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편은 새로운 인물, 과거 이야기등 이 포함됩니다.
정꾸
윤기
너탄
그리고 오늘 특별편의 주인공,
사모예드 수인 태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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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원래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라, 겨울만되면 탄소는 잠에 취해 정신이 하나도 없답니다.
가끔 길을 걷다 꾸벅꾸벅 졸아대는 바람에 무릎에 멍이 끊이질 않아 융기의 가방에 담겨 집에 돌아온적이, 온전히 걸어들어오는 날보다 많아요, 생각해보니까 쪼끔 미안한거 같기도 해요..
그나마 토끼가 제일 말똥말똥할때는 점심시간인데요, 왜냐면 꾸기를 만나러가는 유일한 시간이거든요!
저는 아침에 융기가 가방에 넣어준 당근을 들고 뛰어가서는. 꾸꾸의 옆에 앉아서 사각사각 입으로 당근을 밀어넣어요.
끊임없이 조잘조잘거리는 제 말엔, '시끄러워.' '귀찮아.' 하고 대답을 해줄때도 있는데 그때마다 토끼는 신나서 더 떠들어요,
그래도 정말정말 다행인건, 공갈젖꼭지를 사다준 이후로 꾸꾸가 더이상 제 귀를 물지 않는다는 거에요!
토끼는 기분이 좋아져서는, 솜털같은 보드란 털로 뒤덮인 귀를 한번 바르르 떨었답니다.
근데, 이런 토끼를 싫어하는 방해꾼이 한명있어요....
"야, 중종이랑 말이라도 섞으려면 그 냄새나는 귀라도 좀 숨기던가."
꾸꾸의 앞에 앉아서는, 날카로운 눈으로 저를 내려다보는.
호랑이 수인, 태태에요.
태태와 꾸꾸는 둘도없는 친구사이라고 들었는데, 어쩜저리도 성격이 똑같은지 탄소는 저렇게 눈을 부릅뜨고 저를 쳐다볼때마다 숨어있는 꼬리가 튀어나올 것만 같이 무서워요..
토끼는 그냥 친구가 사귀고 싶은것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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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당근을 앞니로 사각사각 하곤 갉아먹다, 잠이오는 눈커풀을 이겨내지 못하곤 데구르르.. 당근을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흐엉... 내 소듕한 당그닌데...!!"
굴러가는 당근을 애처롭게 쳐다보며 울먹이다, 당근을 주우러 일어서려는데, 미처 보지못한 가방 끈에 걸려..
철푸덕 하곤, 넘어지고 말았어요.
가만히 그 광경을 내려다보던 꾸꾸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내가 그럴 줄 알았지, 으휴 일어나봐."
하곤 빨갛게 부어오른 무릎을 이리저리 살피다, 마이 주머니에 있던 노오란 뽀로로 밴드를 이쁘게 붙여줬어요.
"윤기형이 챙겨주더라, 겨울잠 잘때라 한참 넘어진다고.. 받아놓길 잘했네."
평소엔 누구하나 옆에서 자빠져 대성통곡을 해대도 눈길한번 주지 않던 정국이었지만, 재규어에게 친구를 하자 쟁알쟁알 시끄럽게 구는 토끼에게만은 예외인가봐요.
붉어진 눈가에 눈물이 촉촉하게 젖은채로 꾸벅꾸벅 졸아대는 토끼의 눈가를 , 깨지않게 살살 닦아주곤 탄소를 조심스럽게 안아들어 탄소의 반 의자에 조심스레 내려주었답니다.
토끼를 안아들다, 꾸꾸가 바지주머니에 무언가가 걸리적거려 책상위에 잠시 올려두었는데, 태태는 그 물체를 보곤 한동안 입을 다물 수가 없었어요.
꾸꾸의 주머니 깊숙이 숨겨져있던 물체는, 탄소가 몇일전 꾸꾸의 손에 올려주었던 '공갈 젖꼭지' 였거든요.
태형이는, 순간 꾸꾸가 어린나이에 노망이 난건 아닐까.. 하고 걱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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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실 한켠에 새어들어오는 따스한 햇빛아래 잠을자고 있는 흰색 사모예드가 보이네요,
잠에취하다 못해 눈가엔 졸음이 범벅인 된 탄소가, 이끌리듯 커다란 사모예드 옆에 작은 몸을 말아 누웠어요.
몸을 웅크리자, 혼현인 사모예드 보다도 한참이나 작은 탄소에요.
보드라운 흰 털과 따뜻한 온기에 저도 모르게 누군지도 모를 커다란 사모예드를 껴안고 잠에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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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안일어나?"
제 허리를 조를듯이 끌어안고는, 놔주지않는 건방진 토끼의 귀를 한껏 잡아댕겨도 보았다가, 유난히 희고 말랑해보이는 볼을 세게 꼬집어봐도 탄소는 잠에 취해 깨어나질 못해요.
한참을 그 쪼그만한 품에 갇혀있다가, 꼼질꼼질 잠에서 깨어나는 탄소에 그제서야 품에서벗어나는 사모예드 수인은, 바로 태형이었답니다.
"너, 전정국한테 말할꺼지."
아직도 잠에 취해 비몽사몽한 표정을 짓는 탄소를 내려다보며, 태형이 엄한 표정을 지었어요.
"으응..뭐를...? 태혀이가 호랑이라고 꾸꾸 속이는거어?"
탄소의 말에 화가난다는듯 주먹을 꽈악 쥐는 태형이에요.
"너같은 토끼새끼는 이해 못해, 내가 왜 그러고 다니는지."
어느새 탄소와 한참이나 멀어진 채 음악실 벽에 기대어, 짓씹듯 말을 뱉어내는 태형의 태도에, 탄소는 마음이 아팠어요.
이해는 할 수 없지만, 그냥 오늘따라 작아보이는 태태의 어깨를 안아주고싶단 생각밖엔 들지 않았거든요.
"태태야아.. 태태는 호랑이던, 강아지던 소중한 사람이야. 아까 혼현일때 얼마나 예뻣는데에..."
엉금엉금 제게로 기어와선, 제 어깨를 안아주고는 다시 몸을 말아 잠드는 멍청한 토끼수인을 한번 내려다 보다가, 이내 사모예드 혼현으로 몸을 바꾼 채 다시 그 옆에 나른하게 드러눕는 태태에요.
작은토끼를 추운바닥에서 혼자 떨게 할만큼 냉혈한 수인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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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태야 태태야! 일어나바아!!"
제 통통한 꼬리를 아프지 않게 잡아 흔드는 시끄러운 녀석을 흘끗 쳐다보곤,
'왜 하필 저렇게 쟁알쟁알거리는 토끼녀석에게 정체를 들켜서는...' 자신을 책망하는 태태였어요.
"태태야 태태야, 내가 꾸꾸한테 이야기 앙하께, 그니까 토끼랑 친구해에!"
뭐가 저리도 신나는지 양 볼엔 흰 수염까지 뿅! 하고 튀어나와서는 천진난만하게 웃어대는 탄소를 쳐다보다,
"진짜지? 친구하면 비밀로 해주는거다?"
영특한 탄소의 꾀에 넘어가는 사모예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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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아구 예쁘다아!"
"앉아!"
"아이잘하네!"
"야, 작작해라..."
아까부터 강아지 수인을 만나면 꼭해보고 싶던 일이라며 보채기에, 맞장구좀 쳐주었더니만,
점점 저를 훈련이 잘 된 강아지 다루듯 하는 탄소의 태도에 뭔가가 못마땅한 태태에요,
근데또 잘한다 잘한다 제 턱을 간질어주는 탄소의 태도가 기분 좋아, 눈을 가늘게 접으며 탄소의 몸에 제 큰 몸을 자꾸만 부벼댔어요.
"내가 본 강아지 수인중에 제일 예뻐 태태야,"
"너 강아지 수인 한번도 본 적 없었다며,"
"응! 널 처음 봤으니까 니가 제일 예쁘다고!"
"에휴 말을말자, 그리고 강아지라고 하기엔 좀 크지않냐,"
"아냐 귀여워!"
탄소가 고개를 절레 절레 저으며 커다란 태태의 몸을 끌어안자, 묘하게 달다구리한 당근냄새가나는 품에 안겨 태태는 큰 꼬리를 사악사악- 흔들어댔어요.
이렇게 탄소와 태태는 친구가 되었어요,
그리고 둘 사이엔, 꾸꾸만 모르는 비밀이 하나 생겼답니다.
탄소는 입이 좀 근질거리긴했지만, 귀엽고 푹신한 사모예드 친구가 너무 귀여워서, 그냥 마음에 묻어두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