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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남자의 시선을 따라 눈을 내려본 나는 추악한 나의 꼴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그만 입을 벌렸다. 내가 여태껏 입고 있었던 드레스는 본래 하얗고 긴 드레스였는지는 몰라도, 지금의 꼴은 할로윈용 드레스가 따로 없었다. 밑단은 온통 불균형하게 잘려 사선 모양으로 헤져있었고, 실밥은 군데군데 튀어나와있었다. 더군다나 오랜 시간동안 흙길에서 뒹굴고, 또 기어오고 올라가다보니 당연하게도 옷은 온통 흙투성이였는데 여지껏 못 알아챈 내가 이상할정도로 상당히 더러운 모양새였다. 정말 저 남자가 말한대로 지금의 내 꼴은 거지나 다름이 없었다. 

몰려오는 수치심에 황급히 고개를 돌리고 애꿎은 치맛자랏을 손으로 가렸다.



“ 뭐, 어쨌든 거지야. ”
“ … ”
“ 신성한 왕궁엔 어쩐일이신지? ”




그러나 저 남자의 말을 가만히 듣자하니 그건 그거대로 약이 올랐다.

남자는 여전히 입끝에 비웃음의 미소를 그려내며 총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진짜 거지인가보네. 뒤이어 들리는 말과 동시에 내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는 것만 같은 남자의 기척에 화가 욱하고 터져나온 나는 나 거지 아닌데요. 하고 무심코 튀어나온 말을 후회하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런 내 모습을 단번에 파악한듯한 남자는 뭐가 그리 즐거운건지 실실 웃으며 맞는 것 같은데..? 하고 내 옷을 찬찬히 훑어가며 놀리는 어조로 말했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지금 어딜봐요? ”



꽤나 욱한 심경으로 뱉은 말이었는데, 남자는 연신 어이없는 실소를 터뜨렸고, 그것은 곧 큰 웃음소리가 되었다. 
변태인가..? 바로 뒤이어 흘린 말은 떠 보기 반, 진지함 반으로 한 말이었다. 곧 웃음기를 거둔 남자는 순식간에 바뀐 험상궂은 표정으로 뭐? 하고 내게 물었다. 그와 동시에 총구를 더욱 바짝 갖다대었다. 저를 조롱하는 것 같은 태도에 몹시 화가난듯 싶었다. 나는 잠시나마 풀렸던 긴장이 다시 몰려옴을 느끼고 정신을 붙잡으려 노력했다. 

이 남자는, 꽤나 실력자이다.
함부로 흘린 말에 시시각각 반응하며 열내는 광부들과는 차원이 다른 놈이다. 그렇다면 어디서 온 사람이지. 같은 게임 출전자이면, 이렇게 나를 무모하게 없애려 하진 않겠고.. 이 게임의 관계자나 게임장 앞을 지키는 문지기 정도는 되는건가? 생각은 더욱 미궁속으로 빠졌고, 남자는 여전히 총구를 거두지 않았다. 계속해서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들이 야속하게 느껴졌다.


그 때, 확성기 소리가 복도 곳곳에 부착되어있는 스피커에서 들렸고 곧이어 누군가의 굵은 목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 곧 크라운게임 개회식을 시작합니다. 각 구역 출전자들은 모두 해당 장소로 모여주세요.




“ 이, 이봐요. 곧 개회식을 하려는 모양인데.. ”
“ 그래서? ”
“ 들어가게 해주세요. 저는 거지도 아니고 외부인도 아니에요. 크라운 게임 출전자에요!  ”




연달아 똑같은 멘트의 방송이 총 두 번 더 울렸다. 그럴수록 초조해지는 건 나였다. 남자는 뭐가 그렇게 여유로운지 내가 꺼낸 부탁에 더욱 크게 웃으며 이거, 이거 완전 잘못 짚었네.. 하며 혼잣말을 했다.






“ 그렇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
“ … ”
“ 나도 이 게임 출전자야. ”





누군가 나의 뒤통수를 한 대 가격한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남자는 아까 광부들이 줬던 카드와 똑같은 카드를 내 두 눈 앞에서 흔들거리며 웃고 있었다. 황당함에 주먹을 꽉 쥐었다. 이해할 수가 없다. 도대체 왜? 같은 게임 출전자면, 이럴 이유가 없을텐데.. 이러다 영문도 모른 채 나는 게임장에 발도 들여보지도 못하고 정말 저 총에 죽는 건가 싶었다. 아직 기억도 찾지 못했을 뿐더러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이 상황속에서 순순히 광부에게 끌려가 나는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내가 끝끝내 저항하면서 운좋게도 이곳에 들어올 수도 있던 이유는 무언가 이끌리는게 있어서라고 생각했다. 그게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는 비웃을지라도 나는 가슴으로 그 느낌이 와닿았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불에 타죽는게 나았다. 게임장에 발들이기도 전에 어디사는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에게 총에 맞아 죽을 명이라니, 광산차 안으로 다시들어갔을 때와 같은 절망감이 들었다. 




“ 상황파악을 못하나본데, 되게 당연한거거든? ”
“ … ”
“ 넌 어차피 저기 안에서 나한테 죽게 되어있어. 특히 너같이 약해보이는 여자앤, 내가 안죽여도 벌써 다른놈한테 먼저 제거되고 난 후일수도 있겠지. 그럴바엔 차라리 여기서 죽는게 낫지 않나? ”
“ 그래서.. 지금 나를 여기서 죽인다구요? ”
“ 맞아. 한 명이라도 더 없어야 게임이 훨씬 수월해지지. ”



생각해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게임장안에 들어가면 어차피 다 적이다. 이제껏 여기까지 오면서 들었던 게임에 관한 이야기들은 전부 살생, 피에 관한 것들이었다. 솔직히 아직까지 믿기지가 않지만, 정말 이게 살생이 가능한 게임이라면.. 나는 정말 죽을 운명일지도 모르지. 남자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이렇게 죽고 싶지는 않았다.





불현듯, 광부들이 내가 구멍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해줬던 말이 머릿속에서 스쳤다. 남자가 손에 쥐고 있는 골드카드와 똑같은 카드를 주면서, 그들은 내게 말했다. 이 카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잃어버리면 안된다고. 적어도 게임장에 발들이는 그 순간 까지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 골드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자동적으로 게임출전자로 인식될 뿐더러 모든 의식주를 이것으로 해결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이게 없다면,

게임에 참가하지 못한다. 








“ ....! ”

“ ... ”

“ 자, 잠깐! ”









내가 남자의 총을 쳐내고 카드를 빼앗아 잽싸게 도망가는데 걸린 시간은 3초도 걸리지 않았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나조차 믿을 수 없었다. 



눈에 띄게 눈이 커다래진 남자는 어떻게 그 시간에,그걸.. 하고 속삭이며 자신이 방금 겪은 상황을 되짚어보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난 여전히 남자가 다시 뛰어와 나랑 몸겨루기라도 할까 싶어 복도 끝까지 뒷걸음질 친다음에야 숨을 몰아쉬었다. 와, 이거 스릴 쩌는데? 그제야 웃음이 터진 나는 아까 남자가 했던 것처럼 똑같은 표정으로 카드를 들고 멀리 떨어져 있는 남자 앞에서 들고 흔들었다. 남자는 내가 원하는 만큼 열받는 표정을 지었다. 총도 내 쪽에 더 가까웠고, 우리 거리는 거의 복도 끝과 끝이나 다름 없었다. 

내가 이겼다.



“ 미친놈이..! ”
“ 뭔 놈이요? ”
“ 거기 있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아? 와, 진짜 열받네. 너 거기서 딱 기다.. ”
“ 어어, 잠깐요...! ”



남자가 다시 오려는듯 긴 다리로 복도를 휘저으며 세발자국 걸어갈 때쯤, 여기까지 오는데 열번도 채 안걸릴 것 같은 남자의 발걸음에 겁이 난 나는 카드를 빌미로 협박을 하는 전략을 짰다. 가, 가까이 오면.. 이거 쪼개버릴거에요..! 누가 봐도 억지스러운 협박이라고 생각할만큼 내 목소리는 떨렸고, 카드를 쥔 모양새도 꽤나 볼품없었는데 남자는 내가 카드를 구부리려는 시늉을 하자마자 안그래도 큰 눈이 더 커져서는 다급하게 하지말라며 나를 말렸다.
… 이게 먹히네? 나는 조금 더 힘을주고 카드를 구부리기 시작했다. 





“ 야!! 뭐하는 짓이야! 하지마! 제발 하지마! ”
“ 하지마요? 왜요, 나도 내가 게임할 때 수월하려면 남의 골드카드 망가뜨리는건 당연한거 아니에요? ”
“ … ”



할말을 잃었다는 듯 남자는 입을 꾹 다물었다.




“ 원하는게 뭐야. ”
“ 게임장 입구가 어디에요? ”
“ 그게 다야? ”
“ 어디에요? ”



내 물음에 토를 다는 남자의 말에 또다시 그의 카드를 들었다. 



“ 아,아, 알았어!! 지금 네가 기대고 있는 벽 뒤. 거기가 바로 게임장 입구야! ”
“ 내 뒤요? ”
“ 그렇다니깐! ”




그의 말을 따라 뒤를 돌아보니, 정말로 벽으로 인지하고 있던 남작한 문이 보였다. 너무 하얘서 여지껏 단순한 벽으로 알고 있었는데, 정말 여기가 게임장 입구였다니. 여기를 들어가면 나는.. 어떻게 될까. 




“ 됐지? 그럼 얼른 카드나 줘. ”
“ … ”
“ 뭐, 뭐야 너! 왜 안줘! ”
“ 주려고 했어요. ”




아까의 기세등등했던 모습은 어디가고 지금은 카드 하나에 쩔쩔매는 강아지가 따로 없었다. 모양 빠지네. 나는 웃음이 나왔다. 그는 카드를 가져가려고 내가 있는 쪽으로 뛰어오기 시작했다. 나와의 거리가 좁혀지자, 나는 남자가 뛰어오는 방향으로 카드를 던졌다.

툭, 하고 아까 남자가 있었던 멀리 떨어진 복도 한가운데에 카드가 떨어졌다. 남자는 분명히 코앞에 있던 카드가 사라지자, 얼 빠진 표정을 짓는 그였다. 마지막으로 골려줄 심산이 제대로 먹혔다. 등 뒤로 한참 떨어진 곳에 떨궈져있는 자신의 카드를 발견한 남자는 열에 받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이제는 그닥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 D구역 게임이 곧 시작됩니다. 아직 입장하지 못한 궁 안의 D구역 출전자들은 어서 게임장 내부로 들어와주시기 바랍니다. 제 시간 내에 들어오지 못하면 자동탈락입니다.



남자는 나를 죽일 기세로 보다가 방송이 울리자 마지못해 뒤를돌아 카드를 주우러 달려나갔다. 나는 그 사이 다시 입구를 향해 뒤돌아섰다.

새하얗고, 크고, 웅장한 문.
두개의 눈동자가 박혀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인다. 광산차에서 내렸을때와는 차원이 다른 느낌을 준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나는. 아무것도. 그런데 우연히 이곳에 발을 들였다. 이 문을 열면 정말 돌이킬 수 없게 된다.



“ ... ”



어쩌면 지옥이 될 수도 있는 그 문을 나는 천천히 열었다.

























[방탄소년단/판타지] 크라운 게임 (Crown Game) 02.환영의 종소리 | 인스티즈


02

환영의 종소리

























입구에서부터 느껴져오는 거센 모래바람이 내 앞을 한 번 휘감았다가 사라졌다. 간신히 눈을 떠보니, 이곳은 다소 넓은 현관문같은 실내였다. 바로 앞에는 암막커튼으로 자세한 내부가 막아져있었고, 문과 커튼 사이의 가장자리에는 이상한 검문대 같은 것이 설치되어있었다. 검열대 왼쪽에 쓰여져있는 카드표시에 나는 눈치껏 골드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네모난 곳에 카드를 갖다대며 검문대 위를 올라갔다. '삐빅' 하고 들리는 기계음에 흠칫 놀랐다.





- 'OHEN' 님 환영합니다.





카드에 인식된 나의 이름인 것 같았다. 검문에 통과한 나는 암막 커튼 앞에 섰다. 커튼을 열면 게임장이 나오는 건가...
등골을 휘감는 섬짓한 공포감에 나도 모르게 허리를 꼿꼿히 세웠다. 그 순간, 등지고 있던 문이 또한번 열렸다. 아니나 다를까 뒤를 돌아보니, 복도를 뛰어다니느라 얼굴이 새빨개진 아까의 그 남자가 나와 똑같이 카드를 그곳에 가져다 댔다. 커튼 앞에 서있는 나를 발견한 그는 재수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 'V'님 환영합니다.





V…. 내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이름이었다. 그는 옷깃을 세게 털고 난 후에 내가 서 있는 암막 커튼 앞으로 다가왔다. 





“ 아까 그 당돌한 행동은 다 어디가고 이제와서 겁먹어서 못들어가는 꼴 하고는.. ”




필시 나에게 하는 소리였다. 인상이 팍 구긴 후 남자를 슬쩍 올려다보았다. 입 대발 내밀고 잔뜩 화나 있는 얼굴이 퍽 어린애 같았다.




“ 총 내밀고 죽인다 어쩐다 할땐 언제고..남자가 고깟 카드하나 간수도 못하니.. 게임이나 제대로 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
“ 뭐야? 야, 너 말 다했어?! ”
“ 그쪽이 먼저 시작했잖아요! ”
“ 나참.. 내가 언제 네 얘길 했다고? 우연히 흘린 말에 니가 찔린 거겠지! ”
“ 와, 그렇게 잡아떼면 누가 모를줄 알아요? 이거 완전 얼굴도 그렇고 하는짓도 그렇고 그 이름도 그렇고! 다 맘에 안드네. ”



인신공격은 심했나. 갑자기 말이 없어진 남자의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불쑥 들었다. 그러나 그건 한순간 넋이 나간 것 뿐이었는지 다시 노발대발 화를 내기 시작하는 남자였다.




“ 누군 네 마음에 들고 싶어 하는줄 알아?! 어이가 없네.. 그리고 이거 실명 아니거든? ”
“ 실명이 아니라고요? 그럼 왜.. ”
“ 여기 있는 모든 게임 유저들의 80퍼센트가 다 가명을 써. 설마 그것도 모르고 출전한건 아니지? ”




실명이 아니야? 생각의 방향은 아까 카드에 인식된 나의 이름으로 흘러갔다. OHEN.. 그게 내 실명이 아니라면, 도대체 내 이름은.

이젠 쌩까? 남자는 내 눈 앞에 커다란 손을 흔들어보였다. 하나하나 다 귀찮게 하는 남자였다. 그런 남자의 손을 가볍게 쳐내니, 내 손을 붙잡는 것이 아닌가. 황당한 복수에 나는 눈을 치켜뜨고 남자를 쳐다보았다. 안들어가려고요? 이런 내 말에 남자는 무덤덤하게 답했다. 내가 먼저 들어갈거라. 와..나 진짜. 실소가 절로 터졌다. 황당함에 이마에 손을 짚은 나는 먼저 커튼으로 들어가려는 남자의 옷자락을 잡아 끌고 내렸다. 남자는 윽, 하고 비명을 지르며 돌아서는 내 어깨에 손을 짚고 씨익 웃었다. 그리고 그대로 밀린 나는 땅바닥에 주저 앉았고 비명을 지르며 눈을 뜨니 남자는 이미 커튼 안으로 들어간 뒤였다.

저 남자때문에 되는 일이 없다.. 한껏 상판을 찌푸리며 나도 커튼을 열어제꼈다. 
남자때문에 한창 열이 받쳐있던 상태라서 아무런 자각도 못하고 열었는데, 예상 외의 숨막히는 풍경에 덩달아 내 호흡기관이 멈추는듯한 착각이 들었다.





- D구역 50인 전원 합석으로 개회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아까 방송으로 울렸던 낮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스크린 속에 있었다. 커튼을 열자, 운동장보다 넓은 실내가 있었다. 실내 분위기는 무서울만큼 숙연했다. 숨이 턱턱 막혔다. 빨간 색과 그 주위를 은은하게 띠를 두른 노란색 조합의 벽면. 그 벽면 사이에서 가운데만을 꽉 채운 스크린. 스크린 속에서는 얼굴을 제외한 반신상만 내보인 누군가가 마이크에 입을 대고 있었고, 실내 안에서 정말 일정하게 정렬되어있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스크린속의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속으로 조용히 끼어드는 아까 그 남자애와, 나는 신경도 쓰지 않고 말이다.

나는 남자와 같이 그 틈에 조심스레 섞여들어갔다. 손에 땀이 찬다. 옆에 서 있는 V라는 그 남자애도 아까와 같은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격식을 차린 자세로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이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랬다. 이게 50명... 실제 수는 그럴지 몰라도 각자 한 명 한 명이 이루며 모인 중압감은 50명보단 200명이라 해도 믿을 것 같았다. 체격이 거인처럼 큰 사람, 남자보다 키가 큰 여자, 그리고 옷에 주렁주렁 달린 무기들. 이제서야 이 남자가 했던 말을 깨달았다. 거지같은 드레스를 입은 나는 이곳에서는 피라미축에 들기밖에 더했다. 나는 미칠듯이 긴장감이 들기 시작했다. 





- 반갑습니다, D구역 여러분들. 저는 앞으로 여러분들과 모든 게임을 함께할 D구역 게임 진행자입니다. 이곳까지 곧 함께할 동료들의 방해없이 무사히 도착하여 다행입니다. 





스크린 속 입술이 움직이며 게임의 공표를 시작했다. 게임이 시작하기전에 이런 일이 빈번한건지, 아까 내가 겪은 일은 매우 흔한 일인가보다. 나도 어떻게 해서든 위기를 모면했지만 저 언뜻보면 강아지같이 생긴 남자가 정말 나를 총으로 쏴죽이는 결과까지 다다랐다 생각하면 솔직히 아직까지 오한이 든다. 마냥 평범해보이는 얼굴에서 살기를 뿜어내는 면이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가장 무서운 맹수가 아닐까.





- 여러분이 잘 알고 있듯이, 크라운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닙니다. 뭐, 그런 부류를 즐기는 사람에겐 오락일지도 몰라도 말이죠. 적어도 누구나 한 번은 치루게 됩니다. '살생'을 말이죠. 




여기 있는 모두가 아무렇지 않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런 말도 안되는 게임을 머리로 받아들이기가 도저히 힘들었다.





- 그렇다고 해서 마냥 찢어죽이는 게임은 아닙니다. 크라운은 그런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크라운을 쓸 수 있는 자격의 조건은 총 세가지 입니다.
힘, 머리, 그리고 운. 아무리 힘이 세도 머리가 빈 꼴초들은 일찍 탈락하기 마련이죠.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운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크라운 게임은 공평하고, 또 수준있게 짜여진 시스템으로 여러분들의 보다 더욱 즐거운 시합을 위해 나날히 구상중이고 발전중입니다.









“ 지랄하네. ”





그 때, 누군가 작게 읊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들렸던 방향을 따라 무심코 고개를 틀어보니, 빨간 기다란 망토를 뒤집어 쓴 사람이었다. 아무도 그에게 시선을 집중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 속삭임은 나만이 우연히 들었던 것 같았다. 모자는 그 자의 얼굴 반절을 덮어 입술밖에 드러나지 않았다. 그리고 등어리에 맨 활 가방, 그 안에 꽂힌 여러개의 화살들. 한 눈에 봐도 그는 어떤 위협적인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그 자는 게임 진행자가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댈때마다 연신 입술을 뭉개뜨렸다. 뭔가 단단히 짜증이 난듯 싶었다. 

뭐에 홀린듯 한참동안 빨간망토를 보고 있을 때, 그 자는 팔을 들어 모자 깊숙이 손을 넣어 머리를 대충 쓸었고 그 순간 찰나에 드러난 눈이 나와 마주쳤다. 꼬리가 길게 뻗친 삼백안의 눈. 그리고 언뜻 보인 손목위의 나비 문신. 나는 놀랐다기보단 그 기에 눌려 바로 고개를 돌렸다.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겁에 질리고 말았다.







- 그럼 개회식을 기념하여 게임을 하나 시작할까 합니다. 







놀란 난 고개를 들고 스크린을 올려다 보았다. 
이렇게나 빨리..







-첫회인 만큼 가벼운 몸풀기나 다름없으니 다들 긴장은 풀어도 됩니다. 단순한 짝맞추기니깐요.







게임장이 술렁이기 시작했고, 그것은 스크린 위에 프레젠테이션이 뜨자마자 금세 수그러들었다.












[방탄소년단/판타지] 크라운 게임 (Crown Game) 02.환영의 종소리 | 인스티즈



[MAP] S1-1 미니크라운 찾기 (3인1조)

숲속으로 바뀐 필드(*게임장 안에서 맵에 따라 홀로그램 시스템으로 변형시킨 내부.) 안에서 미니 크라운을 찾아라. 

똑같은 문양의 크라운은 각각 3개씩 숲속 이곳저곳에 숨겨져있다. 같은 문양의 크라운을 가진 유저 3명이 한 팀을 이루면 게임은 성공한다.

그러나, 같은 문양의 크라운을 가진 유저가 한 명이라도 없으면 탈락.

다시 정중앙에 모이기 전까지 남의 크라운은 뺏을 수 있다.















스크린이 꺼지자, 좀전까지만 해도 알록달록했던 실내가 전부 암전되었다. 당황스러움에 이곳저곳에서 수군거리기도 잠시, 어딘가에서 빛이 쏟아져나오고 시력을 잃을 것만 같은 눈부심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 괴기스러운 현상은 곧 '우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멎었고, 빛도 수그러들었다. 


조심스럽게 눈을 뜨니 놀랍게도 아까 봤던 실내는 커녕 온통 풀숲이었다.




“ 말, 말도 안돼.. ”





필드는 온통 숲으로 뒤덮였다. 

나를 제외한 모든 게임유저들은 이런 일이 일어날걸 예상이나 한듯이 모두 사방으로 뛰어나갔다. 방금전까지 한곳에 모여있던 이곳은 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머리가 새하얘졌다. 나는 덜덜 떨리는 손을 붙들고 아까 스크린에서 읽었던 게임 내용을 기억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래, 여기는 필드라 했어. 여기는, 단순히 어떤 시스템을 조작해서 만든 필드이고, 또, 또.. 맞아. 미니크라운을 찾으랬어. 미니크라운은 작은 왕관모형이었고.. 이 숲속 안에 숨겨져 있다고 했어. 

정리를 마친 나는 눈을 뜨고 심호흡을 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시니, 여기가 정말 숲속 공기처럼 상쾌하단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기분은 마냥 상쾌하진 못했다. 조금 진정이 된 후, 모두 사라지고 나만이 있는 이곳 주변을 샅샅이 찾아봤다. 원래 이런거일수록 많이 찾지 않는 곳에서 발견되는 법이다. 누가 그런 법을 알려준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곳은 아까 스크린속에서 설명했던 정중앙인듯 싶었다. 동그란 원형 모양의 흑바닥이었고, 바닥위로 여러개의 문양이 그려져있었다. 별모양.. 구름모양.. 집모양 등등.. 


크라운을 찾고 같은 문양이 있는 곳을 밟으면 될 듯 싶은데, 그럼 문제는 어디서 찾느냐이고 또 같은 문양의 크라운을 가지고 있을 사람의 수다. 나와 같은 문양의 크라운을 가질 사람은 총 2명. 그러나 같은 문양의 크라운을 가진 사람이 없으면 나는 게임에서 아웃된다. 그건 일단 크라운을 찾고나서 결정하도록 해야겠다. 나는 그 생각을 끝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 순조롭군! ”

“ 시작부터 필이 너무 좋은거 아냐? ”





중앙의 흑바닥을 둘러싼 건 온통 나무들이었는데, 나뭇가지에 달린 길다란 잎들로 인해 막아져있던 사방 중, 내가 나가려던 위치에서 낯선 유저들 3명이 들어왔다.

딱 정면으로 부딪힌 우린 예상치못한 서로의 등장에 당황했다. 세 명 모두 같은 모양의 크라운을 가지고 있었다. 별모양이 중앙에 박혀있었다. 절대 뺏기지마. 그들은 나를 경계하며 크라운을 꽉 쥐었고, 나는 그제야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파악해서 아니라고 손을 저었다. 내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끝까지 나를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내 앞을 지나가 정중앙으로 가로질러갔다.




철저한 이방인이 된 기분이었다. 아까 그나마 서로 으르렁대며 싸우다가 얼굴을 익힌 V마저 없어지니, 정말 혼자라는 사실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숲은 밀림으로 바뀌었고, 크라운은 무슨 개미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점점 중앙과 멀어지니 피부를 찌를듯한 자외선에 땀이 주륵주륵 흘렀다. 힘이 들었다. 크라운을 찾는다는 것이 힘든게 아니라, 그냥 혼자라는 사실이 힘들었다. 이제껏 혼자 왔긴 했지만,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고, 모두가 알고 있는 이 게임에서 살아남기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누가 이 게임에 나를 초대한 걸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끝도없는 밀림을 걸어갈 때 쯤, 커다란 나무 밑에서 미끄러지듯 주저앉은 나는 잠시 이곳에서 쉬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나무 뒷편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 뭐야! 왜 똑같은 크라운이 5개나 되는거지? 분명히 같은 모양은 3개뿐이라면서! ”

“ 그러니까 말야..! 왜 5개나 돼? 너네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

“ 글쎄. ”

“ … ”

“ 왜그럴까? ”





5명의 남녀가 내가 등지고 있는 나무 밑에 있는 넓은 공터에서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는 아까 마주쳤던 그 빨간 망토의 남자도 있었다. 비록 검은색이지만 비슷한 망토를 한 사람은 두명이나 더 있었고, 그 앞에 두명의 남자는 각각 찾은 크라운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며 망토 세명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그에 반해 망토를 입은 3명은 지나치게 평온했다. 

흥미가 생긴 나는 그 5명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 SUGA, 너는 어떻게 생각해? 5명이 다 똑같은 모양의 크라운을 가지고 있다는 것 말야. ”




검은 망토를 쓴 여자가 빨간 망토에게 물었다. 그 빨간 망토의 이름이 SUGA인 것 같았다. 저 자도 본명은 아니겠지. 빨간 망토는 어깨를 으쓱하기만 할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남자 둘은 다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대충 상황을 파악해보면 저 두명의 남자들이 의문을 가질 이유는 충분했다. 총 같은 문양의 크라운이 3개라고 했던 공지와 달리 저 5명 모두가 똑같은 모양의 크라운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주최측 사고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까 그 게임진행자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런 실수를 할 것 같지는 않다. 




“ 뭐라고 말좀 해봐, 너네들! 안그러면.. 너네 망토놈들 셋중에서 한 명만 우리에게 붙어! ”





그렇다면, 나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모형을 따라 만들었다고 생각이 든다.




“ 우리가 왜? ”
“ 뭐, 뭐..? ”
“ 너네 둘이 떨어져나가면 되잖아. ”



빨간 망토가 모자를 벗으며, 두명의 남자에게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했다. 새하얀 피부, 새파랗게 물든 머리, 날카로운 눈빛의 조화는 멀리서봐도 심장이 바짝바짝 타들어갈만큼의 포스였다. 여자만큼이나 얇실한 다리가 걸음을 뽐냈고, 얼굴만큼이나 새하얗고, 기다란 손가락이 남자의 얼굴을 쓸었다.





“ 미, 미친놈....!! 뭐해! ”
“ 왜 그럴 것 같아? ”
“ 뭐, 뭐가..!!! ”
“ 왜 똑같은 크라운이 5개나 되는 것 같아? ”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은은하게 울렸다. 그 목소리는 숲속에서 마주친 맹수의 포효만큼이나 섬뜩했다. 적어도 내가 느낀 바로는 그랬다. 3명의 망토쓴 자들이 저렇게 평온한 걸 보면은 의심은 그쪽으로 흘러갈 수 밖에 없었다. 저 두명의 남자들은 진짜 크라운을 가진 것이고, 저 3명은..






“ …! ”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검은 망토를 쓴 여자 두명이 그 둘을 칼로 찔렀고 비명소리가 들릴 새도 없이 살인이 끝났다. 곧 새빨간 피가 분수처럼 쏟아지며 빨간 망토를 적셨다. 나는 내 입을 필사적으로 막고 고개를 돌렸다. 가만있지 않으면 내가 소리를 지를 뻔했다. 두다리가 결박된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 멍청한 것들이 눈치만 빠르네. ”
“ … ”
“ SUGA 너는 여전히 살인을 못하는구나. ”
“ … ”
“ 겁쟁이네. ”




곧 이쪽으로 방향을 트는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그저 커다란 나무 뒤에 기대 몸을 최대한 숨기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다. 이대로 가면 들킬게 뻔하다. 살인을 목격했을 뿐더러, 저들이 크라운을 복제해 게임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을 내가 다 봤다. 그런 내가 현재 저들에게 눈에 띄면 꼼짝 없이 살해당할 것이다. 그러나 야속한 다리는 움직일 생각을 안했다.


그 때, 반짝 하고 무언가가 빛이 났고, 나는 그곳에 시선을 두었다.
미니크라운이다.



난 그걸 보자마자 생각할틈도 없이 젖먹은 힘까지 짜내며 일어난후 나무 잎가지에 달린 미니 크라운을 집어 잽싸게 앞으로 달려나갔다. 두 다리가 공포에 질려 제대로 서있질 못했지만 필사적으로 밀림을 헤쳐나갔다. 오면서 봤던 익숙한 나무들이 속속히 지나갔고, 내가 아까 걸어왔던 그 긴 시간은 다 뭐였는지 지금은 비교도 안되게 빠르게 거리를 줄여나갔다. 한참동안 뛰자, 드디어 처음 봤던 정중앙을 둘러싼 나무들을 발견했고 나는 그 앞에서 돌맹이에 걸려 바보같이 넘어졌다.








“ 아..! ”








한 걸음만 더 가면 되는데, 정말 딱 한 걸음만 걸어가면 됬는데 땅 위에 붙은 다리가 도저히 떨어지지 않았다. 일어나서 걸어야하는데, 몸에 힘이 붙지 않았다. 크라운을 쥔 손이 달달 떨렸다. 온 몸이 공포에 점령당했다. 삼백안의 눈이 내 등을 찌르는 환상이 잔상 속에 떠다녔다.


나는 다시 힘을 주고 몸을 한바퀴 굴렸다. 하늘이 보였다. 그리고 어떤 모자를 쓴 낯선 남자도 보였다. 









“ 죽은 건 아니고, 죽기 전인 가보네. ”
“ … 하아.. 하아.. 하. ”
“ 도대체 뭘 봤길래. 근데 그거는 내 알바 아니지, 큭큭. 이건 내가 가져간다. ”









아마 크라운을 뺏어도 된다는 속셈을 가지고 내게 다가온 듯 싶었다. 나를 한참동안 뚫어지게 쳐다보던 남자는 내가 쥔 크라운에 손을 뻗었다. 그에 질세라, 나는 다시 몸을 돌렸고, 남자는 가까스로 크라운을 피해 땅에 손을 짚었다. 곧 남자는 내 등에 올라탔고, 나는 숨도 못쉬며 미니크라운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 게임 종료 3분전, 어서 크라운을 찾기 바랍니다 여러분.









“ 으윽...! 제발! ”
“ 어서 내놔!! ”





귓속으로 까끌까끌한 수염 감촉이 느껴졌다. 어느새 내 얼굴가까이 붙은 남자는 내 크라운을 잡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했다. 역겹다. 혐오감에 몸부림 친 나는 남자가 크라운에 가까워지자, 그걸 던져버렸다. 


크라운의 행방을 쫓으려 고개를 이리저리 살피며 당황하는 남자의 뒤통수에다 남자가 잠시 바닥에 내려놓았던 기다란 총가방을 들고 힘껏 내려쳤다. 

기울어지기 시작하는 남자의 생사의 여부도 보지 못하고 나는 크라운이 떨어진 쪽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발목이 붙잡혔고 다시 낙엽가득한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젠장!.. 좀 죽어!! 울먹임에 가까운 신음으로 총을 들고 남자의 머리를 세차게 쳤다. 아무리 10번넘게 내려쳐도 남자는 내 발목을 붙잡은 손을 놓는 법이 없었다. 





“ …제발!! ”




5번을 더 힘차게 때리자, 그제야 남자는 내 발목을 쥐던 손을 스르르 놓았다. 나는 반사적으로 달려나가서 바닥에 떨어진 크라운을 집고 나무 사이로 뛰어갔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 게임 종료 1분전.










아슬아슬하게 1분을 남기고 중앙 안으로 도착한 나는 허둥지둥 내 크라운 문양의 모양을 봤다. 체리모양이었다. 나는 서둘러 인원이 부족하거나 같은 모양인 팀들을 찾아 헤맸다. 그러나 이미 많은 원 위에 3명의 유저들이 곳곳이 가득 차있었으며, 두명은 손에 꼽기도 힘들었다.



“ 혹시 체리모양이야? ”
“ 아니. ”
“ … 혹시 체리모양이니? ”
“ 미안하지만 우린 다 찼어. ”



정신없이 많은 애들을 붙잡고 물었는데, 그 아무도 체리라고 답하는 애들은 없었다. 아.. 이 많은 수를 다 뒤지기엔 1분은 턱없이도 짧았다. 초조하게 발만 동동 구를 시점에 누군가 나를 톡톡 건드리며 나 체리야! 하고 말을 걸어오는 것이다. 나는 회심의 웃음을 짓고 안도하며 뒤를 돌아봤는데, 그 애는 한 명뿐이었다. 즉, 나와 같은 크라운을 가진 사람이 한 명 더 부족하다는 것이다.




“ 한 명 더 없어..? ”
“ 그런가봐... 나도 계속 기다렸는데. ”




그 애는 나와 같이 울상을 지으며 땅을 쳐다봤다. 앞을 바라보니 타임워치가 세워져있었고, 시간은 약 30초가 남아있었다. 여기서 탈락되나보다. 고작 여기서.. 고작 첫회밖에 안됬는데. 나는 미니 크라운을 땅바닥에 내던지며 다리를 구부리고 무릎 위에 얼굴을 묻었다. 더럽게 되는 일이 없다. 정말 더럽게.. 시간이 흐르는 소리만 들렸다. 

그냥 아까 V에게 죽을걸. 누가 신경쓰지도 않는 아깝지도 않을 내목숨 연장하겠다고 뭐하러 그렇게 악을 썼는지 모르겠다. 모든것이 후회가 되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 내 머리카락이 뒤로 질질 끌려가기 시작했고, 영문도 모르는 채 나는 다리로 따라 기어가다가 멈출때 따라 멈췄다. 




너무 놀란 나머지 고개를 올리자마자, 가장 먼저 보인건 체리모양이 박힌 내가 찾은 크라운이었다. 그리고 똑같은 걸 두개나 더 갖고있는..V와 또다른 남자. 이게 대체 무슨일이지? 땅에 손을 짚고 일어나자, 정말 똑같은 크라운이 세개였다. 











“ 이, 이상하다..분명히 아까 저애가.. 체리모양이라고. ”
“ 뭐? 체리? ”







상황을 파악할 겨를도 없었는데, 확성기 소리가 위이잉 하고 크게 울려퍼졌다. 그리고 숲이었던 필드는 빨강색과 노란색의 벽면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다시 아까의 게임장으로 변해갔다. 

어디서 튀어나온건지 모를 스크린 안에서 진행자는 한껏 웃으며 말했다.






- 게임이 종료되었습니다. 총 3명이 죽었으며, 2명이 짝을 찾지 못했으므로 50명중 45명 생존, 총 15팀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게임 유저들은 모두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나는 영문도 모른 채 같이 박수를 쳤다.








“ 너 정말 체리라고 생각한거야? ” 






멍한 정신을 깨워준 건 다름아닌 V였다. 그러고보니, 이 녀석이랑 같은 팀이 된거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걸 깨닫자 약간의 실망스러움이 들었는지 표정이 구겨졌다.







“ 그래! 체리! 아까 같이 있던 애도 체리문양이었는데, 우리 두명뿐이어서.. 게임이 완전히 끝났다고 생각했어. 혹시 너네도 복제한거야? 어떻게 된거야? ”
“ 복제라고? 이렇게 무식한 애는 처음보네. ”
“ 이봐, 이건 딸기야. ”






나머지 한명의 남자가 내게 크라운을 들이밀며 알려주었다. 나는 아직까지도 상황파악을 할 수 없었다. 그니까, 내가 들고있는건 체리..근데 딸기라니 그게 무슨 소리지.





“ 아까 그 애가 들고 있던 크라운은 진짜 체리였어. 근데 멍청한 네가 네 크라운 문양을 딸기가 아니라 체리로 착각해서 이지경이 된거야. 근데 네것이 딸기인걸 알아챈 내가 너를 우리 자리로 끌고 온거고, 우린 극적으로 합격한거고. 됐어? ”





이제 조금씩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그러니깐, 어쨌거나 결과는 내가 탈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도감이 몰려오며, 쿵쿵댔던 심장도 점차 멎어가는 기분이었다. 나 성공했구나. V와 한 명의 남자는 나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하고 끅끅 웃어댔다. 아마 체리때문이겠지. 한편으로는 쪽팔렸다. 그렇지만 전원 모두가 웃음소리때문에 시끄러운 우릴 쳐다보는 기분에 그게 더 창피함이 들었다.

다들 서로 통성명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그 둘을 바라봤다. 이게 앞으로 게임 출전할때마다 함께 동행하는 같은 팀이다. 한 명은 V. 귀찮고 자기주장적인 성격인 것 같다. 이건 첫인상이라 속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실력은 강해보였다. 또 한 명도 남자인데, 키가 무지 컸다. 그것 외에 별다른 특징은 없어보였다. 이자도 실력자겠지. 













“ 반갑다. 나는 김남준. 외람된 말이지만 전투보다는 머리쓰는 일에 능해. ”

“ 뭐, 난 V.. 아니 어차피 이 가명을 계속 쓰려고 하진 않았고 김태형이야. 총이랑 칼밖에 안쥐어봤어. ”

“ 쌈박질이겠지... ”





중얼거리는 내 목소리를 들은 V가 뭐라했냐, 지금. 하며 낮은 목소리로 나를 봤다. 김태형이라 했다. 그리고 김남준. 머리를 잘 쓰고, 김태형은 전투를 잘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도움을 줘야할까. 제발 이 팀에 해가가는 일따위는 없었으면 좋겠는데...












종소리가 두 번 울리기 시작했다.















- 첫번째 관문을 통과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방탄소년단/판타지] 크라운 게임 (Crown Game) 02.환영의 종소리 | 인스티즈


2화가 이렇게 끝이 나네요! 많이 늦은감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첫번째 게임을 무사히 끝낸 여주 크크ㅡ클 여주에게 총을 겨눈 남자는 태형이었고 태형과 남준이랑 같은 팀이 되요!

빨간 망토 둘러쓴 D구역 일진으로 보이는 남자애는 눈치채셧갓지만 윤기입니다!! *ㅅ*

독자님들 시선에서 저도 제 글을 꼼꼼히 읽어보고 싶은데, 그게 영 안되네요 저는 내용을 다 알고있어서 이해가가는데ㅎㅎ..ㅠㅠ

행여나 이해하지 못하고 넘기는 부분이 많을까 걱정이 되네요. 끅흡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암호닉

땅위할램감자 아린휘댕아가페님녹차맛콜라 거창왕자태태 찌밍지민 최강a윤1기1여친z 정국아전정국 피셔 마농케이 슬픔이기쁨에게 침7208침 자몽슈 오늘도맑음! 망개떡 늉글레 우산부장 무네큥


빠진분들은 말씀해주세오 




궁금한점은 빠짐없이 답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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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우산부장입니다 ㅎㅎ, 많이 기다렸어요ㅠ,ㅠ 막 문장 하나하나 재밌고 태형이도 귀엽고 윤기도 멋질거같고! 삼화도 얼른 보고싶어요 ㅎㅅㅎ
7년 전
美4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성스런 댓글 감쟈합니다>.<!! 열심히 할게요 우산부장님도 우산 열심히 관리하시길! (드립)
7년 전
독자2
정국아전정국입미댜! 볼때마다 스케일이 진짜 큰것같아여 ㅋㅋㅋㅋ 새삼 작가님의 상상력에 놀라고 가욤 ㅎㅋㅋ 그리고 묘사를 너무 잘하셔서 막 저도 여주따라 긴장되는 듯한 느낌이에요 ㅋㅋㅋ 앞으로 어떤식으로 전개될지 궁금하네요 기다릴게용
7년 전
美41
앗 기다리고 있었어요! *ㅅ*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남은 휴일도 즐겁게 보내세요!♥
7년 전
독자3
찌밍지민입니다!!!!계속 언제오시나 기다리고있었습니당8ㅅ8 저번에 암호닉 신청할때 취향저격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기억하시나요???? 진짜 오늘도 푹빠져서 봤어여 첫게임부터 너무 재미있고 몰입도최고ㅠㅡㅜㅠbbb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당ㅇ 여주가 팀에 피해끼치지않고 여러 난관을 잘 헤쳐나갔으면 좋겠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4
감자입니다 어거스트D..?ㅋㅋㅋ 진짜 소설책읽는것같아요 진짜 판타지소설인것같아요ㅋㅋㅋ 그나저나 여주가 왜 기억이 없는걸까요ㅇㅅㅇ 흠..
7년 전
비회원196.9
땅위입니다!! 완전 소오오오오름!!
이전 글 읽으면서 총구를 겨눈사람이 누군지 궁금했는데 오늘 밝혀졌네요!! 그리고 항상 미스테리인 것!! 여주의 실명은 뭐이고 어느 구역사람인지!! 왜 그 전 기억이 나지않는지!! 이 모

7년 전
비회원196.9
땅위입니다!! 완전 소오오오오름!!
이전 글 읽으면서 총구를 겨눈사람이 누군지 궁금했는데 오늘 밝혀졌네요!! 그리고 항상 미스테리인 것!! 여주의 실명은 뭐이고 어느 구역사람인지!! 왜 그 전 기억이 나지않는지!!
다음 편 기다리겠습니다!! 오늘도 정말 생생하고 좋았습니다!!

7년 전
비회원196.9
땅위입니다!! 완전 소오오오오름!!
이전 글 읽으면서 총구를 겨눈사람이 누군지 궁금했는데 오늘 밝혀졌네요!! 그리고 항상 미스테리인 것!! 여주의 실명은 뭐이고 어느 구역사람인지!! 왜 그 전 기억이 나지않는지!! 이 모

7년 전
비회원158.84
[포도리] 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오...? 와 분위기 장난 아닌데요ㅠㅠㅠㅠㅠ 완전 취격당하고 갑니다아 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5
피셔에요 작가님 빨리 다음화...다..다음화...분량이 이렇게 많아서 한화 읽는데도 오래걸려서 너무 좋있아요...사랑해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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