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뿜깡입니다.
아 어제 별그대 보고왔는데 왜 이렇게 도경수랑 도민준이랑 씽크 쩔죠..?
아니..?
딸기잼 속에 딸기덩어리들♥ |
궁디/이도내/린기린/비타민/귤/조무래기/쥬이/녹두/ㅅㅇ/슘슘/새벽별/체리밤/검은별/어바/누나/단호박/타이/경듀듀/경상도/초두/새우튀김/뽀송뽀송/망고 /종구멍멍/변맥현/올빼미/다람/저녁/후야/숮/콜팝/삐약삐약/뽀리/밍숭맹숭/백키/카테고리/ |
----------------
"뭘 보냐"
가만히 내려다 보는 김종인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팔꿈치로 콩 치니 제 명치를 가리면서 살짝 뒤로가며 웃는다.
엘레베이터가 띵- 하며 문이 열렸다. 곁눈질로 김종인은 슬쩍 보고 걸음을 조금 빠르게 한 뒤 엘레베이터를 빠져나오니 복도가 서늘하고 어둡다.
내가 들어서는 곳마다 하나씩 하나씩 센서등이 켜지고 그럼 김종인은 내 뒤에 오면서 그 불을 밟아온다.
옆에 집 주인이 당당히 서 있지만 나는 도어락을 열어 익숙한 번호 네 글자를 치니 띠리릭 하고 집 문이 찰칵 열린다.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뿌듯하게 처다보니 김종인은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채 말한다.
"꼭 지 집처럼 문 따고 들어가네"
"이 집도 내 집이리 저 집도 내집이리~"
집 안은 아까 나가기 전 깜빡하고 끄지 않은 거실불 때문에 전체적으로 환하게 비추었다.
어쩌면 불 끄지 않고 나간게 더 잘된 일이었다. 김종인은 대충 신발을 던지듯 벗으며 집 안으로 들어오고 나는 그런 김종인의 등을 보며
으휴, 하고는 김종인의 벗어둔 신발을 차곡 차곡 정리 해두었다.
꼬질꼬질한 내 운동화 옆에 각이 딱딱 맞는 가벼운 운동화.
실컷 놀다와 놓고선 피곤하다며 몸이 축 늘어져서 집안을 배외하고 거실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는 나를 보더니 야 이리와봐
"내가 니 개냐 오라고 하면 오고 가라고 하면 가게"
"아, 미안 그럼 가정부 말고 개 할래?"
고개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김종인에게 다가갔다. 대화를 시도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
내가 무슨말을 하면 김종인이 깨갱하고 물러날까 거의 포기 한다는 듯이 터벅터벅 걸어가니 김종인이 허리를 곧게 펴서 두 팔을 등허리에다 대고는
뒤로 살짝 넘어간다. 지금 사람 불러놓고 뭐하는 거야 이거
뭐하냐, 하고 불러도 김종인은 아무 대답없이 꿋꿋히 스트레칭을 하고 나는 어디 계속 해보라는 식으로 김종인을 처다보고 있었다.
가끔 보며 놀라는건 키는 그닥 커 보이지 않는데 비율이 기가 막히게 좋다는거다
아니 몸선이 예쁘다고 표현해야 더 맞는건가. 저번에 김종인의 옷을 입어본 후 더 확실히 느껴졌고 별로 인정은 하기 싫지만
김종인 몸매하나는 먹어준다는건 사실이니 말이다.
그래서 할말이 뭔데 하니 김종인이 시계를 확인하더니 하품을 하고는 손가락으로 뒷통수를 슥슥 긁다가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입술을 열어 말을한다.
"방에 와서 그..어..아 그래 책상 좀 치워"
"이 밤에? 그냥 낮에 할게"
"지금 해 지금"
"아 왜 싫어 나중에 할게"
"지금 안하면 나 죽을지도 몰라"
"잘됐네"
살짝 입꼬리 당겨 웃으며 처다보니 김종인이 피식 웃는다.
사실 나도 잠이 오지 않는 터라 지금 책상을 치우나, 낮에 책상을 치우나 뭐 똑같을 것 같다.
거절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그냥, 한번 틱틱거려 보고싶어서.
김종인이 방으로 들어가는걸 따라 들어가니 김종이는 침대에 풀석 앉고 나는 김종인의 말대로 책상 앞으로 가서 상태를 확인했다.
그냥 귤껍질 두 개 밖에 없는데 뭘 치우라는 거야 황당한 마음에 김종인을 돌아서 보니 김종인이 빨리 안치우냐? 하는 소리와 함께 침대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또라이새끼다 또라이 새끼.나는 향이 미미하게 남아있는 귤껍질을 잡아 으스러진 흰 가루를 책상에서 줍고 있는데 김종인의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야 물어볼거 있는데 물어봐도 되냐"
"아니"
"..."
"농담이야 새끼야 물어봐"
말은 그렇게 해놓고 손에 쥔 귤껍질을 버리려고 방 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내 동선을 보고 있던 김종인은 야, 어디가 하며 부르고
나는 이거 버린다! 하며 귤껍질을 보여주자 아 하고는 다시 침대에 누워버린다
방문을 열고 나와 거실 맞은 편 주방으로 가 대충 어딘가에 던져두고 거실 불을 끈 후 바로 김종인 방으로 와버렸다.
물어볼게 있다고 했으니까.
방으로 들어가니 뒷통수가 잔뜩 춤을추며 요란하게 떠 있는 김종인이 침대에 덩그러니 앉아있다.
의아하게 물어볼거 있다며 하니 김종인은 침대 옆부분을 팡팡 치며 야, 여기 앉아봐 하더니 잔뜩 무게를 잡는다.
"뭐냐 안어울리게"
"뭐...내가 너에대해서 아는게 하나도 없는..것 같아서"
김종인은 말을 끝으로 헛기침을 하며 나의 시선을 피했다.
물어볼거라더니 이거였나보다.
그러고보니 김종인에게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적도 없었고 아 해줄 이유도 없었다.
내 가정사나 내 이야기를 해 줄 입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거라면 나도 할 말이 있다 김종인은 제 삼촌인 변백현을 왜 싫어하는 건지.
이번에있었던 거짓말 때문에 대충 짐작은 가지만 그 전에 무슨 사건이 있었을 터.
나는 김종인에게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하고 얼마나 자세하게 말을 해야하는지 고민하고 있을때 즈음 김종인은 이불을 만지작 거리며 말했다.
"아.어디서 부터 말을 해야하지"
김종인은 아무 대답없이 내가 말을 하는걸 기다리는 듯 했다.
그냥 내가 김종인을 얼마큼 믿는냐에 따라 내 입에서 술술 나오겠지 갑자기 드는 어머니의 생각에 마음이 측은해진다.
김종인은 침대에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 그냥 몸만 일으켜 앉아 베개를 잡고 나를 처다보고 나는 슬금슬금 침대위로 올라와 침대에 앉아 벽에 기댔다.
몸에 힘이 주욱 빠져 벽에 머리까지 기댄 뒤 김종인을 처다보니 약간 움찔한 김종인은 자세를 다시 잡는다.
"고등학교 3학년 초 쯤인가..부모님 이혼 하신 후 학교 자퇴했어.자퇴한건 말 했었지?"
"아..응"
"음, 어머니는 전부터 잔병치레가 많았는데 이혼하시고 난 뒤로 더 편찮으시다가..돌아가셨어
내딴에는 파란만장 하다고 생각했는데 말하고 보니까 별거 아니네"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하려고 목소리도 평소보다 좀 더 크게 말을 했다.
도저히 눈을 보고 말 할수는 없을 것 같아서 정면을 바라보며 말을 하니 김종인이 돌아오는 대답이 없다.
그리고 무슨 말을 해 주어야 할까. 지금 현재로써 김종인 너에게 나에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밖에 못 해주겠어.
사실 더 할말도 없지만
"괜찮은 척 안해도 돼"
"..."
"오전에는.. 미안. 다시 한번 사과 할게"
"어"
잠깐 잊고 있었던 건데 다시 떠오르는 문장과 단어들이 다시한번 비수를 꽂았다.
사과를 받았지만. 내가 내뱉은 말처럼 사과를 금방 받아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말로 받았던 상처를 사과를 받음과 함께 깨끗하게 용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이 측은해지고 쪼그려 앉아있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비집고 넣었을 때 무언가가 밀려 들어온다.
따뜻한 방, 포근한 침대.그리고 그와 대조되던 우리집의 열악한 환경.
왜 늘상 불현듯 떠올라서 나를 이런식으로 괴롭힐까 괜찮다 괜찮다 말은 해도 난 진짜로 괜찮을까.
"사실은, 조금 많이 무섭다"
"..."
"진짜로 이제 내가 의지할 사람이 없어. 사랑할 사람도 없고, 사랑을 받을 수도 없어."
막상 말을 하고 보니 뒷목이 차갑게 느껴진다. 김종인의 표정을 보고 있지는 않지만 대충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예상은 갔다.
나를 불쌍하고 안타까운 눈빛으로 보고있겠지. 나는 혹시나 내 얼굴이 김종인에게 보일까 더 무릎사이에 밀어넣었다.
코 끝이 따끔따끔하고 눈동자가 간질간질거리더니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다.
진짜로, 이제는 진짜로 어머니가 돌아가신거다.
선뜻 다가온 현실을 받아드릴 준비가 아직 덜 돼있어. 사부작 사부작 움직이는 소리가 나더니 목 뒤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촉감의 옷이 감싼다.
그리고 은은하게 퍼져오는 김종인냄새. 그리고..
"의지할 사람이 없으면 혼자 일어서면 되는거고, 사랑 할 사람이 없다면, 앞으로 만들어가면 되지 왜 그렇게 걱정이냐"
"넌 몰라서 그래 임마"
울음을 참으며 고개를 푹 숙여 이야기 하니 옷속에 묻힌 목소리가 웅웅 하고 울린다.
넌 아직 소중하고 가장 사랑하는 걸 잃어본 적이 없어서 그런말을 함부로 내 뱉을 수 있는거야 병신아.
그래도 위로 해준답시고 힘들게 쥐어짜낸 말에 기특했다.
김종인이 크게 숨을 들이쉬는 소리, 그리고 다시 내 뱉는 소리까지 내 귓가에 생생하게 들렸고, 안아오는 따뜻함에 김종인을 밀쳐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게 김종인은 나를 짧은 시간이나마 안고 있다가 나와 같이 벽에 기대 쭈그려 앉았다.
"내가 왜 몰라 그걸"
"그럼 어떻게 알아 니가 그걸"
"나도 잃어봤으니까 소중한 사람."
나의 고개를 들게하기는 충분히 자극적인 말이었다. 김종인이 그런적이 있었다고?
놀랬던 감정을 추스리기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소중한 사람이래봤자 학교에서 아무나 사귄 여자친구 정도 겠거니
피식 웃어 다시 고개를 무릎 사이로 묻으려고 하는 찰나에 김종인은 침대 옆 서랍장을 열더니 어떤 사진을 꺼낸다.
저번에 김종인의 방에 들어와 봤던 사진이다. 중년의 남성, 그렇다면 설마.
"아버지야 우리 아버지"
"아."
"돌아가셨어 교통사고로"
아버지 였던 걸까. 어쩌면 나보다 더 괴로운 이별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예상하지도 못한 교통사고라면 충격은 그만큼 더 컷을터이니. 덤덤하게 말하는 김종인의 표정에서 쓸쓸함이 묻어나온다.
몽실몽실 손가락 사이사이로 빠져나가는 흙모래 같이 이불은 푹신푹신 했고 이제서야 느껴지는 발끝의 감각에 발가락을 움츠렸다.
어색한 공기와 적막해진 분위기가 나에게는 침조차 삼키기 힘들정도로 먹먹했다.
"나도 너 말처럼 의지 할 사람도 사랑할 사람도 사랑을 받을 수도 없었는데. 이제는 아닌것 같다"
"좋겠네"
김종인을 처다보며 입꼬리를 말아올려 웃었다. 보물찾기라도 하듯 김종인의 하나하나를 알아가고
그렇게 지도에 동그라미 표시를 한다.처음 만났던 막연한 두려움은 어느샌가 날아가버리고 지금 내 지도 속에 김종인은 나름 괜찮은 사람이니까.
그만 잘래 시간이 너무 늦었어. 하며 침대에서 일어서자 김종인도 아차 하고 이불을 당겨 누울 준비를 한다.
바닥에 닿은 발이 따뜻하게 감싸져 온다. 포근하고 안정된 마음을 안고 김종인을 처다보며 잘자~ 하려 쳐다보니 김종인은 이불을 덮고선
"불 좀 꺼줄래"
이게 어쩌면 김종인의 매력일 수도
----------------
아싸 무슨 사건 해결 한 것 같아요
암호닉 신청은 ↓
암호닉 신청 ㅇㅇㅇ
요렇게 해주세요 아니면 헷갈려서 못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거든요 ㅠㅠ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