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이제 이름치환 되게 해드릴게요.. 귀찮아서 안하다갛ㅎㅎㅎㅎ 다른글들도 다 수정해놓겠습니다!
정꾸
윤기
태태
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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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버려졌었거든,"
담담히 말하는 태태의 모습이 안쓰러워서, 복슬복슬한 털을 작은손으로 만져주는 일 밖엔 할 수 없었어요.
"근데 호랑이 수인 부모님이, 데려가서 키워주셨어.. 호랑이처럼 먹고, 호랑이처럼 말하고 호랑이처럼 크려고 몇년을 노력했어,"
어느새 턱을 탄소의 무릎위에 올려둔채 , 귀를 축 늘어뜨리곤 말을 이어가는 태형이에요.
"근데 피는 못속이더라, 죽어라 노력해도 나는 경종이더라고. 그래서 숨겼어, 전정국한테도.."
토끼는 그렇게 울적해 보이는 태태의 옆으로 가, 큰 덩치를 끌어안고는 토닥였어요.
"태태야, 어.. 힘들면은, 그러면 안그래도 돼, 탄소는 항상 음악실에서 울적한 태태 아나주께! 으응? 응? 아게찌!!"
이미 토끼의 얼굴에도 눈물이 범벅이었지만, 토끼는 태태를 끌어안은 손을 거두지 않았어요, 그렇게 한참을 끄윽끄윽 울다 지쳐 잠이든 두 동물에게, 어느새 점심시간이 찾아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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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꾸는 오늘도 자리에 가만히 앉아 휴대폰 게임을 하고있었는데, 무슨일인지 매일 점심시간만 되면 당근을 사각거리는 토끼가 찾아오질 않았어요.
관심없는척 복도를 거닐던 꾸꾸가, 이내 탄소의 가방 안에있던 당근을 꺼내들곤 탄소를 찾아 돌아다니기 시작했답니다.
"또 어디서 꾸벅꾸벅 자고있는거 아냐?"
무심한 표정으로,잘도 걱정스러운 말투를 뱉어내는 꾸꾸에요.
-벌컥.
혹시나 해서 들어선 음악실 안엔,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앞에 커다란 사모예드를 끌어안고 잠든 탄소가 눈에 들어찼어요.
조심스럽게 사모예드에게 둘러진 팔을 빼어내곤, 콧잔등을 톡톡 때리며 비몽사몽한 탄소를 깨워대는데,
"아아, 꾸꾸야 쪼금만 더잘래에.. 꾸꾸도 여기서 코오 해..."
쪼그려 앉은 정국의 허벅지에 머리를 대며 스르륵 다시 잠에 빠지다가....
순간 뭔가가 잘못되었다는걸 깨달았는지,
"아!! 앙대! 강아지야 강아지야!! 꾸꾸왔어!! 이러나바!!!"
태태와의 비밀이 갑작스럽게 떠오른 탄소가, 다급한 손길로 사모예드의 발바닥을 흔들어댔어요.
그런데요,
"김태형 일어나 임마, 해가 중천이다."
어, 그니까 지금.. 꾸꾸가아.... 아니 태태가 사모예든데..... 아니아니 태태가 혼현인데에...어또케 알아본고지이.....
도시락 통에 예쁘게 담긴 당근을 꺼내들어 내 입으로 밀어넣어주며 태태에게 이야기하는 꾸꾸를 보면서, 저는 이해할수 없는 상황에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이내,
"꾸꾸야 오늘따라 당근이 지짜 마시써,"
눈치없이 오늘따라 맛있는 당근의 식감에 감탄하는 탄소랍니다.
태태는 바닥에 나른하게 엎드린 채로 꾸꾸를 쳐다보다,
"알고있었냐?"
하곤 물었어요,
"그럼 새끼야, 몇년친군데."
"근데 왜 모르는척했냐."
"니가 숨기고 싶어하니까,"
태태가 느리게, 사람으로 변해서는 도시락통에 코를박고 당근을 흡입해대는 토끼를 보곤, 허, 하고 헛웃음을 지어댔어요.
이내 '그렇게 맛있냐,' 하며 도시락통에 예쁘게 다듬어진 당근하나를 앗아드는데,
"어...어, 그거 탄소껀데에... 으으...."
당근욕심하나는 끝내주는 탄소가 두눈에 눈물이 가득해서는 울먹이기 시작했어요.
"야 왜 애껄 뺐어먹냐.."
"조용히해라 전정국, 지금 너 엄청 밉거든."
태태가 당근을 와작와작 씹으며 정국의 허벅지를 베고 누운채로
"김탄소, 너는 이게 맛있냐.. 드릅게 맛없네,"
결국엔 태태의 말에,
땅을치며 대성통곡을 해대는 탄소를 달래느라, 진땀을 뺀 태태와 꾸꾸였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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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잠만잘려구해,"
정국이 오늘도 다름없이 음악실에 몸을 웅크리고 잠든 토끼의 귀를 괴롭히며 말했어요.
"원래는 겨울잠 자야할시기잖아, 학교를 나오는게 어디냐."
나른하게 탄소의 옆에서 졸던 태태도 기지개를 한번 켜더니 정국의 옆에 나란히 엎드려 탄소를 내려다 보기 시작했어요.
"너는 뭔데맨날 여기서 얘랑 끌어안고 자는데?"
"말은 바로하자 임마, 내가 끌어안냐. 얘가 끌어안는거지,"
태태를 바라보는 꾸꾸의 눈빛이 오늘따라 곱질 못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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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태태야아 추어.. 어디가써어?"
아무도 없는 바닥에 손을 이리저리 짚어가며 복실한 털뭉치를 찾아대는데, 잡히는건 복실한 털뭉치가 아닌...
윤기가 흐르는 새까만 털이었어요, 토끼가 깜짝 놀라 귀를 쫑긋 세우곤 음악실 구석으로 기어가 몸을 떨어대는데,
"김태형 교실갔어, 나 안고 자."
"으으.. 꾸꾸야아?"
까맣게 윤기가 흐르는 털을 자랑이라도 하듯, 구석에서 몸을 바들바들 떨고있는 토끼에게 유유히 걸어가서는,
"꾸꾸도 안고자, 나도 따듯해."
하곤, 뭉툭한 발로 뭔가를 툭툭 만지다 입에 무는데...
"어, 꾸꾸야 잘쓰고 이썻네!!"
공갈 젖꼭지를 문 꾸꾸의 모습에 그제서야 두려움이 좀 가시는지, 엎드린 꾸꾸를 떨리는 손으로 꼬옥 안아주는 토끼에요.
"이제 안무섭지?"
속으론, '이게 뭐하는짓이냐.. 전정국' 하며 이를 갈아대면서도.
제 등에 소심하게 둘러진 탄소의 팔에 그르릉그르릉 기분좋은 소리를 내고있는 꾸꾸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