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일 덕후 안재효
재효는 한동안 앓아누워야 했었다. 이번에 새로 낸 '넌 어디에' 라는 태일의 감미로운 노래를 들으며 재효는 몸을 이리저리 뒤척였다. 태일이 사진을 보는 것도 죄스러워…. 그냥 혀 깨물어서 죽고 싶다. 하…. 몸을 뒤척이며 닭똥 같은 눈물만 뚝뚝 흘리는데 의문의 문자 한 통이 온다. 누군가 싶어 재효는 조심스레 확인하니 '167' 이라는 숫자로 문자가 와있는 것이다. 누구지…? 문자 내용은 이와 같았다.「아직 주저앉기엔 태일을 향한 너의 사랑이 너무 커 」 … ! 재효는 뒤척이던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래. 맞는 말이다. 나, 안재효….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다. 이럴수록 더 강해져야 한다. 재효가 굳은 표정으로 몸을 일으켰고 그 동시에 '167' 이라는 번호로 다시 한 번 문자 한 통이 재효에게로 날아왔다.
「그래! 가는 거야!」
으라차차!!!!!!!!!!!!!!!!!!!!!!!!!!!!!!!!!!! 내가 이렇게 주저앉을 안재효가 아니란 말이다!!!!!!!!!!!!!!!!!!!!!!!!!!!!!
그 어떤 시련이 있어도 내가 누구냐. 더 힘차게 날아올라야 해 !!!!!!!!!!!!!!!!!!!!!!!!!!!!! 끼룩끼룩!!!!!!
재효는 그대로 컴퓨터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전원을 켰다. 이내 한참 있으니 커다란 태일의 얼굴이 담긴 바탕화면이 뜨고 재효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는 이태일 공식 카페로 들어가 출첵을 하고는 태일의 스케줄과 후기, 모든 것을 세세하게 살폈다. 계속 누워있어서 잔뜩 죽은 몸이 다시 되살아나는 기분을 느꼈다. 그렇다. 재효의 인생에 있어서 이태일이 그 무엇보다 크고 값진 인간 비타민이였던 것이다…! 재효는 다시 치밀러오르는 눈물을 훔치고는 달달 떨리는 손으로 「이태일」이라고 검색하여 다시 앓이모드로 발동했다. 한참 사이트란 사이트는 모두 들어가고 게시물을 다 확인하는데 「이태일 트윗 업뎃!!」이라는 게시물을 발견한 재효는 재빨리 핸드폰을 들어 트위터를 확인했다.
오늘 비가 많이 오네요!!! 팬분들 모두 우산 꼭꼭 챙기시고!!!!! 저는 라디오 스케줄로 차 타고 이동 중이예요~~~ ㅎㅎㅎㅎ
헐, 태일아…. 재효는 크흡 소리를 내며 손가락을 움직여 멘션을 보냈다. 「태일이도 우산 꼭꼭 챙겨서 가!!!!!」재효는 혹시나 잘못 보냈지는 않았는지 몇 번이나 자신이 보낸 멘션을 확인하다가 이내 휴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리려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지잉하고 진동이 울린다. 재효는 뭔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핸드폰을 확인했고, 누군가가 자신의 멘션에 답멘을 했다는 알림이 떠있었다. 누구지? 재효는 조심스레 야무진 손가락으로 터치해 확인을 했고.
「ㅋㅋㅋㅋ엉 구애구애」
… ? 어… ? 나… 태일이한테 답멘 받은 거야…? 응?
으헑핫헝허어어허ㅓ어유ㅠㅠㅠㅠ세상에ㅠㅠㅠㅠㅠ그럴리가 업쩡ㅠㅠㅠㅠ진짜? 꿈 아니고?ㅠㅠ
재효는 결국 밀려오는 감동을 주체 못하고 그 자리에서 실신하고 만다. 역시 하느님은 날 버린 게 아니었어….
* * 태일 * *
재효에게 답멘을 보내고는 태일은 눈을 감았다. 지금쯤 자신의 답멘을 받고 신 나 있을 재효를 생각하니 태일은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답멘 안 해주기로 유명한 나였기에 더 신나있을 것이다. 훗…. 어제 새벽에 안재효에 대해 게시물이 올라와 있는 걸 보고 하나하나 클릭해 다 읽어보았다. 사실 그렇게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팬들이 올린 사진을 보니까 꽤 잘생긴 것 같기도 하고…. 팬들이 왜 그렇게 잘생겼다 잘생겼다 노래를 부르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생긴 거는 졸라 잘생겼는데 하는 짓은 병신같고…. 나름 매력이 넘치는 아이다. …꽤 흥미로워….
하지만 난 무성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