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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정재현] 너와 나의 겨울 03 | 인스티즈

 

 

 

 

너와 나의 겨울

03

 

w. Un Bel Viso

 

 

 

 

 

 

 

 

 

 

 

 

 

 

 

 

 

 

 

 

 

 

 

방 밖에서 언니와 재현이의 작은 대화소리가 드문드문 들려왔지만

이불을 부시락거리다가 듣지 못하고 벽쪽으로 돌아누웠을 때였다.

 

똑똑-

 

 

 

" 들어가도 돼? "

 

 

 

갑작스런 노크 소리에 놀라 몸을 일으켰는데 그 뒤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더 놀라 눈알을 도록도록 굴렸다.

 

 

 

" ㅇ, 어...! "

 

 

 

미처 가다듬지 못한 목소리가 뒤이어 튀어나갔고

조심스레 열리는 문틈으로 재현이의 노란 머리가 들어오는 게 보였다.

 

 

 

" 자고 있었어? "

 

 

 

" 아, 아니, 나 그냥... 왜? "

 

 

 

" 저녁... 먹으러 안갈래? "

 

 

 

같이... 덧붙이는 소심한 중얼거림이 정확하게 들려왔고

내가 바로 입을 떼지 않자 흐르는 정적에 숨이 턱 막혀버릴 것 같았다.

 

 

 

" ... 언니, 언니도 저녁 안먹었을텐데. "

 

 

 

" 응, 누나도 당연히 같이 가구. "

 

 

 

" 그러면... 나 머리만 좀 정리하고... 바로 나갈게. "

 

 

 

" 천천히 해. "

 

 

 

끄덕이며 습관처럼 배려 가득한 자상한 말을 내뱉은 재현이가 뒤를 돌아 문고리를 잡았다.

서로가 서로의 눈치를 보며 어색하게 이어지던 대화가 겨우 마무리되나 싶어 안도하던 찰나,

 

 

 

" 어디 아픈 건 아니지?

안색이 좀 그래... "

 

 

 

여전히 문고리를 꼭 쥔 뒷모습에서 낮은 음성이 다시금 들려왔다.

 

 

 

" ... 아냐, 괜찮아. "

 

 

 

" 가기 싫은데 가는거면 안그래도 돼...

그냥 아프다고 거짓말 해. 나 속을거야. "

 

 

 

맘에도 없는 소리,

 

이미 그 말을 하는 목소리가 우주를 통틀어 제일 우울하다.

 

 

 

" 싫어... 가고싶어. "

 

 

 

아마 맘 속으로 -이랬다 저랬다 정말 알 수 없는 성이름

온종일 공부해도 난 어려워- 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아까까진 머리가 터질 것 같아서, 날 자꾸 그렇게 만드는 원인인 것만 같아서 미워죽겠더니

또 축 처진 어깨를 보고 있자니 그다지 미웠던 적도 없는 것 같고...

 

굳이 스스로를 속이지는 않았다. 알고 있었다.

 

나는 정재현을 좋아한다.

여전히, 너무 많이.

 

 

 

 

 

 

 

 

 

 

*

 

 

 

 

 

 

 

 

 

 

내가 대충이나마 준비하는 사이 저도 옷을 갈아입은 것인지

깔끔하게 떨어지는 수트 차림으로 차키를 들고 나오는 재현이 왠지 어색했다.

 

쌔끼... 못 본 새에 남자 다 됐어, 아주...

 

그 모습이 절대 멋있다거나 멋지다거나 멋이 난다고 느낀 건 아닐 것이었다.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나서려는데 언니가 갑자기 무슨 연락을 받고는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으로 내 팔을 붙잡았다.

 

 

 

"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어. 내가 꼭 가봐야되는거라... "

 

 

 

" 아... 그래? "

 

 

 

" 누나, 괜찮으면 제가 회사에 내려드릴게요.

차로 같이 가요. "

 

 

 

현관문을 잡아주고 있던 재현이 조금 굳어진 내 표정을 살피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 어어, 그래주면 너무 고맙고... "

 

 

 

그렇게 대답하면서 언니는 여전히 내 눈치만 봤다.

 

후... 그러니까 쟤랑 단둘이 오붓한 저녁식사를 해야하는 상황이란 말이지, 지금.

 

나는 엘레베이터를 타면서도,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럽게 재현이의 차 조수석에 올라타면서도,

벨트, 라고 말하는 짧지만 다정한 운전석 그의 목소리에 속도 없이 설레하면서도 온통

 

내가 평소에 밥을 어떻게 먹었는지, 못 본 사이에 애가 너무 게걸스러워졌다 느끼진 않을지,

식사 후에 둘이서 혹시 어디를 더 가게 될지, 그러면 양치도 못한 채로 얼마나 대화하게 될는지,

 

그런 생각들로 말 없이 혼자 혼란스러웠는데, 둘은 잔뜩 굳어있는 내 눈치를 엄청나게 살핀 모양이었다.

 

 

 

" 누나, 여기라고 했죠? "

 

 

 

그새 언니 회사 앞에 도착한건지, 조용하게 흘러나오던 음악 사이로 나긋나긋한 재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가 부드럽게 길가로 세워지고 언니는 미안하다고, 빨리 끝나면 바로 가겠다고 연신 말하며 차에서 내렸다.

그제야 나는 내 표정이 내내 어땠는지 떠올리며 오히려 언니에게 너무 미안해져 괜찮다는 문자를 보내놓았다.

 

다른 생각하느라고 못 느꼈는데 음악 소리 말고는 적막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가 슬슬 의식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섣불리 쓸데없고 가벼운 말을 먼저 던져볼 용기는 없었다.

아까 쟤한테 뭐라고 하고 카페를 나와버렸는데...

 

곁눈질로 슬쩍 옆을 보니 재현이는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이 운전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이 절대 멋있다거나 멋지다거나 멋이 난다고 느낀 건 아니었다.

 

생각과는 다르게 어느새 고개까지 살짝 돌려 그 옆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신호가 걸리자 차를 세운 후 똑같이 나를 바라보는 그였다.

 

 

 

[NCT/정재현] 너와 나의 겨울 03 | 인스티즈

 

 

 

어째서인지 눈을 마주치고 나서도 그 시선을 피하고 싶지는 않아 가만히 보고 있자

살며시 미소를 짓는 모습에 솔직히 심장이 멎을 뻔 했다.

 

내가 사랑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그리고 내가 끊임없이 사랑하는 그 모습.

 

 

 

" 뭘 웃어. "

 

 

 

내용과는 전혀 상반되는 작고 나른한 목소리가 나왔다.

그는 조금 더 크게 웃으며 고개를 돌려 운전을 계속했다.

 

 

 

" 여자들 대부분 좋아하던데 너도 좋아할진 모르겠네, 이 레스토랑. "

 

 

 

얼마 안 있어 도착한건지 주차까지 부드럽게 마친 그가 안전벨트를 풀며 말했다.

 

그래, '여자들 대부분'이라는 대목을 같이 온 여자에게 굳이 말해주는 저의가 뭘까.

 

 

 

" 그래? 그래서인지 외관부터 별로네. "

 

 

 

대수롭지 않다는듯이 받아쳤지만 나도 모르게 차문을 열어재끼는 행동이 조금 신경질적으로 나왔다.

 

먼저 내려서 문을 열어주는 과도한 매너까지 발휘하려 했던건지

이미 열린 조수석 문 앞으로 급하게 다가온 재현이 조금 머쓱한 듯이 머리를 만졌다.

 

 

 

" 그럼 다른 데 갈까? "

 

 

 

장난스럽게 물어오는데 괜한 오기로 그러자고 할 뻔 한 걸 간신히 참아냈다.

 

외관이 별로는 무슨, 그래봤자 식당 주제에 뭐가 이렇게 고급지고 으리으리해.

가만있어봐, 내가 카드를 챙겼던가...

깨끗하고 단단한 대리석 계단을 재현이의 뒤를 따라 하나하나 밟아오르며 미리서부터

메뉴판의 가격을 보고 너무 놀란 티 내지는 말아야지, 따위의 다짐을 계속했다.

 

외관과 다를 바 없이 고급진 분위기가 물씬 나는, 온통 대리석으로 된 내부는 하얗고 깔끔하고 한적했다.

수트 자켓을 정리하며 익숙하게 자리를 안내받고 나를 리드하는 재현이의 모습이 살짝 현실감 없을 뻔했다.

내 의자까지 빼주고 맞은편 자리에 앉아서, 낯설어하며 두리번거리던 내가 메뉴판을 보기도 전에

익숙하게 주문까지 마쳐버리고 온전히 눈을 맞춰오는 그였다.

 

 

 

" 혹시 데이트하는 기분이 들더라도 조금만 참아줘.

알다시피 의도한 건 아니었으니까. "

 

 

 

 " 데이트하는 기분? 지금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어딨니, 여긴 대체... "

 

 

 

뭐 유명인사들만 오고 그런 거 아냐? 진짜 뭐 이렇게 어마어마한 데를 밥 한 끼 때우자고 데려와?

그리고 이런 데를 올거면 좀 갖춰입게 말이라도 해주지, 너만 수트 차려입고 지금 뭐하자는거지.

 

내내 입도 뻥긋 안하다가 봇물 터지듯이 쏟아지는 내 불만에 재현이가 자지러지게 웃었다.

 

웃겨? 뭐가 웃길까, 지금?

 

심지어 이런 데를 한두번 와본 게 아니다 이거지? 무려 여자들이랑?

 

 

 

" 데려와보고 싶었어. 누가 소개시켜줬는데 진짜 괜찮더라고.

그래서 잠깐 한국 들어올 일 있으면 여기 꼭 왔었지. "

 

 

 

" 한국... 왔었어...? "

 

 

 

" ... 응, 몇 번. "

 

 

 

몇 번씩이나 한국에 들어왔으면서, 그 때 마다 이 레스토랑은 꼭 찾았으면서,

왜 난 단 한번도 보러 오지 않은건지, 물을 가치도 없었다.

알고 싶지도 않았고, 그의 입장에선 잘못도 아닌데 핑계를 대도록 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혼자 점점 단정 지어가게 됐다. 그의 마음에 이제 나는 없다.

어쩌면 너무 오래전부터라서, 그에겐 당연한 일인건지도 몰랐다.

 

식사를 하는 중간 중간 그는 계속해서 다정하게 나를 챙겼고,

나는 더이상 그 행동에 가슴 뛰는 바보같은 짓을 하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했다.

 

 

 

 

 

 

 

 

 

 

 

 

 

 

 

 

 

 

 

 

 

 

사랑스런 암호닉┌(**)┘

[500일의 재현] [더뀨] [그린티라떼] [로로] [유타야쟈니?] [복숭아] [현현] [무한씨티] [우주] [딱풀] [요귤] [하늘] [꿀돼지] [재휸쓰]

 

 

 

와... 17일만에 돌아온 거 실화인가요...

 

자까 미쳤지...ㅠㅠㅠ 많이 미안해요,, 오래 기다렸죠?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또 댓글 달아주시는 모든 분들 정말 감사해요.

 

여러분 댓글 보면서 힘들어도 계속해서 맘 다잡고 노력하고 있어요!

 

댓글에 답글 모두 달아드리려고 했는데 많이 밀려서 잘 안되네요 그것도 많이 미안해요...

 

그래도 다 보고 있어요 고맙고 고마워요

 

금방 오도록 노력할게요! 안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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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로로입니다ㅠㅠ 재현이 ㅠㅠ 흔들지마ㅠㅠ 마음 있는거겠죠? 결국엔 행쇼했으면 좋겠어요ㅠㅠ
7년 전
독자2
더뀨입니다! 작가님 오랜만이에요ㅠㅠ오늘도 좋은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3
딱풀이에요ㅠㅜㅜ 작가님 기다렸어요 진짜 오랜만이에요ㅜㅜㅜㅜ 여자들이라는말에 저도 같이 질투폭발 ㅋㅋㅋ쿠ㅜㅠㅠㅠㅠ이번편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7년 전
독자4
복숭아에욬ㅋㅋㅋ 오랜만이네여 작가님~' 이번편에도 정말 재밌게 보고갑니다 브금이 너무 좋기도하지만 내용이랑 잘어울려요~ 우리 자주 봤으면 좋겠네욤ㅎㅅㅎ
7년 전
비회원 댓글
작까님 정말 오랜만에 뵙네요!! 유주왔어요~
7년 전
독자5
세상에 수트재현ㅠㅠㅠㅠㅠㅠㅠㅠ 수트입고 차 모는 재현이릉 생각했더니 아...... 발려죽을것같은데요ㅠㅠㅠㅠㅠㅠㅠ 재현이 행동과 여주의 마음을 보니 나쁜짓 가사가 생각나네옄ㅋㅋㅋㅋ 이러지마~흔들지마~ 여자들 대부분이란 글 보고 주먹이 저도 모르게 쥐어지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이번편도 잘읽고갈게요!!!
7년 전
독자6
[0214]암호닉신청해요❤너무잘보고있어요ㅜㅜ둘의 달달한 모습 얼른 보고싶네용
7년 전
독자7
[길성이]로 암호닉 신청할게요!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ㅠ 다음화도 기대할게요! 재밌게보고있습니당ㅎㅎ
7년 전
비회원15.233
유타야 쟈니? 에요!! 재현이 짖궃으면서 좋네요..흐흐 작가님 오랜만이에요!!!! 오늘도 글 잘 보고 갑니다♥️
7년 전
비회원228.86
작가님ㅠㅠㅠㅠ기다렸어요! 재휸쓰에요ㅎㅎ 역시 글자체 분위기가 너무좋아요ㅠㅠㅠ 둘이 얼른다시 이어진 모습보고싶네요ㅎㅎ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7년 전
독자8
꿀돼지입니다ㅠㅜㅜ대부분 여자들이라니... 웅ㅇㅠㅠㅠ재현나ㅠㅠㅠ나도 질투나ㅠㅜㅠㅠ엉엉 여주는 오죽할꽈ㅜㅜ
7년 전
독자9
무한씨티입니다!!이 레스토랑을 몇번 왔다는데...여자랑 온 것일까요..ㅠㅠ질투난다 질투ㅠㅠ오늘도 즐독하고가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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