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순영=대환장파티05
<바람>
"짐씅 안녀엉~"
"또?"
"알바 나가지? 가치 나가자!"
"난 더 늦게 가는데? 좀 이따 같이 나갈래?"
"그래..? 그러며는 나 나갔다올게!"
?????????????
원래 같았으면 가지 말라며 떼 썼을 텐데 뭐가 이렇게 쉬워?
그리고 맨날 어딜 가는 거야?
"저, 저기 순영아!"
"응?"
"어디 가는데?"
"음.."
"누구 만나러 가?"
"비밀이야!"
그렇게 나가버린 순영이를 생각하며 충격 받아서 멍해져있는데 갑자기 노크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주니 순영이가 콧물을 들이마시며 나에게 물었다.
"너무 추어.. 목도리.."
"난 또 뭐라고!!!!!!"
"..."
"딱 기다려.
방에서 목도리를 가지고와 현관에 서있는 순영이를 향해 투덜대며 말했다.
"이거 너랑 나 커플 목도리거든? 커플이란 게 뭐야. 같이 다니는 거 아니겠어? 한 명만 하면 커플이 아니지!"
"그러면 짐씅도 해!"
"...응? 아.. 집은 후끈한데 뭐 하러 목도리를 해!?"
"그러며는 짐씅 하게 되면 말해줘! 나도 하께!"
"그냥 하고 나가.."
"그렇지만.. 이건 커플인데?"
"너랑 나 커플 안 해! 못 해!!"
미라처럼 칭칭 감듯이 순영이의 목에 걸어주고 문을 닫아버렸다.
이때쯤이면 노크를 하며 짐씅.. 이라는 개미 기어가는 듯 한 목소리가 들리겠지?
문에 귀를 대고 기다리는데 노크소리는 커녕 엘리베이터 열리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맞네, 맞아. 바람났네.
<바람2>
"자기~"
"???"
"이번에는 어디서 만나? 수녕이 추운데.. 이번에도 밖이야?"
"?????????"
"어쩔 수 업찌.. 좀이따 봐!"
전화를 끊은 수녕이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실실 웃었고 난 슬슬 열이 올랐다.
우리가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뭐 그렇다고 썸타는 사이도 아니지만 여태까지 나에게 설렘을 안겨줬던 순영이인데..
이제 다른 여자 만나서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열불이 났나보다.
"자기.. 자기?"
"응 자기!"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면 그냥 넘어갔겠지만 당당하게 휴대폰을 가리키며 말하는 순영이를 보며 아등바등 잡고 있던 희망조차 잃어버렸다.
도자기니? 도자기가 사람으로 변해가지고 같이 다닌다면 내가 이해할게..
"걔가 자기야?"
"응 자기야!"
"와.. 난 뭐야?"
"짐씅!!"
".. 몹쓸 순영이.."
"몹쓸..? 그건 내가 짐씅 미울 때 하는 말이자나ㅠㅠ 수녕이 왜 미워?ㅠㅠㅠ"
"오늘도 나가?"
"응! 오늘도 나가!"
"언제 들어와?"
"맨날 달라! 짐씅이 원하면 빨리오께! 그러치만.. 빨리 올 수는 업써.."
"그럼 나는 반모임가야지^^"
"반모임!? 짐씅이 조아하자나! 앙대!"
"이기적인새끼야! 너는 되고 왜 난 안 돼!?"
"자기 조아하지마안.. 그러치만.."
"할 말 없지?"
울먹이는 순영이를 뒤로하고 방으로 들어와 문을 세게 닫았다.
휴.. 그놈의 자기, 자기. 확 빚어버릴까? 우중충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늘은 술로 속을 채워보자..☆
<알코올 인생>
"야 그만 좀 마셔.."
"돼쒀!! 내가 여기 있는 술 다 마시고 간다!!"
"다 마시고 가시려면 한 달 정도는 있어야겠네요? 그렇다면 여기 있는 술 다 가져가세요^^"
소주 한 병을 내려놓으며 말하는 알바생을 올려다보았다.
말끔하게 잘생겼네.. 나랑 사귀실래요? 제가 실연을 당했거든요.
"진짜요. 저 진짜 다 마실 거예요."
"네. 우리 영업시간이 5시에 마감인데 저는 남아서 안주는 제공해드릴게요."
"헐.."
"대신 사장님이 내쫒으실 수 있으니까 그 점 양해부탁드려요^^"
"나와."
"ㅋㅋㅋㅋㅋㅋㅋ저돌적이시네요. 투우소인가?"
"제가 투우소면 그쪽은 소에요."
놀란 얼굴로 날 보다가 내 팔을 잡고 어딘가로 끌고가는 그 남자의 뒤통수를 보다가 뒤를 돌아 친구를 쳐다보았다.
어리둥절하게 쳐다보는 친구에게 울먹이며 쳐다보자 날 보던 것을 관두고 안주를 해치우고 있었다.
내가 저 기지배 저럴 줄 알았어!!! 내 안주!!!!!
"어떻게 알았어요!?"
"네? 뭐가요?"
"저 소인 거요!"
"미친.. 어머, 죄송해요. 그냥 막 튀어나와서."
"여태까지 꽁꽁 숨기며 살았는데 어떻게 알았어요??"
"이봐요. 전.."
닭이랑 염소를 알고 있어요.
차마 말은 못하고 이 상황을 도망가기 위해 무슨 말이라도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 팔을 잡고 어떻게 알았냐며 소리친다.
"누가 알려줬어요? 누가요?"
"저기요.. 전.."
"혹시 저 소로 보여요?"
"저 말 좀.."
"아니면 뿔이라도 보이나?"
"소 새끼야!!!! 내 말 좀 하자고!!!!!!!!!"
"..."
째려보자 갑자기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공손해지더니 말씀하시라며 급존칭을 썼다.
"개나 소나 다 소게? 제가 어떻게 믿어요?"
"이건 비밀인데."
귓속말을 하는 그분은 아주 작게 속삭였다.
"갈색털이납니다."
"...?"
"아주 윤기가 나고 비단결 같죠."
아니 뭐가 이렇게 자랑스러워 보이지?
고급윤택제라도 발라줄까?
"소 안 그렇던데.."
"안보셨구나? 만져보신 적 없죠?"
"네."
"그럼 만져보세요."
"..전 마저 술을 마시렵니다."
"절대 비밀이에요.. 알죠?"
"알죠. 저 입 무거워요. 어.. 지금도 너무 무거워.. 넘어질 것 같아..!"
"잘 걸으시는데요?"
"됐어요. 갑시다."
들어와 자리에 앉고 앞을 보는데 안주가.. 나의 안주가..
"결국 다 쳐먹은 거니?"
"응^^"
노려보고 있는데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린다.
꺼내보자 화면에 순영이가 찍혀있었고 난 받을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마시고 죽자!"
"안주는 너가 좋아하는 걸로 시키렴.. 내가 양보할게."
친구의 말에 안주를 더 시키려고 메뉴판을 보는데 우삼겹이 보인다.
놀려야짛ㅎㅎㅎㅎㅎ 벨을 누르고 그 알바생이 오기를 기다렸다.
"저희 우.삼겹 불고기 하나 주세요."
"네..? 네.."
그 사람을 보며 웃음을 꾹 참았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날 보는 눈빛에 마음이 약해져 고기종류를 절대 못시킬 것 같다.
"왕계란말이로 주세요. 안 돼! 꼬꼬알이잖아!"
"네??"
"감자튀김모듬으로 주세요.."
"네!"
금방 얼굴이 밝아진 소는 주방으로 룰루랄라 뛰어가다가 사장님으로 보이는 아저씨께 혼이 나고 평범하게 걸어갔다.
그렇게 부어 마시다 보니 점점 취해간다. 더 이상 마시면 속을 게워낼 것 같아 포기하고 계산대로로 갔는데 또 그 알바생이다.
"소띠가 이번에 몇 살이더라?"
"지금 일부러 그러는 거죠? 저한테 왜 이러세요..!"
그분은 일생일대에 가장 곤란한 상황이라는 듯 울상을 하고 나를 쳐다보았다.
또 마음이 약해져 어서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데 날 붙잡는 손길에 놀라 쳐다보았다.
"늦었는데 혼자 가실 수 있겠어요?"
"네."
"단호하시구나.."
"알바 열심히 해요!! 다음에 또 올게요~"
"네. 다음에 또 오세요."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눈물콧물>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자마자 무언가 달려왔다.
깜깜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무언가 달려오는 소리는 공포영화를 연상시키듯 오금을 저리게 했다.
"짐쓰유ㅠㅠㅠㅠㅠㅠ"
"깜짝이야.."
갑자기 날 꽉 끌어안고 투정부리는 순영이의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하.. 어쩔 수 없는 순영덕후인가봐..
"왜 안바다!? 왜 문자도 업써!"
"어?"
"짐씅은 내가 그러케 미워!!!?"
"순영아 잠시만.. 숨 막혀.."
"짐씅 미워어어ㅠㅠㅠㅠㅠㅠㅠ"
순영이 우는 모습은 뭐다? 귀엽다.
그러므로 불을 키고 관찰하는데 얼마나 운건지 끅끅대며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헐 나레기.. 여태껏 뭘 하다 온 거야..
"순영아 누나가 미안.."
"돼써!!! 몹쓸짐씅!!!!"
"누나가 우울해서 술 마시느라 늦었어.. 진짜 미안."
"짐씅은 나보다 술이지!? 마찌!!!!? 난 그냥 쓸모없는 닭이자나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뭐 술 때문에 우울해했어? 너 때문에 우울했잖아!!"
"짐씅 나하테 화내지마ㅠㅠㅠ 내가 잘모해써!! 내가 아프로 잘하께!!!"
"아니 이게 화내는 게 아니라 다 너가 좋아서.."
"내가 조아? 그러치만ㅠㅠㅠㅠ 짐씅이느뉴ㅠㅠㅠㅠㅠ"
"왜 울어? 자기는? 자기 때문에 행복했으면서!"
"자기? 자기는 행복을 주긴 하지만 짐씅 보다는 아니야ㅠㅠㅠㅠㅠㅠ"
"너 오늘 아주 눈물콧물 다 쏟아볼래?"
"미아내 짐쓰응ㅠㅠㅠㅠㅠㅠㅠ 안 그러께ㅠㅠㅠㅠㅠㅠ"
일단 눈물을 그치는 게 최우선이므로 뭐라고 하던 것도 잠시 순영이를 어르고 달랬다.
점차 멈춰가는 순영이를 보며 뿌듯해하고있는데 순영이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자기? 자기라고 적혀있네 시바.
"이리 줘! 내가 받을게!"
전화를 받고 여태껏 모아뒀던 감정을 다 쏟아냈다.
"당신 다단계지!? 죄 없는 순수한 애들한테 은근슬쩍 다가가 돈 뜯어내려고 하는 거지!!?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이 늦은 시간에 왜 전화를 해? 순영이 그렇게 한가한 사람 아니거든요! 지금도 나랑 같이 있는데? 부럽죠? 지금 부러워서 미치겠죠?"
"들어왔나 보네."
"???? 뭐지 이 걸쭉한 남자 목소리는?"
"그쪽이 짐씅인가?"
"...네. 아니 누나인데요."
"뭐 그건 상관없고, 순영이가 걱정 많이 했어요. 나한테 1분에 한 번씩 전화해서 어떡하지만 계속 반복하다가 끊고 그랬어요. 갑자기 전화가 안와가지고 걱정돼서 전화했는데 집에 왔나보네요?"
"네.. 근데 그쪽이 자기..?"
"뭐, 애칭이죠."
"애칭..?"
"내일 봅시다 우리.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네."
순영이 취향이 혹시 이쪽..?
동공지진이 일어난 나를 순영이는 한시라도 떨어지기 싫은지 슬금슬금 기어와 안겼고 난 토닥여주며 통화를 끝냈다.
"네 내일 봬요."
전화가 끊어지고 멘붕이 왔는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순영이는 내 품에서 짐씅만 계속해서 부르고 있었다.
귀여워...
<자기와의 만남>
잠시만.. 저 간지나는 남자가 자기? 순영이 아주 눈 높구나(?)
뭔가 남자와 경쟁하는 느낌이라 느낌이 묘해지는데 그 남자는 나에게 스윗하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김민규에요. 얘기 많이 들었어요."
"아.. 저는 그.. 아 뭐라고 해야 하지.."
"듣던 대로 미인이시네요."
그 말을 하자마자 후광이 비치며 뭔가가 튀어나오는데 시발 이게 뭐지?
공작꼬리??????
"...?"
"아 이거요? 제가 공작이라서요. 가끔 말할 때 저도 모르게 꼬리가 나오더라구요."
"...2017년 왜 이러지?"
"네?"
"아니에요! 저 어디 갈까요?"
"밥부터 먹어요. 순영아 뭐 먹고 싶어?"
"음.. 난.. 짐씅이 조아하는 거!"
"뭐 드시고 싶으세요?"
"음.. 전.. 그냥.. 면.."
"면 어떤 거요?"
"음.. 칼국수 먹고 싶네요.."
이 남자가 스테이크를 썰 때보다 칼국수 같은 토종적인 음식을 먹으면 잘생김이 덜하겠지?
김치가 나오자마자 가위로 손수 일일이 잘라준다. 순영이 맵겠다며 아주 작게 잘라주는데 나보다 낫잖아?
괜히 자존심 상하네..
"자기야 이건 뭐야?"
"이건 깍두기. 무로 만든 건데 아삭아삭하고 맛있어."
머리를 쥐어 싸매고 순영이와 나는 이어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떠올랐다.
설마.. 공작=공작이=공자기=자기 이건가?
"설마 공작이라서 자기?"
"웅!!"
"와 작명센스에 큰 박수를 쳐주고 싶네! 나 오늘 두그릇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천천히 많이 드세요."
"네.."
갑자기 멋있어 보일 건 뭐람.
빛이 나네, 빛이나.
다 먹고 배부름에 앉아있다 동물들은 돈이 없다는 생각에 틀어박혀있어서 주문하려는데 내 앞을 막더니 공작이 카드를 내밀며 계산한다.
존나 멋있는 말과 함께.
"내가 낼게요."
또 공작 꼬리가 튀어나와 내 눈이 멀 것 같은 환한 빛에 감동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본다며 집어넣으라는 순영이다.
순영잌ㅋㅋㅋㅋㅋㅋㅋㅋ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있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영이 잘 부탁해요."
"근데 맨날 왜 나간 거예요?"
"아 순영이가 저랑 같이 알바를 하거든요."
"설마 진짜 다단계..?"
"아뇨. 전단지 나눠주는데요?"
저런 남자가 주는 전단지라면 무조건 받을 듯..
그래서 요즘 맨날 나갔던 거구낰ㅋㅋㅋㅋㅋㅋ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
"갑자기 미안해지네.."
"짐씅 많이 벌어서 마싰는 거 마니마니 사주께!"
"수녕아ㅠㅠㅠㅠ"
"짐씅 숨 막혀!!"
잡고 안놔줄거야ㅠㅠㅠㅠㅠㅠㅠ수녕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
꼬꼬가 올라왔네요!!!!
오늘은 석민이와 민규의 등장이에요!!!
이로써 정해진 건 순영=닭, 지수=염소, 소=석민, 공작=민규, 원우,승철=사람
제 글은 왜 맨날 병맛이 되어갈까요? 이왕 글이니 즐겨주세요!!!!!
공작은 성공적이었으니까요~♥
다음편에서 봬요~~!!!!! 사랑하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