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M - 씨스루
사진 출처 - 인썸니아 님
오빠! 공략법 CHAPTER 3 : 달라지거나, 같아지거나
" 자, 다들 건배나 하시죠. "
플레디스 리조트 창립 20주년을 맞아 관계자, 주변 각각 여러 후원사들과 모여 축하연이 열렸고,
그 자리에 나는 관계자 신분으로 참석했다.
" 민규씨..? 라고 불러도 되나요? "
" 편한대로 하세요, 저는 상관 없습니다. "
" 아, 민규씨 반가워요. 곧 리조트에서 일하게 될 신입비서입니다. "
" 제 소개가 늦었나요. 플레디스 리조트 후계자 김민규라고 합니다. "
" 괜찮아요, 워낙 민규씨 얘기를 많이 들어서- 지금 리조트에서 일하신다고 했죠? "
" 네. "
" 여러 경영, 사업 관련 교육도 받으시고? "
" 네- 아주 잘 받고 있습니다. "
아무리 후계자라지만 이런 비즈니스 관련 대화에는 19살 답게 형식적인 대답이 나올 수 밖에 없다.
" 역시, 우리 민규 답다. 어쩜 그렇게 예의 바르고 철저한지 몰라. "
" 그러게요, 크게 될 아이에요. "
연신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며 멋쩍게 웃어보지만,
워낙 기대가 큰 탓인지 친인척들과 후원자들은 칭찬이 끊일 줄 모르고,
나는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서 파티장을 벗어났다.
띠링-
핸드폰도 답답한 파티장 밖을 벗어난걸 직감했는지, 귀신같이 바지 안쪽 주머니에서 경쾌한 카톡 알림음이 울렸다.
김칠봉
뭐해요? 바빠요?
김칠봉....? 대화창 위엔 알 수 없는 사용자라고는 뜨지만 어디서 들은 익숙한 이름이었다.
누구세요, 제 번호는 어떻게 아셨습니까?
셍긱해봐도 기억이 희미해 답장을 보냈고, 돌아오는 답은
김칠봉
아...정말 누군지 모르겠어요? 218호 학생이잖아요..
김칠봉
나한테는 기억하라면서 그쪽은 어떻게 그러실 수 있어요?
김칠봉
너무하네.
3번의 폭풍답장이었다.
아.이제 알겠네요.
세봉고 17살 김칠봉. 정확히 기억이 났다.
세봉고 맞으시죠?
김칠봉
당연한 걸 물어요..? 그쪽한테도 이따 물어봐야겠네.
뭘요?
김칠봉
뭐긴요, 이름 나이 학교죠.
김칠봉
이 정도는 알아야지 안 그래요?
이 여자 만만치 않다. 보통 여자가 아닌 거 같다.
-
" 오셨습니까, 후계자님. "
숙소로 들어서자 큰 소리와 허리와 머리를 숙이며 반기는 직원들,
아직도 적응이 안된다. 내가 19살에 이런 대접을 받는게 과분하다.
" 혹시 지금 세봉고 학생들 일정 진행 중 입니까? "
" 30분 후에 바닷가 산책 일정 있습니다. "
" 아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
웃어보이며 좋은 하루 되세요- 라는 말을 하는 여자 직원을 뒤로 하고
괜히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218호로 향했다.
똑똑-
예의상 노크를 하고, 바로 문을 열어 들어갔다.
" 아? 지금 오는거에요? 나는 이제 나가는데- "
" 네, 예상 외로 볼일이 일찍 끝나서. "
" 근데. 존댓말 좀 그만 쓰면 안 됩니까? 그쪽은 나한테 말 놓으라고 했으면서 참. "
" 그렇게 말을 했긴 했지만, 그렇게 원하면 그쪽이라는 호칭부터 바꾸는게 그쪽 한테는 빠를텐데요. "
나갈 준비를 하면서 투덜대는 김칠봉이었다.
사실, 먼저 말을 놓길 바랬지만 그녀는 내가 먼저 놓길 바랬나보다.
" 그런다고 해서 내가 그렇게 쉽게 얘기할 거 같아요? 나 쉬운 여자는 아닌데. "
" 마찬가지로 나도 쉬운 남자는 아닌데요. "
겉옷을 입고 양 팔로 팔짱을 끼며 입술을 쭉 내밀며 고개를 기우뚱 했다.
" 흠, 이거 참 어렵네요. 저 우선 나가야 하니 이따가 다시 얘기하죠 뭐. "
이내 현관 쪽으로 걸어가는 김칠봉이의 팔목을 잡고는 입을 열었다.
" 지금 그쪽이 얘기 못 하면 내가 하죠. "
" 나는 김칠봉, 너는 민규오빠 어때요. "
" ...... "
" 해봐, 민규오빠. "
-
예...민규오빠....오늘 편은 망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