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화 : 달콤살벌한 동거
w. 킨들
「나 너 집에 있으면 안될까…?」
쪼끔만! 하며 백현을 바라보는 디오의 눈빛이 간절했다. 백현은, 그저 이 상황이 아직도 믿기지 않아 눈만 껌뻑거릴 뿐이었다. 나는 집요정이라 집이 있어야 해! 내가 불쌍하지도 않아…? 나 여기 무서워, 넌 내가 보이자낭….
옆에서 쫑알쫑알 대는 디오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은 백현이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추위에 벌벌 떠는 걸 어쩔 수 없이 데려오긴 했다만, 앞으로가 걱정이었다. 이 얘를 데리고 살아? 나를 인간이라고 칭하며 자신이 집요정이라고 떠들어 대는 이 녀석을. 사이즈 부터가 현실적이지 않지만, 하는 말은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마치 16차원의 세계에서 넘어 온 듯 보였다.
“내가 차근차근 말해줄게, 잉간.”
“……”
“내 모습에 충분히 놀랐을 거라고 생각해. 난 집요정이야! 말 그대로.”
“…집요정? 그게 뭔데.”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요정이라고 생각하면 돼!”
“집안일? 가사를 도맡아 한다고? 너가?”
이렇게 작은게? 백현의 빈정대는 말투에 디오가 어리둥절 한 표정을 지었다. 잉간, 가사가 몬지 모르겠어. 순수한 눈망울로 어른거리는 디오의 표정에 백현이 한숨을 쉬다, 별안간 씨익ㅡ 미소지었다. 오호라, 잠만. 가사를 도맡아 하는 집요정이라? 이거 잘 만 하면…… 백현의 검은 속내를 알지못하는 디오가 갑자기 백팔십도 달라지는 백현의 친절에 기쁜듯이 히힝 거렸다. 네 주인을 찾기 전까지 자알ㅡ 지내보자. 백현이 입술끝을 올려 웃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디오는 마냥 웃으며 백현이 내민 손바닥을 두손으로 낑낑, 마주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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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으로 비치는 햇살에 백현이 슬며시 한쪽눈을 떴다. 눈이 부셔서 얼굴을 찌푸리다, 띠리리ㅡ하며 울리는 알람시계에 손을 뻗었다. 아으 추워… 이불을 꽉 쥐어 어깨까지 감싼 후 백현은 딱 5분만 더 자자고 되뇌이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정확히 5초만에 소스라치게 경기를 일으키며 벌떡ㅡ 일어났다. 쾅ㅡ 하며 밖에서 들리는 소음때문이었다. 백현이 서둘러 거실로 발을 뻗었다. 아침부터 이게 무슨……
“일어났어? 잉간! 어제는 못 물어봤는데 이름이 모야?”
“……”
“내가 잉간 아침밥 차려놨어!”
“……”
“…근데 너무 무거운 것 같당! 하핫…”
“……”
“왜그래?”
“…미치겠다.”
미쳐? 미치지마 잉간! 디오가 백현에게 다다다 달려가 백현의 옷자락을 쥐어 끌어당겼다. 하지만 디오의 노력과는 다르게 단 1mm도 움직이지 않았다. 디오가 헥헥 주저앉다 포기한 듯 이번엔 빵을 드려 낑낑댔다. 그걸 과연 빵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지. 백현이 똥씹은 표정을 보였다. 이미 그것은 공중분해 되어 깨끗해진 상태고, 접시에 지저분하게 내려앉은 부스러기들만이 그것이 살아생전 식빵이었다는 것을 나타내 주었다. 백현이 탄 흔적이 보이는 토스트기로 다가갔다. 스토브를 OFF로 돌리자 찢겨지다 만 빵이 핑ㅡ 떠올랐다. 오올 신기해! 디오의 눈이 반짝거렸다.
이거구나… 디오가 백현이 놓아버린 스토브기의 ON/OFF를 돌려대며 끼힝!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백현이 이번엔, 가스렌지에 다가가 후라이팬의 상태를 보았다. 계란의 노른자가 후라이팬 덕지덕지에 붙어있었고, 이미 새까맣게 타버려 정체를 알 수 없었다. 백현이 지끈대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방바닥에는 음식물들이 질질ㅡ 흘려진 채 온 곳을 적셨고, 접시도 깨부순 모양인지 금이 간 접시들이 싱크대에 가득했다. 이게, 대체 뭐야! 백현이 경악했다.
분노를 표출하려던 백현이 디오의 몸뚱이를 잡아 제 눈 앞에 갖다댔다. 디오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쌌다. 난 아직 가까이 볼 자신이 없눈데…. 디오의 천연덕스런 말에 백현이 혀를 내둘렀다. 곧 짤짤짤ㅡ 디오의 몸뚱이를 제 손으로 흔들다 멈췄다. 디오의 눈이 팽그르르 돌았다. 어지러워… 잉간 그만해! 으아아… 정신을 못 차리고는 머리까지 같이 도는 디오를 식탁에 내버려두고 백현은, 쓴 웃음을 애써 삼켰다.
“내 이름은 변백현이고,”
“돈다… 세상이 돌아… 핑그르르ㅡ”
“나 밖에 갖다 돌아 올 때까지, 이거 싹 다 치워. 먼지 하나라도 있으면 더 흔들릴 줄 알아. 내 말 알아들었어?”
“으잉… 모라고? 이름이 배켜니야?”
딴 소리를 해대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디오에 백현이 제법 무섭게 그런 디오를 쳐다보다, 디오를 내버려둔 채 방으로 들어갔다. 곧 부스럭대는 소리가 방안을 메우더니, 말끔히 옷을 갈아입은 백현이 서둘러 현관문을 나가려다 잠시 멈칫 하고는 다시 부엌으로 들어와 디오를 보며 소리쳤다.
“아니, 그냥 건들지마! 가만히 있어! 나 돌아올 동안 사고라도 쳐 봐! 그땐 너 쫒아내 버릴 테니까!”
-
“휴…”
백현은 내내 안절부절 못하며 연신 입만 다스렸다. 그런 백현의 일말의 행동에 옆에 있던 종인이 백현의 어깨를 한번, 세게 감싸쥐었다? 응? 너 왜 그렇게 정신이 나가있냐, 오늘 아침부터. 백현이 아무것도 아니라며 웃어보였다. 평소의 약 1.5배의 다크서클이 마구마구 끼여있는 삶에 찌든 모습이었다. 시험이 다가온다는 교수의 말을 끝으로 강의가 끝나고, 종인이 그런 백현을 보며 떨떠름하게 말했다. 너, 오늘 이상한 것 같다. 이상하긴, 이상한 건 그놈이겠지… 백현이 턱을 괴며 멍ㅡ한 표정을 지었다. 말귀를 알아들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부디 그 이상의 난장판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야ㅡ 오늘 맥주 한잔 어때?”
“좋지! 너가 내는 거냐?”
“…새끼가. 그래, 기분이다. 내가 쏜다!”
종인의 말에 백현이 환호하며, 익숙한 치킨집에 자리잡았다. 아줌마, 여기 치맥이요! 백현이 왔어? 평소에 심심찮게 들리던 단골이었던지라, 백현을 반기는 아줌마의 말에 백현이 기분좋은듯이 웃었다. 기분좋다ㅡ 뭐야, 아까는 울상이더니. 응, 내가? 무슨! 오늘로서 지겨운 프로젝트도 끝냈으니 한동안은 넉넉할 거고, 알바도 쉬고. 이럴때 놀아야지, 언제 노냐? 백현의 천연덕스러운 말에 종인도 히죽 웃으며 운반되어 온 맥주를 높이 치켜들었다. 그래, 오늘 마시고 죽자! cheers!
“…이 쓸쓸한 집구석.”
백현이 낮게 중얼거리며 비척비척, 신발을 벗어제끼고는 제 방으로 들어가 가방을 툭ㅡ 내려놓았다. 잠시 고개를 까닥이다 백현은, 목이 타는듯 한 갈증을 느꼈다. 하긴, 그렇게나 마셔댔으니……. 안 취한게 용하다. 백현이 이번엔 어깨를 주무르며,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발을 뻗었다.
부엌불을 켜자마자 백현은 아침의 일이 생각났다. 분명히 그 녀석이 일을 저지르고, 나는 화내고. 그러고 나와버렸지… 하지만 백현이 아침에 보았던 것과는 다르게 부엌은 깨끗했다. 물론, 손이 닿지 않는 여러곳엔 아직도 무언가가 붙어 말라있었지만, 식탁에 있던 빵 부스러기와 접시는 어디 갔는지 깔끔했고, 정체모를 계란도 없고… 설거지도 돼 있어?
백현이 다급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찾더니 거실불을 켰다. 탁ㅡ하며 커진 불에 주위를 두리번 거리던 백현이 소파 한귀퉁이에 삐죽 솟아있는 디오의 머리를 발견하고는 급히 소파로 다가갔다. 힘들었는지 쌕쌕ㅡ대며 자고있는 디오의 모습을 보던 백현이 그제서야 죄책감을 느꼈다. 내가 마시고 먹고 하면서 떠들던 시간에 부엌을 치우느라 고생했을 디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백현이 걱정스런 표정을 짓다 살살ㅡ 디오의 어깨를 눌렀다. 야, 좀 일어나 봐. 야!
“우웅… 모야… 어? 배켜니다!”
잠에 취해 헤롱거리는 와중에도 자신이 왔다며 웃는 디오의 모습을 뚫어지게 보던 백현이 가만히 디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아주 살살ㅡ 디오가 폴짝 대며 일어났고, 동시에 배에서 꼬르륵ㅡ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디오가 부끄러운듯이 배를 살짝 만지다 백현을 올려다 보았다.
“너ㅡ 여태 아무것도 안 먹은거야?”
“…먹을 걸 못 찾겠어.”
디오가 갑자기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백현의 앞에서 애써 밝은 척 해도 디오는 알고 있었다. 제 주인이 자신이 오늘 벌인 짓에 많이 화났다는 것을. 이 바보! 디오가 금방이라도 울 듯 한 목소리로 백현에게 말했다.
“나 맘에 안들지? 배켜나. 나도 알아…. 오늘 아침에도 말썽부리고… 미안행…”
“……”
“나가라면 나갈게. 재워 준 거 고마웠어! 너 잊지 못할거야…”
“웃기고 있네.”
금방이라도 눈물을 찍어내릴듯한 디오의 모습에 백현이 한숨을 쉬다, 냉장고를 뒤적거렸다. 뭐야, 진짜 먹을 게 하나도 없잖아! 장이라도 봐야 되나… 우유를 꺼내 컵에 담아 들었다. 곧 찬장을 뒤적여 사은품으로 받은 노란 빨대막대를 반으로 잘라 컵에 띄워놓고 디오의 발꿈치에 우유를 갖다놓았다.
“…우선 이거라도 먹어.”
“배켜나?”
디오가 의아한 듯 백현을 한번, 요상한 막대를 한번 보았다. 아씨, 막대 들어서 쪽쪽 빨아 먹으라고! 거칠게 디오의 손에 막대를 들러주고 백현은 식탁 테이블에 앉아 그런 디오를 빤히 쳐다보았다. 뭐야, 배켜나.
“배켜니가 아니고 백현, 이야.”
“응?”
“얼른 먹고 자. 나도 피곤하니까.”
“어어?”
뒤돌아 방으로 가려던 백현이 우뚝 멈춰서서는 뒤를 돌았다.
“나 없을 때 부엌 접근 금지야.”
그래, 까짓거 키워보지 뭐. 요정인가 뭐시긴가 하는 거.
암호닉&사담 |
작가 뻥 너무 잘 치는듯ㅇㅇ 바쁘다고 해놓고 바로 담날에 왔ㅋ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ㅋ 어쩌다가 시간이 남네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신 이제 진짜끝끝 휴일에 올거예여... 사실 말이 참 앞뒤도 안맞고 두서가 안맞는듯, 세세한거 쓰기 너무어려워ㅠㅠㅠㅠㅋㅋ... 궁금하진 않겠지만 말하자면 디오가 사고쳐서 백현이는 디오 내쫒으려다가 감동?받고 키우기로 마음먹은거ㅇㅇㅇ라고 덧붙여봅니다..... 너무 급히 쓴거같아ㅠㅠㅠ큐ㅠㅠㅠㅠㅠ 럽라가 이루어질지는 사실 저도 모르겠어여ㅇㅇ 그저 나는 씹덕디오를 쓰고 싶었을 뿐이고ㅇㅇ 이거 언제 끝날지 모르겠고ㅇㅇ 대책없이 쓰고 있는거고..ㅇㅇ...
♡암호닉♡
투투 새달 땅강아지 떡덕후 됴블리 콘타 뽀리 와플 됴 됴글라스 오리 우유 돌핀 후라보노 파닥 모쏠 백뭉이 내남성김성규 뚱 오징경
댓글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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