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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마크] 아가씨Ⅱ #06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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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않을 것 만 같던, 그리고 그렇게 믿고 싶었던 날이 왔다. 분주히 짐을 옮기고 나르는 나인들, 그걸 지켜보는 옹주와 민형. 둘의 시선의 방향은 같았지만 이 날이 어떤 날인지에 대한 의미는 서로 달랐다. 민형은 일찍이 옹주의 낯빛이 그리 좋지 않은 걸 알고있었다. 하지만 그의 의지는 굳건했다. 도쿄에서의 삶이 조선에서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옹주는 그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왈칵하는 눈물을 숨기려 고개를 돌렸다.


배에 올라타던 도중, 옹주는 뒤를 돌아보았다. 많은 이들이 옹주를 향해 무어라 외치고 있다. 나의 땅, 나의 나라, 나의 조선. 한참을 발을 떼지 못하는 옹주를 발견한 민형은 옹주의 허리를 감싸안고 안으로 인도했다. 옹주는 그렇게 선박 위로 올라섰다.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가 울렸다. 정말 가는구나. 정말로.


.

.

.









민형의 말이 맞았다. 둘이 살게 된 저택은 저택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거대했다. 조선에서의 궁생활보다도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옹주는 저택을 둘러보지도 않고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민형은 희숙을 대신해 옹주의 짐을 들고 그녀의 방을 찾았다. 침대에 누워있던 옹주는 희숙이니, 라며 자리에 일어나다 그를 보고 놀란듯 주춤했다. 민형은 옹주를 보고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 아직 저는 옹주에겐 외간남자 인 듯 합니다. "





민형은 장난스런 말투였지만 분명 그의 표정엔 서운함이 묻어나있었다. 옹주는 대답하지 않았다. 서둘러 그가 들고있는 자신의 짐을 받아들어 옆에 옮겨두었다. 민형이 물었다.





" 저택을 더 둘러보지 않으시고.. "


" 배를 너무 오래 타서 그런지 머리가 아파서요. "


" ...그럴 수 있죠. 제 계획은 옹주와 정원을 둘러보는 것이었는데, "





아쉬움이 묻어난 그의 목소리에 옹주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민형은 끝까지 고개를 들지 않는 그녀를 보고 하는 수 없다는 듯 뒤로 돌아서려 했다. 그 때, 옹주가 입을 열었다.





" 그럼 간단한 산책이라도 하시지요. "





민형은 언제그랬냐는 듯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분주한 사람들을 뚫고 정원으로 나온 둘은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호수에서는 아직 물이 흐르지 않았지만 그곳의 정원은 확실히 절경이라면 절경이었다. 옹주는 중간중간 발걸음을 멈추고 서서 정원을 둘러보았다. 민형은 그녀에게서 한 발짝 떨어져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다. 가끔 서로의 시선이 맞닿을 땐 민형은 머리를 긁적이며 시선을 떨구었다. 정원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왓을 때 여우비가 쏟아졌다. 둘은 서둘러 잠시 비를 피할 곳을 찾다가 저택의 처마 밑으로 몸을 피했다.


다리가 아픈지 옹주는 치마를 접어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민형은 입고있던 겉옷을 벗어 주려다 옹주의 만류에 그녀의 옆에 다리를 쪼그리고 앉았다. 옹주는 가만히 손을 뻗어 비를 움켜쥐었다 피며 빗방울들을 흘려보냈다. 민형은 말없이 옹주를 구경했다. 옹주는 한참을 그러고있다가 옆을 보았다. 잠시 넋을 놓고있는 민형과 눈이 마주친 옹주는 너무나도 빤하게 자신을 보는 그의 눈빛에 고운 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싸며 물었다.





" ..제 얼굴에 무엇이 묻었습니까? "


" 아, 아니.. 그게- "





민형은 되려 당황해 손사레를 치다가 그녀의 볼에 붙은 머리카락 한 올을 발견했다. 민형의 가리킴에 옹주는 이리저리 자신의 얼굴을 만졌지만 이상하게 그 부분만을 빗겨나갔다. 제가 해드릴게요, 하며 민형이 그녀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집중한 탓에 둘의 거리가 가까워진줄도 모르고 민형은 머리카락을 떼어 내어 그녀의 귀 뒤로 잔머리들을 넘겨주었다. 그리고, 그러다 마주쳐버린 옹주의 맑은 두 눈에 민형의 시간은 멈춘 듯 했다.





" ..... "


" ..... "





민형은 저도 모르게, 무언가에 이끌리듯 그녀에게 다가갔다. 느리지만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옹주는 어느새 입가에 와닿는 처음 느껴보는 감촉과 눈을 감은 민형을 보며 그대로 멈추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NCT/마크] 아가씨Ⅱ #06 | 인스티즈






" 거 참, 밝은 대낮부터 젊은이들이 뭐하는 짓이람. "




수풀 속에서 옴짝달싹 못하던 동혁은 나즈막히 중얼거렸다. 장난스럽게 올라간 입꼬리에 담배를 쥐고 냄새 때문에 들킬라 둘의 입맞춤이 어서 끝났으면 하는 동혁이었다. 저런건 내 스타일이 아닌데 말이야. 동혁은 옆에 놓인 조약돌을 쥐어 반대편 수풀로 던졌다. 소리에 놀라 황급히 자리를 뜨는 것을 지켜보던 동혁은 민형의 뒷모습을 보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형씨, 사랑놀이에 거나하게 취하셨구만. 동혁은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쓰읍- 하,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다. 동혁은 맑디 맑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 일이 참 재밌어지겠어... "








* * *






" 그이가 내게 입을 맞췄어. "




꽤나 긴 시간을 홀로 멍하니 앉아있는 옹주를 보며 불안에 떠는 희숙을 향해 옹주가 내뱉은 첫 마디였다. 발을 동동 구르던 희숙은 그 자리에 멈추어 옹주를 보았다. 옹주의 시선은 발끝을 향했다. 둘 사이의 미묘한 정적이 흘렀다. ..정말이옵니까? 희숙의 물음에 옹주는 고개를 들어 주억거렸다. 희숙은 왜인지 가슴이 철렁했다. 옹주는 그 순간을 회상이라도 하는지 부끄러운 듯 다시 시선을 떨구었다. 알고보면, 따뜻한 사람일지도 몰라. 희숙은 옹주의 옆에 조심스럽게 의자를 두고 앉았다. 옹주마마.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 만약에, 만약에 말입니다. "


" 응. "


" .....아, "





희숙은 침묵했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희숙은 옹주를 두고 괜한 말을 하는 건 아닌가 싶어 말을 아꼈다. 옹주는 희숙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더위라도 먹은게냐. 옹주는 희숙의 이마를 짚었다. 축축한 느낌에 옹주는 살짝 놀랐다. 희숙아, 어디 아프니? 옹주의 물음에 희숙은 급하게 소매로 땀을 닦았다. 옹주는 가만히 있다 다시 말을 꺼냈다.






" 어쩌면 그이는 독립을 도와줄지도 몰라. "


" 네? "


" 그이는 다른 것 같아. 우리의 소원을 이뤄줄지도 모른다고. "


" 마마, 그것은... "


" 살려주세요!!! "





옹주와 희숙의 시선이 일제히 창밖을 향했다. 누구지? 옹주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창으로 달려갔다. 밖에는 왠 사내가 저택을 향해 소리를 치고 있었다. 조선인이야. 옹주가 희숙을 보며 흥분에 차 소리쳤다. 이국에서 조선인이라니. 옹주는 조선인을 보기만하여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옹주는 방을 뛰쳐나갔다. 계단을 뛰어 내려가던 중 민형이 그녀의 앞길을 막아섰다. 어디가십니까. 민형의 물음에 옹주가 기뻐 말했다.





" 조선사람이에요. 밖에 조선사람이 있어요. "


" ..아, "


" 제가 도움을- "


" 위험할 수도 있으니 제가 대신 다녀올게요. "


" 네? "


" 총을 갖고있을지, 칼을 갖고있을지 아무도 모르죠. "


" 싫어요. 저도 갈래요. "






민형은 눈가를 찌푸리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잰걸음으로 대문 앞까지 달려나갔다. 옹주를 마주한 남자는 거의 울분을 토하다시피 말했다. 배가 고파요. 일본인들이 재산을 갈취해요. 살려주세요 옹주마마. 남자의 말을 들은 옹주의 얼굴이 굳어졌다. 옹주는 뒤를 돌아 민형에게 말했다.





" 가서 간단한 음식이라도 가져와야겠어요. "





민형은 하는 수 없다는 듯 뒤에있던 무사에게 말을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지 않은 보따리가 전달되었다. 옹주는 도움이 필요하면 다시 찾아오라는 말을 하며 남자를 배웅하려 했다. 하지만 이제 그만 들어가자는 민형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애써 움직이며 집으로 들어갔다. 옹주의 뒷모습을 보던 민형은 대문을 지키던 무사를 보며 턱으로 남자를 가리켰다. 굳건히 고개를 끄덕인 무사를 보고 민형은 그제서야 뒤를 돌아 옹주를 따라갔다.


방에 도착한 옹주는 희숙에게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희숙은 가만히 웃으며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옹주는 아직도 조선인을 만난 기쁨이 가시질 않았는지 창가로 가 창문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그를 찾았다. 그는 옹주가 준 보따리를 끌어안고 길을 걷고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를 검은 옷을 입은 누군가 뒤따랐다. 옹주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설마, 옹주의 혼잣말에 희숙은 무슨 일이냐며 옹주의 옆으로 왔다. 곧이어 긴 칼을 빼든 누군가는 남자에게 달려들었고 처참한 광경이 옹주의 눈앞에 펼쳐졌다.





" ...말도 안돼. "





시체를 끌고 옹주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사라진 두 남자를 보며 옹주는 풀썩 주저앉았다. 아씨! 희숙이 놀라 그녀의 팔을 끌어안았다. 희, 희숙이 너도 보았지. 옹주는 너무 놀라 말을 더듬거렸다. 아씨.. 희숙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한체 고개를 숙였다. 옹주는 초점 잃은 눈으로 침대를 짚으며 일어났다. 희숙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옹주는 휘청거리며 방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녀는 왔던길을 되돌아가다 마침 집으로 들어오는 민형과 마주쳤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민형은 무언가 난처하다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이내 밝게 웃으며 옹주를 마주했다. 옹주는 경멸의 눈으로 그를 보며 대문으로 향했다. 그러자 민형이 그녀를 붙잡았다.





" 이 야밤에 어디를 가시렵니까, "


" ..그러는 마츠모토는 이 야밤에, 무엇을 하고 돌아온겁니까. "





옹주는 힘을 실어 말했다. 민형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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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52.80
뿌에엥 ㅠㅠㅠ작가님너무재밌게보고있어요 ㅠㅠ꿀잼허니잼 ㅠㅠ 옹주랑 민형이가 아슬아슬한게 너무재밌어요 ㅠㅠㅠ
6년 전
봄아씨
뿌앵 ㅜㅜ 잼게 봐주고 계신다니 저는 너무너무 좋네요 ㅜㅜ
6년 전
비회원235.76
작가님ㅜㅜㅜㅠㅜㅠ 잘보고갑니다. 조선인이라고 챙겨줬는데 누군가한테 죽임을 당하는 광경을보고 그게 민형이이고..옹주의 마음이 약간 이해가 가는거 같아요. 뭔가 배신당하는기분인거 같아요ㅜㅜㅠㅜㅜㅜㅠ
6년 전
봄아씨
그쵸! 충격에 빠진 옹주 ㅜㅜ 미뇽이 너무해요 힝 ㅜㅜ
6년 전
비회원198.94
어휴ㅠㅜ 이게 뭔일이래요... 조국을 사랑하는 옹주와 정 반대인 민형이... 사랑이 이루어지려면 민형이가 옹주와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요ㅠㅠㅠ 제가 다 가슴이 철렁했네요ㅠㅠ 작가님 잘 보고 갑니다!
6년 전
봄아씨
맞아요 사랑이 이루어지려면 둘이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과연 그렇게 될는지! ㅜㅜ
6년 전
독자1
작가님 너무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민형이랑 옹주랑 너무 다른곳을 보네요ㅠㅠㅠ
6년 전
봄아씨
으잉 감사해요! ㅎㅎ ㅠㅠ 울 미뇽이랑 옹주 넘나 안타까운것 ..ㅠ
6년 전
독자2
아구ㅜㅜ작가님 다음편 너무 기다려져요ㅜㅜ 마지막에..ㅜㅜ 민형이의 본심이 뭔지 정말 궁금해져요ㅜㅜ 오늘도 잘 읽고갑니다~^^ 감사해요!!
6년 전
봄아씨
담편도 기대 많이 해주쎄욧! ㅎㅎㅎ
6년 전
독자3
저 진짜 오랜만티 인티들어왔는데 작가님 꾸준히 연재하셨군요 ㅠㅠㅠㅠ 오늘 정주행했습니다 고마워요 정말 ㅠㅠ
6년 전
봄아씨
전.. 이곳에서 언제나 독자님을 기다리겠슴니다..!! ㅎㅎ 저두 넘 감사해요ㅜㅜ 힝힝 현생 화이팅!
6년 전
독자4
아쩐다...전개가너무마음에들어요ㅠㅠ진짜다음편이매번기대되는글이에요
6년 전
독자5
아..이제 둘의 미묘한 관계의 시작인건가요ㅠㅠㅠㅠㅠㅠㅠ얼른 다음편 보러 가야겠어요!
6년 전
독자6
깨수니에요ㅜㅜ아 민형이랑 여주랑 잘 지내나했더니..갈등이 시작인가보네요..여주가 민형이라는 이름말고 일본이름을 부르다니ㅜ 여주가 오해한거라규 믿고싶지만..민형이는 뼛속까지 일본사람 인걸까요,,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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