다고. 기분에 따라 달랐다고 하던데요. 기분 좋은 날에는 절도만, 안 좋은 날에는 살인도 같이."

"맞아. 그때 그 사건도 범인은 기분이 안 좋다고 했었나 봐. 1층에서는 엄마가 살해당하고 아빠가 다급하게 아이를 데리고 아이 방 옷장 안에 숨기고 그 앞을 지키고

있었다고 하는데,"

"아…."

"그런데 범인은 아빠의 시신을 토막을 냈단 말이야. 그것도 아주 천천히, 매우 즐겁다는 듯이."

"……."

"그런데 내가 가장 소름 돋았던 건,"



범인은 아이가 약간 열린 옷장 사이로 자신의 아빠를 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거지.


범인은 잡혔지만 심문과 갖은 조사 끝에 범인은 약간의 사이코패스의 기질을 갖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그는 피와 시선에 흥분을 느낀다고 한다. 누군가가 자신의 살해 현장을 지켜보는 걸 좋아해서 꼭 사건을 일으키면 피해자 시신은 두구 이상이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한 명을 살해할 때 그 옆에 다른 피해자가 자신의 살해 현장을 지켜보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심문하던 형사는 그가 그런 말을 할때의 표정을 보고는 무척이나 화가 나서 결국에는 범인을 구타했다고 하는데, 범인은 그 순간까지도 마지막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딱 한 명, 죽이지 못한 계집이 있다.


라는. 김준면 형사는 그가 말한 한 명이 누군지 알고 있었기에 입을 꾹 다물었다. 당시 이 범인이 체포되면서 세간에서 소문이 얼마나 흉흉하게 났는지 아직까지도 그 범인의 이름을 이야기하면 모르는 어른들은 잘 없다. 그리고 범인을 체포할 때에는 운이 무척이나 좋았고. 아이가 살해당하던 현장에 누군가가 나타났었는지 범인은 그길로 도망쳤고, 대처를 빠르게 한 목격자가 당황하지 않고 바로 신고를 해, 아직 죽이지 못한 아이를 죽이기 위해 아이의 집 근처에 숨어있던 범인을 발견한 당시의 강력반 반장님이 그를 체포했다고 한다. 김준면이 그 사건을 조사하면서 가장 소름 돋았던 건 범인을 발견한 장소였는데 그 장소는 바로 아이의 집 바로 옆 골목 쓰레기 더미 안이었다고 한다.





"F동 사거리에서 교통사고 발생, 지원 바란다."





김준면 형사는 무전기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에 서류를 덮어 자신의 책상 서랍 안에 넣어놓고서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아직까지 단 하나, 풀리지 않은 궁금증은 과연 그때 신고를 한 목격자가 누구인가,였다. 아이는 안전하게 병원에 도착했고, 분명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음이 분명한데 그 목격자가 누구인지, 지금까지 아무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년들은 다급하게 모여 병원으로 향했다. 그 이유인즉슨 김준면 형사와 잦은 교류를 하고 있던 김종인이 김준면 형사에게서 선생님이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인데 그 사고가 꽤나 크게 났던 터라 선생님이 하루 종일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가 어제쯤에 정신이 돌아오고 회복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 소년들은 하던 일을 전부 내팽개치고 선생님이 계신 병원으로 향했다. 시골에 계셔야 할 선생님이 어째서 서울에 계신 건지, 왔다면 왜 자신들에게 연락하지 않고 오셨던 건지 소년들은 궁금한 게 많았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선생님의 입원 소식이었다.




"1104호… 1104호…. 아, 찾았다."
"선생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는 순간에도, 병실을 찾는 순간에도 다른 소년들보다 더 진정하기 어려웠던 김종인은 병실을 찾자마자 병실 문을 열어젖힌 김종인에 도경수가 김종인, 하고 김종인의 이름을 부르며 꾸짖는 듯한 눈빛을 하면서도 열린 병실 안으로 빠르게 눈을 옮겼다. 그리고 소년들은 문을 열자마자 보인 선생님의 모습에 경악하고 말았다. 크게 났다더니 머리에 붕대를 감고 한쪽 팔에까지 붕대를 두르고 있는 모습에 가장 먼저 달려간 건 김민석이었다. 어라. 하고 놀란듯한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으나 오랜만에 본 모습은 반가움보다 밀어닥친 울컥함이었다.




"아, 진짜!"
"아니 왜 사람을 보자마자 화를 내고 그래요?"
"괜찮아요? 사고 크게 났다면서요."
"보다시피 멀쩡해요."




괜찮다며 웃는 그 얼굴에 도경수는 거짓말. 하고 단호하게 선생님을 응시했다. 김준면 형사에게 듣기로는 목도 제대로 못 움직이고 몸도 많이 아플 거라고, 차가 부서진 정도를 보니 안 아프다고 이야기할 게 분명하지만 무척이나 아플 거라고 들었는데, 김준면 형사는 역시 예리했다. 어제야 겨우 정신 차렸다면서 왜 괜찮은 척해요. 하고 톡 쏘듯 받아치려 했던 김종대는 입을 꾹 다물었다. 모든 아픔을 아프지 않은 척 넘기려고 하는 그 이유가 바로 자신들 때문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런데 다들 여기는 어떻게 알고… 아니 애초에 왜 모여 있…는 지 궁금한데 물어봐도 되려나?"




자신들의 눈치를 보며 어색하게 웃는 선생님의 모습에 결국 소년들은 웃어버렸으나 딱 한 명, 김종인은 웃을 수 없었다. 야 표정 풀어. 하고 오세훈이 김종인의 옆구리를 툭툭 쳤으나 김종인은 정말 웃을 수가 없었다. 교통사고, 김종인의 모든 트라우마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 자신의 선생님에게 들이닥쳤으니, 괜찮은 모습을 봐도 무척이나 속이 상했다. 김종인이 계속 뚱한 표정으로 고개만 푹 숙이고 있으니 선생님은 그런 김종인을 가만히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요 몇 주 못 봤는데, 다들 잘 지냈어요?"




소년들은 선생님이 괜찮음을 확인한 후 저마다 의자를 끌어다가 선생님의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들었다. 저마다 자신의 근황을 늘어놓으며 자신들이 조금 더 성숙해졌음을, 조금 더 어른스러워지고 자연스럽게 사람들 사이에 섞여들어 지내고 있다며 부끄럽다는 듯 이야기하자 선생님은 그 일이 마치 자신의 일인 냥 들어주며 소년들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혹은 칭찬을 해주곤 했다. 자신이 제일 고민하고 걱정했던 부분을 무난히 견디고 있는 소년들이 자랑스러웠다. 두 눈을 반짝이며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자신들의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기쁜 듯이 들어주는 선생님은 언제나 자신들이 편안하게 무언가를 잔뜩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선생님 서울에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그냥 전에 일하던 병원에 볼일도 있었고,"
"…"
"저희 부모님 기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들렀어요. 금방 내려가려고 했는데."
"아…"




소년들은 저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선생님을 응시하다가도 말문이 턱 막혔다. 무척이나 담담한 듯 기일을 이야기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잠시 정적이 있었을까, 그 정적을 깬 건 오세훈이었다. 괜찮아요? 하고 묻는 모습에 선생님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두 눈 가득 무어라 말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던 오세훈이 꺼낸 말이 너무나 귀여워서. 괜찮지 않으면요? 하고 짓궂게 되묻자 도리어 당황한 오세훈은 어떠, 어떡하죠. 하고 말을 더듬더니 옆에 앉아있던 김종대를 응시했다. 어떡해요, 형. 하고 묻는 그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다가도 곧 아파지는 허리에 잠시 인상을 찌푸렸으나 바로 표정을 바꾸고 미소 지었다.




"괜찮아요, 이제 너무 오래 지나서 무뎌지기도 했고, 언제까지고 슬퍼만 할 순 없잖아요."
"…"
"슬퍼하고 힘들어한다고 변하는 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그리워하기만 하기로 했어요."
"…"
"그렇게 그리워하면서 일 년, 이년 보내다 보니 어느 순간엔가 무뎌지기 시작하더라고요."
"…"
"그 당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력한 나와, 그 사람에 대한 분노로 머리가 마비되고 처음엔 나도 잊을 수가 없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어요."
"…"
"이 일을 어떻게 잊을 수가 있어,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 일을 잊겠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잊히게 되고, 내가 나 살기 바빠서 정말로 까맣게 잊어버리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
"사람이라는 게, 나 살기 바빠서 그 일까지 잊어버리게 돼."
"…"
"나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결국엔 나도 그렇게 이기적이더라고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이지만 그렇다고 잊어서도 안되는 날인데.

선생님이 잠시 어느 날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듯 두 눈이 흐릿해졌으나 이내 방긋 웃으면서 다들 저녁은 먹었냐며 병원 밥 맛없는데 어떡할 거냐고 묻기에 소년들은 저마다 심각했던 표정을 풀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가득 담으며 '저희는 사 먹을 건데요?' 라거나 '완전 맛있는 거 먹으러 갈 건데.'하고 받아친다. 그러자 선생님은 허, 하고 웃다가도 일단 저녁 먹고 와요, 하고 이야기하자 소년들은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끼니 잘 챙겨 먹어야 한다고 그게 제일 첫번째라며 언제나 자신들의 끼니를 걱정하던 선생님을 알기에 아무 거부 없이 몸을 문쪽으로 돌렸다. 단 한 명, 김종인만 빼고.




"야, 안 가?"
"먼저 가."




아까부터 심각한 얼굴의 김종인에 김민석은 선생님을 향해 김종인을 손가락으로 콕 가리키며 '걱정 많이 했어요.'라고 입을 뻥긋거리더니 손을 흔들며 병실을 나선다. 그리고 도경수가 잡아당긴 덕에 난 배 안고픈데! 하고 병실에 버티고 있으려던 김종대와 오세훈이 병실을 빠져나가고, 곧 눈치 없이, 진짜. 하는 도경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씩 병실 앞에서 발걸음 소리가 사라짐이 느껴지고 병실 안이 적막으로 가득 찼을 때 선생님은 목이 아프지도 않은지 아까부터 계속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김종인에 섣불리 입을 열지 않았다.









*****









한참의 정적이 지났을까, 드디어 김종인이 입을 열었다. 물론 그 처음은 '괜찮아요?'였지만.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아요. 하고 대답하며 김종인을 응시했다. 묘하게 떨리는 몸과 불안한 듯 움직거리는 손가락을 보며 선생님은 종인 학생, 하고 김종인을 불렀고 김종인은 잠시 움찔했다가도 천천히 고개를 들고 선생님을 응시했다.




"난 괜찮아요."
"…"
"이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보다시피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
"봐요, 나는 지금 종인 학생 앞에 있고, 지금 종인 학생과 이야기도 할 수 있어요."




조금 다쳤지만 이 정도 상처는 정말 금방 나으니까, 그런 얼굴 하지 마요.

과거에 있었던 일이 일이니 만큼, 그리고 그 트라우마에 대한 공포감과 두려움이 얼마나 큰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선생님은 감히 김종인에게 입을 열 수 없었으나 불안해하는 김종인을 진정시켜야 했다. 무척이나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아이였다. 트라우마가 깊고 어두워, 죽음까지도 결심했었던 기억이었기에 섣부른 이야기는 할 수 없었지만 선생님은 김종인을 빤히 응시하며 두 눈을 휘어 다정한 미소를 펼쳐냈다.




"숨이, 막혔어요."
"…"
"선생님이 교통사고가 났다고, 많이 다쳤다는 소리를 듣고 숨을 쉴 수가 없었어."
"…"
"괜찮다고, 민석이 형이 괜찮을 거라고 계속 그랬는데 아무것도 안 들렸어요."
"…"
"내 두 눈으로 확인해야 했어. 그래서 왔는데,"




김종인은 선생님의 머리와 팔에 감긴 붕대를 응시하더니 입술을 꾹 물었다.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 것 같았다. 얼마나 불안하고 놀랐을지는 가늠이 되지 않았지만 얼마나 걱정했을지는 대충 알 것 같아서 그냥 다정한 눈으로 김종인을 응시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 종인 학생이랑 약속했었잖아요."
"…."
"아무 데도 가지 않겠다고."
"…."
"난 이제 종인 학생이 혼자서 의젓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해도 종인 학생의 근처에서 사리지지 않을 거예요."
"…."
"찾고 싶다면 찾을 수 있는 곳에, 만나고 싶다면 만날 수 있는 곳에 나는 있을 거야."
"…."
"불안해하지 마요, 나는 아무렇지 않고 지금 여기에 있고, 앞으로도 이렇게 종인 학생의 앞에 있을 거니까."




단호하다, 하고 느껴질 정도로 내뱉어진 그 말에 김종인은 결국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언제나 그 누구보다, 자신의 부모님들보다도 더 자신을 위하고 걱정하던 사람이었다. 아무도 자신을 믿지 않고 그 누구도 자신을 보려고 하지 않을 때 자신의 곁을 지켜준 유일한 사람. 이제는 삶의 기준이 되어버린 사람이 이렇게나 확신에 찬 얼굴로 이야기하는 모습에 결국은 무너진 건 자신이었다.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또 무언가를 잃어버릴까 봐, 겨우 찾아낸 안식처가, 겨우 알 수 있었던 소중하다는 것의 의미를 잃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으니까. 아, 진짜.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얼굴을 가린 채 울기만 하는 김종인에 선생님은 오른쪽 손으로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몸을 똑바로 세우자마자 전신에 묵직한 통증이 밀려왔으나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빨리 안아주지 않으면, 자신이 걱정이 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두려워하기만 했을 이 아이를 얼른 달래주지 않으면, 하고 생각했다.




"종인 학생, 언제까지 그 일을 기억할 거예요?"
"…."
"그랬던 때가 있었지, 하고 이제 털어내야 해, 이렇게 작은 일에 사로잡혀서 울고, 힘들어하면 안 돼요."
"…작은, 일이 아니야."
"…."
"선생님이 내게 있어서 어떤 의미고 어떤 존재인데, 그런 선생님이 이렇게 말하면 안 되잖아요."




당신이 나한테 어떤 의미인데, 김종인은 그 말과 함께 다시 한 번 눈을 붉혔다. 김종인에게 있어서, 아니 김종인뿐만 아니라 소년들에게 있어 선생님의 존재는 소중한 것 그 이상이었다. 없어서는 안 될, 이젠 두 번 다시는 없을 그런 사람인데 김종인은 선생님이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아 괜히 속이 상했다. 분명 선생님은 모르는 게 아닐 테지만 모르는 척, 자신들이 선생님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도 혼자서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랬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김종인은 너무 속이 상했다. 그리고 그런 김종인을 보는 선생님은 가만히 바닥에 쭈그려 앉았다가도 이내 철퍼덕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버린다. 그에 놀란 김종인이 벌떡 일어나서 왜 그래요, 어디, 아, 아파요? 하고 당황하기에 선생님은 고개를 어색하게 끄덕이며 미안한데 좀 일으켜 줄래요? 하고 김종인에게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김종인은 그 손이 아닌, 선생님의 허리와 무릎 뒤를 받치고 품에 안아들어 침대 위로 앉혀주었고, 이번에 당황한 건 선생님이었다. 아니 내가 얼마나 무거운데, 하고 중얼거리기에 김종인은 고개를 저어댄다.




"예전보다 살 많이 빠졌어요."
"…아닌데…"
"요즘 힘드셨어요?"




김종인의 물음에 선생님은 가만히 입을 다물었다. 호선을 그렸던 입꼬리가 일자로 쭉 펴지자 김종인은 무언가를 더 물으려다가도 입을 꾹. 그리고 잠깐의 정적이 흘렀을까, 시끌벅적한 소리와 함께 소년들이 들어섰다. 내가 완전 의리있게 맛있는 거 사 왔…는데… 분위기 왜 이래요? 하고 당차게 들어섰던 김종대가 당황스러움을 눈에 가득 담고서 김종인과 선생님을 응시했다. 그리고 선생님은 가만히 소년들을 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면, 조금 응석 좀 부려볼까요."
"…네?"
"최근에 꿈을 꿔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던 날의. 요즘 들어서 좀 더 심해졌는데 나름 잊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봐."
"…"
"저희 부모님이 강도에 의해 살인당했다고 제가 이야기했었죠."
"…"
"저는 부모님이 살해당하던 그 모습을 눈앞에서 봤어요. 그리고 아직도 그 범인의 얼굴이 기억에 뚜렷하게 기억나요."
"…"
"그 범인이 체포되기 전에, 그러니까 우리 집에서 도망 나가기 전에 옷장 안에 있던 나를 보고 이런 말을 했어요."




조금만 기다려, 금방 올게.

선생님은 그 말을 하면서도 꽤나 담담한 듯했다. 놀란 건 소년들이었고. 선생님은 다시 한 번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나는 분명 엄청난 행운을 받은 사람이라고, 지금은 그렇게 생각해요. 그 순간에 나는 죽었어야 했는데, 누군가에 의해서 구출될 수 있었으니까."
"…"
"범인은 체포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기억이 선명해요. 그날, 그 시간에, 그 장소에서 나와 눈을 마주했던 그 사람을."
"…"
"남자는 일부러 내 눈을 마주하며 저희 아버지의 시신을 토막냈고, 일부러 내가 두려워하는 그 시선을 즐기는 듯 범인은 여유로웠죠."
"…"
"어머니가 난도질 당하던 그 모습을, 아버지가 토막 나던 그 순간을 저는 아직도 기억해요."



하지만 사람이 언제나 과거에만 머무를 순 없는 거겠죠.

도경수는 헛구역질이 밀려왔다. 입술을 꾹 물면서 선생님을 응시했다. 괜찮은 듯 이야기하는 선생님의 눈은 아직도 그날에 대한 슬픔과 공포가 담겨 있었다. 소년들은 아무도 섣불리 입을 열 수 없었고, 선생님은 그런 소년들을 훑어보다가 히죽 웃으며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며 몸을 편하게 눕힌다.




"여하튼 그런 일 때문에 저는 최근에 잠을 잘 자지 못했어요."
"."
"다들 요 며칠 시간들 있으신가?"




제 병실에서 저랑 좀 노닥거려 줄래요?

두 눈을 빼꼼히 뜨고 웃는 선생님의 모습에 소년들은 저마다의 표정을 지으며 선생님을 응시했다. 최근 그리 바쁜 일은 없었고, 소년들 역시도 조만간 시간을 맞춰 선생님을 만나러 갈 생각이었으니까.









*****










소년들은 최근 돌아가며 선생님의 병실에 들러 선생님의 병수발 겸 말동무가 되어 주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시간이 나면 무조건 병원으로 향했고, 선생님이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이 주일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다들 병실에 각자의 선물을 들고 들르곤 했다. 간식거리나 가벼운 주전부리, 혹은 한 끼의 식사를 몰래 챙겨오거나 했었고 선생님은 그런 소년들을 언제나 반갑게 맞이했었다. 화장실을 가거나, 혹은 병실 밖으로 산책을 하러 나가면 소년들은 언제나 그 곁에 있었다.

드디어 낫지 않을 것 같던 선생님의 상처들이 아물고 퇴원일이 다가왔고, 그날엔 오세훈과 김종대가 마중을 나왔다.




"진짜 가실 수 있어요? 저 진짜 안 따라가도 돼요?"
"괜찮다니까요, 진짜. 나 머리에 붕대도 풀었고, 이제 진짜 괜찮아요."
"그냥 버스 타고 가시지…"
"차도 수리 다 됐으니까 내 차 가지고 가야죠. 이거 누가 갖고 와요, 종대 학생이 갖고 올래요?"
"제가 면허 따기만 해요, 아주 선생님 내가 데리고 다닐 거야."
"어머, 그거 기대할게요."




능청스레 받아친 선생님은 차에 올라타고 시동을 켜며 창문을 내려 아직도 불만스러운 듯한 얼굴의 김종대와 그 옆에서 김종대의 어깨에 손을 팔을 올리며 자신을 가만히 쳐다보는 오세훈을 응시했다.




"요 이 주 동안 나랑 놀아주느라 수고했어요."
"맞아요, 수고했어요 나. 칭찬 좀 더…"
"고마워요."




다정한 두 눈이 방긋 휘어지자 툴툴거리려던 오세훈이 웃음을 터트린다. 아무튼 화도 못 내게 하는 사람. 오세훈은 손을 뻗어 선생님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미소 지었다.




"조심히 가요."
"연락 할게요, 금방 또 만나요."




다들 잘 지내요.

선생님은 그 말과 함께 차를 출발시켰고, 멀어지는 차를 가만히 보던 김종대가 우울해하자 오세훈은 그런 김종대의 볼을 쿡쿡 누르며 형 나랑 오락실 갈래요? 하고 시답잖은 소리나 하며 김종대를 이끌었다. 그리고 백미러를 통해 자신의 차를 등지고 어딘가로 걸어가는 소년들의 뒷모습을 보던 선생님이 이내 앞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이제 자신이 사는 곳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울리는 문자음에 신호가 걸린 틈을 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문자를 확인했다. 물론 문자를 보자마자 웃어버리고 말았지만.


김종인
[이번에 또 다치면 이젠 옆에서 다신 안 떨어질 거예요.]

도경수
[앞뒤 잘 보면서 가요.]

김민석
[저도 기억할게요, 내년에는 꼭 같이 가요.]












허! 접! 한! 번! 외! 를! 갖! 고! 왔! 다! 요!


저의 변명이라면 변명이겠지만.. 최근 일 하면서 근 한달 가까이 쉬는 날이 없었기 때문에 틈틈히 흐릿한 정신줄 사이로 겨우 써서 왔습니다..
다들 보고싶었어요...(눙물)

근데 도대체 독방에서 제 글들이 공금이 아니라는 말은 어디서 나온 건지..?
제 글은 다 공금입니다. 기차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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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헗헗 위험한 소년들 번외라니...(입틀막)
마지막 까지 선생님 걱정하는 애들 다정미 낭낭하시구여...킂...

7년 전
독자2
헐 대박 작가니뮤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3
헐헐 재가입해서 신알신했는데 오늘 바로 알람울리니까ㅠㅠㅠ작가님 우린 운명인가봐여♥
7년 전
독자4
손가락?! 가락?! 암호닉 헷걸리는데요 작가님 번외가 더 나올수 있능건가뇨??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 네네!??!??
7년 전
독자5
핫초코입니당
하ㅜㅜㅜㅜ정말 위험한 소년들 ㅠㅠㅠㅠ나의 인생작이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였는데 ㅠㅠㅠ번외라니 ㅠㅠㅠ
준면이네 부모님이 이렇게 돌아가셨을 줄이야....ㅠㅠㅠㅠㅠㅠㅠ 범인이 진짜 무섭다 근데 목격자는 누굴까 궁금해ㅠㅠㅠ

7년 전
독자6
예전에 서브 아이디로 오셨을 때 만났던 독자 중 한 명입니다. 소중한 너에게, 라는 제목은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참 제 마음에 콕콕 박히는 말이네요. 사실 위험한 소년들은 제게 인생 빙의글입니다. 열 번은 넘게 읽어서 이제는 거의 외웠을 정도예요. 저는 위소와 작가님 덕분에 꿈을 찾았고, 지금은 그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거든요. 오늘 야자 시간에 공부를 하는데 갑자기 소중한 너에게가 머릿속에 팍 떠오르는 거예요. 왜 그랬나 했더니 작가님이 이렇게 선물을 주시려고 그랬나보다, 싶어요. 감사합니다, 작가님.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7년 전
독자7
❤️예찬❤️
7년 전
독자9
모카입니다.
작가님ㅜㅜㅜㅜ완전 보고싶었어요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근 한달간 안보이시길래ㅠㅜㅜㅜㅜㅜ 뭔일 있으신건가ㅠㅜ 걱정되고ㅠㅠㅠㅜㅜㅜ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

7년 전
독자10
빵빵입니다 헐 위험한 소년들 와 이거 진짜 제가 엄청 좋아했던 글인데요 숨겨진이야기라니ㅠㅠㅠㅠㅠㅠ너무 좋네요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읽고갑니다 후아후아
7년 전
독자11
헐ㅠㅠㅠ슈멬이에요ㅠㅠ 작가님 너무 보고 싶었어요ㅠㅠㅠ 위험한소년들 텍파로 정주행 진짜 많이 했는데 어떻게 아시고 번외까지ㅠㅠㅜㅜ♥ 많이 감사해요♥
7년 전
비회원242.152
진짜 오랜만이에요ㅠㅜㅜㅜㅜㅜㅜ저 이거보고 텍파 다시읽고왔어요♡♡♡작가님 사랑해요ㅠㅜㅜㅜㅠㅠㅠ
7년 전
독자12
러기 입니다 으어ㅠㅠㅠㅠㅠㅠ위험한 소년들 진짜 내 최애 글인데ㅠㅠㅠㅠㅠ번외..작가님 사랑해여 제가 많이. 애들이랑 좀 더 편하게 지내는 선생님 모습도 너무 좋고 또 훈이가 왜 이렇게 귀여운지ㅠㅠㅠㅠㅠㅠㅠㅠ종대도 그렇게 또 입모양으로 말하고 가는 민석이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종인이는 트라우마 떄문에 안타까운데 또 막 이렇게 걱정해주는거 보니까 ㅇ너무 이쁘고ㅠㅠㅠㅠㅠ허휴ㅠㅠㅠㅠㅠ경수도 안변했어ㅠㅠㅠ진짜 번외 들고와주셔서 너무 ㅁ감사합니다ㅠㅠ
7년 전
독자13
이거 제가 진짜 재밋게 읽었던 글인데 번외가 나오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직까지도 선생님과 아이들이 잘 지내는 걸 보니깐 좋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4
뿌까뽕이라는 암호닉으로 작가님의 글을 읽었던 독자입니다 위험한 소년들 번외라는 제목 보고 바로 달려왔어요 위소는 저에게 정말 잊지못할 글이였는데 이렇게 또다른 번외를 볼수있다니... 그들이 잘지내고있다는걸 확인시켜주시는거 같아요 힘들땐 서로에게 힘이되고 의지하며 자신들의 길을 찾아 가고있는 소년들과 여주를 응원해요 감사합니다 작가님♡
7년 전
독자15
번외 하나 더 안 나오나 싶었는데 이렇게 선물같이 들고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작가님 오늘도 글 하나 잘 보고 갑니다 제 사랑 받아 주세요 ♡♡
7년 전
독자16
ㅜㅜㅜㅜㅜ할작가님번외라니...너무오랜만이에여ㅜㅜ텍파도잘봤는데ㅔ감ㅅ합니다우ㅜㅜㅜㅜ
7년 전
독자17
헐ㅠㅠㅠ번외라니ㅠㅠㅠㅠ 아ㅠㅠㅠㅠ 번외 1까진 있는데 2도 메일링했었던것같은데...하ㅠㅠㅠ어디로ㅠㅠ
7년 전
독자18
뭉이에요.
작가님 혹시 저랑 동지....?저도 근 한달간 진짴ㅋㅋㅋㅋㅋㅋㅋ알바인생을 보냈죠ㅎㅎㅎㅎ진짜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것 이상의 알바 인생을 보냈어요^^진짜 한달동안 알바하는데에서 산것같은 느낌...? 진짜 그정도롴ㅋㅋㅋㅋㅋ하아...너무 힘든 한달이었어...아 근데 뭐야ㅠㅠㅠㅠ번외라고하길래 그그 저번에 작가님이 말하신 러브라인 생기는 줄 알고 진뜩 기대하고 읽었는데ㅠㅠㅠㅍ이것도 갠찮네옇ㅎㅎㅎ재밌어욯ㅎㅎㅎㅎ역시 위소는 좀 묵직하면서 조금 간질간질거려야 재밌는 것 같아열ㅇㅎㅎㅎㅎㅎ

7년 전
독자19
매력넘치는
아 누가 생각 없게 작가님 글을 함부로 기차하고 다닐까요 나쁘시군 ! 전 작가님의 이런 막 따뜻한 문장들이 너무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 번외도 너무 좋고 작가님 사랑해요 (하트)

7년 전
독자20
오랜만에 찾아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텍파 돌려보다가 인티에서ㅜ보고싶어서ㅜ찾어왔눈대ㅜ번외3이있었내요ㅠㅠㅠ넘나찌통이구...근데언재봐도 감명깊은.......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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