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안드로이드 김석진
안녕하세요. 저는 BTS 특별과학수사본부에 일하는 탄소라고 합니다.
저는 연구원인데, 나라의 명령으로 안드로이드를 제작하고 있어요.
처음에 안드로이드를 만들기 위해 꽤나 머리가 비상하다는 연구원들은 죄다 집합했어요.
거액의 개발비가 주어졌지만,
오랫동안 성과가 나오지 않으니 기본 월급에 그치고 말았어요.
그래서 저를 제외한 많은 연구원들은 본업으로 돌아갔어요.
그래도 다행히, 연구를 시작한 지 2년 쯤 첫 안드로이드를 개발했어요.
이 안드로이드는 굉장히 사람답게 생겼고, 심지어 잘생겼어요.
그런데 이 안드로이드를 만들 때, 감정 코드를 넣을 공간을 마련해두지 않아서 바로 두 번째 안드로이드를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이 어렵다고, 두번째, 세번째... 이제는 수많은 안드로이드를 개발할 수 있어요.
정부에서도 만족했고, 안드로이드가 개발되었다는 사실을 입막음하기 위해
이후 사직을 하려면 안드로이드에 관한 내용을 가족에게도, 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다고 해요.
점점 압박이 가해져서, 저도 곧 사직서를 내야 하거든요.
짐 정리를 하기 위해 오랜만에 제 독단 연구실을 찾아갔어요.
어, 첫 번째 안드로이드는 제 연구실에 있었네요.
이 안드로이드는 실패작이라고 취급을 받게 되어서,
유리관 안에 전기로 생명 공급만 받아요.
그래도 제가 직접 만든 첫 안드로이드인데, 말도 한 번 안 섞어보고 일을 그만두기에는 아쉽네요.
그래서 유리관을 열었어요.
*
아.
그녀가 스위치를 누르자, 유리관이 열리고 잠들어있던 안드로이드의 눈이 번뜩였다.
굳어진 관절들을 움직이고,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 이리저리 둘러보는 것 같았다.
그와 시선을 마주한 그녀는 스산한 기분이 들었다.
...안녕?
안녕하세요. 저는 누구죠?
너는 안드로이드야. 내가 직접 개발한 첫 번째 안드로이드.
저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이름이 무엇이죠?
음....
이름? 주위를 둘러보니 탁자에 유명 아이돌 인터뷰 잡지가 보였다.
그녀는 '김석진'이라는 이름을 발견했다.
네 이름은 '김석진'이야.
멋진 이름입니다. 주인님의 성함은 무엇입니까?
난 탄소야.
회로를 토대로, 저는 78일동안 잠들어있었습니다.
지금 저를 작동시킨 원인이 무엇입니까?
음.. 이유는 딱히 없고, 내가 곧 이 일을 그만두거든.
그런데 너랑 말을 섞어보지도 않았길래 아쉬워서 작동시켰어.
내가 본부를 나가면, 너는 실패작이라고 처분될테니까.
저는 실패작입니까?
다른 안드로이드보다 네가 가진 장점이 많아.
가장 인간답게 생겼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만능이랄까?
그런데 너한테는 감정이 없어.
감정이 없으면 처분이 되는 겁니까?
정부는 살상용 안드로이드도 원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과도 어울릴 수 있는 안드로이드 개발이 급선무라고 생각했거든.
너처럼 감정이 없으면, 사람들과 정서적 공유가 되지 않으니까...
하지만 주인님은 저를 이해하시고 있잖아요.
그야... 나는 널 만들었으니까.
*
그 이후 저는 사직서를 내기 전, 할 일도 없어서 제 연구실에 틀어박혀 석진이와 얘기했어요.
석진이는 머릿 속에 특별한 회로가 있어서, 바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어느 새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지식을 알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일을 그만두기 5일 전에는,
이 세상에 방대한 지식 이야기가 아니라 저에 대해 관심을 가지더라구요.
-주인님이 일을 그만두는 정확한 날짜를 알려주시겠습니까?
3일전에는,
-인간은 방해물이 생기면 어떤 식으로 행동합니까?
음. 그 방해물을 제거하겠지? 잔인한 수단이지만.
-그렇군요.
이상한 점이 있어요. 1일 전, 아쉬움이 남아
연구실에 하룻밤 잘려고 간단하게 이부자리를 펴고 누웠어요.
잠을 자다가 잠결에 눈을 떴는데,
석진이가 제 손을 잡고 있었어요.
잘 못 본거겠죠?
*
그녀는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났다.
'석진'에게 생명 공급 회로 선만 연결해주고 제 짐이 담긴 상자를 챙겼다.
안녕, 석진아.
뒤를 돌아 문을 열었다.
본부는 매우 크기 때문에, 한참을 걸어 반쯤 왔을까,
갑자기 비상벨이 곳곳에 울렸다.
연구원들과 안드로이드들이 떼로 움직이자 바쁘게 움직이는 한 명을 붙잡고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모르겠어요. 갑자기 건물 안 쪽이 폭발했어요.
네?
더 이상 묻지도 못하고 발이 묶인 듯 이동하지 못했다.
정신을 차린 듯 급하게 원래 나가려고 했던 출구로 가려는데,
폭발음이 들리는 동시에 철푸덕 넘어질 정도로 흔들렸다.
여기저기 신음하는 소리가 들리고, 부상자가 많았다.
먼지 섞인 자욱한 안개 속, 하나의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응시했다.
...석진?
그녀와 대화하던 순한 안드로이드는 어디로 갔는지,
붉은 불빛을 내며 다가오는 석진은 이윽고 그녀의 앞에 섰다.
안 가도 돼.
네가 말한 사람들....
다 죽였어.
*이게 무슨 쌩뚱맞는 글이야! 하신 독자님들... 당황하지 마시고..^^;
그냥 크리스마스라서 특별편으로 한 번 끄적여보았습니다. (근데 새벽에 적어서 제대로 적었나)
원래 본편과 아주~ 많이 다른 내용이지만 1g의 집착은 남겨두었습니다...^ㅁ^
남준이편과 태형이편은 오후에 올라올 예정이에요! (참고로 다 한 편씩 구성되어 있고, 후편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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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 중 +암호닉 이라고 제목에 써 있는 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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