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の名前は.
널 닮은 별들을 하나씩 새며, 날을 샜어. 날을 새고, 달을 새고, 년도를 샜어. 그렇게 몇 년이 흘러선 내게 남은 건 무엇일지 모르지만, 오직 너만보며 별을 샜어. 그러다보니깐 내 양손엔 별들이 한가득 있었지. 한 웅큼 있는 별을 꽉 쥐면 넘처 흘러 안 돼. 그렇다고 너무 살살 잡아도 안 돼. 그만큼 별들은 까다롭지. 이름도 모르는 널 어떻게 찾겠다고. 나이도, 성별도 모르는 널. 심지어 사는 곳도 모르는 널. 생사여부도 모르는 널 어떻게 내가 찾겠다고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어.
그냥, 네가 꿈에서 나와서 이래. 너가 자꾸 아른거려서 이래.
안녕. 또 보네.
...오늘은 알려주면 안 돼?
미안해, 알려 줄 수 없어.
너가 상처받는 건 슬프잖아.
도대체 그 비밀의 깊이는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안 간다. 오늘도 넌 내 꿈 속에서 나타나 날 괴롭힌다. 내 머릿속을, 내 꿈 속을 헤집어 놓는다. 너는 살아있기라도 한거야? 실제로 존재하기는 해? 입 안에선 가득히 질문들이 맴돈다. 차마 난 그것들을 입 밖으로 보내진 못한다. 입 안에서 나온 질문들이 너에겐 보여 이 공간을 다 채워 너에게 피해가 갈까봐. 그만큼 넌 존재자체가 신비로웠다.
...오늘도 이제 가는거야?
응, 가야 돼.
가지 마. 안 가면 안 돼?
더 내 곁에 머물러줘.
눈물이 뚝뚝 흘렀다. 지워도 지워도 지워지지 않았다. 고개를 저어도 눈물은 그쳐지지 않았다. 입으론 슬픔이 흘러나왔다. 내가 상처받는 건 슬프다며. 난 너만을 기다리며 현실세계 속에서 상처 받고있어. 감정의 응어리가 터져버렸다. 울음 섞인 목소리와 애절한 질문이 엉켰다. 나한테 왜 그러는데, 도대체. 나도, 이젠 지쳤어. 몸 안에 있는 모든 눈물을 뺀 거 같았다.
나보고 어쩌라고... 나도 가고 싶어, 너한테. 지금 떠나기 싫어.
그럼, 알려줘. 네 이름 알려달라고.
...안 돼, 그건 안 돼.
또, 그래. 넌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서로가 울었다. 꿈 속이지만 현실 속, 자고 있는 나도 눈물을 흘렸겠지. 그저 울기만 했다. 평소보다 우린 오래 봤다. 그게 마지막이라곤 생각도 못 했다. 슬픔 마음 뿐이었다, 그 땐. 더 머물러줬으면, 가지 말아줬으면 하는 마음과 널 알고 싶음 마음이 더 컸다. 우리가 다신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보단. 우린, 늘 그랬듯 항상 봤으니깐. 내가 잠이 들면, 항상 웃으며 나타나던 너니깐.
그리고, 내 앞에서 우는 네가 어색해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널 달래줘야지.하는 생각 밖에 없었다.
그 뒤로 내 꿈엔 네가 나타나지 않았다. 흔적도 없었다. 머리카락도, 그 곱던 손가락 역시도 나타나지 않았다.
넌, 내게 상처를 주고, 미련을 주고 떠났다.
君の名前は
처음엔 그저 기억을 못 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이어져 결국 일주일이 됐을 땐 일어나서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 널 봤을 때처럼 울었다. 내 눈물로 적셔지는 이불은 마치 너를 연상시키게 했다. 은은하게 자국이 남고 너도 내 기억 속에서 은은히 자리를 잡았으니까. 이불은 한없이 적셔졌다. 적셔지고, 또 적셔졌다. 입 안에 맴도는 말들은 전부 널 향한 것이었다. 이름조차도 알려줄 수 없었던 것일까. 넌 왜 나에게 미련을 남겼을까.
문 밖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도 나는 너를 마지막에 봤을 때처럼 고개를 저으며 울었다. 괜찮다곤 말하지만, 눈물은 한없이 흘렀다.
괜찮다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널 볼 수 있겠지.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아니 다독였다긴 보다는 부정했다, 이 현실을.
'우린 다시 만날 수 있을거야. 항상 그랬듯.'
'꿈 속이 아닌, 현실 속에서 웃는 얼굴로.'
'만약, 그 때 마주한다면 네가 먼저 날 알아보길 바랄게. 아니, 내가 먼저 알아볼게.'
만날 수는 있을까, 우리가. 서로의 이름도, 나이도, 사는 곳도 모르는 우리가? 심지어 네 생사여부도 모르는데 우리가 어떻게 만나. 만날 수 없어. 항상 부정하는 날보면 넌 이렇게 말했다. 만날 수 있다고. 너가 안 찾아도 내가 꼭 찾겠다고 하며 넌 그렇게, 항상 그렇게 말했다.
날 다독였다. 부정적인 날 긍정적으로 만들려고 넌 애썼다.
'난 네가 항상 웃는 얼굴만 내게 보였음 좋겠어.'
'여기에서도 현실에서도 항상.'
'원래 사람들은 웃는게 제일 예쁘잖아.'
울수록, 서글프게 울수록 너와의 추억들은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다신 만날 수 없다는 좌절감에 울었다. 현실 속에서 만날 거라고 굳게 다짐했던 우리의 약속이 처참히 깨져서 울었다. 무슨 일있냐고 묻는 방 밖의 엄마의 질문에도 나는 고개를 저었다. 물기 섞인 목소리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상처 받는게 싫다던 너는 내게 상처를 가득 얹고 떠났다. 안 본지 7일째,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1년은 더 지난 거 같다.
그만큼 우리 사이는 단단했다는 거겠지. 그만큼, 난 너에게 빠졌다는 애기겠지.
울던 걸 힘들게 멈추고 숨을 골랐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단 한 마디 밖에 없다. 보고 싶다, 단 한 마디. 내가 만약 시간을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널 처음보던 그 때로 돌아갈 것이다. 너와 함께, 다시 시작하고 싶다.
난, 이너봉이라고. 내게 알리고 싶다.
내 이름, 내 나이. 그리고 내가 사는 곳들을 네게 알리고 싶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도, 내가 본 풍경들 중 가장 예뻤던 곳도 알리고 싶다.
君の名前は
시간이 많이 흘렀다. 벌써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내 달력엔 수없이 많은 빨간 동그라미들이 가득했다.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되어버린 나는 취업 준비에 바뻤다. 너는 내 기억 속 한 켠에 자리를 잡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너가 흐려졌다. 흐려지고, 흐려져서 너는 내 머릿속 아주 작은 점으로 밖에 남지 못했다. 이젠 너의 얼굴이 흐릿하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널 찾는다고 다짐했던 난 어디갔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난 현실에 치이며 살았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S기업 면접!]
휴대전화 상단바에 뜬 문구를 보곤 후줄근하던 트레이닝 복을 갈아입었다. 가방 안에 휴대전화, 화장품, 거울 등을 넣고선 빠르게 집 밖으로 나왔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출근 시각이 훨씬 지난 거 같음에도 사람들은 바글거렸다. 지하철이 도착해 타니, 더욱 뜨거운 열기가 내뿜어진 거 같았다. 여긴 냉방기도 없나.하며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이번 역은 ...입니다.'
내리기 위해 출입문 근처로 가서 서있었다. 문이 열리고 나가려는 순간 누군가와 어깨가 맞닿았다. 툭 돌아간 몸에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을까. 갑자기 그사람은 날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눈물을 흘렸다. 서글프게 입 밖으로 새어나오는 울음 소리를 참으려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사람은. 인상을 찌푸리며 가려고 했을까 그사람은 인파 속에서 내 손목을 붙잡고선, 내 손에 무언갈 줬다. 그리곤 점점 뒤로 떠밀렸다.
그사람은 떠밀려 나가며 큰 소리로 외쳤다. 사람들의 소음 속에서 자신의 말이 내게 들리도록.
자기의 진심이 내게 닿도록 큰 소리로 진심을 담아 외쳤다.
승관, 부승관이야. 내 이름.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알 수 없는 감정이 마음 속에서 휘몰아쳤다. 문이 닫히려고 하자 그사람은, 아니 승관이는 더 크게 외쳤다.
나중에, 다시 내가 찾아갈테니깐, 이름!
네 이름은 뭐야?
네 이름...!
문이 닫히고, 난 그자리에서 눈물만 흘렸다. 마음 구석에 먼지가 쌓인 추억이 떠올라서. 이제야 떠올라서. 널 만난 그 순간에 떠오르지 않고, 문이 닫혀버린 이 순간에 떠올라서. 이미 지하철은 날 떠나가고 없었다. 손을 펴보니 붉은 실타래가 있었다. 물끄러미 그걸 쳐다봤다. 면접이 있다는 것도 까마득히 잊어버린 채.
널 잊지 않겠다고 했는데. 널 만나면 나에 대한 모든 걸 알리고 싶다했는데. 난, 그러지 못했다. 오히려 널 잊었다.
네가 누군지, 내게 얼마나 영향력 있던 사람이었는지. 난 모든 걸 잊었다.
'이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
'내 부적이랄까.'
꿈 속에서 대화한 내용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넌 붉은 실타래가 부적과도 같다며 항상 손에 쥐고 있었다. 눈물은 더 흘렀다. 계속, 계속 흘렀다. 붉은 실타래를 손에 꽉 쥐고 주저 앉았다. 우리가 꿈 속에서 마지막에 봤을 때, 그리고 현실에서 처음으로 봤을 때. 우린 둘 다 울고 있었다. 널 잊지 않겠다고 했는데, 잊어버린 내가 미웠다. 이미 한 없이 멀리가버린 지하철 쪽을 힐끗 바라봤다.
멀리 가버린 널 쳐다봤다. 흔적도 없이 가버렸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그 때처럼 넌 흔적도 없다.
내 이름은, 너봉이야.
이너봉.
우리, 다시 만나면 환하게 웃자. 울지말고, 서로 웃자. 승관아.
다시 볼 때까지, 이번엔 절대로 널 잊지 않아. 너가 준 부적과도 같은 실타래가 있으니깐, 우린 만날 수 있을거야. 아니, 만날거야.
그 때까지, 네 이름도, 얼굴도 잊지 않을게. 우리의 손이 맞닿았을 때 전해지던 서로의 온기도.
사랑해, 승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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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닉 분들 ☆
느림의 미학 이지훈 오빠 고양이의 보은 봉1 뀨둥 세븐틴틴틴 8월의 겨울 귤 맛있어 진투
96 열시십분 쿠조 라온 ZZU참깨 꾸엑 코코몽 늘보 한드루 순영맘 뿌밀 수거함 호찡
눠예쁘다 온니밍구 내일
특별편... 선물이랄까...
사실 저 너의 이름은 보구 너무 감동받아서 쓴 거예여... 진짜 너무 슬픈 거 같아여... 키미노 나마에와...
연애 서큘레이션 D는 다음주 내로 올라갈 예정이구 그와 함께 또 뭔가가 올라 갈 수 있으니깐
기대 하구 이쓰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