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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새달 열하루 전체글 (정상)ll조회 724l 5





부제: 구남친과 행쇼하기


 W. 꽃놀이패




-

친절한 줄거리 요약


'살면서 지금까지 총 7번의 연애 경험을 가진 당신!'

'그 이후로 연애하자고 들이대는 사람이 없다고요?'

'썸 한 번을 못 타봤다고요?'

'저런.'

'그럼 새로운 남자를 찾을 게 아니라 지나간 남자를

다시 붙잡을 생각을 해야지 바보머저리야!'

'아, 실수. 관리자의 오류입니다♡'

'그럼 우리 다시, 구남친/구썸남과 행쇼해볼까요?'

'모든 것의 시작은 알코올이잖아요><'




-





"아 씨바. 야... 아니 내가 뭘 그렇게 잘못을 했다고 오빠가 날 저렇게... 요렇게...."


"네 얼굴이 잘못된 게 아닐까?"


"망할 기지배야."


"팩폭이었다면 아이 어폴로잦잊 유"




이자카야에서 나는 정말 열심히 하소연을 했어요.

석진 오빠에게 차인 이유를 모르는 건 정말이었으니까요.

비록 지금은 술주정 부린 구질구질함으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지만... 그런데, 친구는 어떻게 내가 석진 오빠한테 술 먹고 꼬장 부린 걸 알게 된 걸까요?




"야, 근데 너 어떻게 알았어?"


"뭐를."


"나 술 먹고 석진 오빠한테 진상 떤 거."


".. 과연 네가 오늘 새벽에 석진 선배한테만 전화 걸어서 추한 꼴을 보였을 것 같아?"


"......?"




저는 정말 무서웠어요.

이미 끝난 관계의 구남친과 구썸남들의 얼굴이 정말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거든요.

시발. 누구지. 어떤 새끼야.

아니지. 아니.. 어떤 구남친이야.

아 씨바 이렇게 생각하니까 나 카사노바 같잖아.




"동공 흔들리는 거 보니까 생각 안 나나보네. 야, 너 진짜 인생 망함. 경축."


"야.. 누군데...?


"호석이."


"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


"그러게. 나 진짜 미쳤구나. 아니, ....악!!"


"지우 언니가 엄청 웃더라. 나한테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화를 해서는 하는 말잌ㅋㅋ 야, 호석이가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전화를 받더라. 한 동안 잠잠하더니 또 한 잔 했나보네?"




저는 정말 죽고 싶단 말 밖에 할 수가 없었어요.

대체 나년은 무슨 생각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인생에 대한 고뇌와 성찰이 단번에 밀려와 현타로 다가오는 순간이었죠.




"지우 언니가 너랑 호석이 통화하는 거 녹음해놨어. 너 목청이 아주 쩌렁쩌렁해서 옆에 있던 언니까지 다 들렸다더라."


"그딴 거 보고 싶지 않아..."




하지만 진정한 우정은 친구의 절실함을 개무시하는 법.




'호서가....'


'여보세, ....누나?'


"서가아아..... 흡... 흐어엉....'


'울어요? 이 밤에 혼자 있는 건 아니죠? ..누나, 지금 어디에요? 무슨 일 있어요?'


'너 그거 아니... 난 맹장이 없어어....'


[방탄소년단] 잎새달 열하루 프로젝트 3ROUND 2nd 'BTS 연애 시뮬레이션' | 인스티즈



'네?'


'나는 맹장이 업서... 나는 맹장이 없서.... 그래서... 아픔을 느낄리 업서....'


'누나, 잠깐만요.'


'매일 혼잣말을 해.. 내게 주문을 걸어... 그래도... 자꾸 맹장이 없는 거어어얼...~!!...'


'.....누나.'


'아프다고 말하면~! 정말 아플 것 같아서,,~!~!! 슬프다고 말하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어~!!,, 그냥 웃지히,, 그냥 웃지... 그냥 웃지... 그런데 사람드을히 왜 후우냐고 무우러~!!! 이렇게 웃는데헤...'


'오늘 술 너무 많이 마셨다. 술 그렇게 많이 마시지 마요, 위험하니까.'


'흐으어어엉....'


'누나, 혼자 있는 건 아니죠? 이것만 듣고 끊을게요.'


'혼자 있는데에에....'


'....어디에요 거기가?'




녹음본은 처참했고 제 멘탈도 너덜해졌습니다.

안 봐도 뻔한 뒷내용. 결말. 새드엔딩.




"ㅋㅋㅋㅋㅋㅋㅋ너 그래서 호석이 등에 업혀서 집에 들어감."


"나 명치 한 대만 때려줘. 바로 기절할 수 있을 정도로만.."


"애가 얼마나 놀랐을까, 아니 땐 밤중에 고딩때 사귄 누나가 술 먹고 전화해서ㅋㅋㅋㅋㅋ 아니 미친아 도대체 맹장 수술한 얘기를 해도 꼭 그렇게 해야 했냐곸ㅋㅋㅋㅋㅋ"


"으으으....난 왜 사는 걸까..."


"뭐긴 뭐야. 구질구질하게 구남친한테 연락하려고 살지."


"닥쳐 오봉자."


"내가 오봉자라고 부르지 말랬지."


"봉자봉자봉자 아 봉자봉자봉자... 붐바스틱?"


[방탄소년단] 잎새달 열하루 프로젝트 3ROUND 2nd 'BTS 연애 시뮬레이션' | 인스티즈



"의식의 흐름 나오는 거 보니까 취기 올라오네 슬슬."


"박지민.....? 디미니....? 작고 소듕한 디밍....?"


"아, 오늘의 구질구질이다. 영상 찍어야지."




너덜해진 멘탈을 채워줄 수 있는 건 오로지 알코올 하나 뿐.

주량이 약한 편은 아니지만 매일 달리다가 매일 죽는 나라서 이번에도 안주 없이 들이키다 한 방에 훅 갔습니다. 이거 정말 안 좋은 습관인데 고칠 수가 없네요. 아, 그래서 내가 구질구질하게 사는 구나.


호석은 제 인생 첫 연애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열여덟, 한창 로맨스에 푹 빠져 있을 소녀 나이에 같은 학교 신입생으로 들어왔던 호석은 입학식 전날 우리집 옆으로 이사를 온 아이였고, 떡을 돌리러 온 호석과 다음날 학교에서 또 마주치면서 어색한 인사와 함께 서로 통성명을 했었죠. 아직 길이 익숙하지 않은 호석에게 가는 길이 같으니 하교를 같이 하자 제안한 것은 그저 호의였고 다음날 아침의 등교도 함께, 그 후로 계속 등하굣길에 호석이 함께한 것은 뜻밖의 일이었습니다.


먼저 찾아온 건 그 아이였는데,

먼저 다가간 것도. 먼저 고백을 한 것도 나였죠.


1년 정도, 정말 예쁘다하고 들을 법하게 사랑스러운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는 건 그 아이가 먼저였습니다. 열아홉이 된 저에게 이제 누나 공부해야 한다고, 자기는 나에게 방해가 되고 싶지 않다면서 헤어지자고 한 것이었죠. 나중에 다시 연애를 하자던 호석은 그때에는 내가 먼저 누나에게 고백할게, 하고 말했지만 그 뒤로 자기가 스무살이 되어서도, 어쩌다 마주치는 옆집 이웃사이로도 나에게 말 한 번. 연락 한 번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 구남친의 시작이네요. 구남친으로 술 먹게 한 이유고요. 정말 좋은 아이지만 나쁜 친구에요. 물론 술 먹고 주정 부리는 걸 합리화 하는 건 아니고...




"가슴이 아파 작고 소둥한 지미니를 불러줘..."


"야 여깈ㅋㅋㅋㅋㅋㅋ"




친구는 친히 지민에게 전화를 걸어 자기 휴대폰을 제 귀에 대어주는 친절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통화는 녹음되는 중이었죠. 망할 우정..




"여보세요."


"응 내가 여보긴 한데 좀 옛날 여보에여...."


"....혜진아?"




분명 유혜진이라는 이름을 보고 받았을 지민은 굉장히 놀란 목소리였어요. 익숙하면서도 잊고 싶은 목소리와 말투를 들어서 그런 걸까요.




"지미나.... 그날 나의 똥방구는 정말 내 고의가 아니었어어..."


"아, 미친. 너 빵귀 껴서 헤어진 루머 참트루였냐...?"


"닥쳐 나 지금 오해 풀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민과 헤어진 계기는 정말 사소하고도 특별했어요.


대학에 막 입학 했을 당시, 동기들끼리 만든 단톡방에서 처음엔 술을 잘 못 마신다며 내숭을 좀 떨었더니 그러다 만들어진 동기들 간의 술자리에서 제 옆자리에 앉았던 지민이 그걸 기억하고 흑기사를 해주었거든요. 게임을 하다 받은 벌칙주니 뭐니 이래저래 쏟아지는 술잔들을 모두 가져가 마시는 지민으로 인해 동기들은 환호 또는 야유를 하며 분위기를 몰아갔고, 다들 약간의 취기가 오른 상황에서 여론몰이는 정말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민과 저는 그 분위기에 취해, 술자리가 파하고 집으로 데려다주던 지민과 그 뒤로 일주일간 썸을 탔고 연애를 시작했었죠. 두근두근한 새내기 연애였습니다. 나름 알콩달콩했는데, 2달 만에 헤어졌어요.


방귀 때문입니다.




"그날 속이 안 좋아서어허... 소리 없이 가스방구를 뀌려고 했는데.... 소리방구랑 가스방구가 같이 나와서어어....."


"전화 끊을게."


"끊지마 똥꼬야!!!!"


"....."


"내 얘기 다 듣고 끊어!!!"


"그래. ..듣고 있어."


"옆자리에 앉았던 네가 나를 쳐다보는데.... 아닌 척 하려고 했는데에.... 냄새가 나서....."


[방탄소년단] 잎새달 열하루 프로젝트 3ROUND 2nd 'BTS 연애 시뮬레이션' | 인스티즈





그날따라 속이 안 좋았던 저는 강의실에서 소리 없는 방귀를 뀌려고 했고, 괄약근 컨트롤에 실패해 소리방귀를 뀌었죠. 평소 털털했던 동기가 바로 앞자리에 있기에 다른 사람들은 그 동기라고 생각했지만 범인은 바로 나.



[방탄소년단] 잎새달 열하루 프로젝트 3ROUND 2nd 'BTS 연애 시뮬레이션' | 인스티즈



뿌악 소리와 함께 지민은 바로 옆에 앉아있는 나를 보았고, 시치미를 떼었지만 구리구리한 똥구린내가 올라와서 결국 들켰습니다. 앞이 아닌 옆에서 나는 구린내. 주인공 나야 나....♡ 그래서 헤어졌습니다. 망할 괄약근 새끼. 그때 지민이 저에게 헤어지자며 했던 말은 아직도 생생해요. '우린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흔하고 뻔한 말이지만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널 더 사랑해주는, 네 모든 걸 아껴주는 사람 만나길 바랄게. 미안.' 그리고 지민은 갑자기 입대를 했습니다. 지금은 제대를 했지만 전과를 한 상태죠.


무용학과 동기였던 지민이 기계공학과로 가자 다들 놀라워하는 반응이었는데, CC 하지 않아 다행이었달지... 뭐랄지...




"나 피하지 마...ㅠㅠㅠ"


".. 미안하지만 정말 끊을게. 술 많이 마시지 말고 일찍 들어가. 혜진이한테 데려다 달라고 하고. 절대 혼자 가지 마, 도착하면..."


"도착하며어어언....."


"아냐, 아무것도."




그리고 정말 끊긴 통화. 같이 끊긴 내 필름.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친구의 부축으로 기어들어온 내 집이었습니다. 더 이상 연락처의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구질거리는 진상짓을 하는 일이 없도록 휴대폰도 친구가 집안 어딘가에 숨겨놓고 간 뒤였죠.




"아 머리 깨질 것 같아..."




그리고 다음날 아침.




"시발."


[방탄소년단] 잎새달 열하루 프로젝트 3ROUND 2nd 'BTS 연애 시뮬레이션' | 인스티즈





알람이 울리지 않아 1교시 자체휴강.




"망할 유혜진.... 오봉자....."




한참 동안 찾아헤맨 휴대폰은 속옷들을 넣어두는 서랍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온갖 속옷들을 다 헤집다보니 내가 산 게 맞나 싶은 게 하나 나오더라고요. 레오파드 무늬 스카프. 속옷 서랍에서 왜 스카프가 나오는진 모르겠다만 일단 무늬가 굉장히 화려해서... 화려?




"해장이나 해야지..."




쓰린 속과 깨질 것 같은 머리를 이끌고 편의점에 가서 수입맥주 네 캔에 만원이라는 문구를 보며 캔맥주들과 컵라면을 하나 사왔습니다.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는 동안 스카프를 유심히 살펴보았죠. 패션 센스가 굉장히 화려하면서도 내 생애 가장 영앤핸섬의 표본이었던 구남친이 하나 떠오르네요. 아, 남친이 아니고 유일한 썸남.




"아, 생각났다. 김태형!"




제가 22살, 정확히 군대 갔던 지민이 제대하고 복학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의 저는 착실히 학교에 다닌 덕에 3학년, 즉 사망년을 일년 앞둔 헌내기였죠. 교양 수업에서 팀플을 같이 하던 후배의 집에 가서 다 같이 회의도 하고 이것저것 과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그 후배의 여동생과 친해지게 되었는데 그 여동생이 착한 언니가 우리 첫째 쓰레기 좀 수거해달라며 자기 큰오빠를 소개해주었죠.


그게 제 세번째 연애 상대인 김태형이었습니다.


열아홉 풋풋한 그 나이에겐 그 얼굴이 먹히지 않는건지, 아니면 친오빠라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그 미모를 수거해달라고 하니 감사하다며 넙죽 받을 수 밖에요. 후에 들은 거지만 그 후배의 여동생이 저와 친해지고 싶어했던 이유는 과제를 하면서 옆자리에 앉은 자기 오빠를 찰지게 디스하는 것을 보고 존경심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와 동시에 사이가 좋지 않은 큰오빠도 언니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네요.


태형은 다른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이었습니다. 과는 농업기술학과. 장래희망이 농부하며 눈을 반짝이던 첫만남을 저는 잊지 못할 겁니다. 분명히. 앞으로도. 어쨌거나 저쨌거나 학교 간 거리도 꽤 있는 편이고 같이 술 마신 적이 없으니 일코도 나름 성공적으로 해냈지만 복병은 따로 있었죠.




'누나, 종규가 누나 얘기해줬는데.'


'.....뭐라고 했는데..?'


'내 앞에서는 한 살 많은 거 가지고 어른인 것처럼 행동하는데 사실은 되게 어린애 같다고.'




제 후배이자 태형의 동생이었습니다.


종규가 언젠가는 술 먹으면 개가 되는 저의 진실된 모습을 태형에게 말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발적으로 썸 브레이크를 걸었죠. 정말 무섭고도 아찔한 순간,




"....에이씨. 라면이나 먹자."


[방탄소년단] 잎새달 열하루 프로젝트 3ROUND 2nd 'BTS 연애 시뮬레이션' | 인스티즈





컵라면을 뜯어 안에 물을 붓고 맥주를 하나 따서 한 모금 넘기니 시원하게 넘어가네요. 아, 좋다. 이 맛에 술 먹지. 그러고 주정 부리고. 후회하고. 그러다 내 인생도 말아먹고 끝나겠지. 좋아 좋아.


그리고 정확히 30분이 지났습니다.




"민재야.... 교수님 오늘 출첵하셨니..."


"....누나?"


"......으에?"




문득 밀려온 죄책감에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출첵 여부를 물어보는데, 생각해보니 종규와 유독 친하던 남후배였습니다. 종규와 친하다는 것인즉 태형과도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느 사이라는 것이었죠. 아 씨바. 되짚어보니까 유민재 이새끼 김씨네 집안 형제들이랑 동네 친구랬지. 아... 인생... 김태형 목소리 겁나 좋아... 이게 아닌데!




"누나! 누나 맞죠?"


"아닌데요. 전화 잘못 거셨습니다."


"이거 누나가 먼저 걸었잖아요! 누나, 나 진짜 궁금한 거 많았는데,"




마음이 약해졌지만 매정하게 전화를 끊은 나. 오늘의 흑역사는 다행스럽게도 막은 것 같아 다행이에요.




'010-1995-1230'

'누나 번호 저장했어요'

'누나도 내 번호 저장해요'

'꼭!'

'저녁에 다시 전화 걸게요'




"시벌탱."




저녁에 전화를 걸면 제가 개 되어 있습니다만 구썸남님은 아직 그걸 모르시는구나.




"혜진아, 나 왔..."


"어야 오늘 자체휴강한 낭자 아니여?"


"김필규 이 새끼는 왜 껴 있고 지랄이야...?"


"입이 왜 이렇게 험해? 뭔일 있음?"


"아니 나 오늘 개짓하면 좀 막아달라고."


"데일리흑역사가 어디 가겠냐? 그냥 니 팔자려니 하고 살아. 그럼 편해."


"니가 그러고도 친구냐!"




저녁에 마련된 소소한 술자리. 아, 왜 맨날 술을 마시냐고요? 이게 제 일상이거든요. 구남친이 일곱명이잖아요? 일월화수목금토 주정 부릴 구남친이 매일매일 있단 소리입니다. 정말 개같은 상황인데 음주가무 너무 내 취향이라 포기할 수 없어..




"여보세,"


"누나! 나 태형이에요!"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삐소리가 나면,"


"그거 그 음성 나오는 거 아닌데. 거짓말 못하는 버릇은 여전하네요."


"......."


"왜 나 피해요?"




데자뷰....?




"아냐, 나 너 피한 적 없어 태형아!"


"갑자기 휴학하고 번호 바꿔서 종규도 누나랑 연락 끊겼다고 하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데!"


".....너 혹시 술 마시고 있니...?"


"누나 때문에 속상해서요!"




뭐지 진짜 데자뷰...?




"너 거기 어디야?"




낮에 마신 맥주가 덜 깼나. 저는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친구들에겐 먼저 미안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태형이 있는 가게로 갔어요. 친구들의 반응은 뭐 네가 그럼 그렇지라며 이번에는 제발 멀쩡하게 마시고 오라며 아쉬움은 요만큼도 묻어나지 않았습니다. 택시를 타고 간 가게에서 태형은 반병도 못 마셔놓고 헤롱대고 있었어요.




"태형아?"


"어, 누나다!"


"....알코올 해독 못하는 간을 가졌니....?




주량 소주 세 병은 저로선 이해할 수 없는 소주 한 방울이 주량인 태형의 세계.




"일단 여기 앉아요."


"으응...."


"누나 왜 연락 안 했어요. 왜 말도 없이 사라지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나한테 속상한 거 있었어요? 내가 뭐 잘못했었어요? 아니면 종규가, ....진짜 보고 싶었는데 누나.."




태형이의 모습을 보니 석진 오빠에게 구질대던 내가 떠오르고 호석에게 업혀서 집에 기어들어간 내가 생각나고 지민에게 진상짓 떨던 내가 회상되네요. 그 사람들 심정이 이랬을 걸 생각하니 내가 왜 차였는지 이해가 가기도... 태형은 귀엽기라도 하지 나는 그게 아니잖아요?




"도레미파솔로시죠 누나."


".....어?"


"도로 한복판에서 헤어진 누나."


"태형아...?"


"레지던트 이블 보다가 팝콘 엎어서 차이는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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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여행 같이 갔는데 거기에서 다른 외국인한테 반해서 남자한테 배신받는 누나."


"너 나 저주하니....?"


"누나가 망했으면 좋겠어요."


"?!?!?!?!!?????"


"망해서 나한테 다시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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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태형은 쓰러졌습니다.




"......"




석진 오빠, 호석, 지민아 모두 미안.

나 이제 술 안 마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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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웃기면서도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ㅋ 똥방구...
6년 전
독자2
아진짜 ㄷㅇ웃겨죽을것같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남친과행쇼라며 !! 왜안행쇼져 ?!?!??ㅠㅠㅠ
6년 전
독자3
태형이랑 잘...되려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독자4
엌ㅋㅋㅋ브금부터 심상치 않더라니.. 여주는 데일리 흑역사 생성봇쯤 되는군요 (말잇못) 구남친들 아디오스.. 태형이랑 잘 됐으면 좋겠네요 허허 재밌어요ㅠㅠㅠㅠ
6년 전
독자5
아 브금이랑 찰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웋겨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독자6
ㅋㅋㅋㅋㅋ지민이랑 헤어진 이유가ㅋㅋㅋㅋ 아이고 배야ㅋㅋㅋㅋㅋ
6년 전
독자7
아니 선택지가 왜 이래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브금도 웃겨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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