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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년시대




(오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ㅠㅅㅠ)













봄이 가고 푸른 잎들이 이제 막 피어오르기 시작하는 때였다. 벌써부터 더우면 어쩌자는 거지. 여주는 불만스럽게 교복 치마를 끌어내리며 입을 불퉁 내밀었다. 버스가 늦네. 핸드폰을 꺼내들어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돈했다. 오늘도 이 버스 타겠지? 여주는 괜스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새로 피어나는 잎사귀들보다도 훨씬 더 빛나는 그를, 오늘도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은 채로. 허나 여전히 그는 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앞 시간 버스를 타고 간 걸까. 아쉬움에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약 2분가량이 지나서야 버스가 도착했다. 이 시간대에는 사람이 많다. 여전히 그는 오지 않았다. 자꾸만 고개가 돌아갔다. 오늘은 못 만나겠구나. 버스에 발을 내딛기 전, 마지막으로 딱 한 번 더 고개를 돌렸다. 웬 익숙한 인영이 저 멀리서 뛰어오고 있었다. 아, 이제 오는 구나. 하지만 버스는 그가 도착하기 전에 출발할 것이었다. 여주는 괜히 발을 느리게 내딛었다.



"학생, 빨리 타!"



성질이 급한 아줌마가 여주를 앞질러 먼저 버스에 탑승했다. 아, 먼저 타세요! 여주는 제 뒤의 어른들을 먼저 보낸 후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다 와간다. 여주는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버스 기사를 쳐다보았다. 안 탈 거야? 버스 기사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물었다.



"아, 그게... 교통카드가 어디 갔지..."



교통카드는 교복 치마 주머니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다. 괜히 없는 처을 하며 시간을 끌었다. 그가 버스 앞에 다다랐을 때서야 마치 교통카드를 지금 막 발견한 사람처럼 굴었다. 죄송합니다! 재빨리 카드를 찍은 여주는 쪼르르 걸음을 뗐다. 그는 여주의 뒷모습을 슬쩍 쳐다본 뒤 카드를 찍었다. 앞머리가 엉망진창이어도 잘생겼다. 그를 힐끔 쳐다본 여주는 발그레 볼을 붉혔다.


시간을 끈 탓에 앉을 자리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서서가야 했다. 20분만 버티면 되는 걸, 뭐. 여주는 작은 손으로 의자의 손잡이를 쥐었다. 순간 그의 향이 코끝에 훅 끼쳤다. 어떻게 땀을 흘려도 향기가 나지. 여주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힐끗 눈을 돌리자, 그의 가슴팍에 달린 명찰이 바로 시야에 들어왔다.


임영민. 파란 명찰 위에 단정히 휘갈겨친 그의 이름이었다. 영민은 여주의 학교와 붙어 있는 남고에 재학 중인 남학생이었다. 같은 재단의 학교인지라 학교 내에서도 몇 번 행사가 겹칠 때가 있어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물론 그건 여주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차마 가까이 갈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멀리서 얼굴만 감상하곤 했으니.







[브랜뉴뮤직/임영민] 나의 소년시대 | 인스티즈"...조심해."






오늘따라 운전이 거친 기사 탓에 버스가 심하게 흔들렸다. 그 바람에 휘청한 여주의 몸이 영민의 쪽으로 쏠렸다. 본의 아니게 영민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꼴이 되어버렸다. 영민은 그런 여주의 머리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더니 입을 뗐다. 안 그래도 발그레해져 있던 두 볼이 잘 익은 사과처럼 발갛게 달아올랐다. 여주는 대답을 할 생각도 하지 못한 채로 고개만 끄덕였다.


짧게만 느껴졌던 버스에서의 시간이었다. 늘 그랬다. 학교 앞 정거장에 도착을 하고, 영민과 함께 내렸다. 여주는 새삼 영민의 학교가 제 학교의 바로 옆이라는 것에 감사했다. 몇 번을 훔쳐보는지. 혹여나 시선이 마주칠까 싶어 오래 쳐다보지도 못하였다. 영민이 등을 보이고 나서야, 영민을 실컷 쳐다볼 수 있었다. 아마도 영민을 좋아하게 된 이후로 가장 많이 본 것은 영민의 저 넓은 등판뿐일 것이다.



"뭐야? 아침부터 술 마셨어?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



벌겋게 익어서 교실로 들어온 여주를 보고서 경악스런 표정을 지은 세연이 말했다. 술은 무슨. 여주는 세연의 말을 가볍게 넘기고서 가방을 풀었다. 영민의 어깨에 머리를 부딪쳤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창피하다. 거기서 왜 중심을 잃어가지고! 가방을 풀다 말고 책상에 고개를 처박는 여주에 세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또 시작이다. 왜? 오늘은 더 잘생겼디?"

"그런 거 아니거든."

"아니긴."



아침부터 난리법석 피우는 이유는 걔 밖에 없지. 세연이 혀를 끌끌 찼다. 잔뜩 흐트러진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여주의 귀는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부끄럼이 저렇게 많이서 어쩐담. 세연은 지나치게 수줍음을 많이 타는 제 친구를 보며 실소를 흘렸다.



"언제까지 해바라기 신세로만 지낼래?"

"난 지금도 좋거든."

"또 답답한 소리한다. 내가 페북 친신이라도 걸어보라고 했잖아."



여주는 세연의 말에 고개를 저어댔다. 못 해. 세연의 제안에도 여주는 못한다는 말 뿐이었다. 페북을 달고 살면서 그런 거 하나 왜 못 해! 답답함에 세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몰라, 못한다면 못 하는 거야. 여주는 턱을 괴고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사실 친구 신청을 걸어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검색창에는 늘 영민이 자리하고 있었으니까.



"야, 정세연!"

"취소하면 더 이상한 애 되는 거 알지?"



냅다 여주의 폰을 낚아채간 세연이 영민에게 친구 신청을 걸어버렸다. 망했어... 여주는 힘없이 핸드폰을 책상 위에 떨어트리고서 머리를 마구 헝클어댔다. 어깨에 머리 부딪친 주제에 무슨 낯짝으로 친구 신청을! 여주는 거의 울먹이다시피 중얼거렸다. 이래도 꼴에 친구 신청을 걸었다고, 영민이 수락을 할 때까지 목 빠지게 기다릴 게 뻔했다.



"야, 수락 했다는데?"



엎드린 채로 우울의 늪에 빠져들어 갈 무렵, 세연이 제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뭐라고?! 깜짝 놀란 여주는 고개를 번쩍 치켜들며 무서운 속도로 핸드폰을 집어 들었따. 미친, 놀래라... 그 바람에 세연이 더 놀랐다. 핸드폰을 보물 모시듯 두 손으로 받쳐 든 여주는 상단바에 뜬 알림을 확인했다.



[임영민님이 친구 신청을 수락하셨습니다.]



...실화? 여주는 두 눈을 깜빡이는 것도 잊어버린 채 핸드폰 화면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진짜네... 이윽고 여주는 제 입을 틀어막으며 감동을 표했다. 조심스레 영민의 프로필 사진을 클릭했다. 괜히 주위를 의식하면서. 세연은 그런 여주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와..."



진짜 잘생겼어. 핸드폰 화면에 가득 찬 영민의 얼굴에 또 두 볼이 달아올랐다. 아, 시도 때도 없이 얼굴 빨개지는 것 좀 어떻게 해야 하는데. 볼보다는 조금 덜 뜨거운 제 손으로 두 볼을 감쌌다. 당장이라도 영민을 보러 달려가고만 싶은 심정이었다. 그래봤자 말 한 마디나 제대로 붙이지 못하겠지만. 아마 영민은 제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었다. 말을 해봤자 개미만한 목소리를 뱉을 뿐이었으니.



"임영민이 그렇게 좋,"

"야! 조용히 해!"



세연의 입에서 갑작스럽게 툭 튀어나온 영민의 이름에 화들짝 놀란 여주는 잽싸게 세연의 입을 틀어막았다. 아무도 신경 안 쓰는데. 세연은 어깨를 으쓱였다.





*





"야, 이번 축제 남고랑 같이 한대."



손에 종이 한 장을 들고 교실로 들어온 반장이 교탁 앞에 섰다. 반장의 말 한 마디에 반 전체가 술렁거렸다. 헐, 대박. 왜? 다들 싫은 기색은 아니었다. 오히려 좋았다면 좋았지. 그 중에서도 제일 화색을 띄우고 있는 건 아마 여주일 것이었다. 여주는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기까지 하면서 반장의 말을 경청했다.



"이번에 개교 40주년이라나. 뭐, 그래서 같이 한대. 첫 날은 우리가 하고, 둘째 날은 걔네가 하는 식이래."



원래부터 워낙 행사가 겹치는 것이 많았기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으나, 의외이긴 했다. 남고와 여고는 축제 기간만큼은 겹치지 않는 것이 다반수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랬으니까. 여학생들은 왠지 들뜬 기색을 보였다. 남고에 잘생긴 애들 좀 있잖아. 역시나 화제는 잘생긴 남학생들이었다.



"저기요. 숨 쉬고 계세요?"



세연이 석고상마냥 가만히 굳어있는 여주의 어깨를 콕콕 찔렀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여주는 느리게 두 눈을 꿈뻑였다. 그러니까, 축제를, 남고랑... 여주가 중얼거렸다. 어휴, 또 시작이다. 세연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푸욱 쉬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주는 제 핸드폰 화면 속의 영민을 다시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설렘으로 두 볼이 가득 물들었다.





*





약 2주 정도는 축제 준비를 하느라 진땀을 뺐다. 작년보다 규모가 훨씬 큰 이번 축제는 준비 해야 할 것도 많았다. 벌써부터 들뜬 마음은 도무지 주체가 되지 않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재료를 사다 나르는데도, 하나도 짜증이 나지 않았다. 새삼 영민이 제게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헛웃음이 비짓 새어나왔다. 언제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된 거지.



"진짜 덥다. 아이스크림 콜?"

"완전 콜."



재료를 사다 나르다 지친 여주와 세연은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것으로 더위를 조금이나마 식히기로 했다. 학교 앞 편의점으로 걸음을 뗐다. 한참동안이나 고민을 하며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망고맛 아이스크림을 집어든 여주는 재빨리 계산을 하고서 아이스크림을 입으로 쏙 넣었다. 이제 좀 살 것 같다.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편의점을 나서는데, 익숙한 얼굴과 눈이 마주쳤다.



"..."



눈이 마주친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영민은 어떤 이유에서 인지 편의점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아, 안 돼! 땀에 잔뜩 젖은 제 앞머리가 생각이 난 여주는 잽싸게 고개를 돌려 영민의 반대편으로 거의 뛰다시피 걸음을 뗐다. 야, 김여주! 세연이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와도 뒤를 돌 수가 없었다. 이 몰골로 마주치다니!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또 걔 때문에 그러지?"

"야, 내가 이 얼굴로 눈이 마주쳤다니까! 아, 쪽팔려!"



손에 든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리고 있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채였다. 여주는 울먹이다시피 말하며 제 손으로 머리칼을 쥐어뜯었다. 야, 아이스크림! 그제야 제 손에 잔뜩 묻은 아이스크림을 알아챌 수 있었다. 아이스크림의 끈적함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그저 퀭한 이 몰골로 영민을 마주쳤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또 부끄러울 뿐이었다.



"여주 왜 울상이야?"

"그러게. 무슨 일 있었어?"

"무슨 일이야 매일 있지, 뭐."


멘붕이 온 여주를 대신해 세연이 입을 뗐다.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던 여주는 이내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 난 망했어. 아침에 버스를 탈 때도 영민을 마주칠 것을 대비해 일부러 얼굴을 조금씩이나마 꾸미고 나오는데, 하루 종일 학교에 처박혀 있다 보면 옅은 화장은 금세 날아가기 마련이었다. 밖으로 나갔을 때의 경우의 수를 조금 더 생각했어야 하는건데. 여주는 멍청한 제 머리를 탓했다.



"여주가 주문 받을래, 그러면?"



여주네 반에서 진행하는 것은 카페였다. 흔하고 간단한. 겨우 정신을 차린 여주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음료와 디저트를 만드는 것 보다야, 주문을 받고 음료를 나르는 일이 훨씬 나을 테니까. 그렇게 해서 여주는 최종적으로 오후 타임 주문을 담당하기로 했다.




*





여주네 반 카페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잘 되고 있었다. 오전보다 오후가 더 바쁜 것은 당연한 거였다. 멘붕이 온 바람에 제대로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오전 한다고 할 걸 그랬네. 여주는 음료를 나르며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슬슬 팔이 저려왔다. 그렇다고 해서 팔을 주무를 수가 없었다. 그럴 틈이 없었으니.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상황에, 정신이 없었다.



"아, 죄송합니다!"



얼른얼른 음료를 날라야했기에 걸음이 급할 수밖에 없었다. 앞도 제대로 보지 않고 걸음을 떼느라 앞 사람을 미처 피하지 못했다. 꽉 닫히지 않은 컵 뚜껑 사이로 음료가 흘러넘쳤다. 다행이도 제 쪽으로 살짝 튄 정도였다. 그러다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브랜뉴뮤직/임영민] 나의 소년시대 | 인스티즈

"괜찮아, 닦아."






영민이었다. 언제 휴지를 가지고 온 건지, 영민은 제게 휴지를 내밀며 말했다. 또다. 또 말문이 막혀버렸다. 벙어리가 된 것 마냥 아, 만 반복하던 여주는 황급히 음료를 내려놓고서 영민이 건넨 휴지를 받아들었다. 인사는 역시 고개를 꾸벅임으로 대신했다. 고마워, 한 마디만 하면 될 것을. 뒤돌아 음료가 튄 부분을 닦으며 잔뜩 울상을 지었다.



"어, 왔네?"

"팔아달라며."

"웬일이래."



영민의 옆엔 세운이 있었다. 세연은 세운에게 다가가 반갑다는 듯 어깨를 툭 쳤다. 세연과 세운은 쌍둥이 남매였다. 세운은 어깨를 으쓱하며 엉덩이를 붙었다. 세운의 앞에는 영민이 자리했다. 그 모습을 넋을 놓고 보다 세연과 눈이 마주쳤다. 내가 일부러 오라고 했어. 세연이 소리없이 입을 벙긋거렸다. 세연은 세운과 영민이 친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세운을 부르면 영민이 당연히 따라올 것 또한 짐작하고 있던 것이었다. 결론은 여주를 위함이었다.


넌 진짜 좋은 친구야, 세연아. 여주가 감동 받은 눈빛을 쏴댔다. 그러느라 영민이 저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였다. 여주가 눈치 챌 틈도 없이, 영민이 시선을 돌렸다.



"맛, 맛있게 드세요."



바보 같이 말을 더듬고 말았다. 어쩌면 처음으로 영민의 앞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낸 것일이지도 모르는데. 응, 맛있게 먹을게. 세운이 답했다. 영민은 제 앞에 놓여 진 컵을 물끄러미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안 먹는 건가? 의아함이 들었으나 여주는 영민을 바라보고만 있을 시간이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등을 돌렸다.



"얼음 좀 더 넣어줘."



바쁘게 몸을 움직이고 있는데, 귓가에 영민의 목소리가 스쳤다. 본능적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시선의 끝엔 아직 입도 대지 않은 듯 보이는 음료 컵을 내밀고 있는 영민이 보였다. 얼음이 부족한가?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가. 역시나 한 번 시작된 영민의 생각은 끊어질 틈도 없이 주욱 늘어졌다. 여주는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말이나 제대로 붙여보고 생각을 하라고! 생각만큼이나 행동도 쉬웠으면, 하는 바람이 너무나도 컸다.



"안 마셔?"

"응."

"왜? 맛 괜찮은데."



음료를 빨대로 쪽쪽 빨아 마시던 세운이 가만히 음료를 책상 위에 올려둔 채로 감상만 하는 영민에게 의아한 듯 물었다. 영민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내가 마실래. 어느새 제 음료를 다 마셔버린 세운이 영민의 음료로 손을 뻗었다.



"야, 안 돼."

"안 마신다며?"

"그렇긴 한데."



세운의 손을 저지한 영민이 음료를 제 앞으로 끌어당겼다. 뭐야. 세운은 어이가 없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안 마신다면서 마실 것처럼 구는 건 무슨 심보인지. 이윽고 영민의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되었다. 무언가를 따라 움직이는 눈동자가 맑게 빛났다.


세운은 그 시선을 따라갔다. 영민의 시선 끝엔 여주가 서있었다. 자꾸만 흘러내리는 긴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긴 여주는 열심히 주문을 받고, 음료를 나르고 있었다. 설마. 세운은 제 쌍둥이 여동생의 친구와 영민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세운이 가만히 미간을 찌푸렸다. 이거, 수상한데. 탐정에 빙의된 것 마냥 손가락으로 제 턱을 쓸었다.



"너 혹시,"

"세운아. 너 먼저 좀 가있어."



세운의 물음은 영민이 선수를 침으로 인해 끊겨버렸다. 하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선 세운은 어깨를 으쓱하며 빈 음료 컵을 집었다. 곧 갈게. 영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세운은 영민의 어깨를 한 번 두들겨주고서 반을 나섰다.



"여주야, 이제 내가 할게. 좀 쉬어!"

"진짜? 와, 고마워!"



에어컨이 빵빵하게 틀린 교실임에도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힘들어서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드는 찰나에, 천사 같은 마음씨를 가진 친구가 여주에게 다가왔다. 정말 고맙다는 기색을 띤 여주는 힘없이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얼마만의 휴식 시간이냐. 가만히 있으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도 아주 잘 느껴졌다. 그렇게 눈을 감고서 휴식을 만끽하고 있을 때였다.



"응?"



누군가가 불쑥 제 손에 음료를 쥐어주었다. 얼음이 가득한.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차가움에 놀란 여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브랜뉴뮤직/임영민] 나의 소년시대 | 인스티즈

"마셔."






여주에게 음료를 건넨 주인공은 영민이었다. 음료를 감상만 하고 있던 영민은 애초부터 여주에게 음료를 줄 심산인 듯싶었다. 벙 찐 여주는 음료륻 두 손으로 꼭 쥐는 행동 밖에 취할 수 없었다. 가지런하게 손을 모으고 있는 여주를 내려다보던 영민은 살풋 웃음을 터트렸다.



"나 아이스티 별로 안 좋아해."

"아..."

"너 주려고 샀어."



영민의 한 마디가 여주의 두 볼을 발그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동시에 머릿속에 오만가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나한테? 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었다. 여주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채로 영민을 올려다보았다. 그 모습이 마치 토끼 같이 귀여워, 영민은 한 번 더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고마워서."

"뭐...가?"





[브랜뉴뮤직/임영민] 나의 소년시대 | 인스티즈

"저번에 나 버스 놓칠 뻔 했을 때. 네가 잡아줬잖아."


영민은, 여주가 저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끌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5월입니다! 정말 오랜만이죠ㅠㅠ 현생 뿌셔뿌셔...

오류나서 결국 클릭하기? 숨기기? 안하구 그냥 씁니댜...

자꾸 다른 글들로 띄엄띄엄 찾아와서 죄송해요ㅠㅠ

여태껏 올라온 글들은 애초에 쓸 때부터 결말까지 생각않고 단편적인 것만 생각해놓았던 글들이라, 연재는 예정에 없습니다!

그리고 글이 더 올라올 지도 미지수랍니다...;ㅅ; 이렇게 끈기도 아이디어도 뭐든 다 부족한 저를 용서해주세요...

또한 저는 정식 연재를 확정하게 되면 알파벳이 아닌 숫자를 붙이도록 할 게요. 그러니 알파벳이 붙은 글은 단편이라는 것을 알아주세요!

이 글은 사실 어떻게 될 지 잘 몰라서 아무것도 붙이지 않았어요. 이것 또한 문득 생각난 영민이로 쓴 글인지라...

아무튼 그렇습니다. 부족한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좋은 글들로 찾아 뵙도록 노력할게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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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이건 진짜 대박이다 제가 살면서 댓글을 달아보긴 처음이네요 또 진짜 대박...
6년 전
독자2
와 대박적........ 진짜 설레고 ㅠㅠㅠㅠ좋아요 ㅠㅠㅠㅜㅜㅠㅠ진짜 한 번 더 읽으러 갑니다 ㅜ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3
아 너무 설레고 좋아요ㅠㅠㅠㅠ스크롤 진짜 천천히 내리면서 읽었어요ㅠㅠ브금이랑도 완전 찰떡ㅠㅠㅠㅠ잘보고갑니다❤
6년 전
비회원183.100
와 미쳤다 영민아.. 나죽어... 아 이거 대박이예요 숫자 붙이셔야 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 또 보고싶어요ㅜㅜ
6년 전
독자4
와 진짜 설레ㅠㅠㅠㅠ 나를 좋아하는 임영민도 좋아했는데 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5
앗 여주도 영민이도 둘다 너무귀여위ㅣ요 으헝헝ㅠ♥♥♥
6년 전
비회원127.213
헐 세상에 헐 작가님... 너무 좋은데요? 아 진짜 와 녕민이도 여주도 너무 귀엽고 ㅠㅜㅠㅠㅠㅠㅠㅠㅜㅠㅠ
6년 전
독자6
짱이에요이거 ㅠㅠㅠㅠㅠ신알신누르고갑니다 ㅠㅠㅠㅠㅠㅠ임영민모를줄알았느데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7
파란 명찰.. 같은 재단 남고.. 붙어있는 남고.. 저희 학교랑 옆 남고랑 같은 설정인데 왜 등하교 시내버스로 하는 저는 영민이 같은 남자를 못 봤을까여ㅠㅠㅠ
그래도 글만으로도 행복하네요ㅠㅠㅠㅠ 오늘도 설레고 가요 흐이이잉ㅇ ㅠㅠㅠ

6년 전
독자8
영민이가 모르고 있을줄 알았는데 알고 있었어ㅠㅠㅜㅜㅠㅜ
6년 전
독자10
헉 ㅠㅠ 영민이 넘나 다정한 것...! 미래가 밝습니다 행복해요 ㅠㅠㅠㅠ
6년 전
독자11
세상...ㅠㅠㅠ 임영민 겁나 설레네요ㅠㅠㅠㅠ 버스 잡아준거 알고 있었어ㅠㅜㅠㅠ
6년 전
독자12
아이스티가 이렇게 스윗할줄이야...영민이라면 버스..몇번이고 잡아줄수있어...❤
6년 전
독자13
아ㅠㅠㅜㅜㅠ ㄹㄹ 풋풋한 느낌 너무 좋아요ㅠㅜㅜㅜㅜㅜㅠㅠㅜㅜㅜㅠㅠㅠㅠㅜ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꼭 숫자로 바뀌었으면 좋겠네요♥
6년 전
독자14
와 세상에...... 작가님... 첫눈에 반했씀다... 바로 팬 됐어요! ㅠㅠㅠ 제가 느끼고 경험했던 그 풋풋하고 간질거리는 첫사랑...? 짝사랑의 느낌이 온전히 담겨있어요 8ㅅ8 제목부터 완벽하고, 무엇보다 저에게 있어 '명찰'이 학원물의 핵심? 이거든요...! (부끄러워서 삭제에...) 영민이 너무 다정하고... 작가님 다른 글들도 다 읽었는데 최고예요!
6년 전
독자15
으악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입틀막) 작가ㅏ님뮤ㅠㅠㅠㅠㅠㅠㅠㅠ절이렇게죽이시는군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심장아파ㅠㅠㅠㅠㅠㅠㅠㅠㅠ임영민괘설렌다!!!!!!!!(쩌렁쩌렁)
6년 전
독자16
아.... 작가님 저 죽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렬루 설레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이 순간 여주의 인생이 가장 부럽네요ㅠㅠㅜㅜ 친구 쌍둥이가 세운이고, 영민이랑은 썸?!!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7
와....대박이에요 이건 와와 이런 풋풋함 처음이야...영민이나 여주나 둘다 너무풋픗해여ㅠㅠㅠ
6년 전
독자18
ㅇ아아아 이 간질간질한 기분은 뭘까요ㅠㅠㅜ영민아ㅠㅠㅜ여주 너무 귀여운데 영민도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ㅜ
6년 전
독자19
와ㅠㅠㅠㅠㅜㅜ작가님 이런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해오ㅠㅠㅜㅠㅠㅠㅠㅠㅠ심장팤닥팤닥ㅠㅠㅠ 영민이가 알고있었네요..♥제 무덤은 여깁니다ㅜㅜ
6년 전
독자20
와 .... 작가님대박 ㅠㅠㅠㅠㅠㅠㅠㅠ으아 이거단편입니까 ? 안돼요 알파벳달아주라줘,,,, 영민이 ㅠㅠ너무설ㄹ렙니다
6년 전
독자22
임영밈 ㅜㅜㅜㅜㅜ 너무설레요 흐구구ㅜ
6년 전
독자23
남고 영민... 여고 여주.... 이거 완전 설렐 수밖에 없는 ㅠㅠㅠㅠ 여주 너무 귀엽다 영민이는 걍 멋있고.. 잘생겼고.. 넘 설레고ㅠㅠㅠ 잘 읽구 가요
6년 전
독자24
아...아 대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완전 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임영민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 글은 세상 사람들 모두가 봐야 합니다!!!! 아진짜 기억조작 쩔어요..ㅠㅠㅠㅠ
6년 전
독자25
와 진짜ㅠㅠㅠㅠㅠㅠㅠ간질간질ㄹ한 설레임.....완조니 몰입해서 봤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26
와ㅠㅠㅠㅠㅠㅠ임영민 너무 셀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브금이랑도 찰떡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영민이 세상 스윗한 남자.......
6년 전
독자27
헉,, 대박이에요ㅠㅠㅠ 간질간질,,, 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좋아요!!
6년 전
독자28
헐 대박이에요ㅜㅜㅜㅜㅜ 영민아ㅜㅜㅜㅜㅜ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용
6년 전
독자29
워메....영민아 ㅠㅠㅠㅠㅠ 울 옆 남고에도 영민이같은 애들이 있었으면,,,^^ 작가님 너무 설레욤 ㅠ
6년 전
독자30
대박.... 작가님 너무 설레서 말잇못... 진짜 현실 여.남고생같아요 ㅠㅠㅠㅠㅠ뜨헉........진짜 설렌다..임영민 하 ..
6년 전
독자31
대바규ㅠㅠㅠㅠㅠㅠ영민이 넘 설레네여 여주 현실 여고생ㅠㅠㅠㅠㅠ솔직히 뒤에 둘이 어떨게 되는지 써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ㅋㅋㅋㅋ 진짜 넘 잘 읽고가여ㅠㅠㅜㅠ♡
6년 전
독자32
다음화언제나오는거죠ㅠㅠㅠㅠㅠㅠ 진짜 현기증날꺼같습미다 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33
와 대박 작가님 ,,,,,,
영민이 완죤 설레 ,,,(´°̥̥̥̥̥̥̥̥ω°̥̥̥̥̥̥̥̥`)
여주 친구 진짜 잘뒀어요 !!!부러워요 ㅎㅎ!

6년 전
독자34
와 진짜 .....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되게 일상적인데 저런일이 전혀없는걸 보니 판타지같기도 하고 .... 설레죽겠어요 ㅜㅜㅜㅜㅜㅜ
6년 전
독자35
아..ㅜㅜㅜㅜ
6년 전
독자36
씨 와 ㅅ옺ㄴ 작가님 이거 제발 정식연재라고 해주세요 재발요 진짜 저는 왜 이거 이제야 봤죠 진짜 사랑해요 진짜 영민이 살ㅇ후ㅜㅠㅠㅠ 아 작가님 진짜 정식연재라고 해주세요
6년 전
독자37
오 마이 이거 너무 설레는 거 아닌가요...? 와 진짜 심각하게 설렌다......
6년 전
독자38
악.....너무 설레여ㅠㅠㅠㅠㅠ우리 주변엔 왜 저런학생이 없을까여...ㅎ
6년 전
독자39
추천하는 글 있길래 바로 찾아서 왔어요ㅠㅠㅠㅠ 학생이라니 풋풋하고..허헣 있을 법한 얘기인 것 같으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일...(주륵) 뭔가 몽글몽글한느낌이에요 ㅎㅎ 잘 보고 가용!
6년 전
독자40
헐헐 작가님 추천받고 왔어요!!! 진짜 너무 좋고 재밌어요ㅠㅠㅠㅠㅠ 신알신 누르고 갈게요
6년 전
독자41
와...심쿵입니다... 영민이 여주가 시간 끈거 알고있었군요ㅠㅜㅠ
6년 전
독자42
아 임영미뉴ㅜㅜㅠㅠㅠㅠㅠㅠㅜㅜㅜㅠㅠ 진짜 너무 설레고 좋아요!!!! 아이스티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 참...ㅎㅎ
6년 전
독자43
으아 임영민ㅜㅠㅠㅠㅜㅜㅜ 작가님 진짜 너무 설레요ㅜㅠㅠㅠㅠㅠ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ㅜㅠㅠㅠ
6년 전
독자44
으악 미쳣다 미쳣아여ㅠㅠㅠㅠ저렇게 사랑이 싹트고 결혼하고 머 그러는거겟져 당연히!!!!!
6년 전
독자45
아....제발....저 짤은 진짜 개미지옥짤이야...벗어날 수 없어....
아...제발...심장이 아파 멋진 영민일.ㄹ 불러줘....

6년 전
독자46
왜 이걸 이제 봤죠ㅜㅜㅜㅜ둘다 너무 귀엽고 풋풋한것 같아요ㅠㅠㅠ정주행 하겠습니다!!!좋은 글 감사드려요!
6년 전
독자47
와 ........ 말잇못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쥬고용....흐너아ㅓㅓㅕ
6년 전
독자48
청량해요ㅠ 이뻐요ㅠ 그러니까, 글이요.
6년 전
독자49
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ㅠ완전 집중해서 봤어요ㅠㅠㅠ
6년 전
독자50
와 너무 설레는데요... 뭐죠... 이거 뭐죠... 너뮤좋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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