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제이 - 궁금해
※이름의 마지막 글자에 받침이 없는 분은 조금 불편할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는데?"
"어… 바디-랭귀지…?"
"미쳤나봐. 그게 말이 통할거라 생각하냐…?"
주 3회 야자를 안 하는 이석민과 교문을 같이 나오면서 이석민이 내게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난 꼬박꼬박 대답을 해주다가 갑자기 의사소통 방법을 묻기에 당연히 바디랭귀지를 한다고 답하자 가던 길을 멈춰서더니 내게 미쳤다는 말을 한다. 하긴. 가끔 이 단어를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하는 것들이 많았다. 나중에 또 다시 만난다면, 아니 오늘 당장 만날지도 모르는데 혹시라도 말을 걸면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생각하며 애꿎은 운동장 바닥을 신발로 문질렀다.
"야, 근데 나 김민규보다 많이 못생겼냐…?"
"김민규가 잘생긴거지. 여자애들한테 인기 많잖아, 걔. 근데 그건 왜?"
"그래… 김민규가 유난히 잘생긴거지…."
'인형탈 쓰더니 더위를 먹었나, 얘가..?'하던 이석민이 손목시계를 보며 자긴 학원에 간다며 내 어깨를 탁- 치고는 손을 시크하게 흔들고 가버렸다. '가라~'하며 손을 들었는데 뒤를 돌아 내게 한 마디를 하고 뒤를 돌아 갔다.
"얼굴 말고 대화나 신경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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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때 다이소 가서 마카 좀 사와^-^ -고용주'
윤 고용주님의 부탁문자가 하나 오는바람에 정반대방향으로 발을 돌려야했다. 미리 말 해주면 어디가 덧나냔 말이야. 투덜거리며 다이소 안으로 들어가자 에어컨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흘러내렸던 땀들을 식혀주었다. 블랙보드에 쓰는 펜을 찾아 문구류가 모여있는 곳으로 가고 있는데 계단에서 아이가 엄마와 즐겁게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짜나 엄마, 오늘 뜽가니가 유치원에서 다람지 쌔미랑 그린거예요!"
"정말~? 우리 승관이 그림 잘 그렸네?!"
어? 내가 인형탈 처음 쓴 그 날, 내 팔에 매달렸던 아이였다. 뭐 이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아이의 손에 들려있는 스케치북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와 엄마가 다른 쪽으로 갈 때쯤 괜스레 눈치를 보며 스케치북이 있는 곳으로 슬금슬금 다가왔다.
"또봇, 뽀로로, 미미? 캐릭터말고는 없나…."
"고객님, 거기 옆에 있습니다."
직원분께서 찾아주신 덕에 창피함을 안 당할 수 있게 됐다. 캐릭터 귀엽고 좋지만 내가 여기에 쓸 내용들이 덜 진지해보일까봐 선뜻 고를 수가 없었다. 마카와 스케치북을 계산하고 나와 얼른 카페로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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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를 정리하고 테이블을 닦다가 시계바늘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던 내게 정한이형의 시선이 꽂혔다. 얘가 왜이러나 싶은 모양이었다. 나는 형의 시선엔 상관없이 카운터 안으로 들어와 쌓아놓은 컵들을 얼른 씻어내고 허리에 있는 앞치마끈을 빠르게 풀어내렸다.
"요새는 안 투덜거리네?"
"더워 죽을 것 같아도 참는 거죠."
괜히 시크한 척하며 대답하자 내 등짝을 두어 번 툭툭 치더니 수고하라며 특유의 예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저럴 때마다 여우같기도 하고.. 어찌됐든, 정한이형을 뒤로하고 스탭실로 들어가 인형옷으로 얼른 갈아입었다. 지퍼가 잘 안올라가 3분의 1정도 남은 상태로 끙끙거리고 있었다. 정한이형에게 올려달라 하려 문을 살짝 밀자 밖에서는 청량한 종소리가 울렸다.
"어서와요. 오늘도 복숭아 플랫치노?"
"아뇨~ 저기 밖에서 토끼 인형탈 쓰고 나와계시는 분. 오늘은 안 나오세요…?"
"토끼? 혹시 ㄱ,"
칠봉이가 여기 오면 복숭아 플랫치노를 시켜먹는구나. 그건 둘째고, 정한이 형 입에서 왜인지 내 이름이 나올 것 같아 지퍼도 다 못 올린채로 스탭실에서 뒤로 걸어나와 정한이형의 입을 막았다. 내 입술 위에 검지손가락을 얹으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자 형은 눈을 두어번 깜빡였다. 급하게 나온다고 이마에 걸쳐놨던 인형탈을 제대로 쓰고 뒤를 돌자 형처럼 눈만 깜빡이고 있던 칠봉이가 보였다. 괜히 들켰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을 붙잡고 얼른 데리고 밖으로 나가자 오늘은 자기가 먼저 벤치에 앉더니
"오늘은 토끼님 얘기 들으려고 왔어요."
라며 날 보고는 환하게 웃는다. 그 모습을 보면서 덩달아 내 입엔 미소가 그려지다가 얼른 정신을 차리고 벤치 뒤에 놓아둔 스케치북을 꺼내려 뒤를 돌았다. '어? 지퍼 다 안 올라갔어요!'하며 지퍼를 위로 올려주고는 내 등을 가볍게 두어번 두드렸다. 밖에선 안 보였겠지만 지금의 내 마음을 빨개진 얼굴이 대변하고 있었다. 대충 꾸벅 인사를 하고 스케치북을 앞으로 꺼내자 이게 뭐냐고 묻는 말에 내 가슴팍을 두드렸다. 그리고는 겉 표지를 넘겨 칠봉이에게 보여줬다.
'진짜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요.'
'나도 그 친구가 다른 남자애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
'용기내서 고백하고 싶어도'
'지금 같은 사이마저 다시 되지 못 할 것 같아 두렵네요.'
내 마음을 듬뿍 담아 쓴 글이 칠봉이에게 잘 전달이 되었으면 하는 맘이 가득했다. 스케치북을 유심히 보더니 자기도 딱 이런 상황이라며 내 어깨를 토닥거리며 위로해주기 시작했다.
"그럼 그분한테 말을 많이 걸거나 같이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면 어때요? 자연스럽게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될 조언들을 해주고는 서로 힘내자는 의미에서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했다. 오늘도 장갑을 벗고 손바닥을 서로 마주했다. 칠봉이의 마음이 궁금하기도 해서 펜을 잡아 스케치북에 '오늘은 그 친구랑 무슨 일 없었어요?' 하고 물어보았다. 김민규와의 이야기를 하게 되면 과학실에서의 얘기를 하겠지 생각하고 있는데, 음-하고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제가 좋아하는 친구가 고백을 받았어요. 전 차마 그 모습을 못 볼 것 같아서 나와버렸는데 사귀게 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살짝씩 고개를 끄덕이며 칠봉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자꾸만 그저께, 내가 고백을 받았던 그 때가 떠올랐다. 마치 칠봉이가 나를 좋아한다고 착각할 만큼말이다. 그리고 칠봉이는 잠시 뜸을 들이다 말을 이었다. 아침마다 몰래 간단한 먹을거리를 챙겨주고 있는데 그 아이가 고마워하는 모습이 예뻐보였다고 말했다.
"아무렇지 않게 친구한테 줘버리는 걸 보고 살짝 마음이 아팠어요. 그냥 친구한테 주는 건데. 저 진짜 못 됐죠..?"
'
"나 이거 하나 먹는다?"
"그러던가."
'
학교에서 했던 이석민과의 대화가 갑작스레 내 머리를 스치면서 정신이 아득해졌다. 매년 1월 1일이 되면 보신각에서 종을 치듯 누가 내 머리를 댕- 하고 때리는 것 같았다. 굉장히 바보같은 지금의 내 표정을 칠봉이가 볼 수 없어서 다행이었다. 이야기에 대한 답변을 해줘야 할 것 같아 얼른 스케치북을 펼쳐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뭔가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아서 갑자기 손이 떨리는 바람에 글씨는 완전 날아갔지만 가슴 속에서는 심장이 더 떨리고 있었다.
'그럼 내일은 주지 말아보는 건 어때요?'
"밀당을 해보라는 소리죠?"
입술을 살짝 깨물고 웃더니 그렇게 해 보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더 하고 싶은 말을 스케치북에 적어 보여주려고 열심히 끄적이자 머리를 빼꼼 내밀어 쓰고있는 걸 구경하고 있었다.
'그 친구가 고백 확실히 안 받았을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오늘 토끼님 얘기 잘 들었어요. 다음에 또 만나러 올게요!"
특유의 예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메고는 가보겠다며 내게 손인사를 건넸다. 같이 일어나 손을 흔들어주자 뭐가 그리도 좋은지 까르르 웃으며 뒤로 돌아서 걸어갔다. 가는 뒷 모습에 칠봉이가 보든 말든 높게 손을 뻗어 흔들며 인사를 하며 골목 끝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설마 오늘 칠봉이가 내게 말한 사람이 전부 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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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깜짝이야."
"복숭아. 그 친구 맞지?"
"ㅁ, 뭘요."
"그래서 고백은 언제 하는데, 카페 빌려줄까?"
스케치북과 인형탈을 옆구리에 끼고 카페 안으로 들어오려고 뒤를 돌자 정한이형이 카페 유리벽에 딱 달라붙어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칠봉이를 복숭아라 부르며 내게 심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한 술 더 뜨며 내게 카페를 빌려준다는 말까지 하고 있는 이 형을 말릴 수가 없었다.
"형. 그 말 취소하기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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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쪄가 아 ! 낌 ! 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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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쪄입니다~
갑자기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ㅠㅠ
감기걸리신 분 있으신가요...?!
이 글이 약이 될 순 없겠지만 이거 읽고 힘내세요...(오글)
눈새인 수녕이가 점점 눈치를 채는 것 같죠?ㅎㅎㅎㅎㅎ
하하하하하하ㅏ하하하ㅏ하..
결말을 미리 생각하고 있는 중이지만.
어떻게 해야 여러분들 맘에 들지 모르겠어요ㅠㅠㅠㅠㅠㅠ퓨ㅠ
아 맞다!!!
독방에다가 글 추천해주셔서 저 진짜 칭찬 많이 받았어요ㅠㅠㅠ
모든 분들 사랑합니다..
이번 주도 화이팅합시다!!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