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범권] 몽정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하얀 침대에 몸을 기대어 민혁을 야릇하게 바라보는 유권. 자신보다 조금 큰 와이셔츠를 입은 채로 자신을 바라보는 민혁의 시선을 느낀다. 천천히 침대에 편하게 몸을 눕더니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하나 풀기 시작하는 유권. 이, 이게 무슨…. 당황한 민혁은 그런 유권의 손을 제지했고 유권은 오히려 민혁의 손을 잡아당기고는 허벅지에 자신의 손을 얹는다. 그러더니 야하게 쓰다듬더니 싫어…? 라며 촉촉히 젖은 목소리로 물었고 민혁은 유권의 말에 망설였다. 이래도 되는 건가. 마저 단추를 다 푼 유권의 속살이 민혁의 눈에 아른거린다. 민혁의 흔들리는 동공을 보던 유권은 힛 짧게 웃음을 터트리며 천천히 입을 맞추었다.

" 으앙…! "

민혁이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났다. 아, 꿈이었구나…. 헉헉대며 힘겹게 숨을 고르던 민혁은 뭔가 찝찝하고 생소한 느낌에 의아했다. 이불을 들쳐 설마 설마 싶어 확인한 결과 역시나 '몽정' 을 했다. 순수하고 깨끗한 내 사랑 유권이로 인해 몽정하다니. 나 같은 건 죽어야 해. 민혁은 죄의식을 느끼며 재빨리 화장실로 가 정리를 했다. 시간은 7시를 다다르고 있었고, 그 동시에 당연하다 듯이 유권이에게 문자가 왔다. 「범!범!범!범!미녀깅!만나자!」

저 멀리서 민혁을 기다리는 유권이 보인다. 세상에…. 어떻게 볼 때마다 점점 예뻐지니…! 유권의 미모에 감탄하며 앞에 서자 유권이 그대로 민혁의 품에 안긴다. 보고 싶었쩌. 혀 짧은소리를 내며 민혁의 가슴팍에 얼굴을 비비는 유권. 하읏…! 정신 차려 이민혁…! 자신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는 유권의 행동이 꿈속에서 자신을 야릇하게 보며 단추를 풀던 유권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어서 스쳐 간다. 민혁을 고개를 재빨리 저어 침착한 마인드를 유지하며 유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손이 달달달 떨렸다.

" 유궈니는~ 오늘~ 떡볶이 먹고 싶어요~. "

나는 널 먹고싶어. 자신도 모르게 이 말에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다 쏘옥 들어갔다. 이민혁, 정신 차리라고! 하하하 어색하게 웃는 민혁을 이상하게 느낀 유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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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구랭? 나 시러? 떡볶이 말고 딴 거 먹을까..? 웅? 웅? 미녀기..유궈니 시로? "

아니야… ! 유권이 울먹거리자 민혁은 재빨리 유권의 손을 잡고는 끌었다. 떡볶이 먹으러 가자! 민혁이 애써 힘차게 말하자 유권은 헤헤 웃으며 민혁이 손을 잡은 손에 힘을 꽈악 준다. 나 안 잃어버리게 조심해야 해? 고개를 살짝 내리며 말하는 유권에 민혁은 다시 꿈에서 본 유권과 오버랩이 되어 성큼성큼 걸어가던 발걸음을 멈췄다. 하악…. 못 참겠어…! 유권이 얼굴을… 우리 천사 같은 유권이의 얼굴을… 못 쳐다보겠어…! 갑자기 발을 멈춘 민혁을 이상하다는 눈으로 쳐다보는 유권. 그러다 잔뜩 굳은 민혁의 표정을 확인한 유권은 천천히 손을 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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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녀기 어디 아포? "

라며 머리에 붙은 먼지를 떼어주다가 조심스레 쓰다듬었고, 유권의 손길을 느끼며 민혁은 애써 음마낀 자신을 욕하고 또 욕했다.

떡볶이집에 도착한 유권과 민혁. 들뜬 표정으로 앉은 유권은 떡볶이와 순대를 시켰고 곧이어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인 민혁의 손을 잡았다. 흐잉. 춥지. 손 다 얼었어. 자신의 언 손을 어루만지며 비벼주는 유권에 다시 한 번 이성의 끈이 끊길 것 같은 느낌을 받은 민혁이였다. 간당간당한 끈을 힘겹게 부여잡고는 민혁도 따라 유권의 언 손을 어루만졌다. 니가 더 얼었어. 민혁의 말에 헤헤 수줍게 웃는 유권. 유권이랑 사귄 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짧은 시간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서로서로에 대해 조심스러웠고 스킨쉽이라곤 고작 뽀뽀가 끝이었다. 그런 내가 그런 상스러운 꿈을 꾸다니….

" 잘 먹겠습니당! "

어느새 먹스러운 떡볶이와 순대가 나오고 유권이가 젓가락을 내 손에 쥐여준다. 맛있게 먹어. 민혁의 말에 유권이 떡볶이 하나를 입에 쑤욱 넣으며 우물거렸다. 아, 맛있어. 입안 가득 우물거리며 떡볶이 하나를 집어 민혁이에게 내미는 유권. 아~. 유권의 말에 민혁은 익숙하게 입을 벌려 떡볶이를 받아먹는다. 맛있지. 유권의 말에 고개 끄덕끄덕.

한참 웃으면서 먹고하니 어느새 깨끗하게 빈 접시에 뿌듯한 표정을 짓던 유권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민혁도 따라 일어나 계산을 하고는 밖으로 나온다. 이제 뭐할래? 민혁의 물음에 유권은 음음, 라며 고민하더니 이내 그냥 공원에 앉아서 얘기하자고 제안했다. 사실 웬만한 노래방이나 찜질방, 그런건 지겹기도 해서 오랜만에 공원에서 얘기하는 것도 괜찮다고 느낀 민혁이였다. 흔쾌히 그러자며 민혁이 대답하자 유권이 민혁의 팔에 팔짱을 낀다. 가자!

공원에 도착한 민혁이와 유권. 천천히 걸어가다가 벤치가 보이자 쪼르르 달려가 먼저 앉고는 자신의 옆자리를 팡팡 친다. 빨리 앉아! 민혁은 유권 옆자리에 엉덩이를 붙이자 잔뜩 들뜬 표정으로 자신의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이내 카메라를 꺼낸다. 민혁아! 나 사진 찍어줘! 카메라를 건네받은 민혁은 곧이어 포즈를 잡는 유권을 찍었고.

결과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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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뭐야. 이상해…. "

유권의 칭얼거림에 민혁은 다시 찍겠다며 카메라를 들었고.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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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녀기, 사진 작가해도 되겠당. "

" 모델이 좋은 거야. "

" 이제 내가 찍어줄게! "

자신감 넘치게 카메라를 받은 유권이 곧바로 포즈를 잡는 민혁을 찍었고.

결과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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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뭐야. 이상해…. "

" 웅? 완전 괜찮게 나왔능데! 미녀기는 사진이 더 낫다! "

" … ? …진심이야? "

그렇게 하하호호 웃으며 사진을 찍는데 한참 웃던 유권이가 딱 웃음을 멈추더니 심각한 표정으로 민혁을 바라본다. 왜 그래? 민혁이 묻자 유권은 천천히 서 있던 몸을 민혁의 옆자리에 엉덩이를 붙이더니 자신의 손을 민혁의 가슴에 턱- 하며 댄다. 갑작스러운 유권의 행동에 민혁은 하지 마라며 소리도 못 내고 몸을 빳빳하게 굳었고, 유권은 굳게 닫힌 입을 느리게 떼었다.

" 민혁아. "

" 으…응? "

" 느껴져. "

" 뭐가? "

" 니 속에 잠긴… 음마가…. "

… ! 그렇게 참고 참다가 결국 들켜버렸다. 유권의 말에 고개를 푸욱 숙이는 민혁. 미안해. 그리고는 자그마하게 사과를 하자 유권이가 실망했다는 표정으로 손을 떼고는 휴, 한숨을 짧게 쉬었다. 그래…. 3년이라는 시간동안 음마가 안 낄 리는 없지…. 사실 나도 많이 참고 참았어…. 유권의 예상치 못한 말에 민혁이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그 동시에 민혁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짧게 맞추는 유권.

" 오늘 섹스하자. "

직설적인 유권의 말에 민혁의 눈이 동그래졌다. 뭐…? 유권의 작은 입에서 저런 상스러운 단어가 나오다니. 유권이 씨익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민혁의 손을 잡고 일으켰고 얼떨결하게 일어선 민혁은 헤헤 예쁘게 웃는 유권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유권의 뒤로 가 조심스레 백허그를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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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권아. 보여…? 우리의 미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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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사실 이민혁은 원숭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