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나의 첫사랑
:: prologue ::
"후....."
"꽃 망가져 기지배야 예쁘게 해주신거 꽃잎없이 잎파리만 들고 들어갈래?"
"와 부승관 나 이렇게 심장뛴적 처음이야 이것봐"
"ㅇ.얘가 미쳤나!!"
"헐 미안"
내가 지금 정신이 없긴 한가보다
아무생각없이 승관이 손을 덥썩잡고 터질듯한 내 심장쪽으로 가져가니
깜짝 놀랜 승관이가 펄쩍 뛰며 미쳤냐고 어따 손을 가져다대냐며 호들갑을 떤다
"정신 좀 차려라 성이름, 28년동안 봐온 니 모습중에 이렇게 떠는건 처음본다야"
"나 어때? 화장 번졌어? 이상해? 응? 드레스는? 이상해?"
"니 상태가 이상해"
"나 어떡해-..."
미치겠다 진짜
대학면접도 취업면접도 이정도로 떨리진 않았는데,
고등학교때 말아먹었던 시험성적표가 엄마 손아귀에 들어간 그 순간보다 더 떨린다.
아 아닌가 그때보단 나은가 싶기도 하고
아 몰라... 존나 심장 어떻게 될 것 같애
진짜 터지면 어떡하지 나
"승관아! 하객들 들어오신다, 축의금 걷기 시작해야될 것 같은데"
"아, 삼촌 갈게요!
야 정신차리고.."
충분히 예쁘니까 걱정말고, 결혼축하해.
라고 말하며 싱긋 웃어주곤 우리 아빠의 부름에 신부대기실을 나가는 승관이
그래 이게 지금 내 상황이다.
내가
오늘 결혼을 한다
"와.....꿈인가, ㅇ.아 ㅆ!"
볼을 살짝 꼬집어봤..아 존나 아프네? 꿈아니네?
미친 나 오늘 결혼해?
아니 나 뭐래 정신차리자 성이름
화장이라곤 파데 분칠하고 섀도우대충바르고 아이라인 찍찍 긋고 틴트바르는게 끝이였던 내가
난생처음 샵에서 메이크업을 받아보고
이렇게 빤짝빤짝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부대기실에 앉아있다.
....아무리생각해도 믿기지않아 미친
"야 전화"
"누구?"
"받아봐"
그렇게 혼자 현타를 맞고있었을까
문이 열리면서 오늘따라 머리에서 발 끝까지 힘을 준 김민규가 들어왔다.
누가보면 니가 신랑인 줄 알겠다
자기 하객들 맞아야된다며 얼른 받으라는 김민규라말하고 싹퉁바가지 사촌이라 쓰는 너
"여보세요?"
김민규가 들이미는 폰을 받아 귀에 가져다대니
"이름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오랜만이야, 이제서야 연락하네"
...나쁜놈 죽을때까지 연락 안할것 같더니
왜 하필 오늘
오랜만에 들은 네 목소리에
당연하다는듯이 눈물이 나려한다
"오늘...와?"
울음을 꾹 참고 내심 기대를 품은채로 물어봤지만
"결혼 축하한다고 해주고 싶어서"
"...."
단호하지만 한 편으론 씁씁할 답변이 돌아왔다.
"결혼 진심으로 축하해, 결혼식 참석 못해서 미안하고"
"...오지"
"그럴껄 그랬나, 내가 워낙 바빠야말이지"
"여전하네, 넌"
"얼굴은 더 잘생겨졌지, 보면 놀랠껄"
"뭐래 진짜ㅋㅋ"
괜찮아보여서 다행이다.
이 좋은날 너만없어 너만
"오랜만에 니 목소리 들어서 그런가, 옛날생각나네"
"그러게, 아 맞어 너 아직 콜라 두 병남은거 기억나냐?"
"아 아직 두 병 안사줬나?"
"어 안사줬어 내가 똑똑히 기억해. 내가 어떻게 해서 이긴 내기의 결과물인데"
"하여튼 승부욕은 강해선, 한국 들어가면 청산한다."
"한국 들어와 너???"
"조만간 들어가려고, 나 반겨줄꺼야?"
"오기나해 가만안둘꺼야"
"어우 야 너 무서워서 못가겠다"
너도 나도 시시한 농담에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보고싶네 이 자식
"신부님, 식 진행할게요~"
"ㅇ.아 네! 야 나 이제 가봐야돼"
"그래, 오늘 울지말고 화장 다 번진다"
"그게 내 맘대로 되나-"
"성이름"
"뭐 왜"
"결혼축하해, 행복해라"
"..너도 행복해야된다"
뚜-뚜ㅡ
서로 행복하라는 말만 남긴채 전화는 끊어졌고
나는 잠시동안의 추억을 맛보고
지금을 마주하려한다.
웨딩헬퍼의 도움을 받아 긴 드레스를 부여잡곤
날 기다리고 있을 너에게 향했다.
두근-
두근-
다시금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식장 문 앞에 서있는 네가 보이자
두근거리던것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떨리는 걸음으로 걸어가 너의 옆에서니
부케를 꼭 쥐고있던 내 손을 자기손으로 꼭 잡아준다.
"이름아"
달콤하게 들려오는 내 이름에 옆으로 고개를 돌려 너를 보았다.
"고마워, 나랑 결혼해줘서"
날보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나도 따라서 예쁘게 웃어주며 말했다.
"나도 고마워, 내 옆에 있어줘서"
이윽고 식장 문이열렸고
"신랑 입장-"
이란 말과 함께 씩씩한 발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너
누구 남편인지 참 듬직하네
앞으로 매사 함께할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사랑
"신부 입장-"
한발자국 두발자국 식장으로 들어갈때마다
너와의 처음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
.
.
당신의
첫사랑이
찾아옵니다.
:: coming so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