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여주랑 정한이는 6개월 차 신혼부부야. 6개월 차 신혼부부라서 풋풋함을 기대한다면 그건 크나큰 오산이야. 5년간의 긴 연애 끝에 결혼한 둘은 풋풋함보다는 익숨함에 가까웠지. "자기야, 내 시계 봤어?" "몰라, 니꺼는 니가 알겠지." "자기야..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우리가 그정도 사이밖에 안돼?" "아침부터 연기하지말고 회사나 가. 니 시계 식탁 위에 있는 것 같더라." "알겠어, 고마워 자기" 준비를 끝낸 정한은 여주의 이마에 쪽하고 뽀뽀를 하고 출근을 해. 웹툰작가인 여주는 컴퓨터를 키고 앉아 웹툰을 그리기 시작하지. 그러다가 자신의 핸드폰이 울리는 것 같아 쳐다보니 '윤정한'이라는 세 글자가 박혀있어. "왜" "자기야, 전화라도 좀 더 친절하게 받아주면 안될까?" "용건만 말해" "알겠어... 우리 오늘 외식할래?" "갑자기 왜?" "음.. 그냥ㅎㅎ" "그러자 그럼" "자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갑자기 초밥먹고싶다." "알겠어~ 그럼 7시까지 준비하고 있어. 다시 전화할게ㅎ" "응" 하고 전화를 끊고는 다시 일에 열중하는 여주야. 그렇게 열심히 그리다가 시계를 보니 시침이 벌써 6시에 가까워져 있어. '아씨... 귀찮은데'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오랜만에 나갈 생각에 나름대로 들뜬 여주는 준비를 시작하지. 예쁘게 화장도 하고 잘 안 입던 원피스도 꺼내입고, 정성껏 고데기도 말지. 딱 손에서 블러셔 브러쉬를 놓는 순간 울리는 핸드폰에는 '윤정한' 이 세 글자가 박혀있어. "나갈꺼야" "응응 자기 빨리 내려와~" 현관문을 열고 나가니 정한이가 차를 세우고 기다리고있어. "자기야~!!" 완전 큰 목소리로 여주를 부르는 정한에 여주는 쪽팔려서 얼른 차에 타버리지. "자기야, 오늘 완~전 예쁘다. 자기 아닌 줄 알았어" "나 원래 예뻐." "자기는 자기를 너무 잘 알아// 가자, 내가 완전 맛있는데 예약해놨어~" "운전이나 똑바로 해." "응..." 그렇게 20여분 간을 달려서 초밥집에 도착한 둘은 맛있게 초밥을 먹기 시작해. 그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여는 정한이야. "자기야" 사뭇 진지한 목소리의 정한에 여주는 살며시 고개를 들어. "응..? 왜?" "자기,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 진지한 정한의 모습에 살짝 쫄아있던 여주는 열심히 머리를 굴려. '아씨.. 오늘이 무슨날이지? 내가 아무리 무심해도 윤정한 생일이랑 결혼기념일은 기억하는데.. 둘은 아니란말야. 뭐지 오늘이?' "으응? ㅇ.. 오늘이 무슨 날인데?" 살짝 긴장한 듯한 여주의 모습이 보이자 정한은 가볍게 미소를 짓고는 얘기해. "우리 오늘이 만난지 6년되는 날이야~" "?!너 그런것도 세?!" "당연하지~ 우리 자기 만난 날이 나한테는 얼마나 뜻 깊은 날인데ㅎㅎ 그니까 자기야 이건 선물!!" 하면서 뒤에 숨겨놨던 목걸이를 꺼내 여주의 뒤로 가 직접 목걸이를 채워주는 정한이야. 가까이 온 정한에 빨개질 대로 빨개질 여주는 "어.. 고마워." 라고 짧게 대답하지만, 6년간의 기간동안 항상 무심하고 까칠한 자기를 이해해준 정한이 고마워서 눈물을 흘리고 말아. "어? 자기야.. 왜 울어" "흐읍... 너가 ㅈ..자꾸 울게 하잖아.. 힝" "응?ㅎㅎ 그래 내가 자기 울렸구나// 미안해. 근데 자기는 우는 모습도 예쁘면 어떡하자는거야~" "이씨.. 너 놀리지마.. 끄읍" 그런 여주가 너무 귀엽게 느껴진 정한은 여주를 안고서는 가게를 빠져나가 차에 여주를 태워. 어느새 울다가 잠이 든 여주를 보고 살풋 미소짓는 정한이야. "자기야, 집 다왔는데" "우응... 알겠어" 그렇게 집을 돌아온 둘은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정한의 팔배게를 베고 누은 여주는 살며시 눈을 감아. 그런 여주의 눈꺼풀에 촉 뽀뽀를 하고는 정한이 조심스레 물어와. "자기야, 아까 왜 울었어??" "몰라.. 기억하지마. 쪽팔려." "아니야 귀여웠어ㅎㅎ" 그러다가 여주가 정한의 품에 안겨 조심스레 입을 열어. "고마워, 윤정한" "응?? 뭐가?" "그냥 다. 그동안 무뚝뚝한 내 옆에 있어준 것부터 지금 이렇게 내 옆에 있어주는 것까지 다-" "음? 내가 자기한테 더 고맙지~ 어딜가야 이렇게 예쁜 자기를 만나겠어ㅎㅎ" "몰라, 자자. 졸려" "그래, 우리 자기 잘자-" 조심스럽게 여주의 등을 토닥이며 서로에게 기대 잠을 청하는 둘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