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도경수의 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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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가 깨어났다.
의사의 말을 듣자마자 달려가서 얼른 도경수를 보고싶고 안아주고 싶었지만,
의사의 말론 아직 안정이 필요하단다. 그게 무슨 말이냐며 의사에게 따졌지만
의사는 그저 지금은 안 됩니다. 안 돼 이 말만 계속 할 뿐이었다.
도경수 ver.
하얗다. 새하얗다 눈을 떴는데 아무것도 없었고 그저 내 팔에 잠긴 링겔 하나와 식탁 하나. 이게 전부였다
무서웠다. 내가 일어났을 때 아무도 없는 이 기분 그저 내겐 무의미했다.
도대체 왜 살았더라. 기억도 안 나고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었다.
머리만 아파오고 모든 기억은 생생했다. 그 덕분에 몸이 덜덜 떨리고 링겔도 빼버렸다지.
피가 나는 손목을 부여잡고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천천히 한 걸음씩 옮기며 창문을 열었을 땐 참새가 짹짹거리는 그런 맑은 날이었다.
" 도경수 씨."
의사가 어느새 들어와서는 내 이름을 불렀고 나는 뒤를 돌아 의사를 확인하곤
다행이다 생각하며 침대에 다시 앉았다.
" 도경수 씨 지금 느낌이 어때요."
"... 그냥. 왜 살았나 싶기도 하고."
정말 그랬다. 이렇게 밝아도 내 미래는, 과거는 어두컴컴하기만 한데. 이렇게 말하는 시간도 하나같이 부질없었다.
도경수씨는 지금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에요. 여차하면 어떻게 할지 모르는 그런 상태.
의사가 하는 말은 딱 내 마음이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 상황에 나는 어찌해야할까.
눈을 껌벅이며 의사의 얼굴만 쳐다봤고 의사는 나를 보다가 진단표를 훑더니 내게 다시 말했다.
" 상태는 이제 양호해요. 지금 퇴원하셔도 괜찮지만 정신과 치료를 추천합니다."
쓴 웃음이 지어졌다. 인기 많던 남아이돌이 정신과 치료라니.
얼마나 내가 위험하고 심각한지 알려주는 말이었다.
물론, 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되는 건 아니지만 그저 ...
뒷말은 들리지 않았다. 머리만 지끈거렸고 혹여나 그들이 올까 두려워 의사의 말을 끊고는 말했다.
" 밖에 누구 있나요."
" 아, 어떤 남자분들이 앉아있던데."
그들일것이다. 그들이다 그들의 생각만해도 땀이 났고 불안한 증세가 나타났다.
의사도 그걸 알아봤는지 내게 넌지시 말했다.
" 오는 걸 원하시지 않으면 제가 말해드리겠습니다."
나도 고개를 끄덕였고 의사는 웃으며 저녁에 다시 오겠노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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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를 기다리다 지친 우리는 저 문이 열리기만 간절히 기도했다.
그러기만 10시간 째 더이상은 안 되겠는지 루한이 일어났고 우리가 부르기도 전에
루한은 그 문을 열어재꼈다.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고 우리도 말릴 여력은 되지 못해
루한을 따라 그 문 안으로 들어갔다.
도경수가. 경수가 앉아있었다
침대에 기대서는 밖을 바라보는 그 경수의 몸은 불쌍하리만치 말라있었다.
누군가 온지 눈치챘는지 우리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그 눈동자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서늘했다.
" 나가."
도경수는 우리에게 시선을 돌리며 말했고 우리는 어버버거리다 경수를 조심히 불렀다.
준면이 경수야 괜찮냐. 라며 자상하게 물어왔지만 경수의 반응은 냉담했다.
도경수는 아까부터 손톱을 물어뜯었고 손을 조물조물 움직이다 이내 우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 나가라고 제발."
우리는 나갈 수 없었다. 그저 도경수의 그 위태한 모습을 얼른 없애주고 싶었고 다시 다가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죄가 너무 많았다.
도경수는 나가. 안 나가? 몇 번이나 우리를 보고 소리쳤지만
우리는 그 상태로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이내 백현이 말했다.
" 미안해 경수야. 우리가 정말 .. 잘못했다."
경수는 백현을 보고 코웃음을 치더니 침대 아래로 내려왔다.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깝게도 여렸고 우리는 혹여나 쓰러질까 손만 폈다 쥐었다를 반복했다.
도경수는 창문 쪽으로 다가가더니 식탁에 기대 앉았다.
" 잘못 없어."
"..."
" 잘못 없다고 너네가 무슨 잘못이야."
" 경수야."
" 엑소고 뭐고 다 나갈거야. 내 잘못이다. 들어간 내 잘못."
" 도경수."
" 나가줄게. 쓰레기같은 걸레는 나가준다고."
도경수는 심히 안쓰러웠다. 우리는 그런 경수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도경수는 지쳤는지 한숨만 쉬더니 우리를 보고 낮게 말했다.
" 그러니까 제발 ..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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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슬슬 역관광이 드러납니다 !
다음 편도 기대해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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