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순영=대환장파티 02
부제: 갭의 차이
<잠투정>
"순영아 안 일어날 거야? 지금이 몇 시인 줄 아니..?"
태평하게 잘 자고 있는 순영이를 깨웠다.
더 자도 되는데 심심해서 못 버티겠어.. 순영이의 귀여움을 봐야지 심심함이 달아나지.
순영: 몹쓸 짐쓰으응..!!!
"우움.."
"지금 우움할 때가 아니야. 안 일어나면 궁둥짝 때찌한다."
"아아아.."
"아아아?"
"5부니만 자께.."
"5분자면 큰일 날 텐데?"
눈을 뜨고 날 보며 울상을 지으며 "그러면 1부니만.."라고 하고는 반항하듯 이불을 얼굴 끝까지 뒤집어쓴다.
아침마다 이 고생이네..
"너 닭 아니지?"
"마자.."
"닭이면 아침 댓바람부터 일어나서 꼬끼오 해줘야지!!"
"어제 짐씅이랑 놀다가 늦게 잤자나.."
"그건 미안.."
"짐씅 때무네 밤낮이 바껴버려써.."
그건 그래.
방학은 밤낮이 바뀌는 게 취미생활이자 특기 아니겠어?
순영이 깨우는 걸 포기하고 나가려다가 급 뒤를 돌아 말했다.
"나 약속 있으니까 밥 알아서 챙겨먹어. 사료 먹으면 되겠네."
"짐씅 약속 있다고?"
이제야 말똥말똥한 눈을 뜨고 날 보는 순영이었다. 말똥을 투척당해봐야 정신 차리지?
근데 뭐지? 이 어이없고도 애매한 느낌은? 이렇게 간단한 거였나?
<나가지 말라고 투정>
"응.. 오늘 알바 없는 날이라 친구 만나려고."
"왜애애애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소리부터 지르더라!
가볍게 무시하고 방 밖을 나서려는데 급 뛰어와 내 앞을 막는 순영이다.
뭔데 이렇게 비장해..
"안 돼.."
"돼."
"한번만~"
"애교 부려도 소용없어."
"그러며는 저거 내꺼할 거야."
"저 가오나시 인형? 너꺼해."
"음... 그러며는 수녕이 다른 닭 찾아간다..!"
"순영이 안 되겠네.. 은혜도 모르고.. 가라! 잘 가라! 가라 멀리 가버려!!!! 훠우!!!"
"짐씅 미워..!!!"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는 나를 보며 얼굴을 붉히고 또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순영아. 나 오늘 남자 만난단다. 누나도 썸은 타봐야하지 않겠니?
"사료보다는 건강을 위해 채소 요리가 낫겠지? 약속시간 남았으니까 차려주고갈게."
"안 머거!!!!"
"차.려.두.고.갈.게."
냉장고를 열어 채소를 듬뿍 꺼내 금방 볶음밥을 완성했다.
먹으라고 순영이를 부르려는데 구석에서 가만히 앉아있다.
잠시 마음이 약해졌다가 다시 다잡았다. 이게 얼마만인데..!
준비하고 밖으로 나오니 순영이가 날 새침하게 보며 말한다.
"얼어 죽겠네."
"걱정 돼?"
"걱정은 무슨. 오늘 누가 얼어서 얼음이 됐다고 하면 짐씅인 줄 알게.."
"히트텍 입었어. 더울 정도로 후!끈!후!끈!"
"왜 이렇게 신나써..?"
"그건 바로."
"..?"
"비밀이야↗아↘아↗아↘ 아직 아니야!"
오늘은 흥에 취해 버린 날이라고 보면 된다.
도키도키하다 못해 도킹테스트까지 받아야하는 날이라고 해두자!
<썸남>
"갑자기 불러서 놀랐지?"
"왔어?"
"기다리게 해서 미안.. 더 빨리 나왔어야 했는데."
"아냐! 내가 급하게 나오느라 일찍 나온 거지. 아직 약속시간 3분이나 남았는데?"
"역시 말 예쁘게 하네. 밥부터 먹을까? 배 많이 고프지?"
예쁘게.. 예쁘.. 예.. 하..
너 앞에 있으면 내가 겁나 예쁜 사람 같다고ㅠㅠㅠㅠㅠㅠ
"음.. 조금?"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음.."
"오."
"아..?"
"예."
"아 전원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나게 웃다가 더 배고파져서 머릿속으로 음식 메뉴를 갈망하듯 생각했다.
아 뭐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날까?
"초밥 좋아해?"
"사랑해."
"나 사랑한다고? 갑자기 훅 들어오면 되게 설레는데."
너 말고 초밥.
이 상황에 너 말고 빛깔 고운 초밥이라고 하면 안 되겠지 생각하며 목젖을 두드리던 말을 겨우 삼켜냈다.
"어? 어.."
초밥 집으로 들어와 먹다가 와사비가 너무 많이 들어갔던 건지 코끝이 점점 찡해져왔다.
초밥 장사 아니고 와사비 장사하시나봐.. 와사비가 뭔 자랑이라고 많이 넣은 거야!!!
"커..컥.."
"괜찮아? 뱉을래?"
다짜고짜 자기 손을 내 턱에 바치는 모습에 내 모든 걸 바칠 뻔했다.
미쳤다. 어떻게 이런 착하고 잘생긴.. 다해먹어!!!!!! 원우야!!!!!!!
"물마시면 돼..!"
물을 마시고 괜찮아진 목을 한번 쓰다듬고는 앞을 보니 다정하게 나를 보고 있다.
그만해.. 그만..!!!!!
계속 반복됐다. 다정하게 챙겨주는 걸. 심지어는 계단 내려갈 때도 날 애기 다루듯 계단조심이라고 말하는 세심함도 놓치지 않았다.
학교에서 있을 땐 애들이 많아 정신 사나워서 못 느꼈는데 가끔 챙겨주던 모습이 이제야 기억난다. 뭐야 나 좋아하나?(도끼병)
"집에 데려다줄게."
"아냐!!!!!!!"
"이렇게 격하게 싫어해? 그러면 더 데려다주고 싶은데."
"진짜 괜찮아."
"이 동네 나쁜 사람 많아서 안 돼. 데려다줄게."
정말 괜찮다고 끝까지 말했지만 현실은 우리 집앞이었다.
얼른 인사를 하고 돌려보내려는데 일이 벌어졌다.
<갭의 차이>
"뭐야."
항상 내가 올 때마다 짐쓰으으응!!이라고 달려오던 사운드가 아니라 정말 착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너무 놀라 심장이 나올 뻔했으나 꾹 참고 순영이를 마주했다. 너무 날카로워서 고개 숙인 건 비밀..
"외동이라고 하지 않았어?"
"아.. 그게.."
"외동 맞는데."
"그러면 누구시죠? 되게 늦은 시간인데. 집 앞까지 찾아올 정도로 친한 사람인가?"
"친한 사람이요? 그걸로 우리 사이를 표현 할 수 없는데."
"네?"
"그냥 친한 사람은 아니죠. 저희가 어떤 사이인데."
짐씅과 닭사이 정도? 그렇지. 친한 사이는 아니지.
어떻게 보면 원수 관계일 수도 있지.
"아.. 저기.. 오늘 즐거웠어. 나 순영이랑 할 얘기가 있어서 먼저 가줄래."
"이 남자 못 믿겠는데."
"믿을 만한 사람이야!"
"괜찮다는데 뭔 상관인데요. 저도 할 얘기 엄청 많은데 자리 좀 피해주시죠?"
"거울보고 표정 좀 살펴봐요. 피해주게 생겼나."
나 지금 굉장히 떨려.. 손도 다리도 이빨도 모든 것이 다 떨릴 지경이라고.
미치겠네.. 어떡하지.
"다음에 또 보자. 이만 갈게!"
순영이를 데리고 아파트 안으로 들어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내내 순영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도 입 꾹 다물고 순영이 눈치만 살폈다.
엘리베이터가 문 열리는 소리에 놀라 움찔했다가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 층수를 눌렀다.
"이제 13층이야."
"응..?"
"먼저 입 열 때까지 기다리는 중인데."
갑자기 왜 나른하게 웃고 난리지..?
어디서부터 설명해줄까 하다가 일단 원우에 대해 소개해줬다.
"아.. 그게.. 같은 과 동기야! 워낙 친한 편이라."
"친해?"
"응.. 과에서 가장 먼저 친해진 남사친이라 친한 편이지."
"또?"
"응..? 또? 여자애들이 얘기 안하는 날이 없어. 인기 많거든."
"그리고?"
"그리고..?"
"내가 원하는 대답이 안 나왔잖아."
"안 좋아해."
"그럼 됐네. 들어가자."
우리 층에 도착했어도 집에 안 들어가고 내 얘기를 듣던 순영이는 됐다며 들어가려다 뒤를 돌아 나를 본다.
?? 왜?
"나도 참 못 말리는군.."
"왜..?"
"문 좀 열어줄래?"
"그래.. 기대했던 내가 병ㅅ, 바보지."
문도 못 여는 닭한테 내가 뭘 바라니..
<차이 그딴 거 개나 줘.>
"볶음밥 왜 남겼어? 그것도 야채만 잔뜩."
"그거 짐씅 주려고 남긴 건데. 멋있지?"
"그게 멋있는 거라면 멋있는 남자 안 좋아할래. 나 야채만 먹으라고 남긴 거니?"
"여기 밥알도 몇 개 있어."
"고오맙다. 셀 수도 있을 정도네?ㅎㅎ"
설거지 하려다가 쓸데없이 수압이 너무 쎄서 옷이 젖지 않기 위해 앞치마를 입고 본격적으로 설거지를 시작하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뒤에서 날 안는 순영이에 의해 모든 사고가 멈춰버렸다.
"언제 오나 베란다에서 계속 기다렸잖아. 손도 차가워져서 짐씅 오면 바로 손잡으려고 했는데."
"아.."
"너무 허무했어. 짐씅 친.구한테 뭐라해서 미안해.."
"아니야.. 같이 뭐라했는데 뭐.."
안은 손을 풀어서 아쉬워하고 있는데 나를 뒤돌게 하더니 안았다.
이렇게 앞으로 안는 것도 좋네ㅎㅎ
고무장갑에 묻은 물이 순영이의 옷에 묻을까 최대한 멀리 떨어뜨리고 있는데 갑자기 앞치마 리본을 푸르는 거였다.
순간 의심미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앞치마를 완전히 벗긴 순영이는 뜬금없이 자기가 입는 거였다.
응? 왜?
"오늘은 수녕이가 할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니까 즐기라구ㅎㅎ"
시발.
고작 하는 말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니 즐기란다.
설레는 것도 잠시라지만 이건 너무 잠시잖아.
그냥 잠신이나 되서 자련다.
마그마님의의 소재
<꼬이틴트>
"너가 좋아하는 꼬이를 데려왔어!"
"우와!!!! 어떠케!!!?"
"알바 하는 언니가 귀엽다고 샀는데 1+1이라 너도 하나 가지라면서 운명이게도 꼬이를 주더라."
"헐 꼬이야ㅠㅠㅠㅠㅠ"
저번에 알바 하는 곳에서 그랬던 것처럼 볼에 부비적거리던 순영이는 나를 경계하며 멀어졌다.
저 새끼가 아직도 틴트가 피인줄알아!
"순영아 세상에 모든 것은 닭이 아니란다."
"응..?"
"이거 봐. 이것도 닭이야?"
내가 평소에 쓰던 틴트를 보여주자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한다.
이 와중에 하는 말이 어이가 없어서 한대 칠 뻔했다.
"그거 짐씅 살아나게 도와주는 거잖아."
"응? 설마 생기 있어져서 살아나게 도와준다고 하는 거 아니지?ㅎㅎ"
"마자!"
"후.. 참자.."
간신히 참고 틴트를 뺏어 뚜껑을 열자 저번과 같이 경악한다.
제발..!
"짐씅.."
"아.. 그때의 악몽이 떠올라..!! 잘 봐."
뚜껑을 열어 입에 바르자 저번처럼 오열하지는 않고 멍하게 나를 쳐다본다.
뭐지..? 이제 우는 게 멍 때리는 건가..?
"어, 어때..?"
"우와 짐씅.."
"짐씅 좀 집어치우고 어때?"
"너무 예뻐.."
넋 놓고 날 보던 걸 멈추고 갑자기 정색하더니 꼬이 틴트를 가져간다.
"물론 꼬이가..!"
마음이 상해 클렌징티슈로 입술을 벅벅 닦았다.
분노의 양치질이 아니라 분노의 물티슈질 되시겠다.
"뭐해!!!?"
"아 깜짝이야! 왜!?"
"민망해서 돌려 말한 건데 지우면 어떡해!!!?"
"..??"
"다시 발라!!!"
그렇게 짐씅이라고 하더니만 틴트를 열어 내 입술에 발라줘놓고 이리저리 삐져나왔는지 고개를 갸웃하는 순영이다.
그래.. 지금 존나 이상하겠지..
"어? 이상하다.. 짐씅은 진짜 누나매직이 맞나봐. 왜 아까랑 틀리지?"
클렌징티슈를 들어 튀어나온 부분을 지우려는데 다 지우려는 줄 알았던 건지 티슈를 뺏어갔다.
어쩌라고 족팡매야.
"뭐가 이상한 거지..?"
"입술 선에서 튀어나왔잖아."
"아!"
금방이라도 유레카를 외칠 듯한 순영이는 티슈로 튀어나온 부분을 지워나갔다.
근데.. 이게.. 너무.. 가까운데.. 집중을 해서 아무 느낌이 없는 건지 뚫어져라 입술만 보며 지워나가는 순영이는 참으로도 큐티..섹시..호시..
"다했지..?"
"하여간 짐씅 성격 너무 급하다니까아.."
섹시하다고 했던 방금 전의 나를 반성하자.
세상에.. 추천 수가.. 20이 넘다니.. 지금 이거 꿈이죠? 제 볼 좀 꼬집어주시겠어요?
추천이 10 넘으면 쪽지 오는데 그거 보고 1차 놀랐다가 이번에 들어가 보니까 20.. 세상에.. 미쳤 파쳤..
감사합니다! 열심히 쓸게요!!!
오늘 순영이 박력 난리 났죠? 가끔 이런 모습도 보여주고 저런 모습도 보여주고 할 겁니다!
다음 편에는 뭐 쓸거냐구요? 때에 따라 달라요! 오늘도 쓰다보니까 은근 많이 써지더라구요!(뿌듯)
혹시라도 보고싶은 소재가 있으시면 댓글에 적어주세요!
원우가 등장했네요!!!! 가끔 다른 세봉이들도 나올겁니다!!
좋죠!!!? 전 좋아요!!! 소리벗고 팬티질러~~~~!!!!
다음편에서 봬요(침착)
<나의 사랑 암호닉분들~♥>
벌스/(/♡/)/햄찡이/일공공사/크림빵/우들/호시부인/지하/헬륨/썬준/먕먕이/급식체/회귀/6월/숨숨/밍구리밍구리/11023/찬아찬거먹지마/라온하제/착한공/
늘부/꼬꼬빈/thㅜ녕이/예에에/꼬솜/순수녕/햄찌의시선/워누몽/진투/뿌뿌/문홀리/호찡/천사가정한날/Dly/쎕쎕/붐바스틱/순부/마그마/열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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