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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의 위로

 

 

 

 

M. 세라비 [C'est la vie]

 

 

 

 

 

 

유난히 햇볕이 좋은 날이었던 것 같다 . 그 날 따라 기분이 울적했고 우울한 마음을 달래보고자 항상 집으로 갈 때 가던 길이 아닌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학교생활이 바빠서 평소에는 잘 이용하지 않던 길이었다 호수공원을 빙 돌고나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어서 시간이 더 걸렸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야 했던 내가 그 길을 걸을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날은 몸도 마음도 일상생활 속에서 너무 지쳐버려서 늘 가던 길을 가면 내 마음 속에 우울함이 넘치지 않도록 세워놓은 금이 간 벽이 와르륵 무너져 쏟아져 내릴것만 같았다

 


 

크게 기대를 하고 호수를 따라 걸어갔던 건 아니었기에 그 이유에서였는지 아니면 다른이유였는지
 

햇볕이 좋은 날 공원을 걸어가는 길이 즐겁게 느껴졌고 주변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우울함에서 허우적대던 나를 누군가가 건져내어 편안한 곳으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호수에 표면에 반사되며 부서져 빛나는 햇빛도 좋았고 햇빛을 가득 받아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반짝이는 잎사귀도 나무도 활짝 피어나 색색을 자랑하는 꽃들까지 ' 너무 예쁘다 ' 라는 생각을 해서 이 모습을 꼭 사진으로 남겨야한다고 생각했다

 

 핸드폰을 들고 호수를 나무를 꽃들을 찬찬히 시선을 옮겨가며 사진을 찍는데 호수옆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이 보였다

 

 


 

하얀머리..? 가뜩이나 하얀색에 가까운 백금발색이여서 눈에 띄었는데 햇볕이 유난히 좋아서인지 햇빛에 반사되어 머리카락이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 ....아. 머리색 되게 예쁘다 '

 


 

한동안 무언가에 이끌린 것처럼 좀처럼 고정된 시선을 옮기질 못하고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었다. 나의 시선이 느껴졌던 건지 그 사람이 고개를 들었고 눈이 마주쳤다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걸 들킨것만 같아서 갑자기 창피함이 밀려와서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빨리 했다.

 


 

공원을 거의 벗어날 때 쯤에서야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달아올랐던 볼과 마음은 가라앉히며 걷는데 자꾸만 떠올랐다. 눈이 마주쳤던 그 사람이

 

그 사람은 백금발의 머리카락 색만큼이나 하얀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어딘가 나른하고 여유로워보였는...왜 자꾸 생각하고 있지? 자꾸 떠오르는 그 사람 생각에 그 날밤은 좀처럼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한 동안 다시 그 길로 가지도 그 길을 다시 걸어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 사람을 마주칠까봐 왜 자신을 쳐다봤냐고 물어볼까봐 창피하고 겁이나서 날씨가 좋아도, 시간이 남아도, 좀처럼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지를 못했다

 


 

다시 공원으로 향한 건 시험을 너무 망쳐서 속상했던 날이었다

이대로 집으로 가면 가족들 앞에서 엉엉 울어버릴 것만 같아서 그런 나를 아무도 이해해주지 않을게 분명하니까 그런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눈물이 나올것만 같은 마음을 꾹 누르며 공원으로 향했다

 

 

그래서 그 때에는 그 사람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고 공원으로 향했다. 잠시 마음을 달래고 가야지 그래야지 나를 다독거리며 호수를 따라 걸었다.

 

 

그 날도 날씨는 좋았고 호수는 여전히 푸른빛을 반짝였고 나무도 풀도 싱그러운건 똑같았는데 내 마음만이 다른것 같았다 한 걸음 한 걸음 걷는데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아서 감정을 추스르려 시간을 가지고자 벤치에 앉았다.

 

 

자리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는데 갑자기 볼 위로 따뜻한 액체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눈가에 간신히 매달려있던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는 게 느껴지자 이윽고 눈시울이 참을 수 없을 만큼 뜨거워져서 눈물을 참을 수 없어서 울어버렸다

 

소리도 내지 않고 고개를 손에 파묻은 채 눈물만 계속 흘리는데 갑자기 머리 위로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 저기 계속 우는거면 이거. "

 

 

고개를 슬쩍 올리자 손수건을 건네는 하얀손이 보였다.


 

울고있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켰다는 부끄러움에 채 고개를 다 들지도 못하고 누군가가 건네는 호의가 낯설어 차마 손수건도 받지도 않고 있자

이내 내게 손을 뻗어 직접 손수건을 손에 쥐어주었다.

 

 

" 손수건은 다음에 오면, 아 내일 그 때 받을게.  괜찮지? "

 


 

조용히 고개만 끄덕인 나는 손수건을 건네준 사람이 몸을 돌려 나와의 거리가 한참 멀어졌을때서야 고개를 들었다

 

 


 

백금발 머리. 그 때 그 남자였다

 


 

그 날 한참을 멍하니 그 사람이 사라진 방향을 쳐다보다가 하늘이 노을빛을 띠게 된 쯤에서야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새 공원으로 들어올 때에는 무거웠던 발걸음이 한 발 가벼워진 것처럼 느껴졌다.

 

참 이상했다.
 

감정의 찌꺼기를 모두 눈물로 쏟아냈기 때문인지 아니면 손에 꼭 쥐고 있는 손수건때문인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그냥 단지 내일이 어서 오기를 어느 때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다음날 손수건을 돌려주어야한다는 생각을 하며 공원길로 발걸음을 했다. 평소와는 다르게 그 길을 걷는데 설레이는 마음에 자꾸만 긴장을 하면서도 이상하리만치 걸음이 빨라졌다. 누군가가 자꾸만 마음을 간질이는 것 같았다.


 

벤치에 누군가가 있는지 살피자 백금발. 그 사람이 벤치에 앉아있는게 보였다


 

갑자기 그 사람을 인식하게 되자 벤치로 가는 길이 더더욱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한 발.한 발. 가까워질수록 긴장감에 간신히 유지하고 있던 내 마음의 평형이 쨍하고 깨질것만 같았다.


 

벤치에 다 다를 때쯤, 그 사람이 고개를 들어서 나를 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이번에 나는 서둘러 공원을 빠져나가는 대신 손수건을 건넸다.

 

 

" 어제는 감사했습니다 "

 

 

이 한마디를 하는것도 떨지 않으려고 얼마나 몸에 긴장을 했는지 모른다 손이 바들바들 떨릴까봐 손에도 몸에도 마음에도 긴장의 끈이 나를 팽팽히 조이고 있는 것만 같았다.

 


 

" 바쁜거 아니면 여기 앉아봐 "

 

 
 

그 사람은 손수건을 건네받으면서 턱 끝으로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왠지 목소리도 좋은 것만 같았다.
 

내가 자리에 앉자 그 사람이 물어왔다

 

 


 

" 어제는 왜 울었어?"

" 그게.. 음,  그러니까... 시험을 잘 못.... 봐서 속상해서요 "

 

 


우물쭈물거리며 대답하는 나를 보고도 답답해하는 기색없이 나의 말이 끝나기를 담담한 표정으로 기다려주더니 내 얘기를 듣자 아. 하며 이해하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 원래 소리없이 울어? "

" 아.. 네 "

" 왜? "

" 습관이 되서요 "

 

 


 

내 대답을 듣던 남자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다시 나에게 물어왔다

 

 


 

" 너 몇살인데? "

" 19살이요 "

 

 


 

잠시 심각한 표정을 짓는 듯한 남자의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하는 내 모습을 봤는지 입가에 슬쩍 미소를 띄운채로 남자가 정말 뜬금없는 질문을 해왔다

 

 


 

" 너 농구할 줄 알아? "

" 네? 아 수업시간에 배운 그 제자리에서 공 넣기 그거만 쪼금요. "

" 그래? "

" 네 "

 

 

그말을 끝으로 한동안 말없이 앉아있던 남자가 갑자기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무언가를 꺼내어 나에게 건네왔다. 초콜릿이었다. 갑작스럽게 건네받은 초콜릿에 얼떨떨한 기분이 들었다.

 

 


 

" 이걸 저한테 왜 "

" 어제 울어서 우울한 거 같길래. 그거 먹고 좀 나아지라고. "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난 남자가 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물어왔다.

 


 

" 내일도 올꺼지? 여기 "

 


 

당연한 걸 다시 확인해보는 것처럼 묻는 남자의 말에 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방탄소년단/민윤기] 초콜릿의 위로 | 인스티즈

 

 

" 그래 그럼 내일보자 "

 

 

내 대답을 듣자 얼굴에 미소를 지은 남자가 손으로 휘휘 인사를 건네고는 자리를 떠났다.

웃는게 꼭 저의 머리와 그만큼 하얀 피부처럼 해맑다고 .. 예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일보자. 내일보자... 평범한 그 말이 자꾸만 자꾸만 생각났다. 이유는 모르지만 그 말을 떠올리면 자꾸만 웃음이 나오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었다. 그 말도, 그리고 그 남자도.. 계속계속 자꾸만 떠올랐다.

 

 


 

그 날 저녁 독서실에서 먹은 초콜릿은 지금까지 먹었던 어떤 초콜릿보다도 달게 느껴졌다 너무 달아서 마음까지 달달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어서 다음날이 오기를 밤 새 괜스래 설레오는 마음에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쓰며 잠을 청했던 것 같다.

 

 

 

 

 


 


 

========================================================

 

 

 

 

오늘은 아침에 병원갔다가 학교가고 시험날인데 ㅠㅠ

그래도 늦지는 않았는데

아무튼 결코 잘보지 않은 시험점수에 우울한 기분이 들어서 치료받고 싶은 마음을

가득가득 담아 진짜 아무 생각없이 갑자기 지른 글이네요

정식연재글은 쓰지도 않으면서 아무글이나 막 써 ㅠㅠ

 

이 글의 그 남자 누군지 다 아시겠죠? 아 참 제목에 썻지 ㅋㅋㅋㅋㅋ

+) 제목에 쓴 김에 생각에도 없던 짤도 추가했어요 ㅋㅋ

 

생각없이 쓴 글이라서 이렇게 마칠지 아니면 더 연결을 할지

아무 생각이 없어요 진짜 ㅋㅋㅋ

 

저희 집 옆에도 작은 호수 공원있는데 제가 거기 가는거 되게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그 생각나서 써봤습니다. 물론 저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ㅠㅠ

 

어쨋든 항상 글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드립니다.

댓글까지 달아주시는 분들은 사랑하구요 진짜!!!!!!!!!

 그럼 안녕히 이따가 본 편 글로 돌아올 수도 아닐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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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lunatic 입니다!! 단편인가요?? 정식연재 하셔도 좋을 꺼 같아요!! 뭔가 힐링물이 될 꺼 같은 느낌이랄까요!! 힘들때 저렇게 위로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엄청난 힘이 되죠!! 그게 윤기라면 더욱 그러할꺼 같아욯ㅎㅎ 좋은 글 감사해요♥
7년 전
세라비
늘 응원 감사합니다♥ 뭔가 힐링하고 싶어서 쓴 글이긴 한데 아마 쓴다고 해도 단편이 되지 않을까싶네요
빨리 그.앞.봄을 써야되는데 현생에 치여 달달한 글이 써지지 않아서 ㅠ
어쨌든 최대한 빠른시일에 돌아올께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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