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Serebro - Mi Mi Mi
황제 흥신소
EP . 2
“날 한 번 엄청 덥지 않아요?”
“어.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얼음 가득 넣어서 먹고 싶다.”
“애초에 그럴 거면 아이스커피를 마시라고.”
‘고?’, ‘요.’ 분위기 타서 반말 한 번 해보려고 하니까 되게 까칠하게 구네. 까치인 줄. 자꾸 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듯 징징대는 사장님에게 내적 욕을 강하게 해 주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네,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얼음 가득 넣으러 갑니다, 지금.
“인간적으로 우리 커피에 침은 뱉지 말자.”
“생각하지도 못 했던 멋진 발상 감사합니다.”
언제 한 번 써먹어봐야지. 고개를 끄덕이며 귀찮은 몸을 문 밖으로 내 보내려 할 때, 나보다 먼저 딸랑, 우리의 멋진 풍경을 흔들게 만든 새로운 손님이다. 이를 어째, 의뢰인이 오셨는데.
“안녕하세요, 황…제… 흥신소 입니다!”
“이제는 익숙해서 마음이 아프지도 않아….”
“무슨 일로 오셨어요?”
제 왼쪽 가슴을 부여잡고서 크윽, 하는 사장님을 진짜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봐준 뒤, 의뢰인을 바라봤다. ‘차라도 드릴까요?’ 내 말에 의뢰인이 고개를 젓더니 진지한 눈으로 입을 열었다.
“저희 애가 가출을 해서요.”
황제 흥신소
: 여기가 흥신소인지, 상담 센터인지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네? 가출이요?”
“네. 애가 가출을 했는데, 경찰서에서는 미적지근하게 수사를 할 것 같아서….”
의뢰인의 말에 슬쩍 움직이기 귀찮아하는 최고 게으름쟁이 사장님을 바라보자, 왜인지 평소보다 반짝거리는 눈으로 의뢰인을 쳐다보는 사장님이다. 왜 저렇게 기뻐 보이냐. 괜히 짜증나네.
“최대한 빨리 찾아 드리겠습니다.”
“사장님 감당 가능해요?”
“황제 흥신소는 못 하는 게 없지.”
“저 좀 해고 해 주세요.”
“그거 제외하고.”
화장실 한 번 나갔다 오는 것도 싫어하면서. 우리의 사장님은 뭐가 그리 신나는지 내 말은 다 무시한 채, 의뢰인을 밖까지 모셔다 드렸다. 더위 먹어서 저러는 거야? 대체 왜 저렇게 신났담. 인상을 찌푸렸다.
몇 분 후, 사장님이 엄청나게 밝은 표정으로 들어왔다. 심지어 한 손에는 자기가 그렇게 좋아하는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얼음을 잔뜩 넣은 커피를 들고서.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입을 떡 벌렸다.
“마시고 싶어? 왜 입을 떡 벌려.”
“사장님의 놀라운 변화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네요. 이거 거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에 제보해야 할 일 같은데.”
“나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많은 거야?”
“사장님 이 조심하세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를 닦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되새길 수 있게 해드리기 전에.”
“…너 태권도 배웠다고 막 그러는 거 아니다.”
사장님이 나를 바라보며 멋쩍은 듯 웃었다. 그래, 애초에 내가 여기에 온 것도 태권도 때문이었어. 그 놈의 태권도…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자.
“아무튼, 사장님 무슨 계획이세요. 화장실 한 번 다녀오는 것도 귀찮다고 매일 그러면서.”
“내가 어릴 적 꿈이 뭐였는지 알아?”
“탐정이요.”
“그, 그래, 탐정이었어.”
사장님은 눈을 감고서 잠시 어릴 적을 회상하는 듯 잔잔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저 사람은 입만 다물고 있으면 정말 정상적이게 생겼는데.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나는 어릴 적에 관심법을 익혔지.”
“사장님 불교였어요?”
“아니, 무교.”
뭐야… 진짜 이상해…. 사장님은 곧 눈을 뜨더니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꼭 눈빛이 ‘내가 관심법을 보여주지.’ 라는 눈빛이었달까.
“김여주.”
“예.”
“너 나 좋아하는 구나?”
“사장님이 왜 탐정이 못 됐는지 알 것 같아요.”
적중력 0%. 사장님의 시무룩한 표정을 뒤로하고서 아까 받은 사진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거 이 근방 고등학교 교복인데.’ 내 말에 사장님이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일단 귀찮지만 나가서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는 게 빠르겠네.”
말로는 귀찮다면서 벌써 출동할 준비 완료한 사장님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사장님 언행일치 좀 해주실래요. 뭐, 아무튼 나도 사장님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자, 딸랑하며 울리는 풍경소리다. 아니, 이럴 때 누가 온 거야.
“안녕하세요….”
시선을 돌린 그 끝에는, 아까 사진에서 본 그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황제 흥신소
“마실 게 없어서… 이거라도 마셔요…!”
“아, 감사합니다.”
이런 어린 여자 친구는 처음 맡아보는지라 부랴부랴 나가서 아이스티를 사왔다. 그 천하의 사장님도 조금 당황했는지 목을 큼큼 가다듬고서는 물었다. 여기는 무슨 일로 왔니? 목소리가 떨리는 게 거의 알프스 산맥에 사는 염소 수준인데.
“제가 집에서 나왔는데요. 집에 다시 들어가고 싶은데 아빠랑 엄마한테 큰소리 떵떵 치고 나온 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응…? 고개를 갸웃했다. 설마 이 친구 위층 상담 센터랑 흥신소를 헷갈린 건 아닐까. 사장님을 바라보자, 사장님 역시 그렇게 생각한 듯 동공에 허리케인이 오셨더라. 세상에, 나 저렇게 당황한 사장님 처음 봐. 이건 사진이라도 찍어 놔야 하는 건데.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친구야, 미안한데 잘못….”
“음, 어쩌다가 집을 나오게 된 거니?”
? 이건 대체 또 무슨 소리. 자신이 정말 상담 센터 상담자라도 되는 양 자세를 고쳐 앉고서 진지하게 물어보는 사장님이다. 아, 이것 참 곤란하네. 사장님의 말에 여자 아이는 마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말하기 시작했다.
“그냥 뭐… 요즘 학업 스트레스도 그렇고 학교 때문에 힘들었는데 아빠가 그걸 몰라주고 뭐라 하기만 하셔서요. 욱해서.”
“그렇구나.”
사장님은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잔뜩 시무룩해진 여자 아이를 바라보며 말 했다. ‘아빠가 많이 기다리고 계실거야.’ 사장님의 말에 여자 아이는 ‘아빠는 화가 났을 거예요.’ 라며 한숨을 푹 쉬었다. 아니야. 아까 너희 아버지가 왔는데 되게 걱정하시더라.
“오빠가 관심법을 좀 쓸 줄 아는데, 아빠가 많이 걱정하고 계셔.”
“…관심법이요?”
“오빠 꿈이 탐정이었거든.”
여자 아이는 ‘탐정이랑 관심법이 대체 무슨 연관?’ 이라는 표정을 띄우고서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사장님. 사장님이 왜 오빠예요? 내 표정이 썩어 들어갔다.
“그럼 집으로 들어 가 볼게요….”
“그래, 만약 쫓겨나면 이 언니네 집으로 와도 좋아.”
“말 하시는 게 거의 자기 집 급이네요.”
물론 안 된다는 건 아니지만 사장님은 제발 입 좀 다물어 주시면 감사할 것 같네요. 라고 말 하려다가 참았다. 내 썩은 날달걀 같은 표정을 보던 여학생이 곧 빵 터져 깔깔 웃으며 말했다. ‘언니랑 오빠랑 잘 어울려요.’ 아이야, 그건 좀 아니지.
“저 언니가 오빠를 너무 좋아해서 탈이다.”
“사장님 허언증 있으시죠.”
“격하게 애정 표현 하는 거 귀여워 죽겠어, 아주.”
여학생은 사장님의 말에 한 번 더 아하하, 글에서만 읽었던 소녀미를 내뿜으며 웃었다. ‘아닌 것 같은데.’ 여학생의 말에 사장님도 함께 웃으며 쉿, 하는 제스처를 취해보였다. 뭐야, 왜 나만 왕따 시키는데.
“그럼 저는 집에 가 볼게요. 오빠도 파이팅 하세요!”
“응, 고마워. 잘 가!”
대체 뭘 파이팅 하라는 건데. 고개를 갸웃하며 일단 나가는 여고생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렇게 계단을 내려가, 모습이 사라질 때 까지 창문으로 인사를 하고 있자, 곧 햇빛에 녹은 초콜릿처럼 소파에 늘어지는 사장님이다. 그래, 오늘따라 말을 많이 하기는 했어.
“역시, 여자의 촉은 대단해.”
“저는 되게 둔하다는 소리 많이 들었는데.”
“곰이냐.”
“모르셨어요? 저 김웅녀인데.”
사장님은 내 말에 ‘어쩐지 너 말 할 때마다 쑥 냄새가 난다고 했어.’ 라며 고개를 끄덕였다가 나한테 한 대 맞았다. 사장님은 그 맞는 와중에도 ‘그런데 오빠라는 소리 간만에 들으니까 되게 묘하다.’ 라며 웃었는데 변태인가 싶었다.
“오빠라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은 있어요?”
“이래 보여도 내가 어릴 적에 이 동네를 다 휩쓸고 다녔던 사람이야.”
눼눼 그러시게쪄.
사장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아까 나가려고 챙겼던 가방을 풀어 놓자, 왜 못 믿냐며 징징거리는 사장님이다. 네, 믿어요. 믿습니다.
“사장님 그만 좀 징징거리시고 커피 좀 주세요.”
“왜?”
“마시게요.”
그럼 커피로 창문이라도 닦을까요?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내게 사장님은 또 나를 놀릴 때만 나오는 미소를 입에 한껏 머금고서 말했다. ‘직원아.’ 사장님이 가져가라는 듯이 한 손에 커피 잔을 들고서 어깨를 으쓱였다. 뭐지, 되게 기분 더러운데.
“왜요.”
“나랑 간접 키…, 아, 미안, 미안해, 악, 왜 때려!!!”
내가 언젠가 저 능글거리는 강냉이를 다 털어버리던가 해야지. 맞으면서도 뭐가 그리 웃긴지 계속 낄낄거리는 사장님을 째려보며 ‘제가 사 올 거예요!’ 라고 소리치고 사무실을 나와,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었다. 엄마, 그냥 해외로 떠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까.
“내가 여기서 돈을 악착같이 모아서 해외로 도피한다.”
주먹을 꽉 쥐며 새롭게 다짐을 했다.
ⓥ0ⓥ
여러분!!!!!! 안뇽하세요!!!!!!! 저 또 왔어요>_〈!--!!!! 요즘 너무 너무 글이 쓰고 싶어서 열심히 써 봤는데 똥 손이 써봤자 똥 글 밖에 더 되겠나 싶더라구요. 깔깔......
보고 싶으신 소재 있으시면 언제든 뿅뿅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히히... 암호닉 신청은 언제나 받지롱>_<
열심히 썼는데 전 대체 뭘 쓴 걸까요... 현타... 아, 저 밑에 있는 이메일 리스트 확인이 뭔지 저한테 알려주실분.. 히히..
오타나 지적할 사항 같은 건 둥글둥글한 말투로 지적 부탁드려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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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보면 볼 수록 자괴감이 든닭!!!!!! 역시 이번에도 구독료를 받을 만큼 멋진 글이 아니기에 조심스럽게 글 투척만 하구 사라집니다.... 호호.... 또 만나요..... 부끄...
♡ 암호닉 신청해주신 쿄쿄님, 황제펭귄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