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뿜깡입니다.
어휴 발시려 감기조심하세요~
딸기잼 속에 딸기덩어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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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참동안 소꿉놀이를 한 결과 처음 있었던 8명에서 2명으로 인원수가 팍 줄고 어제 말 해 뒀던 봉사시간도 찬찬히 채워지고 있었다.
이번엔 민석 선생님이 얼굴을 쏙 빼밀고 나와 김종인을 조용히 부르고 나는 내 무릎에 앉아있던 종대를 톡톡 두드려 일어났다.
김종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민석 선생님 앞으로 갔고 나도 따라 나가니 민석 선생님은 노란 앞치마에서 사탕을 하나씩 꺼내주었다.
"봉사시간 다 됐어요 수고했고 애들한테 인사하고 잠깐 방으로 올래요?"
"아, 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보던 종대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 나와 김종인은 반 밖으로 나와 선생님들이 들어간 방으로
노크도 하지 않고 불쑥 들어갔다.
똑똑 노크하고 들어갈껄. 민석 선생님과 루한 선생님은 서로의 얼굴에 손가락을 대고, 루한 선생님은 민석선생님의 볼에,
민석 선생님은 루한 선생님의 코를 쿡 누르고 있었고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화들짝 놀라 의자까지 삐그덕 거리며 자세를 고쳤다.
살짝 웃으며 책상의자에 나란히 앉으니 루한 선생님이 큼큼 목을 가다듬는다.
"살짝 봤는데 애들이 좋아하더라구요"
"다음에도 기회 되시면 오셨으면 좋겠네요"
"아, 네"
그렇게 봉사 확인까지 하고는 유치원에서 쏙 빠져나와 꽤 어둑어둑해진 하늘을 보며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었다.
김종인은 하 하고 숨을 내쉬고 입김이 몽글몽글 피어났다.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김종인을 슬쩍 처다보니 김종인은 고개를 여전히 처 든채로 나를 내려다 본다. 눈빛이 말해주고 있네 뭐.
"이제 슬슬 사람으로 변신중이냐?"
"지랄"
"왜 쑥이랑 마늘이라도 주리?"
"놀고있다"
김종인이 피식 웃으며 말했고 나는 주머니에 꽂고 있던 팔을 살짝 움직여 김종인의 눈치를 살폈다.
김종인은 턱 짓으로 어느 한 곳을 가리키고 김종인의 턱짓이 향한 곳은.
편의점이었다.편의점은 왜. 하고 물으니 김종인은 이미 발걸음을 떼어 편의점을 향했고 나에게 야 민증있지 하고 물어본다.
술,혹은 담배,아니면 콘돔이겠지.
"나 술 못해"
"누가 뭐래"
"시발 신성한 내 민증으로 담배나 콘돔사지마라"
언제부턴가 친구들과 술이라도 한잔 하던 날이면 친구들은 내 자리 앞에 술잔을 놓아주지 않았고 나는 그것에 대해 굉장히 불만이 가득했다.
나와 나름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는 절때 술은 마시지 말라며 신신당부 했고 다른 몇몇 친구들의 도리짓에 나도 그만 두었다.
이유는 하나 이상한 주사였는데 무엇이 주사인지도 말을 해주지 않으니 경고에 따를 수 밖에.
유리로 된 편의점 문을 여니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던 알바생이 대충 고갯짓으로 인사를 한다.
그리고 김종인은 서슴없이 뚜벅뚜벅 걸어가 음료코너로 향했고 아무렇지 않게 맥주 두 병을 잡아 들었다.
나 민증 안가져 왔는데?
"왜 안들고 다니냐 병신아"
"미친새끼야 어떤 병신이 유치원 봉사할 때 민증을 들고가냐"
"괜찮을 것 같네 얼굴이 삭아서"
아직 누가봐도 앳된 고등학생인데. 하고 걱정했던건 모두 쓸모가 없어졌다.
알바생이 무심하게 봐주는건지 아니면 정말 김종인 말대로 내가 삭아보였던건지 아주 쉽게 구매한 맥주 두병이 깡깡 거리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 그리고 안주라고 산 오징어와 과자 세봉지가 부시럭 부시럭 소리도 내고.
엘레베이터에 올라 4층을 누른 김종인을 보고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급하게 말을 꺼냈다.
"너 미성년자잖아"
"그런데?"
"술은 왜 마셔 병신아"
"보호자 동반이면 괜찮아"
"누가 니 보호잔데"
"너"
누구 마음대로 내가 니 보호자지? 하려던 참 띵 하고 열린 엘레베이터 문 사이로 김종인은 쏙 빠져 나가버렸고
오늘 하루만 봐주지 뭐, 하고 넘어간 나는 김종인이 열어둔 문으로 팔을 끼워 넣었다
신발장을 보니 이새끼는 정말 신발을 일부러 차면서 벗는지 이리저리 퍼질러져 있는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 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근데 왠 술"
"꼭 이유가 필요하나"
하긴 뜬금없기는 정말 뜬금없었다 막 유치원 봉사를 하고 나온 상큼한 기분으로 편의점에서 술이나 사서 집으로 들어온다니.
유리병이 부딪히는 소리를 내고 김종인은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나도 옷이나 갈아입고 손이나 씻어야겠다.
김종인이 옷을 다 갈아입었는지 슬금슬금 거실로 기어나오고 그런 김종인을 본 나도 물에 젖은 손을 막 수건에 부비던 참이었다.
김종인이 쇼파에 기대어 티비를 틀고 나는 바로 주방으로 가 유리컵 두 잔과 아까 사온 맥주 두 병을 꺼내 짤래짤래 들고갔다.
벌써 상을 펴 과자를 가져다 놓고 뜯는 김종인을 보고 눈치것 가져온 것이었다
그 위에 맥주와 맥주잔을 두 개 올려놓으니 김종인은 뚜껑을 따며 툭 던진 말이
"왜 컵이 두개냐"
"내꺼"
"누가 너 준데? 게다가 너 술 못한다며"
팍 상한 기분에 짜증을 툴툴내며 쇼파위로 올라와 티비를 트니 막 홈쇼핑에서 노란 호박고구마를 선전하고 있었고
나도 모르게 오..맛있겠다 하는 소리와 함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과자라도 몇개 주워먹을까 싶어 슬금슬금 거실 바닥으로 내려와 과자를 호시탐탐 엿보던 중 슬그머니 김종인 맞은편에 앉아 과자 하나를 막 집었다.
"너 왜 내 컵에다가 맥주 부워놨어"
"난 컵 두개로 마시거든"
"지랄"
"아 마시지 마라"
김첨지 새끼. 나는 김종인의 대답도 듣지않고 컵을 들고 맥주를 입안으로 밀어넣었다.
톡 쏘는 맛과 확 끼쳐오는 보리, 그리고 술냄새. 나를 말리는 친구도 없겠다. 뭐 주사라고 해서 그렇게 심각한거겠냐.
기껏해야 똑같은 말 반복 아니면 엉엉 우는거겠지.
꿀꺽꿀꺽 마시다가 컵에 반정도 맥주를 남기고 다시 상 위에 내려두었다.
크으 하고 소리를 내자 김종인이 과자를 씹다가 나를 처다본다.
"잘 처먹네"
"말 존나 예쁘게 잘한다"
"이제 알았냐 병신아"
입으로 낮게 욕을 읊조리며 꼬깔모양 과자를 하나 입에 넣었다.
야 근데 진짜로 술을 왜 하니 김종인이 티비에서 시선을 뗀 후 나를 가만히 내려다본다.
눈빛도 어쩜 그렇게 싸가지가 없을 수가 있지?
"존나 시끄러워서 술 쳐 먹고 쳐 자라고"
"안 쳐잘거거든?"
"쳐 자라"
"시발 나 자면 뭐하려고 변태새끼야"
갑자기 떠오른 김종인의 모습에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설마 저번처럼 방에서 혼자. 아 회상하지 말자 도경수 김종인이 무슨 벌레 보듯이 잔뜩 똥씹은 표정으로 처다보고는 허 하고 숨을 내뱉는다.
분명 그건 내가 잘못한건 맞지만 김종인이 야동을 보던건 사실이었으니.
"시발 또 야동보게 미친놈아?"
잔뜩 표정을 찡그리며 말하니 김종인이 이제 대답도 안하고 맥주만 벌컥벌컥 마셨다.
맞나보네 김종인.
나는 남은 컵에 남은 맥주를 싹 입에 털어넣고 과자를 한 웅큼 집어 입에 가득 넣어 씹어 먹었다.
입 천장이 까이는 것 같아 아프다.
"티비 꺼 봐"
"니가 꺼 리모콘 니 주변에 있거든"
"싫어 니가 꺼"
계속 투닥거리며 서로 끄라고 했지만 눈하나 깜짝안하던 김종인을 보고 그냥 어기적 어기적 기어가 리모콘을 잡고 티비를 꺼버렸다.
저 새끼랑 말을 하려니 내 입만 아플 뿐.
최근에 조금 착해졌다고 느꼈는데 사람이 갑자기 바뀌면 죽을때가 다 됐다고 김종인은 바뀐게 아니었다.
바닥에 내려 두었던 맥주병을 집어 자기 컵에만 따르고 내 컵이 텅텅 빈건 보이지도 않는지 지혼자 마시기에만 집중이다.
"야 술 잔을 비워두는건 예의가 아니야"
손을 뻗어 맥주병을 잡고 내 컵에도 확 쏟아부으니 거품이 부글부글 넘치면서 컵 밖으로 흘러 넘치려고 한다.
재빨리 고개를 숙여 거품을 싹 빨아 먹으니 잠잠해진 컵을 보고 안심하며 맥주병을 바닥에 내려두었다.
김종인은 무슨 할말이라도 있는지 혀로 입술을 자꾸 축이고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가만 반복했다.
"할 말있으면 이 형한테 다 말해봐 우리 동생 우쭈쭈"
무슨 정신이었는지 손을 펴서 김종인의 엉덩이를 팡팡 두드리니 김종인은 버럭 화를 내며 뭐하냐며 소리를 질렀다.
심지어 우쭈쭈라는 말을 할때는 얼굴까지 들이밀며 말을 했고 김종인은 미첬다면서 과자를 한 웅큼 집어 나에게 던졌다.
에라이 청소기 밀어야 하잖아
"아 미친 새끼 그냥 가서 쳐 자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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