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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븐틴/권순영] 겨울, 다음 봄 一 | 인스티즈

 

 

 

 

 

 

 

 

 

 겨울, 다음

: Spring Day

 

 

 一

 

 

 

 

 

 

 쿰쿰한 곰팡이 냄새가 끈적하게 몸에 달라붙고, 핏기같은 붉은 조명만이 존재했다. 태어날 때부터 난 이 직업이 직성이었는지 늘 그렇듯 술을 따르고 대접을 했다. 야설스러운 농담은 그저 웃어넘겨야했고, 몸에 달라붙는 손길은 그저 받아드려야했다. 나에겐 거부란 없었다. 그저 다 받아드려야 하는 존재였다. 그게 법에 어긋나던 말던 난 그저 나에 모든 걸 다른 이들에게 허락 해야됐다. 


  "언니, 우린 언제쯤 여기서 벗어나?"
  "벗어날 수는 있을까."
  "그건, 나도 모르지."


 유일한 내 벗이었던 언니는 항상 몸에 많은 생채기를 가지고 있었다. 이유모를 상처들이 언니의 몸에 문신처럼 있었고, 언니는 고통을 숨겨야했다. 하루는 언니의 양 볼이 발갛게 불어올라 여기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놀라곤 했다. 언니는 여기에 터줏대감이나 마찬가지인 존재였으니깐. 언니는 그런 아이들을 보고는 괜찮다고 말했다. 늘 우리가 그렇듯 상처에 무감각한 척했다. 나는 그런 언니가 미웠다. 아프다면 아프다고 어리광도 부릴 수 있는 나이인데, 언니는 홀로 울었다. 홀로 방에서 엉엉 울었다. 언니는 여렸지만, 강했다.

 또 하루는 언니도 술에 취하고 나도 술에 취했을 때였다. 접대하느라 우리는 미성년자임에도 술을 마셔야했다. 손님들이 다 나가고, 우리 둘만 남았을 때 언니는 갑자기 날 화장실로 끌고 가더니 문을 곧게 잠그고는 아이처럼 울었다. 크게 울었다. 처음으로, 언니가 그렇게 펑펑 우는 걸 처음 봤다. 정말로, 언니는 세상이 무너지듯 울었다. 내일이 제 생의 마지막처럼. 펑펑 울었다.


  "못 버티겠어. 여기서 이런 삶을 살고 싶진 않아."
  "날 도와줘, 응?"


 언니는 내 두 손을 언니 자신의 뒷목으로 향하게 하더니 자신의 손을 내 두 손 위에 겹치곤 변기 통 안으로 넣게 했다. 엄청난 악력이었다. 손을 뗄 틈새 없이 언니는 이런 날 용서해라는 말만 하고 익사했다.

 그날 이후로 난 언니를 죽인 아이가 됐고, 그곳에서 쫓겨났다. 왠지 모르게 난 언니가 이해가 갔다. 날 그곳에서 구출해준 것만 같았다. 그곳만 안 간다면 난 살인자라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됐고, 접대도 안 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만나는 모든 남자들을 안 만날 수 있었다. 어쩌면 언니는 날 살인자라고 하려고 한 게 아니라, 그곳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갈 곳이 없는 난 접대하면서 조금씩 받은 돈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몇 년동안 접대하며 받은 돈과 거기서 준 돈.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꽤 금액이 나왔다. 허름한 원룸 하나쯔음은 충분히 살 금액이었다. 


  "......여긴 어디야."


 하지만, 살면서 그곳이외엔 어딜 다녀본 적이 없어 밖이 어색했다. 그리고 얇은 실오라기 하나만 걸치고 있어 몸이 덜덜 떨려왔다. 이것만 입고 버티기엔 바람이 너무 찼다. 세상은 차가웠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날 보며 혀를 끌끌 차고 지나가거나 아예 무시하며 지나갔다. 맨 발바닥에 닿는 아스팔트에 발바닥이 따끔거렸다. 까슬까슬한 촉감이 어색했다. 그저 돈봉투만 꼬옥 쥐고선 걸었다. 걸으면서 느낀 건 여긴 내가 접대했던 곳과 같은 곳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걸었다. 걷다보니 붉은 조명도 없어졌다. 갑자기 누군가가 갑자기 내 손목을 잡았다. 난 받아드려야 했다. 


  "너... 너, 갈 곳 없어?"
  "......네."
  "우리 집으로 갈래? 우리 딸 할래?"


 우리 딸, 참으로 어색한 말이었다. 인자해보이는 부부 두 분이 싱긋 웃으시며 내게 손을 뻗었다. 나는 옅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 분들의 손을 잡았다. 그 분들, 아니 이제부턴 어머니와 아버진 내 손을 꼬옥 잡으시고 집으로 데려가셨다. 집에 내려주시더니 부모님은 가보게시겠다고 했다. 참으로 어색했다, 부모님이란 말이.

 일반 가정집은 처음봐 놀라웠고, 붉은 조명이 아닌 흰 조명도 신기했다. 그저 감탄만 뱉고 있었다. 그러자 어느 한 방에서 탈색한 백금발 머리가 눈에 띄는 남자아이가 보였다. 그 아인 인상을 찌푸리다 내게 다가왔다. 그게 너랑 첫 만남이었다. 츄리닝 차림으로 날 멀뚱히 쳐다보며 상황 파악 중이던 널, 처음 봤다. 어쩌면, 봄이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였을지도 모른다. 늘 겨울 뿐이던, 내 계절에 봄을 만끽하게 도와준 너와.


  "너 누구야?"
  "누군데 내 집에 있어?"

 


 그리고, 내게 사랑을 선물해준 너와 첫만남이었다.

 

 

 

 

 

#

 

 

  "......"
  "아, 엄마 진짜."


 그아이는 날 소파에 앉히게 하더니 부모님과 통화하는 듯 했다. 통화를 끝내던 그아이는 한숨을 쉬며 머리를 쓸어올렸다. 그저 난 이 소파도 신기해 손으로 소파를 쓸어내리고 있었다. 묘한 기류가 흘렀다. 괜히 내가 오겠다고 했나 싶었다. 나따위가 뭐라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너, 이름은 뭐야."
  "아, 이름... 이름, 난 이너봉."
  "나이는?"
  "열여덟."


 내 말을 계속 해서 듣고 있던 아이는 다시 한숨을 쉬더니 탁자만 바라봤다. 숙여진 그의 고개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백금색의 머리는 처음봐서. 탈색을 해서 그런지, 머리가 푸석푸석 했다. 내 손길에 놀란건지 그아인 고개를 갑자기 들었고. 얼굴이 가까워졌다.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것만 같았다. 그아이의 얼굴을 묘했다. 눈은 쭉 위로 올라가있고, 콧대는 높았다. 입술은 토톰했으며 귀에는 피어싱이 달려있었다. 아마도, 나와 같은 곳에서 왔다면 분명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았을거다. 아, 이런 생각은 왜 하는거지... 


 "안 떨어져?"
  "......아. 미안."
  "난 권순영이고, 너랑 동갑이야."
  "여긴 내 집이고, 그냥 시끄럽게만 안 하면 돼."


 그아이는, 아니 권순영은 일어서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더니 옷 한 벌을 내게 줬다. 남자옷은 안 맞을텐데. 옷만 받고는 멀뚱히 권순영을 쳐다봤다. 그러더니 권순영은 자기의 누나가 여기 잠깐 머물렀을 때 남긴 옷이라며 입어도 사이즈는 맞을 거라 했다. 그리곤 맨 끝방을 가르키며 저기서 입고 오라 했다. 다 입고선 그 방에 있는 전신거울을 보니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내 얼굴을 거울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방문을 조심스레 열어 거실로 나가니 권순영은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옷 매무새를 정리하더니 소파에 위에 걸쳐있던 코트를 내게 건넸다. 


  "입어. 옷 사러 가자."
  "...... 괜찮은데."
  "아니, 내가 안 괜찮아." 

  "너 아까 그 옷만 입고 있으면 얼어 뒈져."

  "너한테 옷도 받았잖아."
  "그거 한 벌 뿐이야, 누나 옷은."


 가자면 그냥 가자, 엉? 이 말을 뒤로 권순영은 내 손목을 잡고는 밖으로 향했다. 집 앞에 검은색 반짝이는 차가 앞에 있었고 권순영은 날 뒷자석에 앉히고는 자기도 뒤따라 옆에 앉았다. 그러더니 운전석에 앉은 사람에게 백화점으로 가달라며 말했다. 어색했다, 말이 잘 안 나왔다. 그리고, 밖은 처음이었다. 난 그렇게 사람을 많이 만났지만, 말솜씨는 늘지 않았다. 


  "넌 어디서 왔어?"
  "나? 나는..."


 우리가 있는 곳, 그곳을 사람들이 뭐라 불렀는지 곰곰히 생각해봤다. 사창가, 창녀촌 이 두 단어가 전부였다. 


  "사창가."
  "......."
  "사창가에서 계속 일했어."



 힐끔 권순영을 쳐다보니 표정이 굳어져있었다. 그러더니 권순영은 내 쪽을 보고선 인상을 찌푸렸다. 우린 항상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는다. 이런 눈길쯔음은 익숙하다. 익숙해도, 그래도 상처를 받는 거 같은 느낌은 익숙해 질 수 없나보다. 언니가 이해가 됐다. 항상, 학교를 다녀오면 언니는 뚱한 표정이었다. 마담이 언니를 아껴서 학교를 보내게 해줘도 언니는 별로인듯 해 보였다.


  "거기서, 그런 더러운 곳에서 일하면 죽고 싶지 않아?"


 묘하게 언니가 생각났다. 죽기 전, 했던 말이 생각나 구토감이 올라왔다. 언니의 말들이 내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다. 어느세 내 머릿속은 엉망이 됐다. 오로지 언니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죽고 싶어, 여기 너무 싫어. 더러워, 역겨워.'
  '학교에서 창녀라고 불리기 싫어.'


 울면서 죽고 싶다라 말하는 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언니도 눈이 위로 쭉 찢어졌었다. 권순영과 언니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감정의 응어리가 터질 것 같았다. 언니가 보고 싶었다. 언니가 나에게 죽고 싶다고 속삭이던게 귓가에 자꾸 맴돈다. 눈을 꽉 감아봐도, 아니라고 마음 속으로 수천번 외쳐봐도 없어지지 않는다. 이미 내 발목은 그곳에 단단히 묶여있다.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죽고 싶어도 내 맘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
  "......."
  "나도 그 늙은이들 대접하는 거 싫단말야."
  "괜한 걸 물은 거 같네. 다 왔어, 내려."


 내리자 호화스런 건물이 하늘 높게 쭉 뻗어있었다. 입에서 자연스레 감탄사가 나왔다. 권순영은 내 손목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두어 명의 직원들이 우리 근처에 와서는 졸졸 쫓아다녔다. 권순영을 도련님이라 명칭하며 허리를 숙이고 또 숙였다. 권순영은 그런 사람들을 무시하는 건지 못 들은 건지 여성 옷 매장으로 갔다. 


  "이거랑, 이거. 또 이거."
  "......너무 많이 사는 거 아니야?"
  "이 옷도 예쁘네. 이거랑, 저거."


 권순영은 있는대로 옷을 골라 집었다. 그러더니 계산대로 가 내게 사이즈를 물었다. 나는 내 옷 사이즈를 말해주곤 매장을 더 둘러봤다. 옷을 구경하던 내 옆에 권순영이 와서는 또 사줄까라 물었다. 금세 계산을 다한 옷들은 쇼핑백들에 차곡히 담겨있었고 우리 뒤에 오던 직원들이 그걸 쥐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려있는게 어색하다. 하지만, 권순영은 그렇지 않나보다. 자연스레 행동한다.


  "이제 가자, 응?"
  "더 안 사도 되겠어?"
  "으응..."



 다른 곳에 가서 또 사려는 권순영의 손목을 잡고는 아까 그 차로 데려갔다. 데려가며 뒤에서 오던 직원들이 웃으며 권순영에게 말했다. 


  "도련님 여자친구 생기셨어요?'
  "......아ㄴ,"
  "네. 여자친구예요."
  "어쩐지 너무 잘 어울린다 했네. 다음에 또 오세요!"


 직원은 쇼핑백들을 조수석에 차곡차곡 쌓고선 문을 닫고 다시 백화점으로 들어갔다. 권순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는 듯 했다. 여자친구라는 말이 어색했다. 접대하러 온 사람들이 가벼운 농으로 여자친구라는 말을 하지만, 권순영은 그들과 달랐기 때문에. 내겐 어색했다. 그들처럼 더럽지도 않았기 때문에, 권순영은 달랐다는 말이었다. 내가 누굴 더럽다고 말 할 자격이 없지만, 적어도 그 사람들과 권순영은 다르다.


 그렇게 말 없이 집에 왔고 운전석에서 운전하시던 분께서 집까지 쇼핑백을 가져와 주셨다. 내 방에 쌓인 쇼핑백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옷을 꺼내어 정리했다. 옷장에 넣고선 산 옷들 중에서 제일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곤 거실로 나가니 부모님이랑 권순영이 소파에 같이 앉아계셨다.


  "어, 너봉이 왔니?"
  "네..."
  "저 이제 가봐도 되는거죠?"
  "아니, 앉아있어봐."
  "왜 또 그러시는데요."


 권순영은 짜증난다는 듯 머리를 쓸어올렸다. 나는 권순영과 같은 소파에 앉았다. 부모님은 내게 교복과 책가방을 건넸다.


  "내일부터, 학교 다녀."
  "순영이가 알려줄거야. 순영이랑 같은 반 될거고."
  "그리고, 우리 순영이 감시 좀 부탁한다. 너봉아."


 애가 보기보다 더 꼴통이거든. 아버지는 웃으며 말씀하셨다. 이 말을 끝내고는 부모님은 할 일이 있다며 밖으로 나가셨다. 그저 교복을 바라보기만 했다. 신기해서 만져보기도 하고 책가방을 보기도 했다. 권순영은 일어서더니 나에게 단호히 말했다.


  "방금 아버지가 말씀하신거. 감시하라고 한 거, 안 해도 돼."
  "아니, 안 했음 좋겠다."


 이 말을 끝내곤 권순영은 배고프지 않냐며 화제를 돌렸다. 나는 옅게 고개를 끄덕였다. 권순영은 서랍에서 종이책을 꺼내오더니 내게 시켜먹어도 되냐고 물었다. 나는 또 고개를 주억였다. 그런 날 보더니 권순영은 또 다시 한숨을 쉬며 머리를 쓸어올렸다. 내가 뭔 잘못을 한건가. 입을 꾹 다물고 괜히 눈치를 봤다. 권순영은 의외로 무서웠다. 쭉 찢어진 눈이 한 몫을 했다.


  "말을 해, 말을."
  "아, 미안."
  "미안 할 필요 없어."


 맘대로 시킨다는 권순영의 말에 난 짧게 대답했다. 괜찮다고. 시키면 부를테니깐 피곤하면 자던가, 아님 여기서 티비보던가. 권순영은 틱틱 거리듯 말했다. 잠은 안 와 리모컨을 잡고 티비를 틀었다. 접대를 할 때 남자들의 입에 항상 오르락내리락 하는 방송이 보여 그 채널을 틀고 있었다. 뭐 그남자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여기 나오는 여자가 예쁘거나, 몸매가 좋거나. 그들은 내면을 보지 않고 오직 외모를 본다.


  "이 프로 보냐? 이거 재미없어."
  "이거 말고 지금 예능하잖아, 이거 봐."


 권순영은 내 옆에 앉으며 차를 건넸다. 김이 모락모락 났다. 둥글레차였다. 접대할 때 항상 타던, 그래서 질릴 정도로 맛을 봐야했던. 그리고, 언니가 제일 좋아했던 차.


  "......야, 울어?"
  "야, 이너봉. 나 봐."
  "아, 진짜. 왜 울고 그러냐. 나 달래주는 거 못하는데."


 언니를 생각하니 언니와의 추억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권순영은 언니랑 닮았다. 언니도 달래주는 걸 못했다. 하지만 언니 품에 안기면 모든게 다 좋아졌다. 권순영은 티비를 보다 우는 날 보고선 자신의 품에 안기게 했다. 권순영에게서 향기가 났다. 짙은 향기가 권순영에게 났다.


  "울지마, 엉? 이제부터 새로 시작하면 되는거지."
  "......."


 권순영은 아까 전과는 달리 다정한 말투로 날 어루고 달랬다. 내 눈물이 권순영 가슴팍을 촉촉히 적셨다. 눈물을 다 그치고, 권순영 품에서 떨어졌다. 권순영은 내 볼을 감싸쥐더니 나와 눈을 마주치며 눈물을 자신의 엄지로 닦아줬다. 뭔가 가슴 한 켠이 간질간질 거렸다. 왠지 모르게 권순영과 눈을 못 마주치겠어서 고개를 푹 숙였다. 얼굴이 붉어진 거 같았다. 

  '여기서 우리는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

 언니가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말 중 하나였다. 언니는 고등학교 3학년이였으며, 사랑을 고파했다. 그 나이때면, 모두들 사랑을 하고 싶어하니깐, 이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돈으로 인해 만들어진, 우리가 접대하는 사람들과 맺는 그런 가벼운 사랑이 아닌 묵직한 사랑. 그러니깐, 정말 서로 사랑해서 이루어진 관계. 언니는 그런 관계를 원했다, 일방향 뿐인 그곳에서. 


  '나는, 나중에 정말 멋진 남자와 결혼할 거야.'
  '비록 여기서 만난 사람이라도 먼 미래의 그는 날 여기서 꺼내줄거야. 그땐 너도 꺼내줄게.'


 언니의 마지막 말은 이루어졌다. 꺼내준다는 말, 다른 의미로 언니는 약속을 지켰다. 또 눈물이 흘렀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건 너무 고달픈 거였다. 견딜 수 없을만큼 비참해지는 것.


  "왜 또 울어."
  "......미안, 미안."
  "미안해 할 필요 없다니깐."


 권순영은 웃으며 날 안아줬다. 또 다시 난 권순영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다 그치고, 훌쩍이며 권순영을 쳐다보니 권순영은 웃으며 내 두 눈을 약하게 눌렀다. 


  "붕어 눈 다 됐네. 못생겼어."
  "......"
  "거짓말인 거 알지?"
  "알아..."


 의미 없이 영양가 없는 말들이 오고 갔다. 그리고는 몇 분 후 초인종 소리가 짧게 들리더니 인터폰으로 배달원이 보였다. 머리가 지끈 거렸다. 헬맷 쓴 사람들이 그곳을 오고가면 늘상 아이들 중 한 명은 끌려갔기 때문에. 두 귀를 질끈 막았다. 항상 끌려 갈 땐 비명소리가 들렀기 때문에. 몸이 덜덜 떨렸다. 난 아직까지도 그곳에 묶여있었다. 언니가 날 그곳에서 보내게 해줘도 난 아직까지 그곳에 갇혀있다. 계산을 하고 온 권순영이 그런 날 본 건지 그릇을 내려놓다말고 날 뚫어져라 쳐다봤다.


  "......"
  "무서운 기억 있어?"
  "......응."
  "하긴, 쫓겨나듯 나온 거 같은데."


 먹고 잊어버려. 권순영은 비닐로 둘러싼 그릇 안에 담겨있는 짜장면을 흔들고선 비닐을 벗겨 내게 건넸다. 그리곤 나무 젓가락까지 뜯고선 그릇에 꽂아주었다. 눈매를 소매로 닦고선 젓가락을 들고 먹었다.



 칙칙한 짜장면처럼, 그곳에 있던 난 어둠 속에서 갇혀있었다. 그곳은 내 고향이자, 두 번 다신 마주하고 싶지 않는 추억이다.짜장면을 먹을 때마다 줄어드는 양처럼 그곳에서 있었던 추억들을 훌훌 털려고 했다. 이 짜장면을 다 먹고 나면 그곳은 잊어버리자고 다짐했다.

 

 

 



 

일단 연서큘로 아시고 들어오신 독자님들께 사과의 말씀부터 올리겠습니다ㅜㅜ 연서큘 다음으로 쓰려고 한 글이었는데

연서큘이 안 써질 때엔 이게 잘 써지더라구요ㅜㅜㅜ 그래서 같이 연재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연서큘이 올라오고 나선 이게 올라올 수도 있고, 다시 한 번 연서큘이 올라 올 수 있을만큼 그렇게 주기적이지는 않으니

그 점 양해부탁드려요... 뭔 말이냐... 이게...

쨋든 연서큘로 아시고 오신 분들께는 죄송해요 ㅜㅜㅜ

 

 

*암호닉은 연서큘이랑 같이 받을게요!

 

느림의 미학 이지훈 오빠 고양이의 보은 봉1 뀨둥 세븐틴틴틴 8월의 겨울 귤 맛있어 진투

96 열시십분 쿠조 라온 ZZU참깨 꾸엑 코코몽 늘보 순영맘 뿌밀 호찡 눠예쁘다 온니밍구 내일 어썸

도리도리 스카이 호시탐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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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분위기 대박이에요ㅜㅜㅜㅜ 언니ㅜㅜㅜㅜㅜ 너무 안타까워요ㅜㅜㅜㅜㅜ 순영이 도련님이라니...크...ㅜㅜㅜㅜㅡㅠ 잘 읽고 갑니다 작가님❤❤ 이런글도 너무 좋네요ㅜㅜㅜ
7년 전
독자2
이지훈오빠에요ㅠㅠㅠㅠㅠㅠ아 작가님.. 순영도련님이라니요 넘 잘 어울리잖아요ㅠㅠ!!! 여주도 아픈 상처 얼릉 훌훌 털어버리고 평범한 여고생처럼 잘 지냈으면 좋겠네요! 오늘도 잘 읽고 가요 작가님!❤
7년 전
독자3
아악 이걱도 너무 좋아요.
.. ㅜㅜㅜ 글 잘 읽어써요 이것 단편 인가오...?? 다음 내용두 넘넘 궁금쓰함다 감삼다♥♥

7년 전
연서큘
아뇨아뇨! 장편입니다♡
7년 전
독자4
와.. 양애츼순영이랑 사창가에서쫓겨난여주.. 언발란스한 조합인데 그래도..기대하고 봅니다..! 암호닉 신청 받으시면 [찬아찬거먹지마] 신청하고갈게요'!
7년 전
독자5
헉 넘나 기대되는 내용이예요,,! 신알신과 암호닉 [겨울봄밍] 신청하구갑니당♥
7년 전
독자6
느림의 미학입니다!! 도련님 순영이라니....너무 좋네요ㅎ 아 브금도 진짜 제 취향이고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7년 전
비회원110.179
헐 대박이에요.. 도련님순영이라니 다정한 순영이랑 여주 너무 분위기 넘치네요.. [수박꿍쭝]으로 암호닉 신청하고 갈께요!
7년 전
비회원186.199
수녕이 도련님이라니ㅠㅠ이제 시작될 학교생활이 궁금해지네여!!글이랑 브금이랑 잘어울려요!!! 암호닉 [청포도]로 신청해도 될까요??
7년 전
독자8
글 정말 잘 읽었어요! 연서큘도 다 읽고있었는데 왜 암호닉 신청을 안했던 건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연서큘도 그렇고 이 글도 그렇고 너무 재밌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요!! 암호닉 [물민]으로 신청할래요! ㅎㅎㅎㅎ 신알신하고 갑니당 다음편에 또 올게요! ^3^
7년 전
독자10
분위기너무 좋아요ㅠㅠㅠㅠ연서큘도 재밌게보는데 다른 분위기지만 이글도 굉장히 끌리고 묘한매력이있는거같아요! 재밌게 읽고 가요!!❤ 암호닉 신청받으신다면 [뿌랑둥이] 신청하구갑니댱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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