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늑대가 각인을 한다면]
사람과 사람이 아닌 짐승도 아닌 그런 반인반수가 공존하게 된게 100년 조금 넘었을 법한 시간이 되었다.
꽤나 놀라운일이였지,
반인반수라니
인간과 짐승 그 사이의 생물이 존재한다는것이
세간의 큰 이슈였고, 흥미거리였다.
하지만 그것도 불과 몇년 뿐이였고 정부는 일반인들이 알기 훨씬 이전부터 인류와 반류의 공존을 추진했던 것이였는지 아주 자연스럽게 반인반수는 우리 생활에 스며들었고,
원래부터 그랬었다는 듯 아주 자연스러웠다. 반인반수만 다니는 학교가 만들어졌고, 또 반인반수와 인간이 함께다니는 학교도 존재했다. 물론 인간만 다니는 학교도 그리고 현재 꽤 유명한 기업가들중에서도 반인반수가 꽤나 많았었고, 또 유명한 연예인들도 꽤나 많았다.
100년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아주 완벽하게 반류들은 인류의 일상에 스펀지가 물을 머금듯 그렇게 완벽히 스며들었다.
*
"차라리 학교를 다니지않겠습니다."
"네 위치가 어딘지 잊었나 생각이드는구나"
"제가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도 아버지가 제일 잘 아실거라 믿어요"
"...이정도는 네가 우리에게 양보를 해야한다 생각해야 할 것 같다만"
"아버지"
"그래 말해봐"
"저는 같은 학교가 아닌 이상 학교에 다닐 생각이 없습니다."
"....."
"지금까지 쭉 그렇게 해왔듯이 같은학교 같은반"
"......"
"무리한 부탁아니잖습니까."
"....허"
"허락해주시는 답 아니면 별로 다른 이야기 나누고 싶지 않습니다."
"......."
"좋으소식으로 다음에 불러주세요."
"......"
"좋은 하루되세요 아버지"
-
".....그렇게 말하고 나왔다고?"
"응 너랑 같은학교 아니면 학교 안다닌다고 했어"
"...너때문에 내가 못살아;; 나 혼나는거 아니야?"
"어차피 아버지도 너 곤란해하는거 안좋아하셔"
"당연히 아저씨께서 혼내시겠아? 우리 부모님이 날 혼내"
"너랑 같은학교 아니면 난 다닐 필요도 없는데"
"....왜저래..너 내가 끌어들인다고 혼난다고, 나는 아무잘못도 안했는데"
"먹기나해, 다 녹는다."
"너무 많아.."
"그래서 하나만 시키자고 하니까"
"하나만 시키면 딸기가 너무 조금밖에 없어"
"언제부터 딸기 좋아했다고, 그냥 딸기먹고싶다고하지"
"요새 뭐랄까, 딸기가 맛있어 뭔가 좀더 맛있어"
"집에 가져다줄까? 우리집에 들여놓은거 많던데"
"괜찮아 지금은 많이먹어서 안먹고 싶어"
내가 7살때 갑작스레 내게 각인을 해버린 소꿉친구가 있다.
"꾸야 뭐해?"
"......나 너 좋아해"
"나도 너 좋아해! 우리 친구잖아."
"나는... 나는 민정이보다 니가 더 좋아 지은이보다도 더 좋아"
"내가 제일좋아?"
"응 네가 제일 좋아"
"고마워! 꾸야"
아마 저렇게 말하고는 부모님들께 돌아가려 했다.
그날은 정국이네 가족과 우리가족이 함께모여 캠핑을 하는 날이였고,
그 시간대는 저녁을 먹을 시간, 그니까 고기를 먹을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고기를 먹으려 달려나가려는 내 태세에 정국이는 아마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그러고는 바로 내 팔목을 두손으로 붙잡고 "가지마!!!"라고 소리도 질렀던 것 같기도
그때는 얘가 왜이러지 싶어 붙잡힌 손을 살살 풀어내어 머리를 살살쓰다듬어줬다.
"꾸야 고기먹으러가자! 엄마가 고기 맛있게 구워주셨다고 했어!"
"나는...나는"
"고기 먹으러가자 우리!"
정국이의 손을 잡고 캠핑장으로 가려고 했다.
물놀이도 다했고 이제 배도 고팠으니까.
아무말 없이 잡을 손을 꽉 잡고 끌려오는...그래 끌려왔다.
오기 싫어 그자리에 있으려는 정국이를 끌고 내가 캠핑장으로 끌고갔다.
"엄마! 우리 배고파요!"
"정국이랑 탄소 얼른 앉아."
"어우...애들 살탄거봐, 언니 선크림 어딨어요?"
"가방 텐트안에 넣어놨는데..."
다 구워진 고기를 우리 앞에 놓아주시고는 두분은 텐트로 수건을 가지러 썬크림을 가지러 가셨고,
아버님 두분은
"다음에는 애들데리고 낚시 한번가야지."
"낚시는 좀 더 크면 데려가야하지 않아? 너무 어리지"
"뭐 애들 경험 많이 시켜주는게 해가 될일은 없으니까 다음여행은 낚시위주로 가자고"
"조만간 낚시터 잡아놓아야 겠구만"
다음 여행코스를 짠다는 목적으로 소주 한잔씩 주고 받으시고 계셨다.
"어? 꾸야 멍멍이 됐다 멍멍이"
"멍멍이 아냐. 늑대야"
"에헤헤 근데...나 조금 무서운데"
"나는 너랑 죽을때까지 같이 있을거야!! 나는 탄소 좋아하니까!"
"나도 꾸야!"
"진짜?"
"응!! 그러니까 얼른 나처럼 모양해라 응?"
"진짜 나랑 죽을때까지 같이 있어줄거야?"
"당연하지!!! 나는 꾸야랑 죽을때까지 같이있을거야."
아마 저렇게 말한 뒤로 뭔가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은 잘 안난다.
뭐 지금 어떻게 한거냐고 물어봐도 실실 웃으면서
안가르쳐 준다며, 입가에 입만맞추지만;;
아무튼 뭔가 한 뒤 그 뒤로
"꾸야 이거 뭐한거야?"
"약속 한거야 약속!"
"약속?"
"아빠가 죽을때까지 같이 있기로 약속한 사람한테 하는 거라고했어"
"진짜? 신기해! 이거봐 꾸야 팔에 그림생겼어!"
"나도 생겼으면 좋겠다 빨리"
팔에 그림이 생겨나긴 했다. 정국이가 좋아하던 나비모양으로 말이다.
"엄마! 이모! 나 팔에 나비 생겼어 나비!"
"어머 예쁘다 누가 그려줬어?"
".....나비...? 탄소야, 혹시 이거 정국이가 해준거야?"
"응! 손도 안대고 그림그려줬어 신기하지 이모!"
".....아...아....언니..아...정국아 너 이거 어떻게 했어.."
"아빠가 죽을때 까지 같이 살고싶은 사람한테 하는거라고 알려줬어!"
"정국이 아빠!!!!!!!"
아마 저날 삼촌 엄청 이모한테 맞았던 것 같다.
내 기억엔 무릎꿇고 싹싹 빌었던 것이 남아있는 것 같으니까.
완벽한 각인을 한것은 아니지만,
완벽한 각인은 그저 내가 각인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였고
그 아이는 이미 내게 각인을 거의 완벽히 끝마친상태여서 우리가족이며 그 정국이 가족이며 모두 패닉이였다.
그 이후부터는 정국이는 내곁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나도 딱히 싫지 않아했다고 한다.
어렸을 땐 몰랐는데 지금은 뭐 특히 그 꼬리가 좋더라.
아마 정확히 내가 각인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된건 15살 때였고,
걱정을 많이하셨던 어른들과는 달리 난 아주 잘 순응했다.
싫지 않았고 그만큼 어렸을적 부터 워낙 붙어다녔기 때문에
또 나를 챙겨주는 것에 대해 익숙했기 때문에
또 사이가 멀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7살때 내게 각인을 해버린 그 아이에 대해서. 전정국에 대해서
"당연히 허락을 해주신다고 부른거라고 알고왔습니다."
"정말 같은학교가 아니면 학교를 다니지 않을 생각..."
"당연한걸 물어보시네요 아버지"
"...."
"같은학교에 다니고싶어요. 같은 반이였으면 합니다."
"...손써두었으니, 그렇게해"
"네 아버지"
"그만 들어가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학교 잘다녀야 한다."
"당연히 탄소가 학교를 잘다나온다면"
"......."
"제가 학교를 안갈일이 있을까요"
*
"이건 너무 심각한거 같아"
"뭐가 심각한거 같아"
"왜 또 같은 반이야"
"아버지가 너랑 내 사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시네"
"...아저씨한테 반도 붙여달라고 했어 너?"
"딸기먹을래? 아주머니한테 부탁해서 가져온건데"
"......야 전정국 진짜"
"아침에 하나 먹었더니 엄청 달더라"
".........."
"같은반 또 돼서 좋지?"
"응 좋다. 딸기 맛있어. 좋아"
"많이 가져왔으니까 많이먹어"
초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는 쭉 같은반이였다.
그땐 왜 그랬는지 몰랐지만,
이젠 어느정도 그 이유를 알게되었고,
이게 뭐냐며 이건 권력남용이라 투정을 부리려다가다도
멍청하게 웃으면서 딸기를 입에 먹여넣어 입막음을 하려고 하는 전정국에
그 달달한 딸기에 그 달달한 향내에 그 달다구리한 웃음과 표정에
넘어가 좋다고 말하는 나는 참 한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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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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