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주토피아
"30분뒤 미팅 있으십니다."
"알고있어"
"빨리 준비하시지 않으시면,"
"알고있다니까"
"아니, 제가 곤란하다니까요..."
나만 속타지 지금. 내가 한숨을 내쉬며 그를 재촉했다. 이번 미팅이 꽤 중요하다는걸 아는 나는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고있는, 그를 보며 속이 타들어갔다. 내가 여러번 재촉을 하자, 그제서야 그가 일어났다. 내가 옷걸이에 걸린 자켓을 가져와 건네자, 익숙하게 받아 입으며, 손목 위의 시계를 한번 보곤 그제서야 주차장으로 향했다. 내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그를 뒤따랐다.
"오지말고 있어"
"에이, 보스 그래도, 제가 비서인데.."
"오지말라면 오지마. 좀 늦을수도 있으니까. 퇴근하고 집에 가있어"
"....위험하신건 아니죠...?"
그가 그렇게 말하는건, 오늘은 평범한 미팅이 아닌가보다. 저렇게 말하는걸 보니. 내가 그의 눈치를 보며 위험하지 않냐고 묻자, 입가에 미소를 조금 띄우고느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말, 위험한거면서. 내가 그말을 속으로 삼키고 조심히 다녀오라는 말만 내뱉었다. 다쳐오면 속상할것같아서.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알겠어. 오늘 늦게올수도 있으니까 기다리지 말고 자고있어. 태형이랑 집 같이가."
"네, 알겠습니다"
그말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 시야에서 사라진 그를 확인하고는, 퇴근할 준비를 했다. 오늘 진짜 한거 없네 그러고 보니까. 출근해서 서류 정리하고...보스랑 점심 먹고...조금 낮잠 잤다가, 회의에 쓸 서류 복사하고.. 다른 직원들이 알면 욕하겠다 라는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회사에서 나왔다.
**
태형과 저녁을 같이 하고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나서, 아까 조금 남았던 작업을 하고있는데 문득 시계를 보니 벌써 11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이제 올때가 되었을꺼같은데. 내가 노트북을 덮어 책상에 놓아두고나서, 씻고 나오자 벌써 12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언제쯤 오려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깜빡 잠이 들었나보다. 그리고, 오늘도 지독한 악몽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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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했어요,, 잘못, 아악"
"너때문에, 니 에미도 도망가고, 니 동생도 뒤졌잖아"
"야 어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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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부탁이에요. 저 좀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
"제발..."
"내가 너 구해주면,"
"넌 나한테 뭐해줄껀데?"
"뭐든...뭐든 할께요. 그니까...살려주세요.."
"뭐든...하겠다?"
내말에 그는 입꼬리를 당겨 옅은 웃음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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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내가 숨을 들이키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다신 생각하고싶지않은 꿈이였는데, 내가 숨을 몰아쉬며 식은땀을 닦고있는데, 드레스룸에서 나온 그가 깼냐며 내 쪽으로 가까이 왔다. 그의 얼굴을 보자, 안심이 되는건 왜일까.
"깼어?"
"...언제 오셨어요?"
"얼마 안됐어, 더 자고있어"
내가 고개를 내저으며 숨을 내쉬었다. 요즘 스트레스 받는거 없는데. 왜 꿈을 꿔도 이런꿈을 꾸지...내가 이마를 닦아내리자, 옷을 갈아입은 그가 침대에 걸터앉은채로 내 이마를 살짝 만졌다. 혹시나 내가 아픈것인줄 알았던것인지, 그러고는 열은 없다며 손을 내렸고, 내가 그에게 팔을 뻗어 그를 안았다. 조금씩 손이 떨리는 나를 눈치챘는지, 그가 익숙하게 내 등을 토닥였다.
"어디아파? 열은 없는데"
"별거 아니예요..."
"별거 아니긴, 늦었어. 자자"
"...저 꿈을 꿨어요."
"어떤꿈?"
"그때...보스랑 저 처음만났을때, 그때요.."
"잊어, 그땐. 그냥 과거일뿐이야. 지금하고는 상관없는"
꿈을 꿨다. 그 말 한마디로 내가 무슨 꿈을 꿨는지 대충 짐작한 그가 나를 안은채로, 손을 뻗어 무드등을 껐고, 방에는 낮게 가라앉은 그의 목소리만 들려왔다. 괜찮다고, 과거일뿐이라는 말만 해주는데도, 왜이리 안심이 되는건지. 내가 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그를 만나서 얼마나 다행일까. 그때 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도 그때와 같은 생활을 하고있었겠지?
"보스, 저는 보스 만난게 참 다행인거같아요"
"왜 그런생각을 했어?"
"그때 못만났더라면..솔직하게 말해서 지금 살아있었을지도 저는 잘 모르겠어요...그때,"
내가 말을 잇지 못하고, 그를 쳐다보자, 이내 나를 안은채로, 손으로 내 눈을 감겼다. 자자. 아무래도 아픈 기억을 꺼내려는 나를 배려한듯 싶었다. 그가 눈을 감았고, 나 또한 긴장이 풀리자 졸음이 몰려왔다. 눈을 감으려는데, 내 바로앞에 있는 그가 눈에 들어왔다. 나에게 자라고 하면서, 피곤했는지 먼저 잠이 들어있었다. 새삼 잘생겼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살짝 그의 뺨을 매만졌다. 그러다가 눈도, 코도 만지다가 입술로 넘어가는데 입술을 내가 살짝 건드리자, 그의 눈이 살짝 떠졌다.
"어...깨어..있으셨네요?"
"....##탄소야"
"죄송해요, 주무세요"
내가 깜짝 놀라 깨어 있었냐고 묻자, 잠에 취한건지, 살짝 풀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잡은 손목을 더 끌어당겼다. 왜인지 모를 부끄러움에 내가 그에 손목을 풀려고, 살짝 손목을 흔드는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가 입을 열었다.
"자꾸 그렇게 만질래?"
"안...만졌는데,"
"나 잠 못자게, 진짜"
"제가 언제..."
그렇게 말하며, 내가 했던것처럼, 그가 똑같이 내 뺨을 쓸어내리다가, 입술을 손가락으로 톡 하고 쳤다. 지금 분위기도, 그의 분위기도 아찔하기만 해서 내가 놀라 흠칫 물러나자, 입꼬리를 쓱 당겨 웃은 그가 나에게 다가왔고, 두 입술이 맞닿았다.
사담 |
늦게와서 죄송합니당...몸이 너무 안좋아서 병원도 가고 한다고 쓸 시간이 너무 부족했어요 죄송합니다... 저는 분명 퇴폐적이고 섹시한 석진이를 쓰려했는데, 왜 이런게 나왔을까요...?^^... 아마 이번편은 차기작 후보가 될 소재가 될것같네요. 중간에 나오는건 여주의 짧은 과거 회상장면입니다. 단편 안에 스토리를 막 집어넣으려니까 넘나 힘든것...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