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 (설정) 링크입니당~ http://www.instiz.net/name_enter/43311259 너무너무 보고싶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 고기 파티가 끝났답니다 +) 찬록글!! 고기 먹고 온 쓰니를 이렇게 반겨주면 제가 울어요 안 울어요 ㅠㅠㅠㅠㅠㅠ 헬로워드도 함께 합시다 어디 가지 말아요!! - 다이어리를 펴다 무언가 떨어졌다. 사진이었다. 선생님 나 잊으면 안돼요- 꼭 찾아갈게요- 기다려 주셔야 돼요- 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교생 실습은 고생 실습이라던데 그런 것도 없고, 착했던 우리 벚꽃반. 소풍 나가서 찍은 단체 사진을 가만히 손 끝으로 쓸어보았다. 예쁜 아이들. 얼굴 하나하나를 쓸어보다가 내 옆에 함께 선 후배에게 손 끝이 멈췄다. 실습하면서 처음 알게 돼 어색한 분위기로 2주를 내리 붙어다녔다. 이름이.. 뭐랬더라. 외자였는데. 똑똑. 이어폰을 뽑고 고개를 돌리자 책상 가벽 너머에 경비 아저씨가 서 계셨다. 어느새 11시 반. "유아교육과인가봐요?" "아, 네." "애들 예쁘네. 한참 예쁠 때지." "맞아요. 애들 말도 잘 듣고 참 예뻤어요." "학생 마음씨가 곱네. 얼른 짐 챙겨서 나와. 옷 잘 챙기고. 봄이라곤 해도 해 지면 추워." 어느새 열람실엔 나 혼자밖에 없었다. 아동 심리학 책을 챙기고 외투를 여미며 종종걸음으로 열람실을 나왔다. 맞은편 복도에서 나오는 얼굴 하나와 눈이 마주쳤다. 사진 속 후배. 까먹은 이름이 생각났다. 이찬이랬다. "아, 안녕하세요." "어, 너도 남아있었니?" "그게, 어, 공부하다보니." 여전히 어색한 침묵 속으로 중앙계단을 내려와 도서관 문을 민다. 밀리지 않는다. 당겨본다. 당겨지지 않는다. "어..?" "왜요?" "아저씨가 우리 나간줄 아시고 문 잠그셨나봐." "에엑?" 당황스럽다. 정신이 없으신 줄이야 알겠지만 그렇다고 학생이 남아있는데.. 머리가 하얘지는걸 가까스로 되살린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도서관 경비실 번호를 검색한다.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음성 메시지라도 남기자 싶어 녹음을 한다. "아, 아저씨. 저희 학생 두 명 아직 못 나갔는데 문을 잠그셔서요.. 들으시는대로 빨리 와주세요. 중앙 계단쪽에 있습니다." 전화를 끊고나자 비로소 불 꺼진 중앙 홀이 눈에 들어오면서 으스스해진다. 찬이도 놀라긴 마찬가지. 둘 다 낯짝 깨나 가리는 성격이라 어색하긴 매한가지래도 나란히 무서워하는 것보다야 낫겠거니 하며 말을 걸었다. "넌 보고서 다 했니?" "아, 네. 17은 데드라인이 좀 앞당겨져서," "아, 그렇구나." 말이 끊긴다. 아씨, 망할 내성적인 성격. 그때 찬이가 가방을 꼬물거린다. 둔탁한 금속성의 소리가 들리더니 나에게 무언가 불쑥 내민다. "저기, 선배, 이거 드실래요?" "엑? 무슨 맥주야." "사실 오늘 친구랑 놀기로 했는데.. 네." 머쓱하게 웃는 폼이 영 안쓰러워서 맥주를 받아들었다. 시험만 아니면 얼마나 놀러나가고 싶었을까. 어쩌다 도서관에 갇힌 것을 기념하며 중앙 홀 벤치에 앉아 건배를 올렸다. 캄캄해서 무섭긴 해도 술이 들어가니 기분이 느슨해진다. "선배는," "?" "그, 실습, 어땠어요?" "글쎄, 애들 다 착해서." "아." 나만큼이나 쟤도 대화에 별 소질은 없는 것 같다. 말없이 맥주 반 캔을 비웠다. 몰래 훔쳐 본 가방 속엔 맥주 몇 캔이 더 들어있다. 쟤도 참. 미련하게 다 들고다니긴. 그냥 만나서 사먹지. 어둡다지만 가끔 채광창으로 들어오는 달빛으로 보자면 찬이 귀가 살짝 발개진 것 같다. 쑥맥같이 말간 얼굴에 분위기를 못 견뎌 헛기침 하는 모습이 살짝 귀여워지려고 한다. "그러는 너야말로 입학 하자마자 선배 돕는거에 차출돼서 수고 많았어." "아, 아니에요. 저야 뭐, 미리 실습해보고 좋죠." "그래도. 아직 많이 모를때잖아." "아, 그건 그렇다지만.." 다시 반 캔. 어느새 한 캔씩을 비우고 두번째 캔을 땄다. 내가 찬이와 알게 된, 친해지게 된 계기가 실습이다보니 자연스레 이야기가 흐른다. 마시는 속도는 조금 줄었다. 다시 반 캔가량을 비웠나, 술은 술이라고 취기가 살짝 오를둥 말둥 떠오른다. 장난기가 도진다. "안주도 없이 깡으로 술을 먹기는 또 오랜만이네." "아, 죄송해요. 안주는 그, 친구가 사오기로 했어서." "아니, 네가 왜 죄송해? 나는 진짜 순수하게 그냥 오랜만이라는 뜻으로 한건데.." "그래도, 씹을거리 하나씩 있으면 좋잖아요.." 우물쭈물한다. 저 아무것도 모르는 뒷통수와 순진한 무쌍 눈이 좀 마음에 드려고 한다. 속쌍인가. "씹을거? 나 있잖아." "네? 제가 선배님을 왜요.." "나 내 자랑할거거든. 우리반 애들이 글쎄 그 나이에 벌써 정치질을 하더라. 나만 보면 예쁘다고, 예쁘다고. 그렇게 난리들인거야, 누가 세뇌를 시켜놨는지. 거의 자동 반사급이더라, 야." 찬이가 갑자기 사레가 들린다. 등을 토닥여 기침을 도와주는데 숨을 고르는 끝에서 실수로 꺽 하고 트림을 한다. "푸흐, 너 설마 방금 트림한거야?" "네?! 아니 제가 그게, 탄산을 잘 못 마셔서," "아하하, 미치겠다, 정말. 느닷없이 사레는 왜 들려." "아, 그," 그러다 딸꾹질도 나는지 더 혼란스러운 표정을 하곤 양손으로 입을 꼭 틀어막는다. 손가락 좀 봐. 무슨 문방구 600원짜리 소시지 같아. "어우, 입 막는다고 딸꾹질 멈출거 같으면 진짜 좋은데. 킥킥. 물 같은거라도 좀 마셔봐." "아 저, 물을 안 가지고 다녀서.." "어엉? 맥주는 있는데 물은 없다고?" 웃기는 애네, 얘. "정수기 저기 있어. 갔다와." "아, 네. 그럼 저 잠시만 실례 좀." 어둠이 무서운지 주춤거리며 목을 쓰다듬고 물을 마시러 간다. 부스스한 뒷머리가 총총거리는 폼이 귀엽다. 홑꺼풀 실눈은 웃을 때가 제일 예쁘다는데. 당황해서 빨개진 얼굴도 곰살맞다지만 다른 표정 역시 궁금하다. 남은 맥주를 입에 털어넣는다. 두고 간 핸드폰이 붕붕 울린다. 보려고 보던건 아니지만 아이폰은 알람이 주르륵 떠서, 글쎄. 17 최한솔: 나왔어? 17 최한솔: 아니 근데 무슨 17 최한솔: 갇혀도 꼭 17 최한솔: 그런 사람이랑 갇히냐 그런 사람? 눈을 가늘게 뜬다. 그런 사람이 뭔데. 설마 나? 내가 뭘. 17 부승관: 냅둬라 17 부승관: 지독한 짝사랑의 결실이 빨리 오네 물을 다 마신 찬이가 입을 닦으며 주춤주춤 돌아온다. 어색하게 다시 웃으며 옆자리에 앉아 맥주를 홀짝인다. 나는 질문을 던진다. "이거, 무례하다고 생각 안 했으면 좋겠는데," "아, 네." "요즘은 이런 거에 다들 예민할 때니까." "네, 네. 괜찮아요. 뭔데요?" "혹시 좋아하는 사람 있어?" 다시 사레가 들린다. 새빨개진 얼굴로 토끼눈을 하고 나를 쳐다본다. 저 눈빛은 내가 정말 곰으로 태어났대도 읽을 수 있는 눈빛이다. 부저 꾹. 정답. '어떻게 알았어요'. "아, 미안, 미안. 묻는게 아니었는데." "아, 그," "괜찮아?" 찬이의 오른쪽 뺨을 가득 물들인 달빛마저 꺄르륵거린다. 쟤 볼 빨개진 것 좀 보래요!! 얘, 뭐해. 빨리 털어놔. 저 사람은 답을 알고 있다고. 토끼눈이 스르륵 흐물어진다. "아, 진짜." 다시 뒷머리를 벅벅 긁는다. 아이들을 다룰때는 인내심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 이 몇 초 참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다. 방금 물을 먹고 왔으면서 입이 다시 타는지 입술을 깨물다, 입맛을 다시다, 손톱 끝을 뜯는다. 달은 현미경과 같아서, 태양이 놓치고 간 디테일들을 내 눈 앞에 낱낱이 펼쳐놓는다. 별빛처럼. "그.." "?" "사실 제가 했어요." 몇 분을 입술을 깨물다, 쩝쩝거리다, 손톱 끝을 잡다 드디어 찬이가 입을 연다. 토끼처럼 조그맣고 부드럽고 깨지기 쉬운 목소리다. "뭘?" "그.. 실습반.. 애들.." "애들 뭐?" "그.. 예쁘다고.." 고개를 푹 숙인다. 하지만 저 애를 그리 쉽게 놔줄만큼 내 장난기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애들이 예쁜거 뭐?" "아니 그, 왜, 아까 얘기한거 있잖아요." "무슨 얘기했더라." "왜, 그 정치.." "갑자기 정치는 또 왜?" "아니," 찬이가 답답해하며 뒷통수를 벅벅 긁는다. 저 눈치는 '이걸 내가 꼭 내 입으로 말해야 돼?' 쯤이다. 그런데 듣고 싶다. 네 입으로. 꼭. "그," "응." "애들이," "응." "선배 예쁘다고," "응." "막, 조건 반사처럼," "응." "칭찬했던거요." "응, 그거 왜?" "그거 제가, 시킨거라구요.." 17 아이 둘과 나눴던 이야기의 주인공은 역시 나인 모양이었다. 문 잠긴 도서관에서 듣는 진심이란게 얼마나 투명한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나는 5살짜리 아이가 서툴게 그린 가족 그림을 받듯, 소중히 낱말 하나하나를 씹어삼켰다. "네가 왜?" "그," ".." "취해서 그렇다고 생각하세요. 아 진짜," "뭔데?" "저 원래 이런 얘기 잘 안 하는데," 미적거리는 찬이가 마음에 양털같은 보풀을 일으켰다. 보풀보풀. 자꾸 일어나는 털들 사이로 뽀얀 양 한 마리가 와서 앉았다. 매애- "선배가 예쁘시니까요." 찬이가 귀까지 빨개진 얼굴을 손에 묻는다. 으아악인지 끄으윽인지 알 수 없는 신음을 내며 쉴새없이 얼굴을 비빈다. 나는 탄산이 다 빠진 찬이의 맥주까지 한 입에 삼켜버린다. "너도." "네?" 그 딸기같은 얼굴을 들고 되묻는다. 앉아있던 양이 다가와 톡 따먹는다. 상큼해. "너도 예뻐." "에?" "아니지, 잘생겼어." "에..?" 가벼운 트림이 나온다. 꺽. 맥주 두캔에 취했는지 나도 웃음이 나온다. 입을 막을 생각도 못하고 흐헤, 웃어버렸다. 찬이가 울상이 되어 토로한다. "거짓말." "뭐가." "아니잖아요." "진짠데?" "제가 선배 예쁘다고 해주니까, 예의상으로, 그러시는 거잖아요." 술에 취해 숨이 차는지 쌕쌕거리며 말을 잇는다. "예의 아니야." "아니긴요. 저 놀리시려고. 그러지 마세요, 진짜." "누가 널 놀려." "선배 지금 저 놀리시려고 하신 거잖아요." "내가 왜?" "제가 선배 좋아, 흡." 얘는 너무 헛점이 많게 결정타를 날린다. 양이 한 마리 더 걸어와 앉는다. 매애. 조용히 눈치를 보는 찬이의 뒤로 초침소리가 박수처럼 깔린다. 고. 백. 해. 고. 백. 해. 너만 모르는거 같은데, 아까 그 말 나 다 들은거. "뭐," ".." "너 나 좋아한다구?" ".. 아니, 아니고요, 그건," "그럼 싫어?" "아니, 싫다는게 아니라," 대답하지 못하게 어깨에 얼굴을 기댄다. 찬이가 다시 입을 막는다. 조용한 딸꾹질 때문에 어깨가 들썩거린다. 입을 막고서도 애꿏은 딸꾹질은 멎질 않아 찬이가 자꾸 흡흡거린다. "안됐네." "흡.. 흡.." "나는 너 잘생겼다는거 진심이었는데." 갑자기 딸꾹질도 뚝 그친다. 고개를 들어 찬이를 보자 자기가 더 놀란 표정이다. 이 아이에겐 놀라는 경우마다 모두 다른 놀라는 표정이 있을 것이다. "멈췄어요." "딸꾹질?" "네. 너무 놀라니까," ".." "다시 멈췄어요." 얼굴은 여전히 진달래 색이다. 고개 아닌 진달래를 들어 찬이가 놀란다. 귀엽다. 나는 웃어버린다. "이럴땐 또 귀엽네." "에..? 저 안 귀여워요.." "귀여워. 네가 널 좀 봐." 양 뺨을 감싸고 눈을 맞추자 세상 어디선가 벚잎이 팔랑 떨어진다. 찬이가 물기 가득한 눈으로, 뺨을 붙잡힌 세상 가장 맑은 얼굴로 고백을 한다. "좋아해요." "선배 오티때부터 좋아했어요." "요새 벚꽃 예쁘다는데 나랑 보러가면 안돼요?" 우다다 말을 쏟아내놓고 뒤늦게 입술을 깨문다. 결정타는 늦게 온다. "오늘 맥주도 그래서 산건데.." 진달래의 꿀을 빨아먹는다. 가벼운 온기에 놀란 꽃잎이 더 만개한다. "나랑 놀러가려고 산거야?" "..." "맥주?" "... 네." 한 번 더, 푝. 양 두 마리가 또 운다. 매애. 진달래는 멀뚱멀뚱 나를 보다가 봄 아니랄까봐 꽃망울을 가득 터트린다. "가줄게." "네?" "데이트. 가준다고." "네?" 파하, 나 놀랐어요 하고 터지는 꽃향기에 웃음이 따라붙는다. 내가 자꾸 웃자 찬이는 자꾸 되묻는다. "진짜요? 진짜에요?" "크흐흐, 진짜지, 그럼." "정말이죠? 말 바꾸기 없는거죠?" "그래, 그래. 나도 너 좋다니까." 어깨를 두드리며 웃는 내 손을 꼭 잡는다. 그걸로 모자랐는지 뺨을 잡고 짧게 심호흡을 한다. 호오옵 숨을 모으더니 그대로 입을 맞춘다. 행여 빛이 들어올세라 꼭 감은 눈이 귀여워 나는 웃음을 그칠 수 없다. 양을 타고 우리는 벚꽃을 맞으러 간다. 나와, 진달래. *** 함께 걸어준 모든 독자님들과 손 잡아 행복했습니다 :) 독자님들이 재밌다고 해주시지 않았다면 정말 13명 다 못 채웠을거에요! 제 마음에 발자국 늘 남겨둘 수 있게 이름 알려주신 소다톡 이상형 가방 어누야 김시체 벚꽃왕댜 뿌뿌까까 꺄 조히 왕밤식빵 미묘 바이오리듬 짹짹이 핫초코 명호엔젤 다라 밍구밍구 스카이 내독자 킬링 유어마뿌 0309 포도당 생선 뿌릥 쿠조 호시부인 짹짹이 님까지 전부 제가 종이비행기 날려드립니다♥︎ 자기 닉이 안 보인다 하시면 얘기해주세요 수정할게요 ㅋㅋㅋ 적은건 암호닉 분들뿐이더라도 암호닉, 비암호닉 다 떠나 독방에 재밌다고 글 써주신 분들까지 합해서 제게는 모두모두 소중한 분들이십니다 키스타입 쓰면서 독자님들께 칭찬을 많이 들어서 자존감도 높아진걸요 ㅋㅋ 감사해요 언제나 늘! 다음 시리즈 헬로 워드도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이 자리에 있을게요 어린 왕자를 기다리는 여우처럼 :) +) 단편 옴니버스인데 떠나는 인사가 너무 거창하진 않나 싶어 걱정이네욬ㅋㅋㅋ 절필하는 것도 아니고 바로 다음 시리즈 시작하면서.. 바보.. 제본은 키스타입만 따로 하기엔 분량이 너무 적을 것 같아 (사실 제가 한번도 제본 공구를 진행해보질 않아..) 살짝 미룹.. 니다.. 알려주시거나 도맡아서 진행해주실 총대분 계시나요? 절차도 넘나 모르는 것 ㅜㅜ 흑흑 무능한 다앙근.. 그럼 눈물 마르지 않게 헬로 워드에서 만납시다 낄 사랑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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