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re you? E
(부제 : 어떻게 말할까)
(다니엘의 이야기)
남들과 조금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내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아주 어렸을 땐 큰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와 대학교수였던 어머니 덕분에 꽤 부유한 삶을 살았었다. 남들이 보기엔 화목하고 늘 사랑이 넘치는 집안이었지만 난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았고 단 하루도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고. 역시 겉만 번지르르한 건 금방 들통 나기 마련이었다. 아버지의 외도가 외부에 알려지게 되면서 내가 일곱 살이 됐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혼하시게 됐다. 어머니가 날 버리고 도망갔다고 하는 게 더 맞는 말인가.
그리고 내가 여덟 살이 되던 해 내 아버지라는 사람은 날 무작정 미국으로 보내버렸다. 영어는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하던 그 때의 나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잠을 줄여가며 공부를 해댔고 덕분에 열여덟이 됐을 때 대학과정까지 마치게 됐다. 긴 외국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나에게 아버지가 던지신 말은 독한 놈, 딱 그 말 뿐이었다. 뭐 큰 기대를 했던 건 아니었다. 그냥 조금, 아주 조금 슬펐던 것도 같다.
그리고 그런 내가 남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살기시작한 건 그 무렵이었다.
누군가에게 크게 상처를 받거나 어떤 일에 충격을 받을 때마다 스스로 그 충격을 방어하기 위해 새로운 인격체를 만들어낸다고 하면 이해하기 쉬우려나.
아버지는 하루하루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셨고 또 뭐가 있었더라. 아, 평생을 함께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버림도 받아봤고. 나랑 가장 친했던 형이랑 바람이 났었던가. 아무튼 너무 많은 충격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면서 나에겐 나를 제외한 3개의 인격이 생겨났었다. 다른 인격들이 나타나면 기억이 사라지는 거 말고는 딱히 나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생겨난 인격들이 아니었고 오히려 덕을 본 게 많았으면 많았다. 심지어 내게 밀려들어왔던 상처들이 아물어질 때마다 하나씩 사라지기까지 했었다. 아버지와 연을 끊었을 때 하나, 사람을 믿는 게 너무 힘들어진 나에게 손을 내밀어준 진짜 친구가 생겼을 때 하나.
그런데 마지막 한 녀석을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날 치료해주는 의사 겸 친구인 재환이가 알려준 정보에 의하면 '너랑은 정반대던데? 잔정도 많고 다정다감하고 여자들이 좋아할 스타일이야. 일하는 거 아니면 매사에 무관심한 너에 비하면 걔가 훨씬 낫지.' ............그런 녀석이랬다. 그리고 이 녀석은 평소엔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유난히 많이 나타날 때가 있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생길 것 같을 때.
아마 그 때 처음으로 기억이 많이 사라지던 걸 느꼈던 거 같다. 아버지와 연이 끊어지기 전 내 의사와는 상관없는 소개팅자리가 있었는데 내가 많이 사랑했던 여자를 닮았어서 그랬는지 머리로는 싫다고 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갔었던 것 같다. 물론 잘되진 않았지만. 근데 그게 그 녀석이 느끼기엔 내가 상대방을 좋아하는 것 같았는지 자주 나타났었다. 재환이한테 사정사정해서 좋아하는 거 아니니까 제발 나오지 말아달라고 말 좀 전해 달라 부탁도 했었다.
그래서 한동안 잠잠했었는데 다시 조금씩 기억이 날아가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김여주씨 때문에.
처음보자마자 들었던 생각은 예쁘네, 딱 그 정도였다. 심지어 입사한 지 5일밖에 되지 않은 그 여자한테 화도 냈었고, 야근도 매일 시키고, 보고서도 맨날 퇴짜놓고. 진짜 답답하게 굴어서 짜증이 난 것도 있었는데 나는 그렇게 어려워하고 내가 이름만 불러도 깜짝깜짝 놀라면서 다른 팀원들하고는 잘 지내는 모습에 괜히 심술이 난 게 조금 더 컸었다.
특히 이대휘. 걔가 자꾸 누나라고 부르면서 치댈 때마다 속 뒤집혀서 죽을 뻔했다. 물론 입사동기니까 많이 친한 게 당연한 건데도 짜증이 나는 걸 어떡해.
지금 생각하니 김여주씨한테 많이 미안하긴 하네.
이걸 나조차도 느꼈는데 그 녀석이 못 느꼈을리가 없지. 밤만 되면 기억이 자꾸 날아가서 아침이 되면 재환이한테 나 별일 없었냐고 전화하는 게 일상이 됐을 때쯤, 일이 터졌다. 분명 전 날 회사에 두고 왔던 핸드폰이 아침에 보니 가방 안에 들어있던 거다. 일단 출근부터 하고 생각해야겠다고 그냥 넘어갔으면 안됐었다.
"아니, 어젯밤에 오셔서 오늘 마무리 하라고..."
내가 이 소리 듣고 얼마나 당황했는지 진짜 아무도 모를 거다. 28년 인생 살면서 제일 많이 당황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재환이한테 전화를 걸어 이 얘기를 전해줬더니 한다는 소리가 알고 있다는 거였다.
"근데 왜 말을 안했는데."
-"괜히 내가 먼저 말할 필요는 없으니까."
"야. 적어도 내가 딴소리하게는 만들지 말아야지."
-"걘 지 나름대로 널 열심히 돕는 중이니까 너무 화는 내지 말고."
"뭐?"
-"이 얘기는 나중에 하고 나 바빠, 끊는다."
지금까지 저게 무슨 소린지 모를 줄 알았으면 전화를 그냥 끊지 않았을 텐데. 그렇게 재환이의 말은 무슨 소린지 알아낼 겨를도 없이 바쁜 일상은 계속됐고 그 와중에도 김여주씨에 대한 내 관심 역시 계속되는 중이었다.
**
오늘은 꼭 물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이런 사람이어도 이해해줄 수 있겠냐고. 만약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대답을 듣더라도 꼭 물어보고 싶었다. 이 사람이라면 김여주라면 날 이해해주지 않을까, 하는 그냥 막연한 믿음이었다. 그래서 굳이 약속을 잡았고 함께 퇴근을 했고 카페에 들어와서 자꾸 귀엽게 구는 모습을 본 것도 분명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의 일이 또 기억나질 않는다.
-
아니, 여러분들.....
힌트를 눈치채지 못하셨다니요ㅠㅠㅠㅠㅠㅠㅠ
'내가 강다니엘이지만 또 강다니엘이 아니기도 하다면.'
이렇게!!!!!!!!!! 대놓고!!!!!!!!!!! 말했는데!!!!!!!!!!!
우엥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하여 이렇게 다니엘 시점 이야기를 들고왔답니다.
여기 또 반전을 하나 심어놨네요!
고백은 다니엘이 한 것이 아닙니다!!!!!!
우하하하하핳하하ㅏㅏㅏㅏㅏ
계속 이렇게 떡밥 만들어내는데 이거 어떻게 처리할 지 아직 생각안함....하핫
모르겠어요 이거 금방 완결내려고 했는데 자꾸 길어지려고 해요....
다음편엔 저 떡밥 처리할겁니다. 할 수 있겠죠.......?
오늘도 읽어주셔서 느므 감사해여'-'
여러분들 댓글 보면 힘도 많이 나고 기분도 너무너무 좋아요!
완결까지 함께 쭉쭉 달려요!!!
모두들 굿밤!'-'
암호닉(신청은 가장 최근화에 부탁드려요'-') |
숮어 / 다니엘부인 / 일오 / 비타오녤 / 유자청 / 녤내희망 / 우쥐녕 / 0226 / 대니캉 / 김까닥 / 재뀨 / 수거함 / 꽁뚠 / 브로콜리 / 지훈마크 / 리무버 / 초코뀨 / ■계란말이■ / 녤라판타지아 / 뀨쮸 / 쿠마몬 / 갤3 / 녜리 / 삐삐걸즈 / 잰 / 달빛 / 자몽몽 / 곰지 / 99 / 짹짹 / 루이비 / 애정 / 뽀쪼쪼뽀 / 입틀막 / 깡구 / 다녤맘 / 다녤잉 / 사과 / 징징이 / 탱구 / daydream / 블라썸 / 숙자 / 배꽃 / 뚜기 / 나침반 / 참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