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
주말. 오후가 되도록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다가 어디라도 좀 나가라는 엄마의 명에 안감은 머리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입고있던 츄리닝 위에 패딩하나 걸친 채 옆집의 초인종을 누르는 로디.
철컥.
오늘은 아무 대꾸도 없이 문이 열림. 뭐지?
문만 슬쩍 열어주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정일훈. 로디가 따라 들어가보니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으로 열심히 레포트를 쓰고 있음.
저런 과제의 노예라니. 혀를 차는 로디는 로디에게도 레포트가 있다는 사실따위 안중에도 없음.
공부할때만 쓰는 동글이 안경을 다시 쓰고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는 정일훈을 보면서 로디는 정일훈의 침대 위에서 뒹굴거림.
한참을 핸드폰을 하면서 뒹굴거리는데, 정일훈이 쓰고 있던 안경을 벗으며 뒤돌아 로디를 쳐다 봄.
"어쩐일로 집이 아니고 여기까지 찾아와서 뒹굴거리냐? 너 지금 침대에 딱 붙어 있을 시간 아닌가?"
"집에서 쫓겨났어"
"그래? 근데 나 오늘 레포트 써야해서 너랑 못 놀아줘"
"언제까지 제출인데?"
"모레"
"그럼 너 나랑 놀아줘야해서 오늘 레포트 마무리 못 해"
뻔뻔하기 그지없는 로디의 말에 정일훈은 할 말을 잃은듯 헛웃음만 침.
"뭐해주면 집에 갈래?"
"간만에 내가 시간도 많고, 돈도 많거든. 누나가 쏠테니까 영화나 보자."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래?"
"대신, 세 편 연속으로 봐. 집에 들어가면 또 바가지 긁히거든"
"내가 싫다고해도 끌고 갈거잖아?"
로디는 당연하지라고 말하며 옷장에서 패딩 하나를 꺼내 정일훈에게 던져줌. 정일훈은 한숨을 쉬며 옷을 껴입고 로디 옆으로 와서 섰음.
그리고 로디 차림새를 훑어보더니 한다는 말이
"너 설마 안 씻었어?"
얘가 지금 무슨 소리람(머리 긁적
"주말에 왜 씻냐? 약속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로디의 말을 듣고 에헤이하며 뒷걸음질치는 정일훈의 팔을 붙잡고 영화관으로 갔음.
영화관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했음. 대부분이 연인들임. 저것들은 하루라도 안보면 가시가 돋나.
로디에게 신경을 1도 쓰지않는 커플의 등을 노려보고 있는데, 어느샌가 표를 끊고 돌아온 일훈이 옆에 서서 로디의 분노 가득한 시선을 따라감.
아주 다정한 커플의 모습이 보였음. 남자가 여자친구를 사랑스럽다는 듯 내려다 보니 여자가 남자의 품에 폭 안겼음. 그 순간 옆에서 쌍시옷 발음이 들리는 것에 일훈이는 실소를 머금음. 더 보고 있다가는 저 커플이 로디의 강렬한 시선을 느낄 것만 같아 로디의 손목을 잡고 스낵코너로 감.
아니나 다를까 언제 그랬냐는 듯 높이 치솟았던 눈썹이 안정감을 되찾고 부루퉁하게 나와있던 입이 헤- 벌어짐. 일훈은 고개를 로디의 반대편으로 돌리고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려 노력해봤지만 잘 되지 않음.
로디는 일훈이 그러건말건 한참 메뉴판을 훑어보다가 결심하고 직원 앞으로 감.
"카라멜 팝콘이랑 치즈 팝콘 제일 큰 사이즈로 주세요."
주문을 마치고 바로 옆으로 이동해 따끈따끈해 보이는 팝콘이 통에 담기는 걸 멍하니 보고 있다보니 어느새 팝콘이 나옴. 양 팔에 팝콘을 끼고 어딘가를 멍하게 보고 있는 정일훈 옆으로 갔음.
"넌 팝콘 안사냐?"
"니가 사왔잖아?"
"이건 내껀데?"
로디의 말에 일훈이 말을 잃어도 로디에겐 아웃오브안중. 뻔뻔하게 로디의 팝콘을 뺏어 먹으려고 한 정일훈이 괘씸해 음료수를 사오라고 뻥뻥 참.
제일 큰 사이즈의 음료 두개를 사들고 온 정일훈을 확인하고 첫 영화인 sf 판타지 영화를 보러 들어감.
로디가 열심히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는데 옆에서 계속 로디를 지켜보던 정일훈이 귓속말을 함.
"아 좀 팝콘을 먹으러 온거야. 영화를 보러 온거야?"
아니 이 호구가 왜 내 돈주고 사먹는 팝콘에도 난리래? 로디는 정일훈을 째려보다가 팝콘을 한웅큼 집어서 정일훈의 입에 쑤셔넣음.
"팝콘보러왔다 왜?!"
정일훈은 입에 가득 찬 팝콘을 우물우물 씹으면서 로디를 째려봄. 로디는 쿨하게 그 시선을 무시함.
영화를 비싼 돈 주고 보는건 당연히 팝콘을 먹으며 보기 위해서인걸 정일훈은 아직 모르나 봄.
첫번째 영화가 끝나고 두번째 영화까지 보고 나온 로디와 일훈. 세번째 영화는 심야타임이라 로디는 조금씩 졸리기 시작했음.
영화가 시작하길 기다리는 내내 잠을 쫓기위해 팝콘을 씹으며 잠을 버팀.
광고가 끝나고 영화가 시작을 했는데, 왜인지 로디의 시야는 자꾸만 어두워짐. 그러다 결국 입에 팝콘을 문 채로 잠든 로디.
일훈은 옆에서 한창 재밌게 영화를 보다가 눈물을 참으려 코를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에 의문을 가지고 로디를 쳐다 봄.
격하게 헤드뱅잉을 하며 졸고 있는 로디를 보고 피식 웃은 일훈이 로디가 깨지않게 로디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함.
로디는 거대한 옥수수가 내가 너따위한테 먹히려고 뜨거움을 견뎌내고 팝콘이 된 줄 아느냐며 쫓아오는 꿈을 꾸다가 누군가 머리를 쓰다듬는 느낌에 깸.
눈을 떠보니 당황한 표정의 정일훈이 어쩡쩡하게 한 손을 들고 로디를 쳐다보고 있음.
뭐야..?
"어.. 잘 잤냐?"
"영화 언제 끝났냐..?"
"방금. 이제 나갈까?"
정일훈은 아직 비몽사몽인 로디의 팔을 잡고 나감. 바깥에 나와서 밤바람을 쐬다보니 점점 정신이 돌아오는 로디. 오늘 본 영화에 대해 조잘조잘 수다를 떰. 정일훈은 별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로디의 말을 들어주다가 집 앞 엘레베이터에 도착함.
"아, 돈 아까워. 자느라 마지막 영화를 못 봤네. 정일훈. 영화 어땠어? 아까 나올때 보니까 사람들 다 울었던 것 같은데.. 뭐 멜로영화였나?"
띵-
엘레베이터가 로디와 정일훈이 사는 층에 도착함.
"글쎄? 나는 그냥 코미디 한 편 본 것 같은데?"
????? 예고편 봤을 땐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어리둥절한 표정의 로디를 보면서 싱긋 웃던 정일훈이 로디네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열어 로디의 등을 떠밈.
"잘 자라"
빙글빙글 웃던 정일훈이 문을 닫고 감.
????? 뭔가 이상한데? 이상하다 느끼면서도 뭐가 이상한건지 모르겠음. 로디는 잠시 고민하다가 졸려서 그런가보다싶어 정일훈의 말대로 잘 자기로 함.
*암호닉*
포님, 양념치킨님, 상상님, 엘리님, 먹방소녀님, 미닛메이드님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저번화에서는 이상하게 댓글이 자꾸 잘려서 보여서 답댓을 다 못 달아드렸는데ㅠㅠ 이번 화부터는 꼬박꼬박 달아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비타로디입니다!
이번화는 일훈이 짤을 좀 많이 넣어봤어요! 저번화에 너무 지분율이 없었던 것 같아서...☆☆
다음화에는 누가 등장했으면 좋겠다하는 멤버 있으신가요?
아니면 일훈이와 로디가 어디로 놀러갔으면 좋겠다하는거 있으시면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
독자분들의 의견 적극반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