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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김남길
돌이 전체글ll조회 809l 6
크리스는 꿈을 꾸고 있었다.

벌써 삼년도 더 지난 옛일이 꿈 속에서 다시 일어나고 있었다.

쓰러지는 어머니. 화를 내는 아버지. 고개를 숙인 자신. 멍이 든 얼굴의 레이. 그만두게 된 학교. 당황한 표정의 학생들. 사람들의 시선에 담긴 멸시.

그리고 달이 환한 밤의 기억. 도착한 공항의 풍경.

마지막으로 대사관에서 복잡한 서류를 하나씩 받으며 당황하는 모습.

크리스가 이 모든것을 위에서 내려볼때 누군가 애타게 크리스를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크리스는 깨어났다.

크리스, 크리스. 그리고 물방울. 아코, 물 떨어지네. 익숙한 목소리에 이끌려 잠으로 얼룩진 눈을 뜨자 레이는 눈 앞에 있었다.

뭐해?

그리고 콧잔등에 떨어지는 물방울에 크리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미안해요, 방금 씻어서. 머리가 안말랐네.

싱긋 웃는 모습에 퍼뜩 정신이 든 크리스는 아찔했다. 손을 뻗어 젖은 앞머리를 살짝 넘겨주자 손에 물이 축축하게 묻어나왔다. 그와 동시에 동그란 이마가 드러나며 레이가 샐쭉 웃었다.

빨리 일어나요. 해 뜨기 전에.

레이는 머리를 살짝 털며 크리스의 옆으로 내려갔다. 크리스가 살짝 고개를 돌리자 레이의 앞머리가 달라붙은것이 보였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앉은 크리스는 다시 앞머리로 손을 뻗었다.

머리 말리고 나가자.

불도 키지 않은 캄캄한 집 구석에서 작게 이따금 탁탁 하고 물기를 터는 소리가 들렸다. 수건이 푹 젖을 정도로 털었지만 여전히 머리는 축축했다. 검은 배경속에서 아무런 색이 보이지 않는 수건으로 레이의 뒷머리를 털었다.

이제 얼른 나가야 해요. 해 떠.

모자 쓰고가.

마치 허락을 기다리고 있었던듯 벌떡 일어난 레이는 미리 챙겨둔 옷을 빠르게 껴입었다. 크리스는 수건을 화장실에 가져다 놓은 뒤 어제 던져두었던 레이의 모자를 챙겼다. 뭐가 그리 급했는지 집에 들어오면서 모자를 거실에 휙 내던진 레이는 그대로 책상에 붙어있었다. 아마 일기를 썼던것 같았다. 크리스가 이제야 옷장으로 가는 사이에 레이는 벌써 현관앞에 도착해 있었다.

크리스, 빨리. 이십분밖에 안남았어요.

이십분이나 남은거겠지.

빨리, 빨리.

크리스가 옷장 문을 열며 말했다.

모자 썼어?

맞다. 모자 어딨지?

오래된 겉옷 하나를 꺼낸 크리스는 옷을 이리저리 돌리며 상태를 확인했다.

모자 어딨어요?

여기.

크리스는 어제 레이가 붙어있던 책상위에 놓인 모자를 바라보았다. 자꾸만 재촉하는 레이의 말에 크리스도 덩달아 행동이 빨라질것만 같았다. 옷을 입은 크리스는 레이의 모자를 챙겨 현관으로 나섰다.

내 모자.

잘 챙겨. 아무데나 던져놓지 말고.

알았어요.

야무지게 모자를 푹 눌러쓴 레이는 대충 삐져나온 앞머리를 매만지고 현관문을 열었다. 약간은 녹슨 문이 제법 큰소리로 소리를 냈다.

이크.

발소리를 죽인 레이가 천천히 계단을 올라갔다. 크리스가 실수로 '탁'하는 발소리를 내자 레이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검지를 입에 갔다댔다.

아무도 안깨. 걱정마.

그래도 쉿.

토끼가 달려가는듯이 총총총 계단을 올라간 레이는 잠긴 옥상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아직 어두운 하늘과 조금 멀리서 아침을 시작하는 불빛이 보였다.

깜깜하다..

레이가 중얼거렸다. 크리스는 처음 올라온 옥상을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어 그것을 미처 듣지 못했다. 크리스가 깔고 앉을 만한걸 찾으려 돌아다니자 레이는 곧바로 그 뒤를 졸졸 쫓았다.

왜.

너무 깜깜해요.

침묵은 곧 긍정이라고 크리스는 묵묵히 옥상을 탐색했다. 옥상 구석의 좁은 길 틈으로 크리스가 들어가자 레이는 안절부절 했다.

뭐해요? 뭐하게요? 왜 들어가요. 빨리 나와요.

...이거.

크리스는 그 좁은 곳에서 널찍한 스티로폼을 꺼내왔다. 레이는 조잘조잘 떠들며 크리스가 옥상 가운데 자리를 잡을때까지 쉬지 않고 움직였다.

여기 앉아.

크리스가 먼저 앉은 뒤 옆자리를 탁탁 치자 레이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좋다.

곧 해가 떠오를 곳을 바라보다가 레이는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저건 작년 달.

레이가 달을 바라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입꼬리만 올려 웃던 크리스가 뒤를 돌아 달을 보는 순간 찬 바람이 쌩하니 불었다. 놀랄 정도로 차갑고 센 바람에 레이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많이 추워?

아니. 그냥 손 조금.

손 줘.

레이는 고분고분 손을 쓱 내밀었다. 작고 하얀 손이었다. 크리스가 손을 감싸자 순식간에 한기가 손바닥안으로 밀려들었다.

많이 차가운데..크리스 손 따뜻해요.

살짝씩 얼어버린 표정을 꼬물거리며 레이가 웃었다.

난 한국 좋은것 같아요. 크리스도 있고 친구들도 착하고.

...

어, 해 뜨는것 같다. 밝아졌어요.

레이가 하늘을 바라보며 두리번거렸다. 컴컴했던 아까완 달리 조금 밝아진 풍경이 보였다. 점점 별들이 줄어가고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고 서로가 더 환히 보였다.

가족들도 보고있을까요?

응. 곧 해 뜨겠다. 소원 빌어.

레이는 잠시 정신을 빼먹은듯 어물쩡 하더니 곧 가지런히 손을 모았다. 사르르 감기는 눈과 길다란 속눈썹에서 크리스는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윽고 레이가 눈을 떴을때 주위는 어느정도 밝아져있었다. 앞으로 보이는 하늘에선 붉게 타는것이 슬쩍 고개를 들이밀고 있었다.

크리스 소원 빌었어요?

..응.

궁금한데 안물어볼래. 말하면 무효에요.

그러면서도 레이는 힐끗힐끗 곁눈질을 하며 궁금하단 표정을 지었다. 분명 일부러 하는 행동이었다. 크리스는 나사가 하나 빠진것처럼 저도 모르게 귀엽다를 내뱉었다.

알았어요. 무효 아니야. 빨리 말해줘요.

레이가 눈을 깜빡였다. 인형의 단추 눈처럼 눈동자가 까만 눈은 새벽의 연한 햇살에 의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크리스는 잠시 시선을 구름으로 돌렸다. 조금 민망해서였다.

그럼 내가 먼저. 나는 크리스랑 주변 사람들 건강하라고 빌었고, 중국에 있는 가족들이 다 잊어버리라고 빌었어요.

...

미안하잖아요. 그냥 한국 온것도 그렇고..이제 크리스 차례.

난 아무것도 안빌었는데.

아까 빌었다면서요.

뻥이야.

뭐야..

레이는 입을 삐죽삐죽 거리더니 아까의 크리스처럼 구름을 바라보았다. 토라진듯 보이던 레이는 금새 입을 쏙 집어넣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쪼그리고 앉아 턱을 괸 레이는 오랜만에 옛 생각이라도 하는듯 보였다.

근데 난 가족들 말고는 한국 오길 잘한것 같아요. 그냥..가까워서 그런가. 편하다. 유럽쪽 보다 훨씬 맘에 들어.

..나도. 나도 맘에 들어.

어느게?

너.

레이는 아프지 않을 정도로 주먹을 쥐어 팔뚝을 쳤다.

됐거든요. 아, 해 다 떴네. 이제 들어가요. 오늘은 푹 자야겠다.

레이가 바지를 탁탁 털며 일어났다. 작은 손이 야무지게 움직였다. 덩달아 일어난 크리스도 느릿느릿 옷을 털고 일어섰다. 어느새 환해진 주변에 레이는 괜히 옥상 아래를 내려다 보고있었다. 바닥에 놓아진 스티로폼을 들어다가 제자리에 갔다 놓은 크리스가 먼저 문고리를 잡았다.

가자, 나도 오늘 잘래. 너 안고 자야지.

잠깐만. 다시 돌아와요.

옥상 한가운데 선 레이는 하얀 피부가 새벽의 찬공기에 금방이라도 얼어버린것만 같았다. 문고리를 잡은 손을 놓고 크리스는 바로섰다.

왜?

우리 새해 첫 포옹. 여기서.

..가끔 너 진짜 엉뚱해.

내가 뭘. 빨리 와요 추우니까.

레이가 팔을 쫙 벌리는 그 사이로 바람이 상쾌하게 몸을 휘감았다. 크리스가 한걸음씩 떼자 레이는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마침내 서로의 온기가 전해지고 나서야 레이는 시원하게 웃었다. 배를 부여잡고 웃는 모습에 크리스는 저도 모를 웃음이 새어나왔다. 입까지 헤 벌리고 웃는 모습은 황량한 아스팔트 빛과는 어울리지 않는 상냥하고 푸르른 색으로 반짝였다.

내가 제일 잘한일이 크리스랑 만난것 같아. 지금도 그렇고 어제도 그렇고 내일도 그럴껄?

그럴껄?

아니야, 내일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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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새해 맞았으니 똥손은 죽고 금손이 생겨야 하는데..이거 쓰다보니까 기빨려요.. 글 잘 쓰는 날이 돌아오길 바라며 자체세륜..! 다시한번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나도 새해복 많이 받아라!!
11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1년 전
돌이
헐 룰루님ㅇ 안자고 뭐하세요!! 고♥나리 할꾸얌...^^* ㅣ이 내용 더 잘 살릴 수 있는데..ㅡ흡..내 똥머맄ㅋㅋㅋㅋㅋㄱㅋㅜㅠㅠ룰루님 새해복 왕창 받으시고 내년에도 내후ㅁ년에는 두배 세배로 받으세요!!!
11년 전
독자2
으어 첫댓징어 ㅠㅠㅠㅠ왓어요 ㅠㅠㅠㅠㅠ 오늘은 뭐가 씁쓸하면서도 달달한 향내는 풍기는 글이네요 ㅠㅠㅠ가족을 떠나서 한국에 지내면서 서로의지하고 살아가는 클레.....감수성 풍부한 새벽에 딱맞는 글이네요 ㅠㅠ작가님은 오늘도 어김없이 이렇게 제취향인글만 쏙쏙 올려주시다니 ㅠㅠㅠㅠ 오늘도 클레는 행쇼 언제나 행쇼 작가님이랑 나도 행쇼 으흐흐흐흐흫 죄송해욬ㅋ 아무튼 오늘 글도 너무너무 잘읽었어요 ㅠㅠ 사랑합니다 작가님 ㅎㅎ
그럼 마지막으로 작가님 하트 ㅎㅎㅎ

11년 전
돌이
오셨다 오셨다 첫댓징어 오셨다 하지만 섹시 잠깐만 기다려봐 속빈남 허세남 비교마라 나는 오징어!! 으아니 글에 제대로 못써서 괜히 엄청 잡아놓은 설정 못살린것 같았는데 간파했쪙..^^* s2 부꾸부꾸 행쇼^^* ^^* 첫댓징어님 올해 새해복 왕창 받으시고 두배 세배 대대손손 받으셔요! 하트..^^***
11년 전
독자3
햐ㅠㅠㅠㅠㅠㅠㅠㅠㅠ크레?클레?무튼.좋아요 행쇼...♥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된다면.청강이로 하고싶네여 아침부터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신알신하고가용 이제ㅔ 작가의 전체글 눌러서 다 보고와야징 하뜌♥
11년 전
독자4
꿈!을!꾸!는!아!이!5!편!은!어!딧!나!요!
11년 전
독자5
와 세계의 끝ㅜㅠㅠㅠㅠㅠ어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징어쥬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돌이
ㅠㅠㅠㅛ꿈을 꾸는 아이는 소재도 의미도 다 맘에 들었는데 어찌어찌 쓰다가 슬럼프가 와서 내용 파괴..☆ 텍파를 만들어서라도 수정해보려구요ㅠㅠㅛㅜㅠㅠㅠ
11년 전
돌이
헷뽀잉..*^^* 청강님 고맙습니다!! 아침부터 기분좋ㄱ은 댓글 이에요..^^*♥ 새해복 오백번 천번 만번 받으세요!!! 대대손손 받으세요!!
11년 전
독자6
갈증이에요ㅠㅠㅜㅜ 이번 편도 뭔가 아련한데 희망????으응?어어...네... 돌이님도 새해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다음 글도 늘 기다리고 있어요..♥
11년 전
돌이
갈증님^^* 올ㅋ 뉘앙스가 잘 전해진것 같아서 기뿌네욤;-; 갈증님도 새해복 무더기로 받으시고 항상 행복하셔요!! 고맙습니다^^*♥
11년 전
독자7
표범바지에여...흡...달달하닷...흡...너무좋닷....흡...돌이님내거에여?...아...아니에여?....흡....새해복많이받으세여ㅠㅠ많이많이제일많이받아여ㅠㅠ
11년 전
돌이
표범바지님.....☆ 절ㄱr zI thㅔㅇㅕ..! 표범바지님 ㅇ새해복 원플러스 원 받고 받고 또받으세요! 대대손손머겅!!!!
11년 전
독자8
돌이님!! 저 초로기에요! 지난번글에 암호닉신청한것같은데... ㅎㅎ 으아 오랜만에 크레이가 절 설레게 만드네요 ㅠ 올한해 크리스랑 레이랑 행복하길! ㅎ 돌이님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ㅎㅎ
11년 전
돌이
초로기님! 기다렸어요..^^*수쥽수쥽 ㅠㅛㅠㅠ초로기님 댓글에 저도 설레요..상근이 소린 줄 알고 긴장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크레이도 행쇼 초로기님도 행쇼!!! 새해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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