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망주의 |
지호의 말에 꽤 놀랐는지 태일은 두 눈을 깜빡거렸다. … 뭐, 뭐라 그런거지? 태일의 반응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지호는 실없이 웃었다. … 괜히 말 꺼냈네 우지호. 넌 좆됬다. 지호는 고개를 푹 수그렸다. … 그거 … 술 주정이지? 태일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지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글쎄다.” “너 … 너 정말 나 좋아해? 친구 아니구?” “왜 … 울려 그러냐. 그렇게 싫어?” 태일은 고개를 수그렸다. … 너무 놀래서 그래.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눈물을 쓱쓱 닦아낸 채 태일은 고개를 올려 지호를 쳐다봤다.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 줘 지호야. 태일은 이 혼란스러운 상황이 받아들이기 힘든지 털썩 의자에 주저앉았다. “술주정이야.” “응 … ?” “그니까 무시해. 나 좋아하는 여자 있는거 알면서.” 그렇게 태일은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지호의 마음은 찢겨졌다. … 씨발, 이거 생각보다 되게 아픈데? 지호는 씁쓸한 미소를 감추지 못한 채로 일어섰다. 덕분에 태일도 덩달아 일어섰다. 가자, 데려다 줄게. 지호는 조그마한 태일의 손을 붙들며 술집을 빠져나왔다. 참자 우지호. “… 지훈이가 뭐라하면 어쩌지.” “그럼 여기서부터 혼자 갈래?” “응, 난 괜찮아! 너두 잘 들어가 지호야, 내일 연락해!” 지호는 태일의 말에 답이 없었다. 말없이 비탈길을 걸어 내려갈 뿐. 지훈은 멀찍이서 그런 둘을 지켜보고 있다 지호가 작은 점이 되어 사라지고 나서야 태일에게 다가갔다. 어! 지훈이네. 태일이 살짝 취기가 오른 얼굴로 베시시 웃자 지훈은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태일을 끌어 안았다. 늘 이랬다. 지훈은, 태일이 어딘가로 갔다오면 꼭 이렇게 끌어안았다. “… … 잘 갔다왔네, 이태일.” “응, 오늘 지호가 … 나한테 이상한 소리 했다.” “뭐라고?” “… 좋아한다구.” 태일의 조심스러운 말에 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난 너 믿어. 그 한마디에 태일은 웃었다. 어쩌면, 자신이 지훈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때문에. 태일은 지훈의 큰 손을 꼭 잡고 집으로 향했다. 나두 너 믿어. 집으로 향한 태일은 졸렸는지 냅다 침대로 달려가 폭 하고 누워버렸다. 졸려 …. 지훈은 가만히 태일을 바라보다 이불을 덮어주었다. 잘 자. 태일은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는 지훈의 입술에 쪽 하고 뽀뽀를 했다. “… 뭐하냐.” “헤, 잘자라구!” “… … 응.” 지훈은 약간 붉어진 자신의 뺨을 찬 손으로 식히며 방을 나왔다. … 사람 미치게 하는데 뭐있어 이태일. 그렇게 지훈은 민혁과 함께 잠자코 티비에만 시선을 쑤셔박고 있었다. 그 때, 내내 티비에만 집중하던 민혁이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요샌 좀 덜하네. 이태일 잡고 졸라대는 거.” “… 왜? 전으로 돌아가는게 더 나을까?” “전혀. 이태일 그 땐 완전 실험용 쥐보다 더 불쌍해보였어. 그냥 변한게 신기해서.” 그런가, 내가 변했나. 지훈은 곰곰히 생각해봤다. 그래, 처음엔 그랬지. 그 누구도 이태일과 눈을 마주쳐선 안됬었고, 이태일은 자신의 소유물이었으니까. 지훈은 과거를 회상하며 픽 하고 웃었다. 바보같은 때 였네. “지훈아아 … ….” 방에서 들려오는 작은 태일의 목소리에 후다닥 방으로 향한 지훈은 더운지 옷을 하나씩 벗어 던지고 있는 태일을 발견했다. … 뭘 이렇게 많이 입었담. 혹시 감기라도 걸릴까 지훈은 옷을 벗으려는 태일의 손을 저지하고는 찬 물에 수건을 적셔 태일의 이마 위에 올려놓았다. 추운데 싸돌아다니더니 열나네. “… 고마워.” 발게진 얼굴로 태일이 샐쭉 웃자 지훈은 머릿속에 바삐 움직이던 회로들이 픽 하고 퉁겨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지훈은 태일의 입술에 다소 거칠게 자신의 입술을 덮었다. … 미안해 이태일. 아껴주려고 한건데 나름. 지훈은 뭔지 모를 죄책감과 함께 태일을 끌어안았다. 평소 같았으면 숨이 차서 콜록거릴 태일도 오늘은 취기 때문인지 지훈의 키스를 잘 따라갔다. “나 이제 너 안괴롭혀 이태일.” “응….” “미안해 그땐. 그니까 이제부터 너한테 진짜 잘해줄거야.” “…응응.” “그니까 나 떠나지마. 사랑해.” |
헓 일을 또 쳤네요
ㅋ.... 키쮸신이당 >^< 아이 부끄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을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