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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는 어리둥절했다. 먼저 피한것은 본인이나 일방적으로 피하는게 아니라 남준도 저를 같이 무시하는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제 이상한 기분을 깨우치기에는 더없이 좋은 효과라고 생각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정작 본인은 남준을 피했으면서 남준이 자신에게 다가와주길 바란 이기심을 깨닫자 놓치고 있던 뭔가를 한가닥 잡은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윤기였다. 

 

 

 

남준은 화가 났다. 그저 윤기가 말도 없이 저를 멀리하기에 내 행동에 마음에 안 드는게 있었냐 물음이라도 하려했다. 퇴근할때에 곧잘 기다려주던 윤기는 피하는것이 사실이라는듯이 남준이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기다렸다. 두 번이나 제가 바래다 주어 이제 익숙해지고 싶은 골목을 천천히 걸어 집 앞 대문에서 5시간을. 

 

 

추워도 참을 수 있었다 당연히 올거라고 믿으니까, 그런데 열두시가 넘도록 오지 않는 윤기가 걱정이 되어 왔던 골목을 되돌아 나가보기도 하고 방해되지 않는 한켠에 주차했던 자신의 차를 몰아 동네 주변을 빙 돌아보기도 하고 그렇게 발로 뛴지 20분쯤 됐나.. 어디선가 여자 목소리와 함께 익숙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확신하지는 않았다. 설마설마하는 기대와 의문따위로 가득한 마음으로 목소리의 근원지를 따라갔다. 그리고 그 근원을 확인한 순간, 기대는 절망에 추락했고 의심은 확신으로 돌변해 제 심장을 뚫고 벽에 부딪혀 바닥에 쳐박혔다. 정말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사실 남준은 윤기가 아니라 저에게 화가 난 것일지도 모른다. 

 

 

 

제가 사랑하는 이의 마음보다 제 마음을 우선시 했으며 왜 저에게서 멀어지려 하는지, 그전에 저와 비슷한 감정이 한번이라도 있었는지 알려하지 않았다. 안일했다, 생각이 짧았다, 어떤 말로 자책해도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내가 나를 갉아먹는 기분이 징그럽게 싫었다. 그것보다 결국은 윤기와 저의 사이가 나빠져서 이대로 또다시 남이 될까,영영 모르는 사이로 보내버릴까 걱정하는 멍청한 마음 때문에 끝없이 비참해졌다. 혼자 사랑하는게 죄 짓는 일처럼 무거웠다. 

 

 

남준은 을이였다 

 

 

 

D-7 

 

 

 

 

 

 

 

 

 

 

그는 지금 조급하다 ㅡ어떡해, 어쩌지, 어쩌나, 어쩔까, 말을 걸까,말까ㅡ 남준을 피하고 남준이 피하는 그 몇일동안 곰곰히 생각해봤다. 이전의 남준과 저의 관계부터 왜 여기까지 오게 됐고 그동안 남준의 감정과 생각은 어땠을지, 저의 솔직한 심정은 무엇인지 천천히 정리하고 다시 확인하여 결론내렸다, 나는 김남준이 좋다. 이전에 여자를 좋아한적도 있었고 솔로기간이 길어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제 마음을 부정하기 어려웠다. 

 

그럼 남준은? 남준도 저를 좋아한다고 확신할 수 있나? 확실히 서로 피하기전까지는 친한 동료라고 볼 수 있었다. 남준이 적극적인데다 지극정성인 덕분에 진심으로 웃는 시간이 늘어갔다. 이따금 남준은 원래 이렇게까지 남을 아껴주나? 싶을만큼 저를 보는 눈빛에 사랑스러움을 가득 담고 저와 있을 때에는 볼에 패인 보조개를 지우는 순간이 드물었다. 

그렇다면 지금은? 분명하게 제게 호의적이였던 태도들은 티나게 달라졌고 말도 걸지 않으며 밥을 같이 먹으러 오지도 않는다. 휴..한숨이 절로 나온다 "어이구 그래서야 땅이 꺼지겠냐" 

 

 

점심시간에 남준의 자리를 대신하는건 동성친구와 다름없는 한성주. "꺼졌으면 좋겠다 너도, 땅도." 와 너무하네 "진짜 너무한게 뭔지 보여줘? 여기서 찐하게 키스라도 한번 해?" 미안, 진짜 미안. 무릎 꿇을까요 선생님. 

 

아직도 윤기는 양치질을 잇몸에 피가 나도록 열정적으로 닦는다고 성주에게 소리쳤다. 와하하 웃으며 무릎 꿇을 준비를 하는 성주의 포니테일인지 말꼬리인지 구분 안가는 한 줄기 머리채를 손에 한바퀴 감아올리며 어금니를 꽉 깨물고 "내 그 ㅈ같은 술버릇 진작 고치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납득시켰을텐데," 하고는 두번째 한숨을 애써 삼키고 성주를 부서까지 바래다 주었다. 성주에게 진심으로 화가 난다기보다 남준과의 관계에 골머리 썩는지라 괜히 흥분했다. 

 

 

 

 

술버릇은 진작에 알고있었지만 너무 오랜만이라 까먹은 탓이기도 했다. 기습뽀뽀를 당한 윤기는 깜짝놀라 몇초동안 숨을 참았으나 이내 세상 진드기 모조리 날릴만큼 화려하게 성주를 쳐 떼어내고 멱살을 잡아 짤짤 흔들어 대었다 어찌나 격정적으로 흔들었는지 머리 울려서 토할것 같다는 성주의 말에 손을 탁 놓아버리고는 잔뜩 넓힌 콧평수에 쉬익쉬익, 바람을 가득 넣었다 후욱 빼내며 그대로 쌩하니 집으로 가려다가 하..그래도 여자앤데...난 너무 착해서 탈이야.. 하며 성주의 뺨을 두어번 내리쳐 깨게 만들고 공동현관 번호를 누르라고 귀에다가 소리치자 그건 또 알아듣는지 알아서 번호를 누르고 자기집은 2층이라며 계단을 기어 올라가는 성주를 한심하게 쳐다본 뒤 옷을 탁탁 털고 느긋하게 찌증을 삭히며 집으로 돌아갔던 윤기다. 

 

 

어떤 방향으로든 좋지 못한 술버릇은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인은 술을 즐기지도 않지만 혹여 있을지 모를 술버릇조차 두려워하게 만든건 성주와 예린이였다 어째 남자 둘보다 여자 둘이 더 술을 좋아하는지..잘 마시는 것도 아니였다, 둘이 합쳐 주량 두병반이 최대치면서 매번 주량을 초과할때까지 들이켜 죽어나는건 뒷처리를 감당해야하는 윤기와 호철, 그리고 과음한 다음날 성주와 예린의 몸뚱아리였다. 잔뜩 화난 두 사람이 잘못한 두 사람을 호되게 혼내고 벌을 세워도 참 낙천적인 두 사람은 '야, ㅈ되는건 내일으 예리니지 오느릐 예리니가 아니에여' '아하핰핰 마자,마쟣ㅎ우리 예리니 짜란다!!' 하며 꼬인 발음으로 맞는 소리는 곧잘했다. 쳐맞는 소리. 

 

 

 

 

 

아 이럴수가, 잡생각만 하다 벌써 점심시간이 끝나버렸다. 시니컬한 표정으로 자리로 가려던 윤기는 절망적인 얼굴을 하고 비상계단으로 쭈그러든다. 안 그래도 왜소한 몸이 어두운 계단위 한구석에 고개를 푹 숙이고 팔로 다리를 감싸안고 있으니 정말 작아보였다. 불빛없어 어두운 공간에 어두운 물체가 덩그러니 있는 꼴이 퍽 불쌍하다 자조하던차에 비상계단 문이 열렸고 반응 느린 윤기가 맡아본적 있는 달콤한 향기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들었을 때는 이미 남준이 윤기의 얼굴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윤기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해를 풀 기회였다. 

 

 

그러나 남준은 정말 말 그대로 바라보기만 했다. 숨을 조여오는 시선에 눈을 돌리는 것조차 어려운데 입을 떼기란 더 어려운 일이였다. 솜사탕이 뽀송뽀송 뭉쳐 제 목구멍에 푹 눌러앉은 느낌 때문에 그렇게 말 걸고 싶던 시간이, 기회가 왔는데도 도저히 시작을 뗄 수 없었다. 자꾸만 달싹거리는 입술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듯 윤기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며 한참을 가만히 있던 남준은 이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말도 듣지 못하고 비상계단의 문을 열고 나갔다. 

 

 

 

윤기가 괴롭거나 생각이 많아질때면 비상계단에서 숨을 돌린다는 것쯤은 알고있었다. 그래서 갔다. 저도 쉬러 간다는 머릿속의 핑계를 솔직한 심장은 비웃었다. 문을 열기전부터 심장소리가 들려왔다. 한켠으론 생각했다. 그렇게 민윤기를 잘 알면서 왜 정작 마음은 모르는 걸까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딱 지금 남준이였다. 충동적이였다. 쭈그려 앉은 윤기의 앞에 한쪽 무릎을 내리고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마음을 헤아리려 눈을 쳐다보았다. 다른건 다 내려놓고 하나만 떠올렸다. 이 사람의 마음은 뭘까. 

 

 

 

본능은 알았다. 어느 정도 윤기가 남자와의 관계에 거부감이 없다는건 윤기 본인보다 남준이 먼저 눈치챘다, 그럼 남은건 '남준'에 대한 윤기의 '마음'이였다. ...사실은 그리웠다. 너는 내게 보고있어도 보고싶은 사람이다, 만지고 싶어 안달나 죽겠다, 당장이라도 네 살냄새를 가득 끌어안아 한 톨 남기지 않고 온 몸을 붉혀대고 싶다 말하고 싶었다, 어느새 또 넘쳐나려 찰랑거리는 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 허나 아직은 아니란 것도 알았다. 꿀꺽 한 번 삼켜내고 눈으로 윤기를 더듬는다. 그의 눈에는 긴장과 설렘이 가득했...설렘? 다시 천천히 탐한다. 확신하기 힘든 감정이 휘몰아쳤다. 맞았다, 윤기도 알고 저도 안다. 

 

 

그는 솟아나는 애정을 어쩔 줄 모르는 아이가 되어 나를 보고 있었다. 

 

 

 

 

남준은 들어올 때처럼 조용히 일어서서 그와 있던 공간에서 벗어났다. 윤기는 지금 무슨 기분일까, 사실 아직 다 모르겠다. 하지만 하고싶은게 생겼다. 기다릴 것이다. 제 어린 사랑이 드디어 찾아낸 돌을 갈아내고 보석을 일궈내 제게 찾았다고 말해줄 때까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돌아 서있는 이 순간도 그가 그립지만 참아보기로 했다. 하나의 마시멜로를 먹지않고 15분을 기다려 두 개를 먹을 수 있게 될 아이처럼 기대를 가득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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