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뿜깡입니다.
어제 올린 공지글에 댓글 보고 많이 감동받고 힘받았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경수야 생일 축하해!
딸기잼 속에 딸기덩어리들♥ |
궁디/이도내/린기린/비타민/귤/조무래기/쥬이/녹두/ㅅㅇ/슘슘/새벽별/체리밤/검은별/어바/누나/단호박/타이/경듀듀/경상도/초두/새우튀김/뽀송뽀송/망고 /종구멍멍/변맥현/올빼미/다람/저녁/후야/숮/콜팝/삐약삐약/뽀리/밍숭맹숭/백키/카테고리/우주/지풍/일반하숙(이제 보고 썻어요ㅠㅠ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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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이 남자아이와 놀 동안 나는 아까 세훈이를 찾아 세훈아~ 하고 부르니 머리를 찰랑찰랑 흔들면서 쪼로로 내 앞으로 쫒아왔다.
하는 행동이 딱 개구쟁이. 하지마라고 하면 더 할 것같은 개구진 표정에 애기치곤 꽤나 이목구비가 뚜렷했다.
내가 세훈이를 부르고 세훈이가 내 앞으로 와 내 무릎위에 손을 얹었을 때 아까 전부터 계속 세훈이 옆에 쫄래쫄래 따라다니던 남자애도 내 옆으로 와
나를 신기하게 똘망똘망한 눈망울로 처다보고 있었다.
"왜에요~"
"세훈아 옆에 친구는 누구에요?"
"쎄훈아 옆에 친구아니에요! 형아에요! 형아~"
사실 세훈이의 발음은 세훈 보다는 쎄훈, 혹은 데훈의 발음에 더 가까웠다.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세훈이의 볼을 살짝 꼬집으며 옆을 보니
세훈이 보다 형이라는 아이가 나를 가만히 처다보고 있다.
진짜 친 형제인가?
"너는 이름 뭐야?"
"..."
"준메니! 김주면!"
눈을 마주치며 이름을 물어보니 그 아이는 가만히 나를 처다보고 입을 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세훈이 아이를 소개 했고 성씨가 다른걸 보니 형제는 아니었다.
사실 세훈이가 쎄훈이라고 발음을 한 것 때문에 준메,주면 이라는 이름을 바로 믿을 수는 없었다.
저 아이의 이름은 과연 준메일까 주면일까.
작은 입술을 오물오물 움직여가며 말을 하는 세훈이가 귀여워서 활짝 웃어주니 옆에있던 준메, 혹은 주면이가 세훈이의 팔목을 잡고 뾰로퉁하게 나를 처다보더니
세훈이를 질질 끌고 다른 곳으로 가 버린다. 자꾸 돌아보며 웃는 세훈이를 보고 피식 바람나오게 웃었다.
조그마한것들끼리 질투도 하는구나.
"김종인!"
"시끄러 노는 중이잖아"
"나도 끼워줘 소꿉놀이"
아까 우리가 씻은 장난감들보다 여기에 있는 소꿉놀이 세트 장난감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았다.
애기들 손에 딱 맞는 작은 플라스틱 도마부터 시작해서 칼,가위,집게,뒤집게,주걱,국자 등 주방용품과,
옥수수,토마토,밥,미역국,멸치,김치,계란 등 많은 음식재료들.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싼 김종인과, 언제 왔는지 세훈이와 준메도 있다.
머리를 깡총하게 뒤로 올려묶어 눈꼬리가 당겨 올라간 여자아이,갈색 원피스에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는 여자아이,등
반에 있었던 8명의 아이들은 나와 김종인 옆으로 둘러싸 함께 소꿉놀이를 하자며 입을 모으고 있었다.
"오빠들이 엄마 아빠하세요!"
"나하고 얘가?"
"으응, 내가 엄마할거야!"
"나는 흰둥이 할거야"
그래 친구가 엄마해! 하고 말하자 음 그냥 오빠들이 하세요 하고는 픽 돌아앉아 옆에 여자 아이와 짝짝꿍을 하고 있다.
만약 엄마아빠를 나와 김종인이 한다면 당연히 아빠는 내가 되겠지.
아이들은 일사분란하게 역할을 정했고 세훈이는 우리 막내아들,그리고 준메는 첫째아들이 되었다.
큰 반에 둥글게 둘러앉아서 자~ 소꿉놀이 시작할까요~ 하니까 8명의 아이가 네! 하고 우렁차게 소리치고 귀여운 모습에 나는 입꼬리를 당겨웃었다.
옆에 가만 앉아있던 김종인을 처다보며.
"난 아빠고 넌 엄마"
"지랄, 누가봐도 내가 아빠거든?"
"욕 하지마라. 그럼 애들한테 물어보지 뭐 당연히 내가 아빠겠지만"
"얘들아, 누가 아빠했으면 좋겠어?"
김종인이 손을 둥글게 입 주위로 모아 목소리를 높혀 이야기하니 주목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는 아이들이 손가락을 펴 한명씩 가리켰다.
조그마한 손가락들을 따라가니 세훈이는 나를 가리키고,준메는 옆에 있던 김종인을 가리킨다.
하나하나 숫자를 세알려보고 있는데 김종인이 박수를 짝짝 두번치더니 니가 엄마네. 엄마해 어울리네 엄마.
"..믿을 수 없어"
"현실이야 받아들이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고개를 숙여 이야기 하는데 아빠다리를 하고 있던 내 왼쪽 다리위에 손이 하나 척 올라오더니 두어번 슥슥 문지르고 없어진다.
지금 나를 약올리는거다 김종인.아이들은 엄마와 아빠가 순간 헷갈려서 김종인을 아빠라고 한거야.
김종인은 내가 아빠네~ 하더니 힘내 엄마 하고는 등을 두어번 툭툭 두드린다.
"내가 왜 엄마야!"
"엄마~"
"응~?"
여자아이가 치마를 나풀나풀 거리며 걸어와서는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나를 부르고
나는 그 눈빛에 못이겨 대답을 하며 고개를 들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엄마 둘째 딸이에요! 정수정! 귀엽고 앙증맞은 목소리로 오물조물 말하더니 입꼬리를 슥 당겨올려 웃었다.
수정이. 아까 그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여자아이었다. 내 둘째 딸.
수정이가 다른 곳으로 폴짝 폴짝 뛰어가는 걸 본 김종인이 일어서 한 말은 가당치도 않았다.
어릴적 소꿉놀이좀 해 보셨나봐? 동네를 주름잡아 아빠 역을 맡으셨나봐?
"아빠 일하러 다녀올게"
"다녀오세요~"
"아빠 빠빠이~"
당당하게 일어나서 손인사를 몇번 하더니 8명의 아이들 시선을 한 몫에 받으며 유유히 반 밖으로 나가버렸다.
조금있다가 들어오겠지. 나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나를 처다보는 아이들을 처다보며 씩 웃었다.
두어번 박수를 치고
"엄마랑 요리할 사람~"
"저요오!"
"나나나!"
여러명의 아이들이 나를 향해 뛰어왔고 내 품에 쏙 안긴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웃음소리를 들려주며 달콤한 애기향기를 풍겼다.
오랜만이다 애기냄새. 나도 모르게 올라간 입꼬리를 내릴시간도 없이 아이들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려주며
엄마 힘들어요! 하니 하나둘씩 품에서 떨어져 히히 웃었다.
안그래도 자식이 8명이나 되는데 한번에 다 요리를 하면 얼마나 정신 사나울까.
그래서 고심끝에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보물찾기를 하면서 요리를 하는거였다.
내가 반안에 쏙쏙 플라스틱 장난감을 숨기고 아이들은 그걸 하나하나 찾으면서 나에게 가져다주고 나는 그걸 가지고 요리를 하는거다.
아무튼 똑똑해 도경수!
"얘들아 엄마랑 보물찾기 하면서 요리할거에요!"
"우와아아 보물찾기!"
"금세 입에 붙었네 엄마가"
"치, 엄마가 이거 계란이랑~ 밥그릇이랑 도마 같은거 숨겨놓을테니까 우리 딸래미, 아들래미가 찾아오면 되는거야!"
"와아! 보물찾기 보물찾기"
아이들도 좋아하는 눈치다. 다행이다 좋아해서
김종인은 언제왔는지 터벅터벅 걸어와 내옆에 서고 웃으며 말을한다.
김종인에게 부탁해 잠깐만 애들 못보게 엎드리고 있게하라고 하니 김종인은 내 말을 듣고는 아이들에게 두눈을 꼭 감고 있으라고 시켰다.
내가 장난감들을 숨길동안 김종인은 혹시 눈을 떠 보는 아이들이 없나 잘 감시를 하고 약 3분 후에 30개 가량의 장난감을 숨긴 나는 어휴 다했다 하자
아이들은 눈을 뜨라는 말도 안했는데 눈을 반짝 떠서 두눈을 살짝 비볐다.
"엄마 이제 찾아도 돼요?"
"응~ 찾으세요 고우!"
아이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반 안을 헤집고 다녔다.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꺄르르 웃는 소리도 들리고 아이들끼리 속닥속닥 거리는 소리도 들리는 가운데
나와 김종인은 반 중간에 앉아서 아이들이 장난감을 찾아올 동안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까 왜 나가서 바로 안들어왔냐.
"이거"
"오.."
씩 웃더니 주머니에서 한 주먹 사탕을 꺼내보이고 기발한 생각이 나 아! 하고 손벽을 살짝 치니 김종인은 이빨까지 내 보이며 웃었다.
너도 그 생각이지? 무슨 생각? 찾아오는 아이들 하나씩 주기로.
정확하게 들어맞은 김종인의 추리에 나는 왠일로 우리가 이런것도 다 맞냐며 하이파이브를 신청했고
김종인은 아 됐네요 하고 아이들의 움직임을 보았다.
좀 해주면 덧나나.
"엄마! 데훈이가 이거 찾았지렁!"
"오구 우리 세훈이 잘했어!"
마침 세훈이가 플라스틱 칼 모양 장난감을 손잡이만 잡은 채 씩 웃으며 걸어왔고 그 모습은 마치..처키인형 같았다.
활짝 웃으며 맞이해 주니 김종인이 세훈이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고는 주머니에서 조용히 사탕을 하나 꺼냈다.
세훈아 이거 혼자가서 먹어, 하나 더 찾아오면 아빠가 하나 더 줄게
세훈이는 우아! 하며 다시 뛰어가 장난감을 찾았고 나와 김종인은 두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그리고 민망해져서 다시 고개를 돌리니 김종인도 팩 고개를 돌렸다.
"야 칼빵 맞을래?"
"..."
"..사탕 하나만"
"니 줄건 없어"
김종인이 슬쩍 내민 내 손을 살짝 소리나게 때린 후 다시 아이들의 동선을 따라다녔다. 그러다가 무심하게 던진 말 하나가.
하이파이브 한거다.
참내, 기가막혀서. 김종인의 팔을 퍽 치니 이번에는 준메와 수정이가 같이 와서 계란과 밥그릇을 건넨다.
히히 찾았어요!
"잘했어 오구 이뻐 준메랑 수정이!"
"...준며니"
"응? 안들려요"
"엄마 나 준며니에요 김준면"
역시 세훈이의 발음은 믿을 수 없던거구나. 살짝 민망해진 나는 옆에 아빠한테 사..사탕 받아 하고 말을 더듬으니
준면이도 쭈뼛쭈뼛 김종인 앞에 서서 손을 모아 작게 내밀었다.
김종인은 귀여워 하며 웃더니 준면이 손에 하나, 수정이 손에 하나. 그렇게 아이들이 두 세번 찾아서 온 식기도구는 꽤나 많았다.
받아서 옆에만 계속 두던 나는 뭐 어떤걸 찾아왔나 중간 점검을 하려고 장난감을 내앞으로 끌어당겨 찾아보았다.
계란,칼,토마토,집게,양배추,...어?
"이거 니가 넣어놨냐?"
아까 준면이가 가져온 밥그릇 안에는 장난감을 찾아오면 김종인이 하나씩 준 사탕이 하나 담겨있었고
김종인을 처다보며 묻자 김종인은 아무 대답없이 어우 많이 찾아왔네 하고 내 질문을 피했다.
하여간,김첨지새끼. 활짝 웃으며 밥그릇 안에 사탕을 꺼내 톡 까서 입에 넣었다.
애기들이 먹는거라 그런지 작아.
"지은아 엄마 오셨네~"
"아싸~ 얘두라 안녕~ 빠빠 오빠들"
반에 문이 열리고 루한 선생님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지은이를 불렀다.
아이들의 시선이 어느 한 곳으로 몰리고 나와 김종인도 따라 처다본 곳은 아까 깡총하게 머리를 묶어 눈꼬리가 올라간 여자아이었다.
막 의자 밑을 처다보던 지은이는 미련없이 폴짝폴짝 뛰며 아이들에게 인사를 했고 마지막으로 나와 김종인에게 인사를 하며
루한 선생님을 따라 반 밖으로 쏙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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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많이 걱정해주신 독자님들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ㅠㅠ 알라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