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일이야
w. 체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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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사랑은 문과인가요 이과인가요?)
지난 한 달 동안 순영이와 나는 태어나서 가장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2주 후에 열리는 학생연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팀을 꾸려 준비해야 했다. 교내 대회 중에서 꽤 메리트 있는 대회였고, 작년 학생연구대회에서 둘 다 각각 자연계와 인문계 1,2위를 했기 때문에 올해도 당연히 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한참 주제에 대한 고민과 물밀듯이 쏟아져오는 이과생들의 러브콜에 머리가 아파질 때였다. 순영이의 상황도 나와 다를 것이 없었는데, 그때 순영이가 그럼 우리 둘이 같이 하자며 제안했다. 문제는 대회 참가를 자연계로 해야 할지 인문계로 해야 할지였다. 대회 담당 선생님께 찾아가 자연계와 인문계의 융합적 인재를 요구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문이과 구분을 할 수 있냐며 올해부터 구분을 없애달라고 건의하자, 퇴짜 맞았다.
또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순영이는 정치외교, 나는 의예과를 희망하는 학생이었다. 이제껏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을 보면 주로 가고싶은 학과나 계열이 비슷한 학생들이었는데도 주제를 정할때 의견이 안맞아 다툼이 발생하곤 했는데, 계열도, 학과도 다른 우리가 주제를 정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싸우는 일은 없었다. 이건 어때? 이건? 하루종일 고민하고 인터넷을 뒤적거려 정치외교학과와 의예과의 접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렇게 나온 주제도 진부하기 짝이 없거나, 딱히 구미가 당기는 내용이 아니었다. 그래서 둘다 전공관련 주제는 깔끔하게 접고, 둘의 관심사를 주제로 정하기로 했고 고심끝에 나온 주제는,
바로 사랑이었다.
나는 사랑에 대한 뇌의 변화를, 순영이는 사랑에 대한 이론과 사랑의 유효기간에 대해 탐구하기로 했다. 순영이는 교내외 고등학생 커플 25쌍에게 돌릴 질문지의 질문을 정하고, 질문지를 만들고, 섭외하고, 혹시 틀린 점은 없는지 사회문화 선생님께 질문하고, 우리 순영이 너무 수고했다. 물론 순영이가 바쁠 때, 나도 바빴다. 나는 이제껏 나온 뇌와 사랑에 관한 논문과 서적을 모두 읽고, 정리하고, 죽을 뻔 했다.
자료 준비를 마치면 논문을 써야 했다. 내가 내용을 요약해서 순영이에게 넘기면 순영이는 말로 풀어썼고, 순영이가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내가 넘겨받아 썼다. 논문이 틀을 갖춰갈 때, 엄마가 논문을 검토하고 피드백 해주셨고, 논문을 완성하고도 그걸 프린트해서 색색의 형광펜을 칠하고 빨간펜으로 고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끝이 아니었다. 가볍게 예선을 통과한 우리에게 발표 준비가 남아있었고, 대회 일주일을 앞두고 내가 PPT 자료를 만들면 순영이가 자료를 보면서 대본을 썼다. 둘 다 대충 하는 걸 못 보는 성격이라, 일주일 내내 밤새우듯이 발표 준비에 임했고 순영이는 우리 집에 살다시피 했다. 야자를 마치면 순영이가 우리 집으로 와 같이 대회 준비를 했는데, 4시가 위기였다. 둘 다 책상에, 의자에 기대어 자는 일이 허다했고, 가끔 두시도 되기 전에 내가 꾸벅꾸벅 졸고 있으면 순영이는 나를 깨워 침대에 가서 자라며 방으로 이끌었다. 그럼 한 시간만... 하면서 눈을 붙였고, 깜빡 잠이 들어 놀라서 거실에 나오면 보이는 건 완성된 자료와 소파에 누워있는 순영이었다.
"안녕하세요 2학년 3반 권순영, 2학년 9반 OOO입니다."
"과학자들은 사랑을 두뇌의 `화학적 작용'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랑의 감정을 조절하는 기관은 뇌의 시상, 시상하부, 해마, 뇌하수체로 이뤄진 변연계로 알려져 있는데요,
일종의 정서적 뇌인 셈이죠. 여기서 사랑의 각 단계마다 도파민, 페닐에틸아민과 옥시토신, 엔도르핀 등의 신경조절 및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런 물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따라 우리의 감정은 상대에 대해 열정적으로, 안정적으로,시들하게 변해간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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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쟁이였던 제게 새로운 감정을 알려준 권순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 한 달 동안 저희와 함께 고민해주신 사회문화 이도겸 선생님, 화학 김민규 선생님, 생물 문준휘선생님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결과는 불 보듯이 뻔했다. 우리는 선생님과 교수님들의 극찬을 받아냈고, 자연계 1위를 차지했다.
쉴 새 없이 기말고사와 대회까지 마치고 나니 여름방학이었다. 한 달 중에 2주는 보충수업에 나가야 했고, 곧 입시를 앞두고 있어 마냥 놀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여유가 생겨 좋았다. 순영이와 나는 같은 독서실에 다녔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꼭 붙어있었다. 12시에 자리를 정리하고, 수학문제를 가득 푼 이면지를 버리고 나오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그리고 카운터 앞으로 가면 언제나 그랬듯이 서있는 순영이가 있었다. 8월의 새벽은 조금 습하고, 조금 서늘하다. 한 달 내내 공부만 한 건 아니다. 주말엔 영화도 보고 번화가에 나가기도 했다. 순영이는 땀이 많은 편이라, 밖을 돌아다니는 것보다 실내 데이트를 더 좋아했다. 룸카페와 보드게임카페, 방탈출 카페까지 그 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만화카페였다. 6시간 끊어놓고 나는 가져온 문제집을 풀고 순영이는 만화책을 읽었다. 그러다가 지겨워지면 순영이 무릎을 베고 낮잠을 자거나 순영이가 골라온 만화책을 읽었다.
우리의 여름은 그렇게 지났다.
여러분...안녕하세여... 제 생각에 오늘편 역대급 노잼. 하지만 다음화와의 연결을 위해 어쩔 수 없어요.
원래 지수할머니댁 방문하는 내용도 있었는데 날려먹은 체리... 다시 쓸 의지 0
머리를 쥐어 뜯어 다시 써서 텍본에 추가 할수도 아닐수도 이건 좀 생각해 볼게요
다음화가 바로 제가 너무너무너무 보여드리고 싶었던 건데ㅠㅠㅠㅠ
13화가 너무너무너무 재미가 없어서 바로 올릴까 생각 중이에여...
항상 예쁜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기억하고 있습니다!.감사합니다!
밤에 한번 더 올 수도 있어요 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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