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순영=대환장파티06
<이상형>
"순영아 내 이상형 중에 하나가."
"응!"
궁금한지 눈을 반짝이며 날 보는 순영이를 보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 표정에 따라 급 어두운 표정을 짓는 순영이에게 웃음을 꾹 참고 말했다.
"궁금해?"
"그러케 궁금하지는 안치만 지금 할 게 업쓰니까 들어주께."
궁금해 미치겠는 표정 같은데 자존심 세운다고 저러는 거 봐라..
괘씸해서 더 놀려주기로 마음먹었다.
"뭐어? 할 게 없어서 듣는 다구? 그러면 알려줄 수 없지."
"왜..?"
"왜긴~ 이상형은 궁금해하는 사람한테만 알려주는 거야."
"궁금해!"
"순영아 엎질러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단다^^ 땅을 치며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이야."
"땅을 치며 후회하지는 아나."
닭주제에 겁나 허세 쩌네.
휴대폰을 들어 원우에게 전화를 하려고 하니 깜짝 놀라며 내 휴대폰을 뺏어간다.
귀여워ㅠㅠㅠㅠㅠㅠ이 맛에 놀린다니까!ㅠㅠㅠㅠㅠ
"제발 알려줘 짐씅.. 나 지짜 궁금해ㅠㅠㅠㅠ"
"그건 바로 책 읽는 남자야."
"책..?"
"응! 저기 꽂혀있는 거."
"꼬치라고..?"
"...저기 있는 거."
"저 많은 걸..?"
책을 손으로 가리킨 순영이는 빠르게 달려가 한권을 빼서 펼쳤다.
순영이 잘한다! 순영이를 지식닭으로 키워야겠어!
<책읽기>
"..."
아니 순영아 책을 읽어야지 왜 날 봐?
내가 그렇게 보고싶니?
"뭐야~ 내가 그렇게 좋아~?"
"짐씅.."
"왜~?"
"이게 뭐야아..?"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건네준 책을 보는데 나조차도 모르겠다.
이거 영어네.. 겁나 꼬불거리네..?
"음.. 이건.."
"포기하지마! 이거 읽으면 돼!"
다른 책을 주니 이제야 밝게 웃으며 책에 집중했다.
귀여워라..
"순영아."
"..."
"책은 어떻게 읽을 줄 알아? 닭이었을 때 한글 공부 했어?"
"짐씅."
"응?"
"그만. 수녕이 집중해야 돼."
...안 건들게 임마!!!!!
<집중>
순영이가 책에 집중해서 나 심심하다고 하면 믿어줄래요..?
순영이의 눈치를 보며 말 걸 타이밍을 노리는데 가만히 앉아서 책에만 집중한다.
미안.. 이상형 바꿀게.. 나 책 읽는 남자 안 좋아해ㅠㅜㅠㅠㅠㅠ
"짐씅."
"응!!?"
"나 누워서 봐도 되지?"
"응? 응.."
방으로 쪼르르 달려가 누운 순영이는 가만히 누워 책만 열심히 보고있다.
집중.. 그놈의 집중..! 심심함을 못 이겨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는 중이다.
진작할걸. 왜 안 했지?
게임을 한참 열정적으로 하고 있을 때 순영이가 궁금해 방으로 들어가보았다.
...?
"..."
"순영아?"
"..."
"순영아!!!!"
"아아아악!!!!... 초조깝고 안타했다."
"뭐? 안타깝고 초조했다 아니야?"
"집중이 안 되서 한 번 읽어봤어."
"내가 지금 그걸 물어봤니? 순영아 솔직히 말해봐. 잤지?"
"짐씅. 닭을 얕봤다간 큰일나. 한다면 하는 닭이라구."
"진짜 큰일이 뭔지 보여줘?"
"헐 짐씅!!"
"응?"
"나 전단지!!"
"몇시까진데?"
"지금! 자기한테 혼나게써ㅠㅠㅠㅠㅠ"
빠르게 밖으로 나가버린 순영이에 의해 못말려 웃다가 책을 펼쳐보았다.
읽는 속도가 굼벵이인건지 뒤집어져있던 책을 보았을 땐 13페이지였다.
궁금한 게 있는데 책을 읽은 거야? 외운 거야?
<선물>
"짐씅!!! 수녕이 와써!"
"순영이 왔어!!? 안 추웠어?"
"하나도 안 추워써!"
추워서 바들바들 떨고있구만 안 춥긴 뭐가 안 추워ㅠㅠㅠ
안쓰러움에 이불을 들고와 감싸주니 해맑게 웃는다. 콧물 친구 데려왔네?
"흥!"
"디러.."
"괜찮으니까 흥!"
순영이의 코를 풀어주며 느낀건데 우리 모자니?
엄마와 아들 같네..
"맞다 짐씅 이거 봐!!"
순영이가 준 상자에 입이 벌어질만큼 놀랐다.
설마.. 반지..? 링..? 아니면 목걸이..? 아니면 귀걸이..?
"지금 열어봐도 돼?"
"지금? 열어봐아.."
떨리는 마음으로 열어본 상자 안에는 정말 귀여운 닭..?
닭삔이었다. 귀엽다.. 당황함 뒤엔 귀여움에 몸부림칠 뻔한 걸 꾹 참고 평정심을 유지했다.
"이게 뭐야?"
"짐씅한테 어울릴 것 같아서 사써!"
순영이를 보니 뭐가 그렇게 뿌듯한지 코쓱을 하며 닭삔을 보고있었다.
그래.. 순영이가 준 첫번째 선물인데ㅠㅠㅠㅠㅠㅠ 너무나 감사하지ㅠㅠㅠㅠㅠㅠㅠ
"순영아 이거 어디서 샀어?"
"자기가 사는 곳 알려줘써! 그리구 짠!"
"닭사료?"
"이제 짐씅이 안 사줘도 돼! 수녕이가 사 먹으께!"
"아구 기특해! 이거 해볼까?"
거울로 달려가 삔을 하고 순영이를 보는데 나는 안 보고 닭만 보고있다.
새끼야 솔직히 말해. 나한테 선물로 준 거야? 닭삔한테 날 선물로 준 거야?
"귀엽다.. 잠씨만! 뽀뽀해줄게!"
응..? 조심스럽게 눈을 감자 내 양볼을 잡는 순영이다.
드디어 순영이한테 받아보는 뽀뽀구나.. 근데 왜 아무것도 안 느껴지지? 눈을 뜨니 이건 뭐.. 죽일까?
"꼬꼬야 뽀뽀~"
삔한테 해주는 거였어?
가볍게 밀어버리고 순영이와 멀어졌다.
내가 이 닭삔보다 못한존재니?
"내가 자존심 때문에 이건 안 물어보려고 했는데 이 닭삔 여자야? 남자야?"
"당연히 암컷꼬꼬지! 수컷꼬꼬를 짐씅한테 왜 줘!?"
"여자한테 뽀뽀한거나 마찬가지겠네!! 나도 뽀뽀나 해줘야겠다!"
저번에 뭐 사면서 받은 아이돌 브로마이드를 거실 한가운데에 펴놓고 한명씩 뽀뽀해주려 거침없이 다가갔다.
다가가는 것 까진 좋았으나 갑자기 순영이가 몹쓸짐씅..!! 이라며 브로마이드 위에 눕는 바람에 순영이에게 거침없이 뽀뽀를 해버렸다.
입에다!!! 해버렸어!!! 어떡해!!!!!!!!!!!!!!!!!
"..."
"..."
둘다 멈춰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순영이가 일어나면서 나와 얼굴이 가까워지자 한번더 뽀뽀를 하고 구석으로 뛰어갔다.
동네사람드류ㅠㅠㅠㅠㅠ저 닭이랑 뽀뽀했어요ㅠㅠㅠㅠㅠㅠ
<두번째 선물>
잠 못자고 뒤척인 탓에 일어나도 졸렵기만 하다.
씻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가 칫솔에 치약을 묻히고 이빨을 닦는데 응..? 이거 뭐야?
"어제 분명 닭삔하고 있었는데.."
거울을 보니 어제의 귀여운 닭삔이 아닌 깔끔하고 예쁜 삔을 꽂고있었다.
어루만지다가 마저 이빨을 닦고 밖으로 나오니 순영이가 거실 한가운데에 누워있었다.
어제의 일이 또렷하게 생각나 망설이다가 순영이는 아무 뜻 없이 뽀뽀했을 거라는 슬픈 결말을 내리고는 천천히 다가갔다.
"바닥에서 자는 거 하지 말라니까.."
가까이 다가가는데 퀭하게 앞을 응시하고 있었다.
놀라 순영이를 일으키자 힘없이 앉은 순영이는 병든 닭마냥 앓았다.
"왜 그래? 어디 아파?"
"짐씅.."
"응!"
"나 미쳐써.."
머리를 감싸쥐다가 나를 본 순영이는 뭉크의 절규를 연상시키듯 양볼을 감싸쥐고 경악했다.
내 얼굴이 그렇게 못생겼니?
"나는.. 나는.."
"뭐라고?"
"짐씅 나 상사병인가봐.."
"지랄하네. 너 그거 상사병 아니야! 누굴 그리워 해? 그러면 너 어제 일은??? 너 뽀뽀하는 게 장난이야?"
"상사병이 그리운 ㄱ, 어? 짐씅 눈 뜨니까 더 잘어울려ㅎㅎㅎ"
"응? 뭐가?"
"이거!"
수줍게 내 머리에 있는 삔을 가리킨 순영이를 보며 이거 너가 해준 거냐고 묻자 고개를 폭풍끄덕였다.
뭐지? 어제 그 닭삔은!?
"닭삔은?"
"꼬꼬삔은 저기."
장식장에 있는 닭인형에게 꽂혀있는 닭삔을 보다가 속이 부글부글거렸다.
저 닭한테 더 잘 어울리나 봐?(부정적
"사실 꼬꼬삔은 수녕이 보고시플 때마다 보라고 사온거구 진짜는 이거야."
"헐..? 난 그것도 모르구.."
"짐씅한테 딱이야!"
(뭉클)(감동)
눈물이라도 한바가지 쏟아야할 것 같은 타이밍에 내 눈물샘은 잠잠하다.
이럴 때 울라고 모아놓은 줄 알았는데 내 눈물샘 형편없구나?(막말
"고마워ㅠㅠㅠㅠ"
"근데 짐씅."
"응?"
"어제 하던 거 마저 할까?"
"미친닭아!!!!"
더 할 걸 그랬나. 방으로 도망간 게 아쉽기도 하고..
방을 없애버릴까? 도망갈 곳도 없게. 집을 알아봐야 겠다.
본격 순영이 때문에 집 바꾸는 인생.
반닭수녕이 왔씁니다!!!!!!!!!!!
드디어 뽀뽀!!!!!!! 귀여워!!!!!!!! 소리질러억!!!!!!!!!!!!! 훠우!!!!!!!!!
네. 이제 저로 돌아올게요. 전 항상 평정심을 유지하는 멋진 싸람잖아요?
여러분 저 또 글 저지를 것 같아요.. 진짜 글쓰기욕구 어떡하죠? 3대 욕구 중에 글쓰기 욕구도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자님들께 받은 소재중에 세븐틴이 아빠 되는 게 있었는데 한명씩 사는 모습만 보여드리고 끝낼 생각인 글입니다!!
전 왜 글을 맨날 쓰고싶죠? 가끔 막 생각나는 거 저지르고 싶은데 꾹꾹 참는답니다! 소재를 주셨으니 어쩔 수 없이 쓰는 겁니다! 어쩔수없이!(찔림
맞다! 독방에 닭 글 완결됐냐는 글이 있어서 후다닭(오타아님) 완성 시켰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닭글 살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