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요리학원에서의 집단 반발
맛있는 냄새가 나야 할 요리학원에서 자기가 최고라는 우렁찬 소리들이 가득 찬다.
덕분에 요리선생님만 진을 빼고 있다.
"요리하는데 수다는 삼가시구 얼른 야채 다듬으세요 아버님들!"
"선생님이 보기엔 누가 제일 잘 키웠을 것 같아요?"
"다, 당연히 우리 승지아버님이죠~"
승지아버님의 포스에 지릴 뻔 한 선생님은 최대한 상냥하게 말했다.
요리 배우러 오셔서 이렇게 깡패같이 굴면 아주 오예라고 생각하며.
"요리 할 맛이 나네요. 뭐하면 되죠? 우리 여보를 향한 하트당근을 썰어볼까? 우리 승지를 닮은 귀여운 토끼를 썰어볼까?"
선생님의 말 덕분에 요리학원에서의 첫 번째 집단반발이 시작됐다.
<한없이 다정한 남편X무심하지만 수줍은 아내
망태기가 어디 있더라..? 귀여운 승지>
"여보 승지 밥 좀 챙겨주세요!"
"승지야 밥 먹자."
바쁘게 준비하는 아내를 보며 나까지 급해지며 승지를 찾는데 금방이라도 티비에 들어갈 듯이 만화를 보고 있다.
승지를 무릎에 앉히고 티비와 조금 떨어지니 곧 울 것 같은 승지를 달래기 위해 밥을 김에 싸서 입에 넣어줬다.
"승지야 오늘은 유치원에서 뭐 해?"
"음.. 밥 먹어요!"
"그리고?"
"간식도 먹어요!"
"더 먹고 싶으면 더 달라고 말하고. 절대 아쉽게 밥 먹으면 안 돼. 알았죠?"
"녜! 같은 반 정민이가 나한테 간식 줘서 더 마니 머거요!"
"정민이가? 착한 친구네. 남친구야? 여친구야?"
"남친구요!"
"음.. 남친구야? 아빠 눈에 흙이 들어가도 남자친구는 안 된다.."
"여보도 참.. 승지 늦으니까 얼른 밥 먹여요."
한입씩 먹여주는데 갑자기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팔을 잡더니 정민이에 대해 말해준다.
너무 해맑다 승지야 아빠 마음 아프게..
"정민이가 내 눈이 사슴벌레같이 예쁘다고 해써요!"
"사슴벌레? 그래서 정민이 어디 살아? 아빠가 만나봐야겠는데?"
"다음에 가치 올게!"
슬픈 내 마음과는 달리 세상 가장 맛있게 먹는 승지를 보며 방금까지 슬펐던 감정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입가에 웃음만 가득하다.
치카치카하라고 화장실에 보낸 사이 난 나갈 준비를 한다.
넥타이를 가지고 아내 앞에 서자 못 이긴다는 듯이 넥타이를 매준다.
"언제쯤 혼자 할 거예요?"
"음.. 영원히 자기한테 맡길 건데."
"..오늘 늦게 와요?"
"왜? 빨리 보고 싶어?"
"아니요."
"또, 또 그런다. 그렇다고 해주면 어때서."
묵묵히 넥타이를 매주는 아내를 뚫어지게 보자 초심을 잃지도 않는지 금방 볼이 붉어진다.
이럴 거면서 아닌 척 하기는.
"여보"
"네..?"
"우리 승지 동생 만들까?"
"못하는 말이 없어..!"
"여보 귀여워ㅎㅎ"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승지 나왔네."
말을 돌리며 승지에게 귀마개를 해주는 아내다.
말을 돌리면 난 또 말을 되돌리지.
"승지엄마가 귀여우니까 승지도 귀여운 거야. 그렇지?"
"네!!"
나갈 준비를 끝마친 승지에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말한 뒤 외투를 입고 신발장으로 왔다.
승지의 신발을 신겨주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웃는데 급 뒤를 도는 바람에 당황했다.
"왜 그렇게 봐요?"
"예뻐서. 오늘 외식할까?"
"늦게 올 거면서 외식은 무슨.."
"승지야 뭐 먹고 싶어요?"
"승지 자장면!!"
"더 비싼 거 먹어도 되는데."
"그러면.. 승지 아이스크림!"
승지의 엉뚱한 말에 우리는 못 말린다면서 웃다가 볼을 두드리자 승지 본다며 나를 밀어냈다.
승지도 해주면 되지.
"승지 아빠 뽀뽀."
내 볼에 뽀뽀를 한 승지의 머리를 쓰다듬고 숙였던 허리를 세우고 아내에게 볼을 들이밀었다.
빨개진 볼로 내 볼에 뽀뽀를 해주려고 할 때 고개를 돌려 입에 해주고 도망치듯 밖으로 나왔다.
"못 말려 진짜!!"
밖에까지 들리는 아내의 목소리에 웃음을 꾹 참고 엘리베이터를 잡았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밖이 추울까 승지를 안아 품에 감쌌다.
"아빠아 오늘은 빨리 와여?"
"네. 엄마랑 같이 재밌게 놀고 있으면 아빠가 짠! 하고 올 거야."
"오늘 아이스크림 머글꺼에요?"
"아이스크림 먹기 전에 또 먹고 싶은 건?"
"음.. 자장면!"
역시 승지는 하나에 꽂히면 헤어 나올 수 없나보다. 그런 모습은 아빠 닮았네.
내가 승지엄마한테 꽂혀서 헤어 나올 수 없는 것처럼.
*다시 요리학원*
"이봐요 이게 하트면 저건 장미에요."
"네? 저건 그냥 당근인데요?"
"그 정도로 이 하트가 이상하다는 뜻이죠."
"..다시 만들어볼게요."
"아니 선생님. 어떻게 하트도 제대로 못 만드는 이분이 애기를 잘 키웠을 것 같다는 거예요?"
"아니면 정민이 아버님..?"
"역시 저죠?"
<장난스럽지만 로맨틱한 남편X그런 남편의 마음을 몰라주는 아내
귀엽고 우쭈쭈해주고 싶은 정민이>
"여보!!!"
"응?"
"여보!!!!!!!!!"
"여보 이건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빠르게 바람소리를 내며 날 애타게 찾는 와이프 앞에 서니 날 한심하게 쳐다본다.
그 모습을 보던 것도 잠시 정민이의 입이 짜장 범벅이 된 걸 보며 닦아줄 생각도 전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윤정민 누가 그랬어?ㅋㅋㅋㅋㅋㅋㅋ"
"정민이가 그래써.."
"살로 짜장을 먹는 거야? 입으로 먹는 거야?"
"엄마가 짜장은 이러케 먹는 거라고 해써요! 나 잘했죠!?"
"아주 잘했어! 역시 장하다 내 아들! 정민엄마도 아주 칭찬해."
"인간아! 얼른 입 안 닦아주고 뭐 해!?"
휴지를 들고 와 닦는데 이미 굳어버린 건지 닦아지질 않는다.
물티슈를 뽑아 닦아주다가 남은 짜장밥을 먹여주었다.
"여보 오늘은 꼭.."
"알지, 알지. 오늘은 꼭 늦게 들어오라는 거지?"
"제발.. 잘못된 거 아니야? 그렇게 빨리 퇴근하는데."
"내가 사장인데 뭐가 불안해?"
"불안한 게 아니라! 그냥 늦게 좀 들어오라고!! 그리고 카페 사장 주제에 대기업 사장인 척 하지 말고!!"
"엄마아.."
"정민이 치카치카해야죠~? 엄마랑 하러 갈까!?"
"녜!!"
그렇게 화장실로 들어간 이중인격 와이프를 보다가 나갈 준비를 했다.
창업한 게 얼마나 힘든 건데 와이프는 날 대단한 사람보단 그저 단단한 돌 정도로 생각하는 듯 보인다.
"오늘은 내가 데려다줄게. 유치원가서 정민이가 좋아하는 애한테 뭐라 말하고 왔다며."
"그저 정민이가 좋아하는 건 미치도록 사랑하는 거라고, 간식까지 줄 정도면 그냥 너에게 모든 걸 받치겠다는 뜻이라고 말하고 온 것뿐이야."
"동네 창피해서 못 살겠어!! 정민이 그 말 듣고 울었다며!!"
"정민이 안 울었어! 그냥 고인 거야! 근데 승지 눈이 와.. 정민이가 좋아할 만하더라. 진짜 초롱초롱한 게 사슴 같더라고."
"사슴 아닌데. 사슴벌레인데!"
옷을 입다 말고 밖으로 나와 나에게 말해준 정민이를 보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말했구나.. 우리 정민이 장하다..
"사슴벌레? 승지가 뭐라 안했어?"
"응! 그냥 환하게 웃어써! 웃는 거 디게디게 이뻐!!"
"예쁜 건 여기."
정민이의 양 볼을 잡고 엄마를 보게 하니 내 손에서 벗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여보. 내 눈에는 정민엄마가 가장 예뻐."
"되도 않는 소리 말고 출근이나 해."
"오늘은 뭐 마시고 싶어?"
"회사 찾아오면 진짜 죽어."
"아메리카노?"
"인간아ㅠㅠㅠ 나 아메리카노 못 먹는 거 알면서 괜히 그러지?"
"여보가 싫어하는 거 가져다 줘서 다시 좋아하는 거 가져다 줄겸 또 보려고 그러지. 아무 것도 모르면서.."
"...됐어. 얼른 출근해."
"내 할일 하고 출근해야지. 정민이 내가 데려다줄게."
"허튼소리 하기만 해!"
"안 해. 그냥 데려다줄 거야."
정민이를 데려다 주고 카페로 들어와 와이프가 좋아하는 음료를 만들어 회사로 향했다.
회사는 내 카페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다. 보고 싶을 때마다 보기 위해서 그런 건데 와이프는 모르는 듯싶다.
이러려고 내가 창업한 게 아닐 텐데.
*다시 쿡킹학원*
"노노.. 저기 이의 신청 해도 될까요?"
"네?"
"솔직히 굿빠덜은 미라구요."
"아 그러면 지수 아버님이 최고인 걸로.."
"아이노."
<서툴지만 노력하는 남편X항상 남편을 위하는 아내
카와이하고 볼 꼬집어 주고 싶은 지민이>
"오늘만 지민이 데려다 줄 수 있을까?"
"오브콜스. 데려다줄 수 있지."
"오늘 내가 약속이 생겨서.. 회사 다녀서 바쁠 텐데 미안.."
"아임 오케이. 지민이 데려다주는 거 좋은데? 나 오늘 럭키보이네?"
"그러면 난 맨날 럭키걸이였겠네?"
"예아. 럭키걸 약속 언제 엔드?"
"..좀 늦을 것 같네. 지민이랑 같이 밥 먹어야겠다."
"와이?"
"근데 자기야."
"응?"
"근데 자기야 기본영어밖에 못하지? 영어학원은 왜 다녀?"
"...아임 오케이"
"그래.. 기본영어라도 하는 게 어디야.."
"영어센세이가 일상에서 해야지 실력업 된다고 했어."
"센세이가 아니라 티쳐 자기야."
날 한 번 쳐다본 아내는 지민이 가방을 손에 쥐어줬다.
빠르게 밖으로 나간 아내의 뒷모습을 보며 우울해하다가 자고 있을 지민이를 깨웠다.
"지민아 일어날 시간이네. 투니써브웨이에서 재밌는 거 하는데 안 봐? 아빠 혼자 본다."
"으으응..!"
"지민이가 좋아하는 터닝메카드하네!? 아빠 혼자 봐도 돼? 아빠 잘 까먹어서 내용도 못 전해줄 텐데."
눈을 번쩍 뜬 지민이는 기어서 내 옆에 앉아 눈을 비볐다.
하지만 티비는.. 꺼져있단다.
"아빠아!!!!"
"준비하자. 얼른 준비하고 유치원가야지."
"우응.."
자리에 눕는 지민이를 안아들어 화장실 변기에 앉히고 세수를 시켜줬다.
눈을 감고 자는 듯 보이는 지민이를 보며 웃다가 수건으로 닦아주고 밖으로 나와 씨리얼을 우유에 넣어 줬다.
아빠는.. 쿡킹.. 못해서.. 요리학원 다닌단다. 잉글리쉬 못해서 영어학원도 다녀..
"아빠!"
"응?"
"이거봐아.. 신기하지?"
"우와! 이게 뭐야?"
"한 시리얼에 두개나 들어써!"
"우와 까맣고 하얗네. 바둑알인가보다."
"아빠도 차암!ㅋㅋㅋㅋㅋㅋㅋ"
지민이를 웃겼다는 생각에 뿌듯해하다가 늦겠다는 생각에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차에 태워서 안전벨트를 해주고 지민이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주니 웅얼웅얼 따라 부른다.
"왜 내마믈 흔드는 건뒈!"
잘해 역시 내 아들이야ㅠㅠㅠㅠㅠㅠ 오늘도 감격스러워 눈물이 나올 뻔 한 걸 간신히 참고 운전에 집중했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지민이는 날 보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아빠! 나 찬영이랑 딱지 했는데 이겨따!"
"진짜? 역시 내 아들! 아빠가 집에 가서 딱지 더 만들어줄까?"
"응응!!!"
"유치원에서 딱지로 1등해! 아빠가 딱지는 넉넉하게 만들어줄게."
"아빠 최고!!"
엄지를 치켜 올려주는 지민이를 보며 행복하게 웃으며 유치원에 도착했다.
회사로 출근하고 일하다보니 시간가는 줄 모르고(이건 거짓말) 지나갔다.
퇴근할 시간이 되자 언제나 그렇듯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디야?"
"오늘 생각보다 일찍 끝났어! 지금 지민이 데리고 집 가는 중."
"데리러 갈게. 어디쯤이야?"
"집 앞인데? 괜찮으니까 얼른 오시기나 하세요."
"거짓말. 얼른 말해. 일부러 나 힘들까봐 거짓말한 거지?"
"으이구.. 여기 유치원 앞인데 올 수 있어?"
"금방가지. 추우니까 건물 안에서 기다려."
"천천히 와요."
"금방가요."
건물 안에 들어가 있으래도 내가 못 찾을까봐 밖에 있을 아내와 지민이에 마음이 급해진다.
히터를 세게 틀고 아내와 지민이가 있는 장소로 향했다.
*다시 요리아카데미*
"지민아버님이 물론 최고인 건 알겠는데 그것보다는.. 아무래도.."
"그래요 찬영아버님이 최고시네요.(체념"
"그렇죠? 그렇다니까요!"
<시크한척하지만 귀여운 남편X남편 놀리기 만렙 아내
쪼꼬미 영일이 질투 많고 애교 많은 영희 엄마랑 같이 아빠 놀리기 만렙 찬영이>
"오빠 이것 좀 봐."
"응?"
"오빠도 영일이한테 검지 줘 봐."
"에이 됐어. 손 까칠해서 잡지도 않을 텐데 뭐."
막내 영일이가 꼭 쥔 여주의 검지를 멍하니 보다가 나도 은근슬쩍 반대쪽 손에 검지를 댔다.
하지만 절대 잡지 않는 시크함이 나를 닮았다.
"역시.."
"응?"
"아니야."
"오빠 오늘은 몇 시에 가?"
"오후쯤에. 오늘은 같이 봐줄게."
"그러면 찬영이 유치원 좀 데려다 주라."
"그ㄹ, 응? 잡았ㄷ..!!!"
막내 영일이가 내 검지를 고사리 같은 손으로 꽉 쥐었다.
순간 너무 신나서 큰소리 쳤다가 입을 막고 속으로 좋아하는데 눈에서 뭔가가 떨어졌다.
"오빠 울어?ㅋㅋㅋㅋㅋㅋㅋㅋ"
"하품 한 거야.."
"어제까지만 해도 사나이는 울지 않는다며."
"안되겠어. 우리 막내 또 만들자."
"얘기가 왜 그렇게 가?"
"축구단 꾸려야 된다니까. 아직 한참 멀었어."
"얼른 찬영이 준비나 시켜줘."
"찬영이 일어날 시간 조금 남았는데."
"얼.른."
"일찍 일어나면 좋지."
찬영이를 일으켜 안아들고 집안 곳곳을 누비며 관광을 시켜주는데 깼는지 신나게 웃는다.
찬영이를 내려놓고 화장실로 들여보내 씻게 하고 난 아침 준비를 했다.
"오늘의 요리는."
"냉부해 찍어?"
"정했어."
"뭐를?"
"난 오늘 찬영이에게 시리얼을 먹일 거야."
한심하게 쳐다보는 여주를 뒤로하고 고급진 시리얼을 뜯어 우유를 넣으려다가 바삭바삭함을 살리기 위해 찬영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찬영이가 나오자 우유를 넣고 숟가락을 꺼내왔고 찬영이는 식탁의자에 앉아 열심히 섭취했다.
"찬영아 엄마 오늘 진귀한 풍경 봤어. 오늘 아빠 울었다."
"그걸 왜 말해.."
"영일이가 손 잡아줬다고 울었대!"
"지짜?"
"응. 처음 잡아준다고 울더라. 아빠가 어제 뭐라 그랬는지 생각나지?"
"응! 슬픈 장면 나오는데 거의 울면서 사나이는 울지 않아라고 말해써!"
"그랬는데 오늘은 진짜 울었다."
"그런 거 얘기해줄 시간에 찬영이 옷 좀 준비해주지?"
"어?"
"왜?"
"눈에 또 눈물 고인 것 같은데? 떨어지기 전에 얼른 옷 준비해야겠네ㅎㅎ"
놀리듯 말하며 방으로 가는 아내를 보다가 앞을 보자 찬영이가 손을 뻗어 내 손을 잡아줬다.
"응? 왜 안 울어?"
"찬영이는 맨날 잡아줘서 이미 눈물 다 뺏는데? 영일이는 처음 잡아줘서 운거야."
"그러며는 찬영이도 처음 잡아줘쓸 때 울어써?"
"당연하지. 아빠가 찬영이 때문에 얼마나 많이 울었는데."
"우와아아..! 영일이 보다 더!?"
"그럼!"
"역시 우리 아빠가 최고야!"
"그럼."
머리를 쓰다듬는데 옆에서 둘째 영희가 우리를 새침하게 쳐다본다.
우리 영희 이번엔 또 뭐가 불만인 걸까. 곰곰이 생각하는데 먼저 입을 열어주었다.
"난!?"
"응?"
"나는!? 나는 안 울어줘찌!?"
"아빠는 눈물샘이 일정하게 폭발해서 영희한테도 똑같이 울어줬지."
"말이 다르자나! 나 때문에 제일 마니마니!! 울었다며!!"
"얼른 밥 먹어. 찬영이 유치원 늦겠다."
내가 급박한 척 하면 찬영이도 급하게 준비하므로 괜히 집안 살림 치우는 척 급박하게 말하니 찬영이가 다 먹은 그릇을 싱크대에 넣더니 화장실 가서 치카치카를 했다.
다 준비시키고 나가려는데 영희가 나도 아빠 따라 가겠다며 내 다리에 매미처럼 붙었고 난 영희를 안아들고 찬영이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다.
"아빠 지민이가 내 딱지 다 가져갔어."
"또 졌어?"
"또라니! 처으미야!"
"아빠가 집 가서 딱지 많이 만들어 놓을 테니까 이번엔 꼭 이겨."
"오늘 지민이 딱지 다 따올 거야!"
"맞다, 찬영이 오늘 태권도 빠지지 마. 어제는 아프다고 해서 봐줬는데 오늘은 아니야."
"나 아직 아파.."
"안 돼. 너 아빠 얼른 따라잡고 싶다면서."
"그러치만.."
"오빠 또 태꿘도 안 가써?"
"태꿘도 아니라 태건도!"
"태꿘도거등!"
"태건도라니까아!"
"둘 다 맞으니까 그만."
"웅!"
"녜!"
역시 단순한 아이들이다.
찬영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영희랑 집에 오며 여주가 좋아할만한 간식거리와 영희가 좋아하는 간식을 샀다.
여주가 좋아하겠네.
<아빠들의 모습>
딸 재롱잔치 보고 귀여워 죽는 승지아버님.GIF
비눗방울 장인 지민이아버님.GIF
운동회 때 넘어진 아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다가 앞에서 아쉽다고 해주니 기분 좋아진 단순한 정민아버님.GIF
영일이 찍으랴 영희 찍으랴 찬영이 찍으랴 바쁜 삼남매아버님.GIF
소재를 주신 독자5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아빠소재로 글도 써보네요ㅠㅠㅠㅠ
소재를 주면 글을 써드리겠다고 한 거 기억나시죠? 아주 뻔뻔하게요!
중간 중간에 하숙집 소재 외에 다른 소재가 보이더라구요ㅠㅠㅠㅠ
이렇게 하나씩 써드려야겠다 생각해서 써드립니다!!!
일단 제목을 만들어주신 칠봉16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구요.
늦은 시간까지 저를 웃겨주신 열세명의 애비를 찾는 한마리의 봉님도 감사드려욬ㅋㅋㅋㅋ
궁금해하실까봐 말씀드릴게요! 승철이와 지수는 회사원! 정한이는 카페사장, 순영이는 태권도 사.범.예.아.
회사원.. 날 엑셀에 끼워줘..!! 카페사장.. 긴 머리 휘날리며(지금은 조금 짧아진) 음료를 만들어 줘..! 태권도 사버뮤ㅠㅠ 날 격파해줘ㅠㅠㅠ
중편에서 만나요! 바이바이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