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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왜, 도대체 왜 그랬어요? " 


 

" 저에겐 권리가 있습니다. " 


 

" .... " 


 

" ..남편으로서 당신을 지킬 권리. " 


 

" 진정으로 저를 지키기 위해 한 행동이 맞는지 의문이에요. 저는 소름이 끼친다구요! " 


 


 


 

표정 하나 없는 그의 얼굴을 보며 옹주는 아연했다. 하지만 민형은 굴하지 않는 눈빛이었다. 그녀를 마주하는 눈은 흔들림이 없었다. 어긋났다. 분명히, 그의 사랑 방식은 적어도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선에서 벗어난 사랑이었다. 


 


 

" ..하니까요, " 


 

" ..... " 


 

" 당신을 사랑하니까. " 


 


 


 


 


 


 


 


 

[NCT/마크] 아가씨Ⅱ #07 | 인스티즈
 


 


 


 


 

 

 

 

 

:: 

0 

7 


 


 


 


 


 


 

달그락 달그락. 접시와 숟가락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민형도 어제의 일이 마음에 걸린 탓인지 애써 미소를 지어보려는 의지도 없어보였다. 옹주는 먹는둥 마는둥, 가끔은 아무것도 집히지 않은 젓가락을 입에 물기도 했다. 한동안 말이 없던 와중에 하야토가 냅킨으로 입가를 닦으며 말했다.  


 


 


 

" 마츠모토, 내일부터 황족 행사가 있을 예정입니다. " 


 

" ....네, " 


 

" 하지만 도쿄에 있는 독립의사단이 무슨 작당을 할 지 모르니 내일 행사 장소 근처에서 하룻밤을 묵고 그 다음 날 행사에 참가할 계획입니다. " 


 

" .... " 


 


 


 

하야토는 독립이라는 글자에 힘을 주어 말했다. 그리고 접시만 바라보고 있는 옹주를 한 번 흘겼다. 민형은 하야토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옹주를 보았다. 힘없이 축 처진 어깨를 다독여주지도 못하는 상황이 그도 싫었다. 하야토는 콧수염을 만지며 헛기침을 했다. 


 


 


 

" 마츠모토가 없는 동안을 대비해 충분한 인원을 두고 갈테니 히데코도 걱정 마시지요. " 


 


 


 

물 한 모금을 들이킨 옹주는 작게 실소를 터트렸다. 하야토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옹주를 노려보다 잠잠한 그녀를 확인하고 다시 칼질을 했다. 옹주는 숟가락으로 이리저리 밥그릇을 뒤적거리기만 했다. 분명 희숙에게 가서 배가 고프다고 칭얼거릴테지만 이 상황에선 도저히 밥이 넘어가질 않았다. 민형은 하야토의 눈치를 보다가 옹주에게만 들리도록 작게 속삭였다. 


 


 


 

" 어디 아픈건 아니죠. " 


 


 


 

옹주는 약간 놀란 눈으로 민형을 보다가 고개를 바로 하고선 자칫 다른 곳을 보면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민형은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남은 밥을 비워냈다. 하야토는 옹주의 밥그릇의 밥이 처음과 거의 그대로인 상태를 보고 짙고 까만 눈썹을 꿈틀거렸다. 마치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네. 옹주는 그 모습이 꽤나 역겹게 느껴졌다.  


 


 


 

" 옹주마마. 임신이라도 하신 겝니까? 아니지, 그럴 일은 없겠지요. 그렇다면 왜- "  


 

" 음식이 맛이 없네요. " 


 

" ...뭐라..고요? " 


 


 


 

하야토는 전혀 예기치 못한 답변이었는지 잔뜩 찌푸린 얼굴에 긴장이 풀리며 당황한 표정이었다. 민형도 마찬가지었는지 옹주를 보았다. 옹주는 음식을 만들었을 두 일본인을 보며 말했다. 고, 고멘나사이 히데코사마! 시녀들이 고개를 조아리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하야토는 심기가 불편한듯 턱을 만졌다. 민형은 이만 일어나죠, 하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NCT/마크] 아가씨Ⅱ #07 | 인스티즈
 


 


 


 


 

" 그래서, 옹주까지 일본으로 간 마당에 뭘 어쩌려고. " 


 

" 성. 그렇게 말하지마. 아직 끝이 아니라고. " 


 

" 하.. 미안하다. 짜놓은 계획마다 틀어져서 그만. " 


 

" 일단 힘들게 저택으로 들어가게 됐으니 소식 전할게.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해. 도쿄로 무사히 도착하면 서신 남겨줘. " 


 

" 그래. 너도 그간 몸조심 해라. " 


 


 


 


 

동영과의 통화를 마친 재현이 뒤를 돌았다. 어찌저찌 하늘이 도운 건지, 옹주가 머물고 있는 도쿄의 저택에까지 오게된 재현은 이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마츠모토와 하야토가 황족행사에 참가하는 동안 옹주와 함께 있다가 행사장에서 동영이 잘만 폭탄을 터트려준다면.. 그래준다면. 멀게만 느껴졌던 독립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민형이 떠나는 날 아침, 조선에서 뒤늦게 도쿄로 도착한 재현을 포함한 열댓명의 무사들이 민형과의 인사를 위해 집 앞에 일렬로 서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옹주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옹주는 커다란 스카프를 두르고 계단을 내려왔다. 옹주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재현은 옹주의 얼굴을 보자 가슴이 벅차올랐다. 칼을 쥔 손에 잔뜩 힘이 들어가며 입술을 꾹 다문 재현은 다시 한 번 다짐했다. 그녀를 꼭 구해내리라고. 민형과 옹주는 시덥잖은 인사를 나누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민형의 일방적인 인사였으리라. 민형은 첫 번째 무사와 악수를 나누었다. 재현의 차례에서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민형은 꽤 의외라는 표정으로 재현과의 악수는 힘을 실어 여러번 흔들었다.  


 


 


 

" 억지로 만들어낸 우연인지 몰라도 고생이 많아요. "
 


 


 


 

재현에게만 들리도록 작게 속삭이던 민형은 웃으며 다음편으로 넘어갔다. 인사를 마친 민형은 이제 마차에 올라타면 되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민형은 옹주에게로 다시 돌아갔다. 재현의 눈이 급하게 그를 쫓았다.  


 


 


 

" 보고싶을거예요. " 


 

" ....무사히 다녀오세요. " 


 


 


 

민형은 옹주에게 다가가 볼에 짧은 입맞춤을 했다. 사전에 얘기가 없었던 그의 행동에 옹주는 얼떨떨함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볼을 감싸쥐었다. 다녀올게요. 민형은 미소지으며 계단을 내려갔다. 민형은 재현을 지나치며 그를 바라보았다. 짧은 순간, 재현은 민형과 눈을 마주치며 다시 한 번 의지를 굳게했다. 이기리라. 저 재수없는 일본의 황족이 피눈물을 흘리게 해주리라, 라고 말이다. 


 


 


 


 


 


 


 

재현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옹주는 민형이 타고있는 마차가 출발하기도 전에 먼저 집안으로 들어갔다. 재현은 그녀를 만날 생각을 하니 심장이 조금씩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 재현은 운이 좋게도 옹주의 방 앞을 지키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더욱 다른 이들의 시선을 조심해야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밤이 되어서야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옹주의 방 문이 열렸다. 재현은 고개를 숙였다. 그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희숙의 발이었다. 재현을 보고 놀랐는지 그의 앞에서 주춤하던 발걸음이 빠르게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재현은 약간 벌려져 있는 문 틈으로 방 안을 엿보았다. 옹주는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더 가까이, 자세히 보기 위해 다가가던 중에 문이 활짝 열렸다. 잔뜩 경계를 품고있는 옹주는 재현의 얼굴을 확인하고 말을 잇지 못했다.  


 


 


 

" 너, 너는..! " 


 

" 쉿. 누가 들을 수 있습니다. " 


 


 


 

 재현은 그녀의 입을 막고 문을 닫으며 방으로 들어왔다. 옹주의 입에서 손을 뗀 재현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 어찌. 옹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재현은 그녀를 꼭 안고 말았다. 처음엔 옹주도 놀라 그를 떼어내려 했지만 이내 그의 등을 천천히 다독여주었다. 아가씨, 아가씨.. 재현은 이내 흐느끼기 시작했다.  


 


 


 


 


 


 


 


 


 

* * 5년 전 * *  


 


 


 


 


 

" 조센징! 조센징! " 


 


 


 

휘날리는 흙먼지 속에서 조센징! 을 외치며 발길질이 향하는 곳엔 한 남자아이가 두 팔로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다. 눈을 부릅뜬 체 말없이 발길질을 맞던 남자는, 그들이 반응없는 그의 모습에 실증을 느끼고 사라지자 천천히 일어나 옷을 털었다. 그리고 품 안에서 가만히 맞으면서까지 지켜낸 보리 자루가 잘 있는지 확인하고 터벅터벅 집으로 향했다. 그를 반기는 건 어린 동생들이었다. 배고파, 배고파. 그의 다리에 옹기종기 모여 하나같이 입을 모아 투정을 부리는 동생들을 안으며 그는 그제서야 미소를 찾았다. 누군가 자기에게 침을 뱉어도, 발길질을 해도, 그는 그를 기다리는 가족을 보면서 힘을 내야했다. 하지만 그마저의 행복마저 일본인들은 앗아가 버렸다.  


 


 


 


 


 

[NCT/마크] 아가씨Ⅱ #07 | 인스티즈
 


 


 


 

갑작스런 총소리와 비명소리에 재현은 헐레벌떡 집을 나왔다. 일본 군인들은 다짜고짜 칼과 총을 난사해대며 조선인들을 죽이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인지 깨닫기도 전에 그를 발견한 군인이 그를 향해 다가왔다. 뒤늦게 그를 발견한 재현은 피할새도 없이 날아오는 칼을 손으로 막았다. 허업, 생살을 뚫고 들어오는 날카로운 것에 재현은 다리를 비틀거렸다. 그 때 였다. 형아! 재현은 뒤를 돌았다.  


 


 


 

" 형ㅇ.. " 


 


 

탕- 


 


 


 

아, 안 돼!! 재현은 쓰러진 동생을 향해 달려가다 둔기에 맞아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무너져렸다. 한참 뒤에야 정신을 조금씩 차린 재현은 자신이 죽은줄로 알았다. 하지만 지끈거리는 머리와 아물다 만 손바닥의 칼자국을 보고 지옥같은 현실에서 다시 깨어났다는걸 알고 눈물을 흘렸다. 집은 무너져내렸고 그의 가족들은 온데간데 없었다. 폐허 속에서 목적없이, 정처없이 걷던 재현은 한 마차를 맞닥뜨리게된다. 그는 다짜고짜 다가가 매달렸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 살려주세요. 제발요. " 


 

" 뭐야, 저리 안 꺼져? " 


 


 


 

아, 재현은 힘없이 사내의 손짓 한 번에 뒤로 넘어졌다. 그 때, 마차의 문이 열리며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무나도 고와서, 삭막한 지금의 상황과는 괴리감이 느껴질정도로 비단처럼 고와서, 재현은 단번에 홀리게 되었다. 무슨 소란인게냐, 하얀 장갑을 낀 손이 나타난지 머지않아 모습을 드러낸 여인은 재현을 마주하게 되었다.  


 


 


 

" 아무것도 아닙니다. 출발하- " 


 

" 잠시만, " 


 


 


 

여인의 한 마디에 마차를 끌던 사내들이 멈추었다. 아가씨! 그녀가 마차에서 내리려 하자 모두가 만류했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손을 뿌리치고 재현에게 다가갔다. 쨍쨍한 햇살에 눈이 부셔 미간을 찌푸리던 재현은 정말 햇빛 때문에 눈이 부신지, 그녀의 얼굴이 부신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녀는 그의 얼굴과 팔을 조심조심 만져보았다. 그녀의 입가가 잘게 떨렸다.  


 


 


 

" 고맙구나.. " 


 

" .... " 


 

" 살아있어주어서. " 


 


 


 

그녀의 볼 위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바야흐로,  

일제의 간부들이 이름 석 자만 들어도 치를 떨며 잡아내려했던. 조선의 주요 독립의사단 정윤오가 탄생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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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ㅠㅠㅠㅠ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ㅠ민형이랑 재현이ㅠㅠㅠㅠㅠㅠ재미있게보고가요!!!
6년 전
봄아씨
으아 이렇게 빨리 댓글 남겨주시다니 넘 감사해요♡ 기다리신만큼 재밌게 읽으셨길 바래요..ㅎㅎ♡
6년 전
독자2
너무재미있어요!!!좋은글부탁해요!!!!
6년 전
봄아씨
흐귱규ㅠㅜㅜ 감사합니닷!!♡ 넘 힘이나네요 ㅠ0ㅠ♡♡♡
6년 전
독자3
와ㅜㅜ 작가님!! 짱입니다!! 작가님 아가씨1을 늦게 발견했어서ㅎㅎ 순식간에 다 읽었는데 2는 매일매일 기다리는 맛이 있어요!! 작가님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자주 뵈용^^
6년 전
봄아씨
늦어두 봐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ㅜㅜ 엉엉 ㅠㅠ♡ 오늘도 독자님들 덕에 행복한 봄아씨입니당..♡♡♡ 자주 뵈어요 우리♡
6년 전
독자4
ㅎㅎ자주뵈어용^^
6년 전
독자5
아ㅠㅠ윤오ㅠㅠ마음 아파요ㅠㅠㅠㅠ가족들을 하루아침에 잃다니ㅠㅠㅠ재현과도 러브라인이 있는건지 기대가 되네요ㅎㅎ
6년 전
독자6
작가님 긴말 필요없고 사랑합니다...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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