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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대]이러지마 제발
W.반례하
For.천월
지금 생각해도 나는 그 일들이 너무나도 후회스러웠다.멍청하게 내 마음을 표현하지도 못한 채 그들의 일에 축복해주고 혼자 끙끙 열병처럼 앓던 내 마음은 조각조각 부셔져버리는 것만 같다.지금와서 후회하고 모든것을 되돌린다고 발악을 해도 돌려지지 않을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나는 그때,그 순간을 아직도 마음에 익혀두고 있다.모두가 내가 제일 바보스럽다 할지라도 난 누구보다 그들을 축하주었고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하지만 이것은 나에겐 또 다른 모순일뿐이다.후회하면서 잡지 못하고 마치 서커스의 광대처럼 마지못해 웃어주며 축하해준다는 바보스러운 짓.멍하니 혼자 차안에서 그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고 울며불며 아등바등 몸부림을 쳐도 미친 모습의 나일뿐이다.오디오 속의 멜로디를 방패막으로 삼아 끅끅대며 가련한 여주인공처럼 차안에서 울음을 삼키는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없다.아직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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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훗날 커서 같은 집에 살게 되었다.조금씩 모아온 용돈과 부모님들이 남기고간 돈을 모아 이층집에 살게 되었다.민주를 가운데 두고 양 옆에 서있던 나와 대현이는 알게 모르게 흐뭇한 감정이 흘렀다.줄곧 우리는 꼭 커서 같은 집에 살자고 입버릇처럼 말하던게 실제로 이루워진게 만감이 교차하기도 했다.인테리어도 손수 제작해서 꾸민 집이라 특히나 마음에 들었다.우리가 정말 같이 살게 된거냐며 서로를 얼싸안았던 기억이 스쳐갔다.가구 정리를 하는 나를 두고 대현이와 민주는 저녁거리를 사온다며 조금은 어둑한 저녁에 밖을 나서던 기억이 어렴풋이 들었다.같이 가고 싶었던 내 마음은 묻어둔채 혼자 짐정리를 하고 있었다.이것 저것 박스를 뒤져가며 배치하다보니 추억도 솓아나는 것 같았다.어깨동무하고 찍은 사진,민주가 넘어져 서로 업겠다고 다투는 사진,대현이가 마시멜로우를 물에 빠뜨려 엉엉 우는 사진 그리고,우리 졸업식 날 사진.
"에-유영재 또 삐진다-삐돌이다,삐돌이!"
"에이!뭐가 안삐져!사나이가 삐졌으면 삐졌다고 말할 줄도 알아야지-"
"너 자꾸 나 놀릴래?"
메롱메롱 거리며 나를 놀리는게 귀엽기도 했지만 알다가도 모르게 화가나는건 어쩔 수 없었다.너 진짜 그러다가 나한테 맞는다?으름장을 놓으며 멀찍이 떨어지라고 손사래를 쳐도 으하하하거리며 더 옆으로 붙어서 괴롭히는게 영 각다귀같다.자꾸 내 볼을 꼬집으려 요리저리 내 팔을 피해가며 손을 들이밀었다.급기야 나는 집안이 울릴 정도로 하지말라고 소리를 쳤지만 아무 반응 없이 또 웃으면서 유영재 화났네-화났어-라며 민주는 넘어갔다.주방에서 정리를 다하고온 대현이가 마침 내가 민주에게 혼 좀 나보라는 심보로 이마에 딱밤을 놓으려 쫓아가려 할때 둘사이에 끼었다.
대현의 뒤에 숨어 마치 처음부터 내가 민주를 괴롭혔다는 것처럼 일르는게 얄미워보였다.장난인걸 다 아는 대현은 웃으면서 영재가 정말 그랬니?하며 민주의 말에 맞장구를 쳐줬다.물론 대현이도 이 상황의 흐름을 타고 말한거겠지만 나도 모르게 해명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않았다.
대현에게는 좋아하는 사람에 있는 소녀처럼 쑥쓰럽게 웃으며 그런적 없다고 했지만 민주에겐 화가난 얼굴로 거짓말 하지말라고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그러자 대현이는 오히려 민주를 감싸안고 돌며 에이 그러지마라 하며 나에게 봐주라는 듯 웃었다.그에 나는 반박도 하지 못하고 민주에게 발차기하는 시늉을 했지만 대현의 얼굴만 보였다.대현이와 민주가 계단에 뭐가 있는거 같다며 손으로 가리키자 따라 쳐다보았지만 아무것도 없고 자기들끼리 낄낄 웃으며 방으로 도망을 갔다.그래도 대현에겐 미운 감정이 없는데 요즘따라 왜이렇게 민주가 미운지 모르겠다.
***
이사한 집에서 몇주정도 지났을때 우연히 DVD를 보려 선반을 둘러보던 참에 어제 저녁에 민주가 꼭 빌려달라던 책을 보고 갔다 주어야겠다 생각하고 이층계단을 내려올쯤이였다.다행히도 난 민주가 이층계단 옆에 서있는걸 보았고 민주를 부르던 참 발걸음을 멈추었다.주방에서 살금살금 걸어온 대현이가 민주를 뒤에서 끌어안았다.평소에도 많이 보던 모습들인데 왠지 모르게 내가 지금은 둘사이에 불청객이 된것만 같았다.발이 멈춘 그 계단에 앉아서 몰래 둘을 쳐다보았다.언뜻 들리는 말이 다정한 연인같았다.
"영재 아까 DVD본다고 안 내려온다고 했어"
"목말라서 내려오면?"
"말하면 돼지 뭐"
"으이구-이 대책없는 정대현씨-"
나만 몰랐던거 일까.기억을 되짚어 생각해보면 둘 사이가 의심되던게 아마 고등학교 2학년 후반쯤인거 같았다.예전보다는 좀 더 가까워진 스킨쉽 같은게 당황스럽긴 했지만 같이 지내온 기간이 길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며 넘어갔었다.둘이 다정하게 안고 얘기하는 모습때문에 내가 처량하고 씁쓸해보였다.생각을 하다하다 이 집에 같이 사는 것도 민폐가 아닌가 했다.둘이 살 신혼집인데 어쩔 수 없는 우정때문에 같이 살아주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하다니 정말 바닥으로 내려간 기분이였다.그래도 민주는 미워보였다.무언가를 빼앗긴거 같은 기분이 들었으니까.더 생각하면 괜한 자괴감에 집까지 뛰어나갈 판이라 굳어진 표정을 풀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내가 내려온걸 아직 모르는지 바퀴벌레처럼 꼭 붙어서 둘이 뭐라뭐라 얘기하는 거 같은데 그래도 내가 내려와있다는건 알아채게 실내화를 직직 끌며 소파에 앉았다.그제서야 눈치를 챈 민주가 대현의 팔을 풀러내고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게 느껴졌으나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나는 잡지를 찾아 읽었다.
"괜찮아,내가 그렇게 밴댕이 소갈딱지도 아니고.대략 나도 눈치 까고 있었어"
"정말‥‥?"
"그렇다니깐?내가 누구냐? 눈치 백단 유영재지"
"진짜 왜이래! 운전중엔 이러지 말랬잖아! 죽고싶어? 그럴거면 나빼고 너나 죽으라고!"
"우리 결혼해"
"어?"
"축,축하한다"
"고마워-너한테 꼭 축하받으면서 결혼하고 싶었어! 내일 모레 결혼식이니깐 그때 약속들은 잡지 않는거다?"
"어?그래?알겠어-조심히 다녀와!"
"오래가라-선남선녀가 아주 잘만나서는"
"고맙다"
몇 년전에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둘은 결혼식을 조촐하게 치르겠다고 했다.그래서 하객도 둘이 합쳐 100명만 부르겠다고 했었지.멋진 턱시도를 입고 하객들을 맞이하는 대현을 벽뒤에서 쳐다보았다.날이 좋은날이라서 그런지 참 멋있어 보였다.벽에 머리를 기대고 한숨을 쉬며 발코를 툭툭 치는 동안 위층 계단에서부터 또각또각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영재야!"
웨딩드레스를 입은 민주가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나는 어색한 표정을 풀고 반갑게 민주를 맞이했다.빙그르르 드레스 자락을 잡고 돌며 한껏 신나보이는 민주가 이뻤다.
"나,이쁜거 같아?어울려?"
"최고야"
엄지 손가락을 들어 최고라며 올려주었다.부케를 잡고 좋아하는 민주를 보고 가슴 한켠이 또 아려왔다.민주가 결혼한다니, 그것도 대현이랑.
"어서 들어가자 이제 시작하잖아"
민주를 신부대기실로 보내고 식장안으로 들어갔다.조촐하게 지낸다고 정말 주례사도 생략한채 입장부터 한다는 사회자의 말이 들렸다.신랑신부 입장.행진곡에 맞게 입구부터 손을 잡고 민주와 대현은 조심스레 걸으며 입장했다.하객들의 박수 갈채와 환호를 받으며 둘은 축복을 받았다.나도 같이 축하해주어야 하는데 주머니에 넣어진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표정마저 언짢은 표정으로 마치 못볼것을 봤단 것으로 썩어갔다.
"자, 신랑 신부 퇴장"
"아이,됐어 난"
어깨를 붙잡고 억지로 나를 식장으로 데려가는 대현에 어쩔 수 없이 이끌려갔다.식장안에 민주가 얼른오라며 손짓을 했고 대현이 내 어깨를 잡고 밀며 걸어왔다.
"이쁘게 하고 찍어야지"
민주가 흐트러진 대현의 머리를 정돈해 주었다.또 씁쓸해진 나는 고개를 숙이고 힘없이 웃었다.다시 불청객이 된거 같은 기분에 울컥할거 같았다.사진작가가 찍겠습니다라는 소리에 함께 민주가 나와 대현의 팔에 팔짱을 끼고 웃었다.
가슴 한켠에 있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사진을 꺼냈다.자꾸만 그날 기억이 떠올랐다.음악도 끝나 고요한 차안속에 끅끅대며 우는 내 울음소리만 들렸다.
'한번만 찍자-'
'이쁘게 하고 찍어야지'
사진속의 대현과 민주의 얼굴을 한번 손으로 쓸어보았다.눈물 한방울, 두 방울이 점점 늘어나 사진 위로 툭툭 떨어졌다.
"흐으윽"
지이익-나와 민주 사이의 경계로 사진을 찢었다.눈을 감고 사진을 가슴에 묻었다.한심스러운 나를 미워하고 죄없는 둘을 미워했다.아니,밉다.덜덜 떨리는 손이 찢겨진 두 사진을 겹쳐 붙였다.
"영재야"
"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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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B.A.P애들이 그렇게 좋더라구요
특히나 영대나 빵젤...♡
텍파갖고싶은분..설마 계시면 메일써주시면 보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