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은 작가가 약을 빨고 선택을 했으니 자동재생이 아니에요♡
재생 누를 때 이어폰 끼고 듣기를 추천합니다, 아니 경고 드려요!!)
02.
하루는 왜 이렇게 길까. 사장님의 한숨 소리를 몇 번이나 더 들어야지 이 긴 하루가 끝나는 걸까. 손님이 없을 때 카페 안을 빗자루로 쓸고 있으면 옆에서 밀걸레로 내가 쓸고 간 곳을 밀어준다. 아니, 도와주는 건 고마운데 그렇게 한숨 쉬면서 나 쫓아다닐 동안 케이크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요? 내가 사장님한테 한마디 하려 할 때마다 손님들이 들어오시고…. 무슨 타이밍이 이렇게나 사장님 편만 들어주는 거냐고. 이제 마감할 시간이 되어 카운터 앞에 앉아 퇴근할 준비를 했다. 아, 그러고 보니 아까 추리소설 내용 제대로 못 봤네. 집에 가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후 노트북을 가방에 넣었다.
“알바야. 잘 가. 나는 퇴근도 못한 채로 여기서 타르트 만들다 갈게.”
“…진짜 제가 안 도와드려도 돼요?”
내가 가방을 메자 사장님이 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넨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묻는 심정으로 사장님에게 말을 하자,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일부러 저러는 건가. 괜히 마음이 약해져 가방을 카운터 의자 위에 도로 올려놓았다. 그런 내 행동에 사장님은 안경을 손 등으로 올린 다음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빤히 쳐다본다.
“제가 도와 드릴게요. 어차피 계속 카페 일 도우려면 배우는 게 편할 것 같기도 하구.”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그럼 저 가요?”
가방을 다시 메는 시늉을 하자 사장님이 나에게 앞치마를 던져 주며 ‘주방으로 가자!’하곤 아까와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며 주방으로 들어가신다. 마치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걸 알았다는 듯 앞치마를 던져 주자 엉겁결에 그걸 받아 든 나는 당황 할 뿐이다. 알바야, 하고 주방에서 나를 부르는 사장님의 목소리에, 걸려든 것 같은 느낌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앞치마를 주섬주섬 펼쳤다.
“내가 재료는 다 준비해 놨어.”
“…제가 이럴 거 다 알고 미리 준비해 놓으신 거예요?”
“아니, 그건 아니고. 너 퇴근하면 만들려고 미리 빼 놓은 거지.”
앞치마 끈으로 야무지게 리본까지 묶고 주방에 들어가자 사장님이 뿌듯한 표정으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재료들을 두 팔을 벌려 자랑하듯이 내게 보인다. 그런 사장님을 무시하고 싱크대로 가 손을 씻었다. 수건으로 손을 닦으며 사장님께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묻자,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볼에 버터를 넣는다. 능숙하게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을 빠져나가는 사장님의 말에 속으로 감탄을 하며 사장님 앞에 섰다. 능구렁이가 따로 없어요, 정말.
“믹서로 풀면 되는 거죠?”
“응.”
사장님 손에 들려있는 볼을 내 앞으로 가져와 핸드믹서의 전원을 켰다. 중고등학교 때 베이킹을 해 본 적이 있어 꽤나 익숙한 솜씨로 버터를 풀었다. 사장님이 테이블 위에 앉고, 나를 쳐다보고 있는지 시선이 느껴진다. 어떤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장난스럽게 나를 보고 있다면 또다시 보조개에 시선이 갈 것 같고, 조금은 진지해진 눈빛으로 보고 있으면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르겠어, 그저 풀리고 있는 버터에만 시선을 두었다.
“사장님은 뭐 안 하세요?”
“나? 하고 있는데?”
“아….”
거의 다 풀려가는 볼에 있는 버터를 보며 한숨을 작게 내 쉬었다. 고개를 들었는데 눈이 마주치면 어떻게 해야 하지. 다 풀어진 버터가 볼 안에 군데군데 퍼져 있는 걸 믹서로 한 곳에 모으다가, 다음 재료들을 넣어야 해 용기를 내어 사장님에게 핀잔을 주며 고개를 들었다. 쳐다보고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들을 비웃듯 사장님은 타르트 안에 들어갈 필링을 만들려는지 크림치즈를 핸드믹서로 풀고 있었다. 믹서로 풀기 시작한지 좀 된 듯, 딱딱했던 크림치즈가 부드러워져 있었다. 창피해 죽겠다. 앞에서 믹서가 돌아가는 소리를 왜 못 들었을까. 분명히 내가 하나 돌리고, 사장님도 돌리고 있으면 눈치 챌 법도 한데. 오늘은 집에 가서 진짜 이불킥 감이다. 눈 감을 때마다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이 될 게 뻔하다. ‘나? 하고 있는데?’ 하며, 믹서를 돌리고 있는 사장님의 모습이 지금도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니까.
“알바야, 더워?”
“…아, 조금? 저 설탕이랑 소금 좀 주세요.”
“여기.”
얼굴이 빨개진 건지, 사장님이 물어 오신다. 믹서를 들고 있지 않은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사장님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 한 채 재료를 건네 달라고 부탁을 했다. 설탕과 소금을 한꺼번에 내 쪽으로 밀어주신다. 바닐라 설탕과 레몬 설탕이 더 필요한데…. 사실 사장님을 도울 생각을 계속 해서 포털 사이트에 어떻게 만드는지 검색까지 해 봤다. 몇 번이고 봐서 뭐가 필요한지도 다 알고 있는 상태인데,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을 사장님이 왜 설탕과 소금만 내게 준건지.
“저기, 사장님.”
“응?”
“바닐라 설탕이랑 레몬 설탕도 좀 주세요.”
볼에 설탕과 소금을 넣은 후, 내 앞에서 크림치즈를 풀고 있는 사장님 눈치를 보다가 말을 건넸다. 사장님은 나를 보고 씨익 웃더니,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우리 알바는?”
라고 말하며 내게 재료들을 건네주신다. 왠지 찾아 봤다고 말하기에는 쑥스러워 고등학교 때 몇 번 만들어봐서 안다, 손재주 없게 보이지만 이래봬도 베이킹으로 학교에서 유명했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며 얼버무렸다. 사장님은 내 이야기를 들으며 ‘아, 그래서 잘 알았구나.’ 하면서 맞장구를 쳐 준다. 사장님이 믿어주는 눈치여서 한시름을 놓고, 다음 단계에 넣을 달걀을 찾았다. 또 사장님 쪽에 있으면 어쩌지, 불안해하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아, 저기 있네.
그 다음부터는 순조롭게 잘 흘러가는 듯 했다. 달걀노른자만 잘 분리하고, 크림상태로 다 만들어 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이제 박력분을 체로 내려놓기만 하면 되는 건데, 체로 넣다가 손이 미끄러져서….
“푸하하. 알바야, 너 지금 눈사람 같아.”
그대로 테이블 위로 엎고 말았다. 많은 가루들이 퍼져 내 얼굴에 다 붙었는지 사장님은 내 모습을 보고 웃기만 한다.
+)
홉씨앗이에요!!
저 진짜...엄청나게 열심히 쓰고 있어여..
앉으나 서나 다음에 어떻게 이어야 되지...생각 하면서ㅋㅋㅋㅋ
사실 풀어나갈 이야기가 너무 많은데ㅠㅠㅠㅠ이걸 지금 풀어버리면 너무 급전개가 돼서
천천히 진도를 빼고 있답니당..ㅎㅎㅎ
윤기가 오늘 나오지 않아서 슬퍼하지 마세요!!
때가 되면 많이 나올 거에요!! 아마..??
아, 오늘 브금은 들으셨을지 모르겠지만ㅋㅋㅋㅋㅋ
사실 글 내용이랑 안 맞기는 하는데, 타르트 만드는 게 나오니까 큰맘 먹고...ㅋㅋㅋㅋㅋㅋㅋ
가사 없는 걸 찾고 싶었는데 안 보이더라구요ㅠㅠㅠㅠ
쨌든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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