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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딸
;욕망과 금기의 그 사이
나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그런 딸이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이를 밀어내기 급급했다 아빠 안아주세요 아빠 아빠라고 하며 다가오는 아이를 밀쳐내고 밀어냈다 아이는 넘어져서 울음을 터트렸고 나는 신경을 안 쓰고 싶었지만 그래도 내 자식이니까 라는 마음에 아이를 품에 넣어 꼭 안아주었다 그러자 눈물을 서서히 그치고 나를 쳐다보았다
솔직하게 아이를 키우는 게 처음에는 엄청 힘들었다 거의 혼자 살다가 아이가 생기니 여러 가지가 많이 바뀌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특히 아이에게는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말에 주말에 요리교실에 가서 요리를 배운 뒤 그 요리를 아이에게 해 주니 맛있다고 웃는 그 미소가 따스하기 그지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는 점점 자라고 성숙해졌다그럴수록 나는 점점 이상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딱 내가 사고를 쳤을 때쯤 나이가된 아이의 모습은 나에게 욕정을 일으킬 만큼 어여뻤다
또 한 저 아이가 내가 딸이 아닌 여자로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저 아이는 날 보고 과연 웃어줄까?
오히려 경멸의 시선을 던지며 날 멀리하지 않을까? 아버지라는 사람으로 조차 인정 해 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항상 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머릿속을 피폐하게 만들기 충분했기에 조금이라도 아이에게 더러운 내 손을 뻗지 않고 단지 아버지로 아버지라는 사람으로 있으려면 이게 내가 생각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오늘도 어느 주와 같이 회식자리를 만들었으며 거동이 좀 불편할 정도까지 술에 취하자 진한 향수를 뿌린 여직원들이 달라붙기 시작했다 승진이 그렇게 하고 싶었는지 그 천박한 행동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여자들의 행동을 보자 나의 아이가 유난히 보고 싶었다 그 순수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 아이가 보고 싶었다
그 아이의 생각과 죄책감이 머릿속에 가득 차 많은 생각을 만들어내기 충분했고 그저 난 조용히 침묵한 채 아이의 생각을 다 지워버리려고 노력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
도저히 이성으로는 그 아이를 향한 사랑을 감당할 수 없는 것 같았다 그 아이를 안고 싶었다 나에게 전부인 이름을 품 안에 밀어 넣고 싶었다
404호가, 그 아이와 나의 보금자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그 아이를 향한 내 마음은 커져갔고 나 자신에게 느끼는 혐오감도 형용할 수 없게 커졌다 404호의 문을 두드리고 술에 취해 균형감각이 사라져 비틀거리는 몸을 벽에 기대고 있자 얼마 지나지 않아 자다가 깼는지 눈을 비비며 문을 열고 나와 나를 맞이하는 그 아이의 모습이 보였다
이름이의 밝게 웃던 얼굴이 나에게서 맡아지는 진한 술냄새와 그 여자들의 향수 냄새에 인상을 찌푸려졌다 인상을 찌푸려도 너무 예뻤다 내가 진짜 미치기는 단단히 미친 것 같았다 어떻게 행동 하나하나가 전부 예뻐 보이냐
"에이 딸 아빠가 그럴 수도 있지! 미안해 아빠가 다음부터 안 마실게 응?"
이름이의 화를 풀기 위해 잘 하지도 않는 되지도 않는 애교를 하며 평소다 텐션을 높게 하는 내 말에 한숨을 푹 내쉬면서도 인상이 풀어지는 이름이의 머리를 쓰다듬자 그제야 환하게 웃어 보이며 나의 품에 안기는 이름이었다 누굴 닮아서 이렇게도 예쁜지 참 이러니까 내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잖아 나이를 그냥 먹은 건지 어른스럽지 못하고 이성적이지 못한 나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항상 예쁜 내 딸이 아주 조금 미웠다
왜 이렇게 예뻐서는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 네가 내 딸인 게 너무 싫다
이름이는 밖이 많이 춥다고 하면서 날 부축하여 거실에 소파에 눕혔고 자신은 바닥에 주저앉으며 날 올려다보았다 반바지를 입어서 보이는 아이의 뽀얀 다리와 소녀와 성인 사이의 경계에 서있는 호기심 많고 순수한 시선 이름이의 시선 그리고 나에게서 풍기는 옅은 술 냄새와 아이에게서 나는 연한 샴푸 냄새가 나를 얼마나 자극하는지 나의 작고 어린 딸은 모르고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시선을 거두며 눈을 감은체 입을 열자 눈 앞에 선하게 보이는 아이의 표정이었다 내 말에 뾰로통하게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고 있을 아이가 귀엽고 너무 예뻐서 아이의 머리를 헝크러트렸다
이름이는 자신을 애 취급했다고 삐친 것인지 아직 작은 손으로 머리를 만지는 내 손을 밀어내는 느낌에 눈을 살짝 떠서 쳐다보니 아이는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정리하면서 나를 바라보며 투덜거렸다 아이에게 네가 나의 아기가 아니라 여자로 보이면 난 너의 아빠를 할 수 없다는 말을 차마 뱉을 수 없기에 그저 미안하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내 말이 혼란스럽게 와 닿았는지 아님 나와 다른 의미로 해석한 것인지 아이는 울음을 터트리고는 내 손을 놓아버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이가 뛰쳐 나가는 뒷 모습을 본 순간 내가 이 작은 아이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일까 내가 대체 무슨 말을 뱉어 버린 걸까라는 자책감이 몰려왔다 이 추운 날에 이 늦은 밤에 뛰쳐나간 아이를 어서 빨리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아직도 술이 깨지 않은 성치 않는 몸을 이끌고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나로 인해 괴로우면 안되는데
나의 작은 아이에게는 항상 행복만 있어야하는데
나로 인해 울면 안되는데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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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게 돌아와서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아딸이랑 조커 방탄과 할리퀸 탄소를 데려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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