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각. 태진아의 진진자라. 김태형편. 7명의 호구들 중 나와 같은 아파트, 같은 동, 같은 라인에 사는 놈들이 무려 둘씩이나 있다. 끔찍하다. 4층엔 김태형, 11층엔 전정국인데 오늘은 나에게 무지막지한 피해를 주는 김태형의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예로부터 새벽이 되면 닭이 울 듯이, 평일 아침이 되면 우리집은 초인종이 울린다. 그 빌어먹을 김태형때문에.
"으아, 나올 것 같아. 빨리, 빨리!"
"아니, 제발 니네 집에서 곱게 싸."
초인종을 부서져라, 눌러대는 게 여간 짜증나는 게 아니다. 어떤 날은 초인종으로 띠딩, 띵. 띵동. 리듬을 타는데 그런 건 제발 지네 집 초인종으로 했으면 좋겠다. 김태형이 우리 집으로 오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바로, 건강한 장활동 때문에 내보내야만 하는 모닝똥이다. 그런데 그걸 왜 멀쩡한 지네 집을 놔두고 굳이 우리 집에서 배출하느냐. 쾌변 김태형님이 말씀하시길,
"야. 우리 집은 나같은 사람이 4명이 더 있어. 근데 니네 집은 안 그러잖아."
"그럼 11층으로 가." "니같으면 4층에서 2층으로 가겠냐, 11층으로 가겠냐." 원래 마려우면 내려가는 게 더 편하다며 배를 두 어번 치는 김태형의 턱주가리를 두 어번 칠 뻔했다. 맞는 말하는데 묘하게 기분 나쁘다. 아마 기분 나쁘게 하는데는 냄새가 한 몫한 것 같다. 솔직히 처음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저 쇼파에서 멍때리고 있다가 한층 가벼워진 산뜻한 스텝으로 나오는 김태형을 보고는 그냥 들어갔었다. 한치 앞도 모르고.
"흐흥, 수고해."
"윽, 슈발!" 진짜 순간 혼절할 뻔했다. 코에 정통으로 꽂히는 계란 노른자 썩은내에 아. 후각이 퇴화하고 있구나, 라는 걸 직접적으로 느낀 적은 처음이었다. 도대체 음식조합을 어떤 식으로 해야 이딴 냄새가 나는지. 김태형 앞에서는 환풍기가 무용지물이다. 아주 강력한 놈이다. 그 정도 냄새면 변기가 막힐 만한데 막히지 않은 게 신기할 노릇이다. "너 사람이냐."
"응. 그것도 잘생긴."
"(정색)눈 깜빡이지마. 지금 내 인생 최대로 휘청이니까." "왜, 잘생겨서?" "똥냄새 오져서." 역시 또라이 중 상또라이다. 이 세상 똥방구 다 모아다가 얼굴에 던질 뻔했다. 너의 그 잘생긴 얼굴에 확 똥독 오르게 해주고 싶구나. 하하하. ... 김태형하면 (빌어먹을)비★글★미인데, 별명이 복도의 무법자다. 진짜 앞뒤 재지않고 치근덕대는 건 얘가 세상 최고인 것 같다. 사람을 귀찮게 하는 썩은 재주를 가지고 있다. 마치 김태형의 장처럼.
"히히."
"하지마."
특히 그렇게 전정국을 귀찮게 하는데 저렇게 순하게 말하면 모른다. 저 새끼, 은근히 지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하지 말랬지, 내가."
"아흫, 미안해." 결국은 전정국이 일어나야 좀 조용해지는 김태형이다. 저렇게 지를 괴롭혀도 실실 쳐웃는 애는 처음 본다. 꼭 반에 한 명씩은 있는, 때려도 맞으면서 지가 더 쳐웃는 애. 약간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에 나오는 바보온달 같기도 하고. 저래놓고 한 쪽으로 가서 지 혼자 토라지곤 한다. 으휴, 등신. +본격 문과생들의 추석연휴를 받아들이는 방법.(일찍 보는 추석특별편.) 고1, 고2들은 내리 3일 쉬는데 왜 우리는 딱 추석 당일에만 쉬는 건지. 명절 연휴에도 이 썩을 놈들 얼굴을 봐야한다는 사실에 그저 참혹할 뿐이다. 그리고 우리들은 미쳐가기 시작한다.
"이거 어때. 명절 연휴를 향한 고3들의 몸짓."
"아니지, 소울이 없잖아. 이거야."
"이건 어때."
그렇게 지들끼리 다툼아닌 다툼을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는지 결국에는 나에게로 와서 어떤 게 제일 영혼을 갈아마신 것 같냐며 물어온다.
진짜 다 갈아마셔버리고 싶다.
☆★작가의 말★☆ 오늘 너무 태형이의 이미지를 깎아먹은 듯하지만ㅋㅋㅋㅋ 그래놓고는 제일 분량이 짧긴하지만ㅋㅋㅋㅋㅋ 여러분 그거 아세요? 이거 본편 아닙니다. 프롤로그 및 인물소개 중이에요. 아직 인물소개가 3명이나 더 남았어요. 이러다 본편 그지같게 쓰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욬ㅋㅋㅋ 그리고 오늘은 볼품없는 특별편 준비해봤어요. 저는 석진이하고 남준이가 춤출 때 그렇게 이쁘더라구요(특이취향) 즐거운 추석 보내시고! 용돈 많이 받아서 옷 사세요(ㅎ) (브금너무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